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는 핑크! | monandol(Adobe Firefly)
월간 CKMC 2023년 8월호(29호)

수마가 할퀴고 지나간 흔적이 아직 여물지 않은 8월입니다. 어느 때 보다 많은 비가 온 여름이었습니다. 혹 피로 인한 피해를 입은 구독자가 계시다면 위로의 말씀을 드립니다. 그리고 하루 빨리 예전의 생활로 복구할 수 있도록 응원을 드립니다. 8월에는 이러한 일들이 없기를 희망하며 월간 CKMC가 준비한 소식들을 전해드립니다.

청강열전 06-2004 이윤균 

액션 연출에 담긴 이윤균 작가의 인장

액션 연출은 힘들다. 액션 연출을 잘 한다는 것은 단순히 그림을 잘 그린다로 설명하기 어렵다. 인체의 작동 원리에 대한 이해는 물론 어떤 시점으로 보느냐에 따라 순식간에 변화하는 인체 이미지를 빠르게 포착할 수 있는 감각과 그 이미지를 그림이라는 형태로 옮길 수 있는 스킬이 필요하다. 그것 뿐 인가. 액션은 당연히 리액션을 동반한다. 주먹을 지르는 인물이 있으면 그것을 맞고 반응하는 인물 또한 필요하다. 두 명 이상의 인물을 하나의 프레임에 담으면서 액션과 리액션의 순간을 인체의 구조에 맞게 표현할 수 있어야 한다. 게다가 액션은 연속성이라는 특성이 있다. 하나의 액션을 완성하기 위해서는 그 과정에서 필연적으로 발생할 수 밖에 없는 다양한 동세들을 아낌없이 표현해 줘야 한다. 질량이 서로 부딪힐 때 발생하는 에너지, 그 파괴력을 독자들에게 고스란히 전달해 줘야 하는 일도 작가가 전부 짊어져야 하는 부분이다. 이 쯤 얘기하면 액션 연출이 얼마나 힘든지 어느 정도 이해하시리라 믿는다. 

영화로 예를 들어 보자. 과거 액션 연출의 패러다임을 바꾼 본 시리즈(본 아이덴티티, 본 슈프리머시, 본 얼티메이텀)나 최근 한 화면에 배우들의 액션을 고스란히 담는 과거 스타일로 회귀한 존윅 시리즈가 어떻게 많은 관객들의 호평을 이끌어 냈을까. 물론 결과물이 주는 완성도가 대단한 이유도 있지만, 훌륭한 액션이 주는 쾌감을 관객들에게 전달하기 위해 창작자들이 얼마나 많은 노력을 했는지가 고스란히 느껴지기 때문이다. CGI의 발전을 목격하는 것 또한 즐거움이지만 여전히 액션 장르에서 사람의 몸이 직접 수행해내는 스턴트에 관객들이 환호하는 것을 보면 액션 장르의 미덕이 어디에 위치해 있는지 가늠하기 어렵지 않다. 

그래서 높은 수준의 액션 연출을 잘 해내는 작가를 보면 경외심이 들고 필자에게는 이윤균 작가도 그 중 한명이다. 초기작부터 탁월한 액션 연출을 보여준 이윤균 작가의 작화 수준은 다양한 개성을 가진 스토리 작가와의 협업에서도 오롯이 빛난다. 이윤균 작가의 액션 연출이 훌륭한 이유는 매우 복잡한 공정을 거치는 결과물로서 뿐만 아니라 2차원의 그림에서도 액션이 주는 에너지가 고스란히 느껴진다는 것에 있다. 쉽게 말해 맞는 사람이 진짜 아파 보이는 효과를 말한다. 그림을 그려본 분들은 아시겠지만 아무런 질량이 없는 그림으로 무게감과 타격감을 느끼게 하는 것은 어느 정도 경지에 오르지 않으면 구현할 수 있는 효과가 아니다. 이러한 탁월함이 왜 대단하냐면 이윤균 작가가 인터뷰에서 밝혔듯이 지름길이 없기 때문이다. 그저 연구하고 노력하며 시간을 많이 써야만 도달할 수 있는 지점이기 때문이다. 이런 일들을 이뤄낸 작가는 소중하다.

그래서 이윤균 작가는 독자에게 소중한 작가이며 지금보다 더욱 많은 작품들을 기대하게 하는 작가이다. 

이현수(만화콘텐츠스쿨전공 교수)

전설의 주먹. 그림 이윤균


어떤 이야기 속에서도 빛나는 액션의 순간들. 만화가 이윤균

2009년 년년년 -그림 (일간스포츠) 데뷔

2010년 전설의 주먹 -그림 (다음웨툰)

2012년 글로리힐 -그림 (다음웹툰)

2014년 단장 -그림 (카카오페이지)

2015년 전이현상 -그림 (레진코믹스)

2016년 택배기사 -, 그림 (투믹스)

2023년 킬러경찰 -그림 (네이버) 연재중


🎤 안녕하세요. 먼저 인터뷰 요청을 수락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월간 CKMC 구독자들에게 간략한 자기소개 부탁합니다.

💬 안녕하세요. 2004년에 청강대에 입학하여 열공 후 2008년에 졸업, 현재까지 웹툰으로 먹고 살고 있는 이윤균 작가입니다. 반갑습니다.

