2023.1.17
안녕하세요 한국경제신문 ESG 부팀장 이상은입니다. ESG 담당하시는 여러 분들, 설 선물 주고 받을 때 마음이 복잡한 적 있지 않으셨나요?  냉매 팩이 여러 개나 들어 있는 커다란 스티로폼 박스에 부직포 포장, 금박 은박 보자기까지.. 막상 꺼내보면 내용물 자체는 얼마 안 되는데 이렇게 저렇게 '마음 담아' 포장한 것이 어찌나 부담스러운지. 설 선물을 보내주시는 곳에는 감사하지만 뒷처리 할 때는 환경에 미안한 일이라는 찜찜함이 매번 있었습니다. 

그런 분위기가 많이 바뀌고 있다고 합니다. 백화점 3사와 이마트 롯데마트 등에서 잇달아 친환경 패키지를 내놓고 있기 때문입니다. 선물을 받는 사람으로서도 명절이 끝난 뒤 쓰레기를 치울 때 더 쉽고, 빠르게 처리할 수 있겠죠. 

헌데 이번에 설 명절 친환경 포장재 관련 내용을 찾아보다 보니 재미있는 것이 눈에 띄었습니다. 스팸의 노란 뚜껑입니다. 앞서 CJ제일제당 등은 '뚜껑 없는 스팸'을 내놓겠다2020년부터 밝혔습니다. 올해도 뚜껑 없는 스팸과 재활용이 쉬운 식용유 등을 홍보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왜 우리는 아직도 평소에 마트에서 노란 뚜껑이 달린 스팸을 계속 보게 되는 걸까요? 

연유를 알고 보니, 뚜껑 없는 스팸은 대부분 명절 선물세트에만 적용되고 있었습니다. 파손을 방지하기 위한 목적이 있는데 뚜껑을 아예 없애고 유통하면 일부 파손 및 변질되는 제품이 나올 가능성이 높다 보니 겉포장을 따로 하는 선물세트에선 없앨 수 있지만 일반 유통분은 없애기가 쉽지 않다고 합니다. 이해는 되지만, 정말 그게 최선일까요? 아쉬운 마음이 있습니다. 파손을 막으면서도 소비자가 뜯기는 편리하고 재활용까지 고려하는 그런 포장이 정말 없을까요? 곧 나오기를 기대합니다. 

이번 주 눈여겨봐야 할 뉴스들을 정리했습니다.
1. 스티로폼 말고 종이 포장
신세계, 생분해 햄퍼박스 도입
현대百, 종이 포장재 제품 2배↑
현대백화점을 찾은 한 소비자가 15일 친환경 선물세트를 살펴보고 있다. 현대백화점 제공
신세계백화점은 올해 설 선물세트의 80% 이상을 친환경 선물세트로 기획했습니다. 100% 사탕수수로 만들어 토양에서 자연 생분해되는 바구니인 ‘햄퍼 박스’도 새롭게 도입했고요. 와인부터 가공식품, 신선식품까지 신세계백화점 식품관에서 판매하는 모든 상품을 취향껏 구매해 햄퍼 박스에 담아 ‘나만의 친환경 선물세트’를 구성할 수 있습니다.

현대백화점은 올 설에 선물세트 포장재를 종이로 바꾼 ‘친환경 페이퍼 패키지’ 과일 선물세트를 2만5000개 준비했습니다. 3년 전보다 두 배 이상 늘린 겁니다. 과일이 움직이지 않게 고정하는 고정틀과 과일을 충격으로부터 보호하는 완충캡 등도 종이로 만들었습니다. 

이마트는 올해 수산·축산 선물세트에 ‘스티로폼 제로(0)’ 전략을 본격 도입했습니다. 냉장 축산 선물세트 중 약 40%인 15개 품목(아래 사진), 수산 선물세트 중 약 20%인 7개 품목 포장재를 스티로폼을 사용하지 않고 종이 재질로 바꾼 겁니다.
탄소 배출량 줄인 한우도 등장

