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9월 12일 오픈했습니다.
💌 오픈 83일차 💌

구독자님, 어서오세요.

공연장 옆 잡화점 현점원입니다.


올가을 세계적인 오케스트라의 내한 소식이 곳곳에서 들려옵니다. 전례없는 화려한 라인업에 클래식 팬들의 관심이 쏟아지고 있는데요. 


바로 내일(9/13), 도이치 방송 오케스트라의 공연을 시작으로 두 달 동안 10여 개의 오케스트라가 한국을 찾습니다. 빈 필하모닉(11/7-8)과 6년 만에 내한하는 베를린 필하모닉(11/11-12), 로열 콘세르트헤바우(11/11)가 거의 동시에 무대에 오르고요. 뒤이어 안드리스 넬손스가 이끄는 라이프치히 게반트하우스 오케스트라(11/15-16)도 한국을 찾습니다. 정명훈 지휘로 펼쳐지는 뮌헨 필하모닉의 공연(11/26, 11/29-30, 12/1)도 빼놓을 수 없죠.


앞선 10월에는 런던필하모닉(10/7)파보 예르비가 이끄는 취리히 톤할레(10/13)가 기다리고 있습니다. 체코필하모닉은 피아니스트 후지타 마오(10/24)홍콩필하모닉은 바이올리니스트 양인모와 협연(10/28)하고요. 차세대 지휘자 클라우스 메켈레가 이끄는 오슬로 필하모닉(10/30)도 잇달아 한국을 방문합니다.


그야말로 이번 가을은 오케스트라의 계절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은데요. 구독자님은 어떤 공연을 기대하고 계신가요? 즐거운 설렘과 함께 잡화점 83번째 문을 엽니다.

수많은 오케스트라의 내한 러쉬 속에서 유독 눈에 띄는 것이 있습니다. 홍콩필하모닉의 로베르토 곤잘레스 몬하스(1988년생, 현 빈터투어 뮤직콜레기움 상임), 오슬로 필하모닉의 클라우스 메켈레(1996년생, 현 파리 오케스트라 음악감독, 2027년부터 로열 콘세르트헤바우 상임) 등 바로 젊은 지휘자들의 활약인데요.


지난 6월 내한했던 로테르담 필하모닉 또한 라하브 샤니(1989년생, 현 이스라엘 필하모닉 음악감독, 2026년부터 뮌헨 필하모닉 상임)가 이끌었구요. 현재 유럽과 미국 오케스트라들을 이끄는 수많은 지휘자들의 평균연령은 점점 낮아지고 있습니다. 


한편, 젊은 한국인 지휘자들의 활약도 기대가 됩니다. 지난 8월 한국인 최초로 ‘카라얀 젊은 지휘자상’ 콩쿠르에서 우승한 윤한결(1994년생) 뿐 아니라, 현재 트론헤임 오케스트라 상임으로 활동 중인 장한나(1982년생), 샌프란시스코 오페라의 음악감독이자 2024년 베를린 필하모닉 지휘 데뷔를 앞둔 김은선(1980년생) 등 한국인 여성 지휘자들의 무대 또한 주목해 주시기 바랍니다. 


오늘은 위에 소개한 지휘자들 외에도 세계에서 주목 중인, 하지만 아직은 한국에 내한하지 않은 젊은 지휘자들을 소개합니다. 곧 만나게 될지도 모르니까요.

📸 불가리 앰버서더로 활동 중인 지휘자 로렌조 비오티 ⓒBVLGARI

미르가 그라치니테-틸라 (Mirga Gražinytė-Tyla, 1986년생)

주목 중이라고 하기엔 이미 스타 지휘자죠. 리투아니아 출신, 마에스트라 미르가 그라치니테-틸라는 29세에 사이먼 래틀, 안드리스 넬슨스가 거쳐 간 영국 버밍엄 심포니(CBSO) 최초 여성 음악 감독 역임했습니다. 두 아이의 엄마이기도 한 그녀는 도이치 그라모폰 최초로 전속 계약을 맺은 여성 지휘자이기도 하죠. 얼마 전 윤한결이 우승했던 잘츠부르크 페스티벌의 ‘카라얀 젊은 지휘자상’ 콩쿠르의 2012년 우승자였고요. 소프라노 출신인 그라치니테-틸라는 노래를 부르며 역동적으로 지휘를 하는 것으로 유명한데요, 저도 그녀의 지휘를 참 좋아합니다. 


