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두까기 인형 공연 일정이 들리기 시작하면 ‘아 이제 연말이 왔구나’ 실감이 나죠. 코로나로 중단됐던 연말 공연이 올해는 좀 더 풍성하길 기대하며 이번 레터가 연말 공연 감상에 유용한 정보가 될 수 있기를 바래요~. 요정도사전 네 번째 주제는 오케스트라에 대한 내용을 준비해 봤어요.



🎻 목차 
1. 오케스트라를 알아봅니다
2. 오케스트라는 다 같은 줄...
3. 헷갈리는 악기, 요정도 정리해드림
4. 지휘자와 악장, 그 역할은?
5. 요정도는 알고 가요~ 관람 에티켓
6. '억'소리 나는 명품 악기 열전! 
7. 영화 속 오케스트라
 
오케스트라를 알아봅니다


🎻 오케스트라는

관현악을 연주하는 단체, 한마디로 관현악단이 오케스트라라는 건 다들 알고 계실 거예요. 하지만 오케스트라의 어원이 그리스어 (ρχήστρα) 라는 사실은 많이들 모르고 계셨죠? 이 말은 원래 그리스 원형 극장의 무대와 객석 사이의 앞마당을 지칭하는 표현이었는데 이후 연주자들이 모인 악단을 부르는 이름으로 발전하게 되었어요.

 

🎻  오케스트라의 구성

오케스트라는 국가나 단체의 특성에 따라 조금씩 그 구성을 달리하지만 작게는 70명에서 많게는 120명까지의 구성이 일반적이에요. 

현악 파트: 무대 맨 앞을 차지하고 단원 수도 가장 많아요.

- 제1 바이올린, 제2 바이올린, 비올라, 첼로, 콘트라베이스, 하프로 구성
- 단원을 대표하는 악장(Concert Master)은 제1 바이올린 수석 연주자가 맡음


관악 파트: 목관악기와 금관악기로 나누며 일반적으로 현악기 뒤에 배치돼요.
- 목관악기는 플루트, 오보에, 클라리넷, 바순  
- 금관악기는 호른, 트럼펫, 트럼본, 튜바
- 연주전에 오보에 주자가 A음을 연주하는 것에 맞춰 각 악기의 음을 튜닝

타악기: 인원수도 적고 맨 뒤에 자리하는 악기로 분량도 적은 경우가 많아요.
- 팀파니가 대표적
- 타악기 구성의 리더도 팀파니 주자가 맡음

- 타악기 주자가 꿀일 것 같다구요?  심벌즈 주자의 현란한 연주 모습 요영상을 보시면 그런 얘기가 쏙 들어가실걸요?


건반악기: 건반악기를 악단 구성에 포함하는 곳도 있지만 다 그렇지는 않아요. 

- 오케스트라 내의 위치는 현악기와 타악기 사이

- 오케스트라의 악기로써 피아노가 활발하게 쓰이게 된 것은 20세기 이후

오케스트라는 다 같은 줄...    

🎻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음악 덕후인 개인이 후원해서 만든 오케스트라. 주로 귀족이나 부유층들이 소유했기 때문에 최상급의 거장들과 협연하는 등 연주 기량이 뛰어나고 티켓도 어마무시하게 비쌌어요. 빈 필하모닉, 베를린 필하모닉, 뉴욕 필하모닉은 전 세계에서 알아주는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예요.

 

🎻 심포니 오케스트라 

‘함께 내는 소리’란 의미로 기관이나 회사 등 특정 단체가 설립한 오케스트라. 예전엔 일반 서민을 대상으로 지방도시, 관공서 등에서 조직했어요.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와 정반대로 대중의 귀에 익은 음악을 레퍼토리로 삼았어요. 살면서 한 번쯤 들어봤을 런던 심포니, 시카고 심포니 오케스트라가 이 부류에 속해요.