🎤 청강문화산업대학교 만화콘텐츠스쿨(당시 만화창작과)을 2008년에 졸업하셨어요. 작가님의 대학생활은 어떠셨는지 궁금합니다. 
💬 특별할건 없었던 것 같습니다. 지금도 그런 걸로 알지만 그 당시에도 과제가 워낙 많았던지라 과제에 파묻혀 살았던 것 같습니다. 다행(?)히도 술을 마실 줄 모르고 당시 학교 주변에 워낙 즐길 거리가 없었기 때문에 오로지 작업-작업-작업 뿐 이었던 것 같습니다. 학교생활 중에 지금 가장 기억이 남는 건 야작입니다. 밤늦게 까지 동기들과 함께 작업 후 집으로 돌아갈 때 풍겨오던 닭똥냄새가 이따금씩 그리워집니다.ㅎㅎ

🎤 졸업 후 2009년에 일간스포츠의 <년년년>이라는 작품의 작화를 담당하시면서 데뷔를 하셨습니다. 이 후 다음 웹툰에서 <전설의 주먹>이라는 작품의 작화를 담당하셨고요. 저는 이윤균 작가님의 작품을 <전설의 주먹>으로 처음 접하게 되었는데요. 당시 완성도 높은 액션 연출을 보고 즐겁게 읽었던 기억이 있습니다. <전설의 주먹>은 이종규 작가와 함께 연재를 하셨는데, 작품 기획부터 연재까지 어떤 과정을 거쳐 진행되었는지 궁금합니다. 
💬 일간스포츠에서 연재했던 <년년년>이라는 작품은 청강대 만창과 동기였던 형이 글을 쓴 작품이구요 당시 작화를 담당 하셨던 분이 사정상 작업을 못하게 되어 대타로 제가 하게 된 작품입니다. 일간스포츠 홈페이지에서 연재했던 작품이라 독자 유입이 적어 모르시는 분들이 많으실 겁니다. <전설의 주먹>의 스토리를 담당하셨던 이종규 작가님은 당시 청강대 만창과 심화과정 교수님이었는데, 학교생활 중에는 뵙지 못하다가 졸업 후 류병민 교수님께 찾아갔다가 처음으로 뵙게 되었어요. 이 때 이종규 작가님께서 전설의 주먹 작화를 제안해 주셨습니다.

저를 처음 만나기 전에 류병민 교수님께 거친 스타일의 그림을 그리는 졸업생이 있다고
전해 들으셨고 당시 이종규 작가님께서 기획 중 이셨던 <전설의 주먹>과 잘 어울리지 않을까 생각되어 저에게 작화 제안을 주셨다고 하셨어요. <전설의 주먹>은 굉장히 어두운 분위기의 작품이라 작화도 그에 걸맞게 하려고 노력을 했었는데, 색감 쪽에서 갈피를 못 잡아 고생을 좀 했던 기억이 납니다. 이 후 연재 과정 자체는 순조로웠어요. 당시 다음 웹툰 PD님께서 <전설의 주먹>을 마음에 들어 해 일사천리로 진행 됐던 걸로 기억합니다.

🎤 <전설의 주먹>은 많은 독자들의 호평 속에 영화로도 제작되었는데요. 아마 시사회를 통해 작품을 보셨을 것 같은데, 그 때 기분이 어땠는지 말씀해주시겠어요?
💬 TV속에서만 보던 연예인들이 제 만화 속 주인공이 된 모습이 마냥 신기했습니다. 판권계약이 되어도 흐지부지 되는 경우도 많은데, <전설의 주먹> 같은 경우는 제작부터 공개까지 일사천리로 진행되어 굉장히 운이 좋았던 것 같습니다.  

🎤 이 후 이종규 작가와 함께 <글로리 힐>이라는 차기작을 연재하게 됩니다. 두 작품은 완성도 높은 작화와 인상적인 액션 연출이라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스토리 작가와 협업을 하시면서 작화에 대한 고민을 많이 하셨을 것 같아요. <전설의 주먹> 이후 <글로리 힐>을 연재하시면서 작화 부분에서 어떤 고민들을 하셨는지 궁금합니다.
💬 글로리 힐은 저의 한(?)을 풀기 위한 작품이기도 했습니다. 전설의 주먹에는 주로 우락부락한 남성캐릭터들만 등장을 했었는데, 여성캐릭터를 그릴 기회가 별로 없었던지라 이종규 작가님께 여성캐릭터를 그리고 싶다고 조금 징징거려서 하게 된 작품이기도 합니다. 우선 전설의 주먹과 글로리 힐은 작품 톤도 완전히 달라서 이번에도 역시 색감에서 애를 좀 먹었습니다. 그리고 전설의 주먹에서는 거친 느낌을 표현하기 위해 잔선을 많이 썼었는데 글로리 힐에서는 그런 부분들을 최대한 배제하느라 힘들었던 것 같습니다.
글로리 힐. 그림 이윤균

🎤 <글로리 힐>을 마치고 조선시대 배경의 크리쳐 액션 작품인 <단장>을 이재헌 작가와 연재하게 됩니다. 이 후 레진코믹스에서 <전이현상>이라는 작품을 이지원 작가와 연재하게 되죠. 각기 개성이 다른 스토리 작가와의 협업을 이어 오셨는데 스토리 작가와의 협업에 있어서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부분이 있다면 무엇이라 생각하시는지 궁금합니다. 
💬 음... 지금도 그렇지만 저는 스토리에 최대한 관여하지 않습니다. 스토리는 온전히 스토리 작가님의 영역이라 생각하기 때문에 조금 불만족스러운 부분이 있어도 얘기를 안 하는 편입니다. 물론 스토리 작가님이 의견을 물어 오시면 나름의 생각을 얘기하긴 하지만요. 지금까지 여러 스토리 작가님들과 협업을 해오고 있지만 각자의 영역에 지나친 관여는 하지 않는 것이 트러블 없이 오래 지속될 수 있는 방법이라 생각합니다.

