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판 가십걸'이라며 센세이션을 일으켰던 <브리저튼>이 시즌2로 돌아왔어. 이번 시즌에서는 브리저튼 가의 장남 '앤소니'를 중심으로 이야기가 전개돼. 이야기의 흐름은 전체적으로 <오만과 편견>이 떠오르는 작품이었고, 시즌 1이 다프네와 사이먼의 이야기가 주를 이뤘다면 이번에는 브리저튼 가의 가족들을 비롯한 주변 인물들의 서사가 드러나기 시작하는 시즌이었어. 시즌 1에서의 화려함과 영상미를 기대하는 사람이라면 만족할 수 있을만한 작품일 거라 생각되고, 전 작에서의 텐션감과 격정적인 로맨스를 기대했다면 다소 아쉬울 수 있어. 이전에도 인종적 다양성을 고려한 캐스팅으로 화제였던 만큼, 시즌2에서도 원작에서 백인이었던 여자 주인공의 혈통이 인도계 혈통으로 바뀌었더라고. 해당 캐스팅을 고려한 것인지 작품 곳곳에서 흰두교의 의식이나 생활양식 등을 확인할 수 있었어. 캐릭터들의 의상에서도 이를 고려한 디테일이 돋보였고 말이야. 2주 전 공개된 시즌2의 해외 공식 예고편은 조회수 456만회(3월 29일 기준)를 기록, 왓챠 피디아 평점은 3.0점(1232명 참여)을 기록했어.

영화 <코다>, <그 남자는 타이타닉을 보고 싶지 않았다>의 공통점이 있어. 바로, 장애가 있는 역에 실제 장애인 배우를 캐스팅했다는 점이야. 최근 할리우드는 비장애인의 장애인 연기에 대한 대한 비판과 함께 장애인 역에 장애인 배우를 캐스팅하고 있어. 그뿐만 아니라 호주 ABC 방송도 ‘캐스팅 감독이 작품에 가장 적합한 배우를 제외할 가능성이 있다’며 비장애인의 장애인 연기에 대한 문제점을 다루기도 했지. 

그렇다면 우리나라는 어떨까? 국내에서는 많은 투자를 받는 기대작은 물론 최신 콘텐츠에서도 장애인 배우를 보기 어려워. 장애인 배우가 출연하더라도 영웅이나 킬러 등의 다양한 역을 맡는 해외와는 다르게, 한정적인 역만 맡는 상황이기도 해. <갑동이>의 길별은 배우, <카운트다운>의 권혁준 배우 등 장애인 배우의 출연이 작품의 완성도를 높인 사례가 있었음에도 적극적인 캐스팅까지는 이어지지 않은 상황인 거지. 장애인 배우 캐스팅이 소극적인 이유에 대해서는 예산 문제, 촬영 현장의 속도감 문제 등 여러 주장이 있어. 하지만 비장애인 배우의 장애인 연기도, 앞서 언급한 점 외에 ‘표현의 오류’라는 문제점을 야기할 수 있는 부분이야. 

국내 최초의 장애인 엔터테인먼트의 등장, 장애인 배우 주연 연극 등 장애인 배우들과 협업하려는 시도는 나타나고 있지만, 민간 극장이나 제작사의 변화는 더딘 상태야. 장애는 결여가 아니라 다름이고 예술의 특수성이 사회의 다양성과 창의성의 기반이 된다는 말처럼, 많은 장애인 배우들이 미디어에 등장해 '다양성'을 보여주는 사회가 됐으면 좋겠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