 

* 하지만, 이젠 모두 옛일! 역사적 유래일 뿐 지금은 두 개가 별 차이는 없어요~

 

🎻 체임버 오케스트라

체임버(chamber)는 방이란 뜻. 즉 실내악단을 말하는 거죠. 일반 오케스트라 규모(70-120명)에 비해 적어요(10-30명). 규모가 아담하다 보니 지휘자 없이 연주하는 경우가 많아요. 잉글리시 체임버 오케스트라, 유럽 체임버 오케스트라는 기억해둡시다.

 

🎻 오페라 오케스트라

오페라단에 소속된 오케스트라로 러시아엔 발레 오케스트라도 많아요. 단독 공연이 적고 오페라 극장에서 연주하기 때문에 그 존재를 잘 몰라요. 무대 아래 연주 공간인 오케스트라 피트가 작아서 단원이 적은 경우도 꽤 있어요. 메트로폴리탄 오케스트라, 라 스칼라 오케스트라 등이 잘 알려진 오페라 오케스트라랍니다.

 

잠깐만요! 요정도는 알면 좋아요~

세계 3대 오케스트라: 암스테르담 로얄콘세르트허바우(ROC), 베를린 필하모닉, 빈 필하모닉. 2008년 영국의 클래식 전문지 그라모폰이 선정한 세계 최고의 오케스트라 1, 2, 3위로 현재까지 그 명성을 지키고 있답니다.

 

헷갈리는 악기, 요정도 정리해드림


🎻 현악기 바이올린족(Violin Family)
- 바이올린 vs. 비올라

둘 다 어깨와 턱 사이에 끼워서 연주해요. 비올라는 바이올린보다 크기가 크고 낮은 소리를 낼 수 있어요. 바이올린 음역대가 비올라보다 5도가 높아요.


- 첼로 vs. 콘트라베이스(=더블베이스)

바이올린, 비올라와 모양은 비슷하지만 크기와 연주법에서 차이가 나요. 첼로는 바이올린 2배 정도 되는 길이에 콘트라베이스보다는 작아요. 크기 때문에 바이올린이나 비올라처럼 어깨에 메고 연주할 수는 없겠죠? 첼로 음역대는 사람의 소리 음역대와 가장 비슷해요. 콘트라베이스는 바이올린족 중 음역대가 가장 낮아요.


크기만으로도 구분할 수 있어요.
콘트라베이스 > 첼로 > 비올라 > 바이올린 순

🎻 다 똑같은 피리가 아니야

- 플루트: 옆으로 길게 놓고 불어요.

- 오보에와 클라리넷: 플루트와 달리 세로로 길게 불어요. 둘이 정말 비슷하게 생겼는데 오보에가 더 작고 가늘며 리드가 뾰족하게 튀어나와 있어요.

- 바순: 길어서 몸 앞에 비스듬히 놓고 구부러져 튀어나온 관을 통해 불어요.


높은 음역 순

플루트 > 오보에 > 클라리넷 > 바순



🎻 금관악기, 연주할 때 나팔 방향으로 구별해 봐요

- 호른: 나팔이 연주자의 아래쪽을 향하고 있어요.

- 튜바: 엄청 크고 무게가 나가기 때문에 위 그림처럼 연주자가 앉아서 무릎에 악기를 받치고 연주해요. 그래서 나팔은 위를 보고 있어요.

- 트럼펫과 트롬본: 둘 다 나팔은 연주자 앞쪽을 향하고 있어요. 트럼펫은 연주자가 세 개의 버튼을 손가락으로 누르면서 연주하고, 트롬본은 슬라이드를 밀거나 당겨야 하기 때문에 연주자가 한쪽 팔을 앞뒤로 움직이며 연주해요.

지휘자와 악장, 그 역할은?

🎻 지휘자는 감성 부자이자 전략가

지휘자는 오케스트라를 이끄는 총감독이에요. 훌륭한 연주자이기도 한 지휘자는 악기의 개성과 음역을 잘 알고 있어야 하며 곡의 분석 능력도 뛰어나야 해요. 오케스트라에서 누가 의도한대로 제대로 연주하는지를 알아챌 수 있는 훈련된 귀가 꼭 필요하죠. 음표로 표현된 음악을 아름다운 선율로 만드는 사람은 마법사가 아닌 지휘자예요. 