🎤 이력을 보면 2009년 데뷔 이후 거의 쉬지 않고 <전이현상>까지 연재하신 것 같아요. 이렇게 오랜 기간 연재를 하면 아무래도 체력적으로 힘들었을 것 같은데, 자기 관리는 어떻게 하셨나요? 
💬 부끄럽게도 관리를 못하고 있습니다. 다행인 것은 태어나기를 나름 건강하게 태어난 것 같아서 작가들의 고질병인 손목이나 허리 쪽 디스크도 아직은 없습니다. 운동의 필요성을 알고는 있는데 일하는 것 외에 다른 쪽으로는 워낙 게을러서 아직 실천은 못하고 있습니다. 저처럼 살지 마세요. (제발)
택배기사. 글/그림 이윤균

🎤 2016년 <택배기사>를 연재하게 됩니다. 데뷔 이후 계속 스토리 작가와 협업하시다가 처음으로 스토리까지 쓰셨는데요. <택배기사> 스토리는 어떻게 떠올리셨는지 궁금합니다. 
💬 택배기사의 밑바탕은 재학시절 했었던 원고 과제입니다. 방독면을 쓰고 다녀야 하는 시대에 갱단의 여 두목을 주인공으로 한 이야기였는데요. 어느 날 문득 그 시대에 택배원이 있으면 어떨까 하는데서 출발했던 것 같습니다. 가장 자신 있는 장르가 액션이기 때문에 싸움 잘하는 택배원이면 재밌겠다고 생각했고 그렇게 해서 그리게 된 작품이 <택배기사>입니다.

🎤 스토리와 작화를 같이 하신 것이 처음이라 여러 가지로 힘든 부분이 있었을 것 같아요. 어떤 부분이 힘들었나요?
💬 정말 많이 헤맸고 어떻게 끝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전체적인 스토리를 대략적으로 짜놓고 시작했지만 중간 중간 살이 붙고 이야기의 방향을 바꾸면서 결국에는 마무리도 아쉬운 작품이 되어버렸습니다. 좀 더 연재기간을 길게 가져갈 수 있었다면 급하게 마무리 지어지지는 않았을텐데 하는 아쉬움도 있습니다. 처음 글 그림을 혼자 다 하는 작품이라 힘들기는 했지만 다행이 주간연재가 아니라 열흘연재라서 크게 무리 없어 해낼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부족하지만 가장 사랑하는 작품이고 많은 깨달음도 준 작품입니다.

🎤 <택배기사>는 얼마 전 넷플릭스를 통해 전 세계 시청자들과 만나게 되었습니다. 감회가 남다를 것 같아요. 원작자로서 작품을 어떻게 보셨나요? 
💬 글, 그림을 전부 제가 했던 작품이라 더 기뻤던 것 같습니다. 시청자들의 평가는 조금 아쉬웠지만 제가 그렸던 세계가 영상으로 구현된 것만으로도 상당히 벅찬 느낌이었습니다.

🎤 지금은 네이버에서 <킬러경찰>을 연재 중에 있습니다. 이윤균 작가님의 작품은 액션 연출이라는 부분에서 매우 뛰어난 강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원래 액션 연출을 좋아하셨는지, 또 액션 연출을 잘 하기 위해 평소에 어떤 연습을 하면 좋은지 구독자들에게 말씀해주실 수 있을까요?
💬 머릿속으로 다양한 구도의 액션을 상상하는 걸 좋아합니다. 어릴 적 보았던 <짱>이라는 작품의 액션을 상당히 좋아하고 영향도 많이 받았습니다. 액션 연출을 잘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좋아하는 스타일의 액션연출이 나오는 영상 혹은 만화를 많이 보고 또 머릿속으로 많이 상상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걸 구현해낼 수 있는 실력 역시 많이 그리는 것 외엔 없다고 생각합니다. 너무 상투적이라 죄송합니다. ㅎㅎ
킬러경찰. 그림 이윤균

🎤 작가님의 하루 일과가 궁금합니다. 작업하지 않는 시간에는 주로 무엇을 하시나요?
💬 연재기간 동안에는 작업하지 않는 시간은 먹고 싸고 잘 때 말고는 없습니다.
쉬는 날이 없기 때문에 나름의 보상책으로 카페에서 일을 자주 하는 편입니다.

🎤 작품 연재를 제외하고 지금 가장 관심 있는 것은 무엇인가요?
💬 노래 부르는 걸 좋아하고 바다 근처에 있는 예쁜 카페에 가는 걸 좋아합니다. 뭔가 생산적인 관심사는 지금은 없는 것 같습니다.

🎤 만화가를 진로로 생각하는 학생들에게 해줄 수 있는 조언이 있다면 무엇일까요?
💬 졸업 후 한창 열의에 차올라 있을 때는 누워서 자는 날보다 의자에서 일하다 잠드는 날이 더 많았습니다. 좋아하는 일이었기에 그렇게 열심히 일하다가 앉은 채로 죽어도 좋다고 생각했었습니다. 좀 극단적이지만 그만큼 좋아했고 열심히 했었던 것 같습니다. 그렇게 살아왔는데 어느 순간부터 주변에서 다른 작가 분들의 안타까운 소식들을 계속 전해 듣게 되고 ‘아, 이렇게 살면 안되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직까지 저는 꽤나 몸을 혹사시키며 살고 있어서 건강관련 조언을 해줄 입장은 아니지만, 가능하면 너무 무리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무엇보다 건강이 최고니까요.
모든 걸 온전히 그려야했던 예전과는 다르게 보조 역할을 하는 툴이 많이 생기면서 작업방식에도 많은 변화가 생긴 요즘입니다. 앞으로도 많이 변하겠죠. 변하고 있는 작업방식에 회의감이 드시는 분들도 계실 겁니다. 저도 그렇고요. 부디 그 속에서 꿈꾸던 일을 오래 행복하게 할 수 있는 방법들을 찾길 바랍니다.
 
🎤 인터뷰에 응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마지막으로 월간CKMC 구독자들에게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끝까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모든 분들이 꿈꾸는 일에 있어서 원하시는 만큼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길 빌겠습니다. 화이팅!

이현수(만화콘텐츠스쿨전공 교수)
웹툰ㆍ웹소설 : 직업의 세계 04

웹툰스토리작가

회사 업종 구분 : 콘텐츠 창작

직종 : 만화 스토리 작가

외눈박이

네이버 웹툰 ‘네로의 실험실’ 스토리

네이버 웹툰 ‘모던 패밀리’ 스토리

네이버 웹툰 ‘먹이’ 스토리

네이버 웹툰 ‘미물’ 스토리


🙋‍♂️ ‘웹소설 PD’란 어떤 직업이고, 전망은 어떤가요?