로렌조 비오티 (Lorenzo Viotti, 1990년생)

네덜란드 국립오페라 상임 지휘자, 네덜란드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수석지휘자인 로렌조 비오티는 현재 유럽을 중심으로 활발하게 활동 중인데요. 수년 전 내한한 모 성악가가 천재 지휘자라며 꼭 기억하라고 알려준 기억이 있어요.🤓 과거 빈 필하모닉의 타악기 주자였던 비오티는 불가리 글로벌 워치 브랜드 앰버서더로 배우같은 외모로도 유명한데요. 람보르기니 우라칸 테크니카 영상 시리즈에 등장하며 대중들의 관심을 받았죠. 그 역시 ‘카라얀 젊은 지휘자상’ 콩쿠르 2015년 우승자네요! 세계적인 클라리네스트 안드레아스 오텐잠머의 절친이기도 한 그는 음악뿐 아니라, 뛰어난 운동 실력과 패션센스까지 겸비한 요즘 대세남! 


산투-마티아스 로발리 (Santtu-Matias Rouvali, 1985년생) 

런던 필하모니아 오케스트라의 수석지휘자이자 스웨덴을 대표하는 예테보리 심포니의 상임인 산투-마티아스 로발리는 메켈레와 같은 핀란드 출신의 지휘자입니다. 2019년 34세의 나이로 뉴욕필 데뷔를 만들어 내기도 했죠. 지난 8월 BBC 프롬스에서 피아니스트 조성진과 함께 공연하기도 했고요. 정기적으로 뉴욕 필을 지휘하고 있는 로발리는 뉴욕필의 차기 상임으로 거론되는 지휘자 중 한 명이라고 하는군요.

이외에도 젬마 뉴, 엘림 찬, 케렘 하산,아지즈 쇼카키모프 등 미래를 이끌어갈 차세대 지휘자들이 많이 있는데요. 뉴질랜드, 홍콩, 우즈베키스탄 등 그 출신도 과거보다 더 다양해지고 있죠. 더 많은 미래의 지휘자가 더 궁금하시다면 여기서.


혹시 구독자님이 주목하고 있는 젊은 지휘자가 있다면 잡화점에 알려주세요 👀

지난주, 예술의전당에서 공연을 마지막으로 <정트리오 콘서트 - 정경화 & 정명훈 & 지안 왕 트리오>의 투어가 마무리되었는데요. 저 혬점원이 음악을 처음 배우기 시작했던 어릴 적부터 우상과도 같았던 연주자분들과 함께했던 투어여서 그런지 그 어느 때보다도 행복한 열흘을 보냈던 것 같습니다. 입사한 이후 정명훈 지휘자님(이하 정마에)과 정경화 선생님 각각 무대에 오르시는 모습은 곁에서 여러 번 봐왔지만, 언젠가는 이분들이 다시 한 무대에 오르는 모습을 기대해 왔거든요. 


8월 말, 큐티뽀짝한 첼리스트 지안 왕 선생님과의 첫 만남으로 기분 좋게 투어가 시작되었습니다. 1968년생으로 부모님뻘인 연주자에게 귀엽다는 표현은 실례일 수도 있겠지만, 공항에서도, 호텔에서도 이게 내 차라며 캐리어를 타고 슝- 지나가는 모습을 보셨다면 구독자님도 공감하실 거예요. 그리고 그는 판다도 좋아하구요.😆

📸 캐리어를 타고 다니는 지안 왕 ⓒ혬점원

75세, 70세의 정경화 & 정명훈 남매에게 겨우(?) 55세의 지안 왕은 여전히 귀여운 막냇동생 같은가 봅니다. 리허설 도중 정경화 선생님이 막내 지안 왕의 나이를 오랜만에 다시 확인하고 깜짝 놀라 하신 말씀이 아직도 생생히 기억나요.