- 정명훈의 지휘로 원코리아 오케스트라가 연주하는 운명교향곡 
- 카라얀의 지휘로 베를린 필이 연주하는 운명교향곡 

  두 곡의 차이를 느껴보세요.

 

🎻 악장은 오케스트라의 리더

지휘자의 바로 왼쪽 자리에 앉은 악장(제1바이올린의 수석 연주자)은 오케스트라 단원을 대표하며 지휘자와 함께 곡을 이끌어갑니다. 뛰어난 독주 실력은 물론 리더십을 겸비해야 하는 악장은 지휘자가 나올 때 일어날지, 말지를 결정할 수 있고 지휘자와 동등하게 개인 분장실을 쓸 수 있어요. 공연이 끝난 후 지휘자가 악장과 악수하는 건 오케스트라 전체와 악수한 것과 동일해요. 왜 제1바이올린만 악장을 맡는 걸까요? 바로크 시대엔 하프시코드 연주자가 지휘자 역할을 대신했는데 두 손을 모두 사용하는 하프시코드보다 곡을 이끌어가기 쉬운 바이올린 연주자가 악장으로 바뀌게 되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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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정도는 알고 가요~ 관람 에티켓 


🎻 정장을 입고 가야 하나요? No

특별한 드레스코드가 있는 건 아닙니다. 다만, 연주자들이 드레스와 정장 같은 격식 있는 옷차림으로 객석을 대하는 만큼 관람자도 그에 맞는 단정한 복장이면 좋지 않을까 싶어요. 슬리퍼에 반바지 같은 과하게 편안한 차림만 아니라면 괜찮지 않을까요?

🎻 박수는 언제 쳐야 하나요? 연주자가 끝났다는 사인을 주면

일반적으로는 한 곡이 끝났을 때, 혹은 모든 악장의 연주가 끝난 후에 치는 것이 좋아요. 가장 안전한 것은 연주자들이 악기를 내려놓는다던가 하는 몸짓으로 청중들에게 연주가 끝났다는 것을 알릴 때! 그에 따르면 됩니다.


*'안다 박수': 비슷한 말로는 '안다 브라보'- 연주가 끝나기 무섭게 박수를 치는 걸 말해요. '나는 클래식을 잘 안다', 그래서 '이 곡이 언제 끝날지 알고 있다'는 걸 자랑하려는 심리에서 나오는 행위이죠. 연주자들에게 감동의 박수를 보내는 건 좋지만 음악에 대한 여운을 완전히 나눈 후에 박수를 보내도 늦지 않다는 생각이에요.


🎻 속삭여도 되나요? 절대 NO

연주가 진행되는 동안에는 귓속말이라도 절대 해서는 안 돼요. 본인은 안 들릴 거라고 생각하지만 음악회에서는 모든 관객들이 조용하기 때문에 주변에 정말 크게 들려요.


🎻 기침은? 옷으로 입을 막고

음악회장은 건조해서 원래 기침이 잘 나죠. 입장 전에 물을 마셔두거나 사탕을 준비하세요. 사탕은 기침을 줄어들게 해주는 효과가 있어요. 그럼에도 기침이 나와버린다면? 어쩌겠어요. 세상에서 숨길 수 없는 세 가지 중의 하나라는데. 이때 옷으로 입을 가리면 소리가 좀 작아지겠죠.

 

🎻 명당자리는 어디인가요? 뒤쪽 중앙

오케스트라의 경우, 뒤쪽 좌석이 명당이에요. 모든 악기의 소리가 가장 조화롭게 들리는 곳이기 때문이죠. 독주회는 앞쪽 중앙이 좋아요. 악기 소리의 섬세한 변화와 연주자의 표정을 잘 느낄 수 있거든요. 피아노 공연은 왼쪽 앞이 낫습니다. 피아니스트의 손놀림까지 한눈에 볼 수 있기 때문이죠. 


*유명 지휘자가 출연하는 공연에선 합창석이 인기인 경우가 있어요. 지휘자의 얼굴과 몸짓을 더 잘 감상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죠.