💬 창작물(웹툰)의 스토리를 만들고 작화 담당 작가와 협업을 통해 원고를 완성하는 일을 합니다.

💬 ‘이야기’에 대한 수요가 있는 한 분야를 가리지 않고 다양한 창작물을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판권 계약을 통해 영상화 계약이 된 작품들도 있고, 웹툰 제작도 쉬지 않고 하고 있습니다. 창작물을 만들어낼 수 있는 한 웹툰 및 웹소설, 드라마 및 이야기 컨텐츠가 필요한 각종 시장에서 꾸준히 활동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 구체적으로 어떤 일을 하시나요?

💬 하나의 작품을 만들기 위해, 전체적이 스토리 구상 및 대본(글콘티) 제작을 합니다.

💬 만들어진 초기 대본을 가지고 작화를 담당해줄 ‘작화 담당가(그림작가)’를 섭외합니다. 지인을 통해 소개받기도 하고, 직접 원하는 작가님을 찾아 연락 및 미팅을 갖습니다.

💬 작화 담당가가 정해지면 협업을 통해 플랫폼에 투고할 투고용 원고 제작에 들어갑니다.

💬 연재가 결정되면 이후 스토리 및 대본(글콘티)을 연재가 끝날 때까지 마감 기한에 맞춰 제작합니다.

  

🙋‍♂️ 웹소설 PD가 되기 위해 어떤 역량이 필요할 까요?

💬 분야를 가리지 않고 다양한 스토리를 분석하고 자신의 것으로 만드는 능력(데이터화 하는 일).

💬 이야기를 구상하고 그것을 대본(글콘티)으로 완성할 수 있는 능력.

💬 협업이 필수이기에, 다양한 사람들을 설득하고 원하는 결과물을 만들어내게끔 이끌 수 있는 능력.

 

🙋‍♂️ 웹소설 PD가 되기 위한 자격 요건은 어떻게 되나요? 

💬 대중들이 좋아할, 혹은 플랫폼을 설득할만한 ‘이야기’를 만들 수 있다면 다른 것은 필요치 않다고 봅니다. 굳이 더하자면 마감을 어기지 않고 완결까지 꾸준히 연재할 수 있는 ‘성실함’도 있어야겠지요.

 

🙋‍♂️ 청강대 만화콘텐츠스쿨 학생들이 웹소설 PD로 취업하기 위해 준비해야 할 것들은 무엇일까요?

💬 스토리 작가가 되기 위해선 타인을 설득할 수 있는, 매력적인 이야기를 만들어낼 수 있는 능력이 우선되어야 할 것입니다. 그리고 백 마디 말보다 대본, 즉 ‘결과물’로 말해야 할 것이고요. 좋은 스토리를 만들 수 있고 그것으로 타인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다면, 연재 가능한 작품을 만들어 아마추어 게시판이나 공모전, 플랫폼 투고를 통해 작가로서의 능력을 증명하고, 꾸준한 작품 활동으로 작가로서의 진로를 이어갈 수 있으리라 봅니다.


개인 블로그나 SNS를 통해 자신만의 작품을 공개하고 데뷔하는 작가님들도 많이 보아 왔기에, 작가가 되기 위해 가장 필요한 것은 무엇이냐는 질문에 대한 대답은 자신이 만든 ‘작품’이라 생각합니다.


⭕ 웹툰스토리작가의 가능성을 자가진단해 보세요!

20~25점 : 당신은 이미 스토리작가의 준비가 충분합니다!

10~20점 : 당신은 스토리 작가에 대한 흥미가 상당합니다. 좀 더 관심을 가지면 어떨까요?

05~10점 : 당신과 스토리 작가는 안타깝게도 너무 멀리 떨어져 있습니다. 다른 분야에 관심을 가져보세요!

야옹이 평가단_납량특집

8월에 만나는 두 편의 웹툰과 웹소설. 이번 달도 <야옹이 평가단>이 추천하는 작품들을 만나보세요!

 

안녕하세요. 8월의 <야옹이 평가단>은 여름 납량특집으로 공포, 스릴러, 오컬트 장르 작품을 소개합니다. 웹툰 <에브리띵 이즈 파인>, <열 손가락>, 웹소설 <극락 흥신소>, <전직 이단심문관의 퇴마 방송>입니다.

출처 : 네이버웹툰

에브리띵 이즈 파인

첫 번째 웹툰 작품은 네이버웹툰에서 수요 연재 중인 마이크 버첼 작가의 <에브리띵 이즈 파인>입니다. 동글동글한 동물 얼굴과 파스텔 톤의 색감만 보면 귀엽고 발랄한 일상툰일 것만 같지만, 사실 스릴러 장르입니다.

 

미국의 한 중산층 마을, 그곳에 사는 매기와 샘은 평범한 동네에서 평범한 가정을 꾸린 평범한 부부입니다. 남편 샘이 일하러 나간 사이 매기는 집 안을 청소하고 요리하고 이웃과 다정한 인사를 나눕니다. 퇴근한 남편과의 저녁 식사는 늘 화기애애하죠. 하지만 어딘지 이상합니다. 이들은 모두 인간인데, 알 수 없는 이유로 모두 동물 탈을 쓴 채 살아갑니다. 어느 날, 매기는 무언가 잘못되었다는 사실을 깨닫습니다. 2022년 미국 하비상 ‘올해의 디지털 도서’에 노미네이트된 작품입니다.