“세상에 완전 베이비잖아! 내가 20살 때 결혼했으면 지안 같은 아들이… 에휴.. 🤣 내 눈엔 여전히 귀여워~” 

 

피아노 칠 때는 늘 편한 옷을 입어야 한다는 정마에의 말에, 지안 왕은 고개를 끄덕이며 본인의 연주복에 숨겨진 비밀을 알려주겠다고 장난스런 미소를 지었는데요. 흰 셔츠 위에 자켓을 입은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자켓에 가짜 옷깃(fake collar)만 붙어 있는 거라며, 직접 만든 건데 엄청 편하다고 신나게 자랑하는 모습도 영락없는 막내 그 자체였구요.

📸 편안한 차림의 두 연주자 그리고 가짜 옷깃을 단 지안 왕 
ⓒStudio Bob

그런가 하면 정경화 & 정명훈의 남매 케미를 지켜보는 것 또한 이번 투어의 또 다른 재미였다고 할 수 있겠는데요. 공연을 보신 관객 분들이라면 기억이 나시겠죠? 나이를 먹어도, 넘사벽 커리어를 갖고 있는 거장 연주자라도, 연주자이기 이전에 현실 남매인 건 어쩔 수 없나봐요. 공연이 끝난 후 가진 식사 자리에서 사소한 걸로 투닥거리는 찐 남매 바이브에, 지금껏 그 어디에서도 볼 수 없었던 '남동생' 정마에의 새로운 표정들을 발견하였답니다.


정경화 : 명훈아~ 누나가 아직 얘기하고 있잖아~~

정명훈 : 🙄🥱🤪 휴우~~ 


하지만 그 누구보다도 서로를 아끼고, 평생 음악을 함께 공유해 온 남매 사이이기에 무대 위에서는 그처럼 아름다운 호흡을 만들어 낼 수 있는 거겠죠.

📸 ⓒStudio Bob

일지를 쓰며 이번 투어를 돌이켜보니 행복했던 동시에 개인적으로 참으로 다사다난하기도 했어요. 지안 왕 선생님이 입국하기 며칠 전부터 몸이 좋지 않았는데, 입국 당일에는 최고로 컨디션이 안 좋았거든요. 알고보니 장염에 걸렸던 거였어요 😥 그래도 다행히 투어 중반 모두 회복되어, 급작스러운 페이지터너(💡 페이지터너가 무슨 역할을 하는지 궁금하시다면? 잡화점 공연용어사전 참고!) 데뷔까지 잘 마쳤습니다. 투어 시작 전 리허설 때 급하게 투입되어 지휘자님의 악보를 넘겨드린 것을 시작으로 광주와 동해 공연에서도 넘순이로 활약했습니다. 


하지만, 지난 열흘여 동안 지근거리에서 위대한 거장들의 연주를 접하고, 역사적인 무대를 함께 만들 수 있어서 소중하고 힘든 줄 몰랐던 순간이었습니다. 

그 감동이 구독자님께도 잘 전달되었기를 바라며, 저희 점원들은 이제 곧 시작될 또 다른 꿈의 공연 <장한나 & 미샤 마이스키 with 디토 오케스트라> 투어를 잘 마치고 오겠습니다! 

Ready? Fight! 대한민국이 다시 한번 댄스 열풍으로 들썩이고 있습니다 💃🕺 엄청난 화제를 불러일으키며 아직도 열기가 식지 않은 <스트릿 우먼 파이터 1><스트릿 맨 파이터>에 이어 <스트릿 우먼 파이터 2> 방영이 시작되었기 때문인데요. 워낙 예로부터 가무(歌舞)에 능한 민족이라 그럴까요? 대한민국의 춤사위는 끝날 기미가 보이지 않습니다.