'억'소리 나는 명품 악기 열전!   
🎻 스트라디바리우스

많이 들어본 이름, 스트라디바리우스는 18세기에 이탈리아의 안토니오 스트라디바리 일가가 만든 바이올린을 말해요. 현존 최고의 바이올린 명품으로 전 세계적으로 600여 대가 남아 있다고 해요. 기본 2-30억의 가격대가 형성되어 있는데 2011년 크리스티 경매에서는 190억에 거래되었어요.


🎻 과리넬리

명품 바이올린 중 다음으로 유명한 제품이 과리넬리. 17- 18세기 이탈리아 크레모나 지역 출신 현악기 제작으로 유명한 가문의 이름이에요. 굳이 우열을 따지자면 스트라디바리우스가 좀 더 위에 있지만 경매가는 희소성에서 앞선 과리넬리가 210억원 정도로 더 높은 기록을 보유하고 있어요.


🎻 사르토리

프랑스에서 19~20세기에 제작된 사르토리 활은 현악기 활 중의 명품으로 일컬어져요. 이 활을 둘러싸고 2011년 서울시립교향악단의 두 사람이 소송을 한 적이 있어요. 한 사람은 빌려줬다, 다른 사람은 안 받았다는 다툼에서 법원은 빌린 게 맞다며 3천만원의 배상 판결을 내렸죠. 재판 결과에 많은 사람들이 활 값이 3천만원이면 도대체 악기 값은 얼마란 말이냐며 놀란 적이 있어요.

🎻 스타인웨이

바이올린에 스트라디바리우스가 있다면 피아노엔 스타인웨이가 있어요. 스타인웨이 피아노는 독일 출신 미국인 헨리 스타인웨이가 만든 제품이에요. 연주용 그랜드 피아노의 경우 대략 1억 5000만~2억원 선으로 지금까지 최고 경매가는 1998년에 팔린 17억입니다.

영화 속 오케스트라

🎻 아마데우스

천재 음악가 모차르트와 살리에리의 이야기. 그 하이라이트는 요기를 클릭


🎻 불멸의 연인

게리 올드만이 연기하는 베토벤. 그 하이라이트는 요기를 클릭


🎻 더 컨덕터 마린 올솝

여성 최초 미국 대형 오케스트라 지휘자 겸 감독이 된 마린 올솝에 대한 다큐멘터리. 2022년 6월 반 클라이번 콩쿠르 대회 역사상 최연소 우승자가 된 대한민국 임윤찬의 결승 연주에서 함께 지휘하는 마린 올솝의 모습을 보고 싶다면 클릭


🎻 크레센도

세계적인 지휘자 다니엘 바렌보임의 실화 바탕 영화. 다니엘 바렌보임이 한국에 안티팬이 꽤 있다는데 그 이유가 궁금하다면 요기를 클릭


🎻 노다메 칸타빌레

일본에서 만들어진 청춘 영화이자 클래식 영화, 노다메 칸타빌레로 클래식을 새롭게 듣게 되었다는 사람이 많았을 정도로 인기를 끌었죠. 노다메와 치아키 선배의 모습이 떠오른다면 요기를 클릭


  

에필로그 
🐶쓰리나 
클래식 공연에서 박수를 언제 쳐야 하나 눈치싸움했는데 이제 고민 해결!
🌏댄플    
한때 즐겨봤던 만화 <노다메 칸타빌레>에서 남주 치아키가 작지만 유서깊은 오케스트라의 지휘를 맡았을때 악장과 갈등을 겪었어요. 이제서야 그 에피소드의 이유를 확실히 알게 되었답니다.
🚘벤쟈    
알수록 재밌는 클래식의 세계, 다음 번에는 각 악기 하나씩을 알아보고 싶네요. 
🛍️여여    
한달에 한 번, 지인과 회원제 클래식 공연을 다니던 때가 있었습니다. 그때 뭘 들었는지는 기억 안나는데 끝나고 집에 오는 밤하늘이 참 좋았었더랬습니다. 아~ 코로나는 참 많은걸 앗아갔군요. (게으름이 앗아간걸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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