😻 처음에는 떡밥만 풀어서 진입장벽이 높을 수 있다. 하지만 숨 참고 다이브해야 한다. 서서히 드러나는 섬뜩함이 존맛(존재감 있는 맛)이다. ★★★★★
😻 세계관이 참신하다. 스릴러 장르에 디스토피아, 호러 등을 잘 섞었다. ★★★★☆
😻 불친절한 전개 때문에 이해하기 어려웠다. ★★★
😻 주인공 트라우마와 세계관엔 분명 어린이가 존재하지만, 어린이가 단 한 명도 등장하지 않는 기묘한 세계. ★★★★☆

출처 : 카카오웹툰


열손가락

두 번째 작품은 카카오웹툰에서 연재 중인 디디 작가의 공포 스릴러 <열 손가락>입니다. 코인 투자에 실패해 끔찍한 빚 독촉에 시달리는 주인공에게 부잣집 딸과의 맞선 자리가 들어옵니다. 데릴사위와 스몰웨딩이라는 조건이 있긴 하지만, 주인공에겐 천군만마 같은 기회. 하지만 이 집안... 조금 이상합니다. 집안의 큰 어른인 장모는 소위 상류층이라 불리는 사람들이 매일 찾아오는 한국 최고의 무당 ‘기무녀’입니다. 주인공은 얼마 안 가 자신이 사위로 선택된 이유를 알게 됩니다. 그는 데릴사위이자 ‘제물 사위’였던 겁니다.


😻 우리나라의 다양한 설화를 현대화한 면한 면이 끔찍하고 재미있다. ★★★★
😻 자기가 하는 모든 행동이 신성하다고 하면서도 돈 되는 일이라면 뭐든 하는 기무녀의 모습으로 😻 현대 사회의 어둠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

😻 웹툰도 너무 재밌지만, 개인적으로 영상화 기다리고 있다. ★★★☆

😻 생각지도 못한 미친 전개가 펼쳐집니다. 쫄보는 고양이 안고 보세요. 무서워서 별 하나 뺐어요. ★★★★


출처 : 카카오페이지


극락흥신소

#현대판타지 #오컬트 #전문직 #코믹한스푼 #망령 #귀신보다무서운사람


첫 번째 웹소설 작품은 <극락 흥신소>입니다. 극락 흥신소 소장 정인호 주변엔 한 많은 망령이 더부살이 중입니다. 정인호는 망령들의 원한도 풀어주고, 제사상도 차려주고, 돈도 벌어야 하는 바쁜 하루하루를 보냅니다. 하지만 순탄치 않습니다. 세상엔 나쁜 놈들이 너무 많고, 그래서 억울한 망령도 계속 생겨나니까요. ‘저승과 이승, 낮과 밤의 중간에 서 있는 존재’ 인호는 언뜻 까칠해 보이지만 안타까운 사연을 가진 망령과 사람을 그냥 지나치지 못하는 ‘츤데레’입니다.

 

세상엔 귀신보다 무서운 사람도 많지만, <극락 흥신소>는 인호와 인호 주변의 흥신소 직원, 검사, 저승사자, 형사 등을 통해 그럼에도 불구하고 따뜻한 사람이 더 많다고 이야기합니다. 오컬트 호러에 코믹 한 스푼 섞은 <극락 흥신소>를 만나 보세요.

 

며칠 사이에도 트렌드가 변하는 웹소설 시장. 2023년 상반기엔 로판, 로맨스, 판타지 웹소설 인기 순위에서 육아물 키워드를 자주 볼 수 있었다. 그리고 이번엔 헌터 육아물. <SSS급 헌터반 선생님>은 애매한 능력 탓에 쓸모없는 헌터로서 살아오던 주인공이 SS급 헌터로 성장하게 될 아이를 만나면서 비로소 인정받게 되는 이야기다. 지난 6월 중순, 런칭한 후 꾸준히 순위 상승세를 보이는 작품.

 

😻 귀신뿐 아니라 뱀파이어, 구미호, 도깨비, 주술사 등 진짜 다양한 괴이들이 출연한다. 오컬트를 좋아하는 사람에게는 종합선물 세트. ★★★☆

😻 스케일은 크지만, 옴니버스라서 읽기 부담스럽지 않아요. 술술 읽히고 에피소드 하나하나 재밌어요. ★★★★

😻 주인공이 선해서 적응 안 된다. 자기 잘난 맛에 사는 요즘 현판 주인공에 너무 익숙해진 듯. 하지만 이런 소설도 있어야 하지 않나 싶다. ★★★★☆

출처 : 네이버시리즈


전직 이단심문관의 퇴마 방송

#현대판타지 #인터넷방송 #BJ물 #회귀 #오컬트 #퇴마


‘존경받던 사도, 테오가 죽음 이후 회귀해 인터넷방송 BJ가 된다. 귀신을 찢을 수 있는 능력을 가진 채로.’ 전생에 헤스티아 교단 사도였던 주인공 테오. 전생의 기억과 능력을 가진 채 현대로 회귀한 그는 교단의 신도를 늘릴 생각으로 인터넷방송을 시작하는데, 방송이 계속될수록 그가 때려잡는 유령의 숫자도 늘어만 갑니다.

 

스피디한 전개와 재미와 감동을 섞은 에피소드, 시원시원한 사이다 요소가 매력 포인트입니다. 패턴화될 수 있는 퇴마물에 인터넷방송을 섞어 무겁고 진중한 분위기를 보상과 소통으로 환기했습니다.

 

😻 한 화에 두 번의 삶과 두 번의 죽음, 그리고 두 번의 환생. 예상을 뛰어넘네. ★★★★

😻 시원시원한 필력에 사이다 전개, 먼치킨 주인공. 현판의 재미는 이런 것! ★★★★

😻 단순히 퇴마 에피소드만 있었으면 분명 지루한 패턴이 이어졌을 텐데, 인터넷방송 형식이라 채팅과 후원이라는 시청자 피드백이 오니, 지루할 틈 없이 주인공이 계속 보상받는다. 영리한 소설. ★★★★☆

😻 전형적인 남성향 먼치킨 주인공에 흔한 인방물이라 호불호가 있을 듯. 저는 불호. 소재는 참신합니다. ★★☆


정리(웹소설) : 박세림(웹소설창작전공 교수)

CKMC_News

❚ 2023 청강 미스터리 추리 캠프 모집!