클래식 음악 역시 '춤'이라는 장르와 떼려야 뗄 수 없는데요. <스트릿 우먼 파이터 1>에 출연했던 립제이가 사라사테의 '치고이너바이젠'에 맞춰 선보인 왁킹은 큰 화제를 모으기도 했고요. 한편 전설적인 아르헨티나의 발레리노 조르주 돈에 의해 탄생한 라벨 '볼레로'의 안무는 이후 니콜라스 르 리치 등 세계 유명 발레리노가 한 번씩 거쳐 가는 상징적인 춤이 되었습니다. 오늘은 듣기만 해도 고개가 절로 움직여지는 '춤곡(무곡)' BGM으로 노곤한 화요일을 이겨내 보면 어떨까요?

그리그_노르웨이 춤곡


노르웨이의 민속 음악을 바탕으로 자신만의 독특한 음악 세계를 구축해 나간 음악가 그리그의 피아노 연탄곡입니다. 1881년, 선배 작곡가 루드비히 마티아스 린데만이 수집한 민요집에서 영감을 받은 이 작품은 이후 피아노 독주, 오케스트라 등으로 편곡되어 오늘날까지 다양한 버전으로 널리 연주되고 있답니다. 전체 4곡으로 행진에 의한 밝은 주제가 매력적인 제1곡, 노르웨이 전통 무곡 할링(hallings)을 기반으로 한 제2곡, 경쾌하고 따뜻한 주제의 제3곡, 가장 드라마틱한 전개가 돋보이는 제4곡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아람 하차투리안_발레 모음곡 <가이느> 제1모음곡 中 '칼의 춤'


아르메니아계 소련인 음악가 하차투리안을 세계적인 음악가로 만들어 준 이 곡은, 그가 1942년에 작곡한 4막 5장의 발레 작품 <가이느>에 속한 곡입니다. 특히 이 작품 내의 3곡(칼의 춤, 자장가, 장미 처녀들의 춤)이 관현악 모음곡으로 따로 떼어져 편집되면서 더욱 유명해졌죠. 이 중 '칼의 춤'은 코카서스의 중앙아시아에서 예로부터 전해져오는 용감한 전쟁의 춤으로, 풍부한 리듬과 대담한 화성의 조화가 주는 강렬함으로 인해 세계 유수 오케스트라의 단골 프로그램으로 지금까지 특별한 사랑을 받고 있습니다.

<장한나 & 미샤 마이스키 with 디토 오케스트라> 투어가 곧 시작됩니다. 두 거장이 선보이는 드보르자크와 베토벤 음악 🎻 마에스트라 장한나와 첼리스트 미샤 마이스키의 케미는 전주(9/17), 대전(9/19), 경주(9/21), 서울 예술의전당(9/23-24)까지 이어집니다! 

공연장에서 즐기는 러브 버라이어티 쇼💘 <크레디아 클래식 클럽: 11월 코지 판 투테>(11/8) 티켓 오픈했습니다. 모차르트의 대표 희극 오페라 ‘코지 판 투테’가 21세기 한국판 버전으로 새롭게 태어나는데요. 테너 존노가 참여한 연출, 각색부터 캐스팅 맛집의 명성까지! 

나폴리로 떠나는 음악 여행 🛫 크클클TV 콘텐츠 ‘친절한 디토씨의 세계여행 2’ 5화가 업로드 되었습니다. 여행 메이트 박현수의 목소리와 함께 에스프레소 한 잔 어때요? ☕️
<공연장 옆 잡화점> 은 매달 둘째&넷째 화요일에 오픈합니다.
잡화점 운영하는 사람들: 
묘점원, 혬점원, 둥점원, 현점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