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주 43호*는 『계속 쓰기』 특집!

네 명의 계속 쓰는 사람들이 책을 읽고 글쓰기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냈어요. 〈계속 쓰는 사람들〉 전문은 PDF 파일로 읽어볼 수 있습니다. 아래 🟢연두색 버튼🟢을 눌러주세요! 각주를 구독하는 분들에게만 딱 2주간 공개합니다.


[휴재 공지] 5월 5일(목) 각주* 쉽니다. 5월 19일에 만나요.

계속 쓰는 사람들

🧼 퐁퐁


"글을 쓰는 삶이란 용기와 인내, 끈기, 공감, 열린 마음, 그리고 거절당했을 때 대처할 수 있는 능력을 필요로 한다. 기꺼이 혼자 있겠다는 의지도 필요하다. 그리고 기꺼이 실패해야 한다. 그러려면 위대한 편집자 테드 솔로토로프가 내구성(endurability)이라 불렀던 것이 필요하다." (『계속 쓰기』 12쪽)


글은 특별한 재능을 가진 사람만이 쓴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대니 샤피로는 단호하게 말해요. 재능보다 필요한 것은 '용기, 인내, 끈기, 공감, 열린 마음, 그리고 거절당했을 때 대처할 수 있는 능력'이라고요. 성공이나 명예에만 집중하는 사람이 단거리 주자라면, 꾸준히 쓰고자 하는 사람은 장거리 주자. 중요한 건 버티는 힘, 내구성, 지구력. 단단한 마음이겠죠.

'쓰기'의 영역을 확장하고 주변을 둘러보면 뭔가를 쓰는 사람, 쓰고자 하는 사람이 아주 많을 거예요. 유명한 작품을 쓴 사람보다 그저 매일 꾸준히 묵묵히 자기 '일'을 하는 사람들이요. 소설가나 시인도 한 문장씩 한 단락씩 써나가며 '일'을 하고 있을 따름이고요. 연재/기고 노동자도 많고, 소설가 지망생도 있고, 저처럼 보도자료나 메일, SNS용 글 등등 날마다 자잘자잘 뭔가를 쓰는 사람도 있겠죠. 매일 자신과 마주하며 글을 쓰는 사람들도 많을 테고요. 

글을 쓴다는 것은 무엇일까요? 왜 우리는 '쓰는 행위'에 이끌리다가도 빈 화면을 마주하면 도망치고 싶어질까요? (물론 그렇지 않은 사람도 있다는 걸 잠시 후에 확인할 수 있습니다) 왜 달아나려는 마음을 붙잡고 기어이 책상 앞에 앉아 글을 쓰려는 걸까요? 쓰는 사람들, 계속 쓰는 사람들에게 물어봤어요. 그들에게 글쓰기란 어떤 의미인지를요. 글쓰기에 대한 태도, 생각, 루틴에 대해 들려달라고요. 계속 쓰는 네 사람의 글을 읽으면 알게 됩니다. 그저 "서두르지 않고 쉬지도 않고" 쓰는 사람들이라는 것을요. 계속 써야만 계속 쓰는 사람일 수 있다는 것을요. 〈계속 쓰는 사람들〉 전문을 읽고 싶은 분들은 아래 연두색 버튼을 누르고 PDF 파일을 다운로드해주세요!



"솔직히 말하면 나는 한번도 백지의 공포를 느껴본 적이 없다."

- 계속 소설을 쓰는 정지돈


"나는 왜 글을 쓸까?"
- 계속 인터뷰 기사를 쓰는 엄지혜

"인간의 기억은 불완전하다."

- 계속 서평을 쓰는 독자 F


"원고 마감이 턱밑인데 어째서 글은 끝날 줄 모르는가."

- 계속 영화비평을 쓰는 정지혜

『계속 쓰기』 북토크 후유증

🌱 죽순


“소설의 핵심은 글에서 시간이 흐른다는 거예요.”

지난주에 있었던 『계속 쓰기』 북토크에서 한유주 소설가가 한 말입니다. 당연한 소리거늘, 일주일이 지나도록 저는 이 한마디가 새삼 신선해서 문득문득 떠오릅니다. 지금까지 읽은 소설들에서 시간을 감지해본 적이 있었나? 골똘히 생각하면서요.