저탄소 한우 선물세트? 이게 웬 ESG 같은 선물세트일까요 ^^ 롯데백화점은 업계 최초로 사육 과정에서 배출되는 탄소량을 줄인 ‘저탄소 한우 선물세트’를 내놨는데요. 여기 들어간 한우는 일반 한우보다 사육 과정에서 배출한 탄소량이 65%가량 적다고 합니다. 선물세트를 담는 보랭 가방도 재활용 소재로 제작했다고 하네요.
|  박종관 기자
이 뉴스레터를 카카오톡으로 공유하세요!
2. 기후스타트업, 대기 중 탄소 포집 성공
세계서 처음
물과 섞어 탄산염광물로 변환
제3자 검증 통과
클라임웍스는 대형 팬을 활용해 공기를 모은 뒤 여과장치를 통해 이산화탄소만 포집합니다. 
스위스의 기후 테크 스타트업이 대기 중 이산화탄소를 포집한 뒤 지하에 묻는 실험에 성공했다고 합니다. 바닷 속에 묻는 탄소 항아리와 비슷하지만 지하의 현무암에 묻는다는 아이디어가 신선합니다. 탄소 중립(넷 제로) 시대에 한 발짝 다가갔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습니다.

주인공은 스위스의 기후 테크 스타트업인 클라임웍스입니다. 세계 최초로 대기 중에 있는 이산화탄소를 포집한 뒤 여과 과정을 거쳐 지하에 저장하는 데 성공했다고 지난 12일 월스트리트저널이 보도했습니다. 제삼자 검증을 통과한 것도 이번이 처음이라는 후문입니다.

클라임웍스의 공동 최고경영자(CEO)인 크리스토프 게발드는 WSJ과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이 기술을 통해 기후 테크 업계에서 어른(선도기업)으로 자라길 바란다”고 했습니다. 다만 클라임웍스는 이번 실험에서 제거한 이산화탄소의 규모는 밝히지 않았다고 하는데, 비용이나 규모의 문제가 있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하지만 천릿길도 한 걸음부터니까요.
| 오현우 기자 
3. ESG 채권 조달금, 어디다 쓰셨죠?
금감원 "신평사 확인 받아야"
인증평가 가이드라인 제정
"ESG 채권 찍을 때 마음 다르고 쓸 때 마음 다르면 곤란하다구!" / 사진은 온라인 커뮤니티. 
앞으로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채권 발행으로 자금을 조달한 기업들은 신용평가사로부터 실제 자금이 ESG 관련 사업에 쓰였는지를 확인받아야 합니다. 금융감독원은 이런 내용을 담은 ‘ESG 채권 인증평가 가이드라인’을 제정해 다음달부터 시행한다고 15일 발표했습니다.

이에 따라 신용평가사는 ESG 채권 인증평가 업무를 계약할 때 ‘자금 사용을 검증하겠다’는 내용을 포함해야 합니다. 가이드라인을 통해 ESG 채권 인정을 위한 자금 투입 비율도 공개하도록 했고요. 조달 자금 중 실제 ESG 프로젝트에 대한 자금 사용 비율 기준을 정확히 기재해 인증평가의 신뢰도를 높이겠다는 취지입니다. 자금 사용 비율 85% 이상이면 1등급을 받게 됩니다. 일단 돈 받고 나서 딴 곳에 쓰거나 섞어서 쓰는 일이 없도록 조심하라는 취지로 해석됩니다.
|  서형교 기자
4. 대기업 87%, 협력사 ESG 평가
대기업 30개사 및 협력사 108개사 설문조사
대기업들이 협력사에 ESG 관련 자료를 요구하는 경우가 늘고 있습니다. 자료: 중소기업중앙회
30대 대기업 10곳 중 9곳은 중소 협력사의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정도를 평가하는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중소기업들은 평가요구가 커진 만큼 대기업들이 ESG와 관련해 시설·설비·자금 지원을 늘려야한다고 호소했답니다.

중소기업중앙회는 시가총액·매출액 상위 주요 대기업 30개사(공기업 3개사 포함)의 지속가능경영보고서 분석과 ESG 평가 담당부서 설문, 대기업 협력사(108개사) 설문을 통해 '대기업의 협력사 ESG 관리현황'을 10일 발표했는데요. 조사 결과에 따르면 대기업 30개사 중 협력사에 대한 ESG 평가를 실시하는 기업은 2019년 17개사(56.7%)에서 이듬해 20개사(66.7%)로 늘었습니다. 특히 2021년에는 26개(86.7%)로 집계되면서 협력사를 대상으로 ESG 평가를 진행하는 대기업이 10곳 중 9곳에 달했다고 합니다.
| 강경주 기자
Advanced Insight for ESG
한경 ESG
COPYRIGHT ⓒ 한국경제신문 ALL RIGHT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