지난 해 <2022 청강 판타지무협 캠프>, <로맨스로판 캠프 with 캐디터> 등을 성공리에 운영한 만화콘텐츠스쿨 웹소설창작전공. 올해는 8월 12일(토)부터 13(일), 이틀 동안 미스터리 추리 캠프를 개최한다.

 

한국추리작가협회와 미스틱워크스와 함께 하는 이번 캠프는 1박 2일 동안 미스터리 장르 작가님들과 함께 강의와 워크숍 활동을 하며 미스터리, 추리 장르에 대해 깊이 파고드는 시간을 갖는다. 장르에 대한 지식 습득은 물론, 완벽하게 세팅된 사건 현장에서 단서를 찾는 ‘크라임씬’ 활동, 그리고 팀 작업을 통해 미스터리 추리 스토리를 만들 수 있도록 설계했다.

출처 : 한국추리작가협회(2022년 미스틱워크스와 한국추리작가협회의 콜라보 이벤트로, 과학수사 도구 체험)


청강 미스터리 추리 캠프는 총 세 개의 카테고리로 진행한다. 첫째, 한국추리작가협회 소속 한이 작가, 윤자영 작가, 정명섭 작가가 강의와 멘토링에 참여한다. 작가님들과 함께 미스터리 장르에 대한 개괄적인 내용과 미스터리 하위 장르를 이해하는 시간을 갖는다.

 

둘째, 미스틱워크스가 사건 현장으로 세팅한 공간에서 과학수사와 크라임씬 프로그램을 체험하며, 미스터리 추리 장르에 몰입할 수 있는 시간을 갖는다.


셋째, 미스터리 추리 장르를 바탕으로 팀별 활동을 통해 스토리 창작하는 시간을 갖는다. 팀별로 스토리 디자인을 하고, 다음 날 아침, 정해진 매트릭스에 맞춰 창작 스토리를 발표하고 심사위원에게 피드백 받는다.

 

2023년 8월 12일(토)~13일(일) 1박 2일 동안 진행하는 이번 행사는 청강대 재학생 총 60명을 선착순으로 모집하며, 참가비는 무료이다.


❚ 2회 청강문학상 공모 시작

2023년 제2회 청강문학상 공모를 시작했다. 제시어를 소재로 한 단편 소설 공모전인 청강문학상은 2022년 여름 제1회를 시작으로, 청강문화산업대학교 2022년 우수 사업에 뽑히기도 했다.

 

이번 공모전은 2023621일부터 931일까지 200자 원고지 기준 70매 내외(글자 수 14,000자 정도) 분량으로, 청강대 재학생이나 휴학생이라면 누구나 참여가능하다.

 

올해 제시어는 총 세 가지. ‘잃어버린 핸드폰’, ‘까마귀의 보물’, ‘시신 없는 장례식이다. 이 중 하나를 골라 단편 소설을 쓰면 된다.

 

접수 방법은 2023931일 밤 1159분까지 caligari.box@gmail.com으로 제출하면 된다.


출처:(주)띵스플로우 페이스북


❚ 인터렉티브 스토리 창작 지원 프로그램 <NARRO> 지원자 모집

인터렉티브 스토리는 쉽게 말해 선택형 스토리이다. 이미 넷플릭스를 비롯한 OTT 플랫폼에서는 시청자의 선택에 따라 스토리를 이어가는 인터렉티브 영화를 많이 선보이고 있다. ㈜띵스플로우와 플랫폼 스토리플레이는 이 인터렉티브 스토리와 게임을 각각 창작하고 출간하는 회사와 플랫폼이다.

 

㈜띵스플로우는 만화콘텐츠스쿨 재학생들을 우선 선발, 총 100명의 지원자와 함께 3개월간의 인터렉티브 스토리 교육, 창작, 출간 프로그램을 지원한다. 선정된 지원자들은 9월부터 3개월 동안 매달 50만 원, 총 150만 원의 창작지원금을 받으며, 3개월 과정의 KBS 작가아카데미 수강료 전액 지원, 커리큘럼 내 스토리플레이 전문 PD의 개별 피드백을 받을 수 있다.

 

프로그램의 종료 시점인 12월, 최종 1인의 대상 수상자에게는 상금 1천만 원과 함께 서울경제진흥원장상을 수상, 스토리플레이 온라인 출간, 영상화 지원 사업 등의 혜택을 받는다. 수상자가 아니더라도 우수작에 대해서는 스토리플레이 온라인 출간을 지원한다.


출처:(주)띵스플로우 페이스북


㈜띵스플로우는 챗봇 전용 메신저 ‘헬로우봇’과 커플 메신저 ‘비트윈’ 런칭을 시작으로, 선택형스토리 플랫폼 ‘스토리플레이’ 운영하고 있으며, 제1회 인터렉티브 스토리 공모전과 월드와이드웹소설공모전(문체부장관상) 등을 개최한 바 있다. 제1회 인터렉티브 스토리 공모전의 대상 수상작 ‘내짝남X날짝남’은 현재 웹드라마 촬영 중에 있다.

 

정리 : 박세림(웹소설창작전공 교수)

CKMC_Tip

2023학년도 만화콘텐츠스쿨 웹소설창작전공 실기 우수작 리뷰 (1)

2023년 다섯 번째 신입생을 맞이한 청강대 웹소설창작전공의 실기 입시 주제어는 국내 최초로 웹소설창작전공을 신설한 대학답게 매년 큰 화제를 모으고 있다. 실기 고사는 정해진 시간에 제시된 주제어에 맞춰 스토리 시놉시스를 작성해야 하는 시험인 만큼 기본적인 장르에 대한 이해는 물론 웹소설 및 장르 소설 등을 다독하고 습작해온 내공이 중요하다. 이번 <CKMC TIP>에서는 2024학년도 웹소설창작전공 입시를 준비하는 수험생들을 위해 2023학년도 실기 우수작을 공개한다. (오탈자는 편집자가 교정했습니다.)