“소설 한 편이 1시간을 담을 수도, 100년을 담을 수도 있죠.” 다시 한유주 소설가의 말.

그럼 300쪽짜리 이야기에 하루만 담는다면, (그럴 리 없지만) 그중 290쪽의 텍스트가 1시간만을 다루고 오직 10쪽에 23시간을 압축해 넣을 수도 있을까? 그렇게 무자비하게 일그러뜨린 설정도 가능할까? 정교하게 설계한 시간의 양과 속도는 소설을 즐기는 데에 얼마나 중할까? 해결할 수 없고 그럴 필요도 없는 질문을 머릿속에 채우는 동안 북토크는 끝났습니다.

한동안 손을 놓았던 소설을 집어 들었습니다. 어떤 소설이든 크게 상관없었고, 그냥 소설의 시간을 느끼고 싶었습니다. 읽었고, 읽고 있고, 읽을 소설들을 여러분과 나눠요.


『9시에서 9시 사이』, 레오 페루츠 지음, 신동화 옮김(열린책들, 2019)

서점극장 라블레에서 발견. 서점에서 집으로 가는 버스 안에서 읽기 시작해 내리 읽고 다음 날 퀭하게 출근했더랬죠. ‘왜 저래?’라는 불쾌한 의심을 품게 하는 주인공에겐 9시에서 9시 사이를 요란스럽게(그러나 은밀하게) 보내야 했던 이유가 있습니다. 


「6월들」, 『사물들(랜드마크)』, 박서련, 한유주, 한정현(아침달, 2022)

한유주 소설가가 쓴 단편 「6월들」은 장소, 이동, 여행자라는 신분, 어디에나 있을 법하지만 꼭 그렇지만도 않은 풍경…을 그리고 있어요. 시간에 집착하게 된 저는 6월이 어떻게 복수형으로 뭉쳐 있는지, 아니면 펼쳐져 있을지 궁금했습니다. 읽으면서 시간에 집착하지 말아야겠다고 반성했습니다.


『토요일』, 이언 매큐언, 이민아 옮김(문학동네, 2007)

2003년 2월 15일, 토요일. 유능한 신경외과 의사 헨리 퍼론의 평범한 토요일. 하루가 무려 영어로 72,250단어의 이야기가 되려면, 얼마나 촘촘해야 할까요? 소설가가 헨리 퍼론이라는 인물을 설명(묘사)하는 데에 할애한 초반부가 인상적이에요. 읽는 중.


『깡패단의 방문』, 제니퍼 이건, 최세희 옮김(문학동네, 2012)

“시간은 깡패야, 그 깡패가 널 해코지하는데 가만있을 거야?”라는 카피에 동해서 구입. 한강 작가의 시 「그때」의 한 구절 “그러나 이제 처음 인생의 한 소맷자락과 잠시 악수했을 때, 그 악력만으로 내 손뼈는 바스러졌다”가 떠오르면서 아직 안 읽었는데 괜히 맞은 것 같은 느낌이 듭니다.

❝ 계속 쓰는 매일 ❞
연남동 스프링 플레어에서 『계속 쓰기』 두 번째 북토크를 합니다!
지난주 땡스북스 북토크에서 한유주 소설가가 조곤조곤 들려준 계속 글을 쓰는 일, 글쓰기 루틴, 프레임 짜기, 좋아하는 작가들, 글을 쓰지 않을 때 보는 영화들 등등에 대한 이야기들이 정말 좋아서 메모하기 바빴는데요. 그날 아쉽게도 참석하지 못한 분들은 서둘러 신청해주세요. 매일 뭔가를 쓰고 있는 분들, 쓰고자 하는 분들과 계속 쓰기 그리고 계속 쓰는 일에 대해 이야기 나누고 싶어요. 다음주 금요일 저녁 스프링 플레어에서 만나요.☺

◌ 일시: 2022년 4월 29일 (금) 저녁 7시 30분
◌ 장소: 스프링 플레어(서울특별시 마포구 동교로27길 53 1층)
◌ 참가비: 5000원 (20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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