2023 수시 1차 시험 주제어 : 아이템, 현실

동네에는 커다란 우체통이 있었다. 열 수 있는 문은 존재하지 않아 집배원도 건드리지 않았다. 테이프로 막힌 입구는 미지의 세계와도 같았다. 테이프를 뜯어 입구를 밀면 어두컴컴해서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우체통은 테이프가 뜯긴 순간부터 이상한 소문이 돌았다. 물건을 안에 넣으면 안에서 사라진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물건에 실을 달아서 내려도 그 물건은 그대로 올라왔다. 그러다 사진을 한 장 넣었는데 사진 속 사람이 실제로도 사라졌다는 게 아니겠는가. 사진을 다시 꺼내면 실종된 사람이 돌아왔다. 이후 나는 몇 번의 실험을 통해 우체통의 원리를 알아냈다.


우체통은 사진 속 사람을 삭제시킨다. 내가 찾은 답이었다. 나는 바로 할머니의 사진을 찾았다. 치매가 있는 할머니는 나에게만 의지하며 내 자유를 앗아갔다. 할머니도 이렇게 고통스럽게 살기를 원하지 않을 것이었다. 어차피 할머니는 기억하지 못할 거, 앞에서 직접 넣기로 했다. 그 전에 할머니의 사진이 필요했다. “할머니, 저랑 사진 찍어요.” 내 사진을 더 찍으려는 할머니의 장단에 맞추며 할머니의 괜찮은 사진도 몇 장 건졌다. 나는 우체통 앞으로 할머니를 데려갔다. “여기에 할머니 사진 넣어보세요.” “나는 내 손주 사진이 더 좋은데.” 가만히 사진을 보던 할머니는 우체통에 내 사진을 넣었다. 그렇게 나는 정신을 잃었다.


눈을 떠 보니 아까와는 다른 공간이었다. 옆에는 내 사진이 함께 있었고 아무리 걷고 주위를 둘러봐도 끝은 보이지 않았다. 위에는 우체통의 입구처럼 보이는 틈이 있었다. 내가 여기서 나가는 방법은 누군가 사진을 다시 꺼내주는 것뿐이었다. 하지만 내 사진이 우체통 안에 들어갔다는 건 할머니만 아는 사실이었고 치매도 있는 할머니가 그걸 기억할 리도 없었다. 혹시 모른다는 생각에 나는 힘껏 소리쳤다. “저기요! 아무도 없어요? 할머니! 나, 현진이에요! 설마 간 건 아니죠?” 내 말은 허공에 울리며 내게 되돌아왔다. 마치 나를 놀리기라도 하듯이. 나는 사진을 들고 무작정 걸었다. 걷다 보니 내가 넣은 사진과 함께 시체가 보였다. 나로 인해 굶어 죽은 자들이었다. 등골이 오싹했다. 까뒤집힌 눈은 마치 나를 보는 듯했다. 나는 언젠간 끝이 나오리라 생각하며 다시 움직였다. “벽?” 똑똑, 벽을 두드렸다. 두꺼운 벽은 묵직한 소리를 냈다. 나는 사진을 주머니에 넣고 무작정 벽을 긁었다. 하지만 벽은 너무도 매끈했고 손톱만 갈릴 뿐이었다. 그때 어디서 할머니의 목소리가 들렸다. 허공에는 할머니의 사진들이 흩날리고 있었다. “왜, 왜 왔어? 사진 왜 넣었냐고!” “사진 넣으니까 손주가 사라졌어. 손주, 내 손주, 보고 싶어서 아무거나 넣었어.” 할머니는 더듬거리며 말을 이었다.

“여기서 나가야 해.” 나는 계속 중얼거렸다. 입고 있던 옷을 벗어 길게 찢은 뒤 서로 묶었다. 어떻게든 사진만 밖으로 내보내면 됐다. 끝에 사진을 묶고 옷을 있는 힘껏 돌렸다. 길이가 길어서인지 잘 돌아가지 않았다. “제발, 한 번만.” 몸에서 점점 힘이 빠졌다. 조금 더 길어야 했다. 나는 잠시 고민하다 할머니의 겉옷을 찢었다. 이미 지친 건지 할머니는 옆에 죽은 듯이 누워 있었다. 그러고 보면 지금은 밥도 먹지 않은 상태였다. 나는 이를 악 물고 팔을 돌렸다. 걸릴 듯 말 듯 하던 사진이 우체통 입구에 걸렸다. “됐다!” 환호성과 함께 나는 다시 정신을 잃었다.


밖으로 나오자 우체통은 박살이 난 상태였다. 누군가, 할머니가 우체통에 사진을 넣었더니 사라지는 걸 봤다고 제보한 탓이었다. 나는 우체통을 둘러싼 사람들에게 가서 말을 걸었다. 하지만 그들은 내 말이 들리지 않는 건지 아무런 대꾸도 하지 않았다. 박살이 난 우체통 틈에는 할머니와 나의 사진이 있었다. 할머니는 지금 어디에도 존재하지 않았고 나 역시도 완전하게 빠져나온 게 아니었다. 우체통이 부서진 순간 우체통은 우리를 다시 이동시킬 수 없었다. 현실로. 나는 우체통 조각을 모아 다시 맞추었지만 한 조각이 부족했다. 옆에는 사진 속에서 웃으며 날 보는 할머니만 있었다. 정말 삭제되었다. 사람들의 기억 속에서, 우체통 밖 세상에서, 마지막 조각을 찾기 전까지…….(끝)

 

심사평

❚ 원 확대와 그에 따른 지원자의 폭증으로 심사위원들이 보다 고심한 한 해였다. 그로 인해 평가 기준이 예년과 달라졌다기보단 보다 더 강화되었다고 보는 게 옳겠다. 선정작은 호러의 공식이라 할 수 있는 금기와 이를 어긴 자의 죄책감 그리고 그에 대한 대가를 말끔하게 녹여낸 점을 높이 평가하였다. 웹소설창작전공이 기대하는 장르에 대한 깊은 이해도와 자연스러운 활용에 대한 모범적인 사례였다.(웹소설창작전공 H교수)

 

❚ 우체통에 사진을 넣으면 사람이 사라진다는 발상은 그 자체로는 특별하게 느껴지지 않았지만 이를 풀어내는 방식과 연출이 상당히 긴장감 있게 진행된 것이 특징적이었다. 치매가 있는 할머니의 사진을 넣어 삭제시키려고 했다가, 할머니가 손주인 자신의 사진을 넣는 바람에 우체통에 갇혀 버린 상황은 여러 가지 감정이 중첩되어 복합적으로 다가온다. 겨우 빠져나왔지만 삭제되어 버린 세계와 현실의 경계선에 걸쳐 버리게 된 주인공의 절망이 여실히 느껴졌다. 부서져 버린 우체통의 마지막 한 조각을 찾지 못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주인공의 모습이 눈에 선명하게 그려져 이야기의 여운이 더 깊게 남았다.(웹소설창작전공 K교수)

 

정리 : 조희정(웹소설창작전공 교수)


➡️ 2024학년도 청강문화산업대학교 입시 안내 

CKMC 스토리 다이제스트

모든 콘텐츠는 스토리텔링이다! 이번 달부터 새롭게 선보이는 ‘CKMC 스토리텔링 다이제스트’에서는 웹툰 및 웹소설 창작을 위한 스토리텔링의 핵심 이론과 청강대 만화콘텐츠스쿨 교수로 재직 중인 프로 작가들의 작법 노하우를 제공합니다.

웹소설 쓰기_생산성 높은 창작을 하는 방법 01


설명 전에 먼저 짚고 넘어갈 부분이 하나 있다. 이 창작 방식은 필자 본인의 기준으로 정리한 것이라는 점이다. 모든 창작자가 똑같이 할 수 없고, 이 방법이 정석이라고 단정적으로 말할 수도 없다. 창작자의 성향이 모두 다른 만큼 저마다 자신에게 맞는 창작 방법이 있다. 이런 점을 감안하고 이 내용을 참고해서 자신에게 맞는 스토리 창작 과정을 고민해 보기 바란다.

위의 도식을 보면 웹소설을 포함하여 모든 스토리 창작은 세 가지 단계로 나눌 수 있다. 첫 번째는 시놉시스 단계, 두 번째는 트리트먼트 단계, 마지막은 본문 집필이다.

 

우선 가장 첫 단계인 시놉시스는 스토리 전반을 보여주는 일종의 조감도라고 볼 수 있다. 내가 쓰고자 하는 웹소설은 이러이러한 콘셉트를 가지고 있다는 걸 시놉시스가 알려주는 역할을 한다. 보통 이 시놉시스로 작품의 주요 소재나 장르를 파악하기 때문에 무척 중요하다. 실제로 시놉시스를 보고 재미없을 것 같으면 본문도 보지 않고 넘겨버리는 경우가 많다.

 

웹소설과 같이 긴 연재형 장편 소설은 전체 본문을 다 읽고 출판이나 런칭 여부를 판단하기 어렵다. 보통 계약 전에 기획서 역할을 하는 시놉시스로 작품 콘셉트와 전반적인 이야기의 흐름을 보고, 어떤 내용인지를 먼저 파악한 뒤 초반부 본문을 읽고 계약을 결정한다. 즉, 시놉시스를 매력적으로 잘 쓰는 것이 초반 기획 단계에서 작품을 어필하는 데 큰 역할을 한다는 뜻이다.

 

두 번째 단계인 트리트먼트는 설계도라고 볼 수 있다. 즉, 내가 쓰고자 하는 스토리의 전체적인 흐름과 전개 방식을 도면처럼 정리하는 과정이다. 창작자 중에서는 이 트리트먼트를 써야 하는 것 자체를 이해하지 못하거나, 번거로움 때문에 거부감을 갖는 경우도 꽤 많다. 하지만 웹소설을 쓰고자 한다면 트리트먼트 작업이 매우 중요하다. 전반적인 스토리의 흐름이 설계되어 있는 상황에서 글을 쓰는 것과 매일매일 라이브 연재로 아이디어를 짜내면서 글을 쓰는 것은 속도 자체가 다르기 때문이다. 트리트먼트를 통해 전체 내용을 파악한다면 훨씬 안정감 있는 상태에서 글을 쓸 수 있다.

 

마지막 세 번째는 본문 집필 단계다. 일종의 건축물 시공 단계로 들어선 것이다. 시놉시스와 트리트먼트가 정리된 상황이라면 1화부터 본문을 쭉 쓰면 된다. 실질적인 창작 과정이라 볼 수 있다. 건축물로 예를 들어보자. 처음 시공을 어떻게 하는지에 따라 하자가 생기기도 하고 이용자의 만족도가 높아지기도 한다. 도면이 잘 되어 있어도 이를 제대로 반영하지 않고 엉망으로 시공한다면 결코 이용자에게 만족감을 줄 수 없을 것이다. 건축물 시공 과정에서 건물의 용도에 따라 여러 가지 시공 기술들이 필요한 것처럼 웹소설 역시 각 장르와 소재에 맞는 다양한 스킬들이 있다. 문장 스킬이나 시점, 연출법 등이 필요한 부분이 바로 이 단계라고 볼 수 있다.

 

발췌 : 《백전백승 웹소설 스토리 디자인》, 김선민(웹소설창작전공 교수) 저, 허들링북스(2022), 18-19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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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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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현수 : 7월, 상처 입은 모든 분들에게 위로와 응원을 드립니다.
조희정 : 유독 슬픈 소식이 많았던 7월. 8월엔 배로 기쁜 일 가득하길!
박세림 : 체감온도는 45도... 체감방학은 1주일 쯤...?
모난돌 : 지극히 평범한 8월을 희망합니다.
월간CKMC 2023년 8월(29호)

발행 : 청강문화산업대학교 만화콘텐츠스쿨
편집 : 모해규, 박세림, 조희정, 이현수
디자인 : monando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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