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들어 저는 진짜 스스로를 모르고 살았다는 생각을 해요
세상 무던하다고 생각했는데
세상 예민한 사람이었고
타인의 실수에 관대하다 생각했는데
조그만 실수는 눈감아 주지만
스스로의 기준에 벗어나면
자주 분노하는 사람이란 걸 알았죠
그런 스스로가 미워
눈을 질끈 감고 혹독하게 외면하기도 했지만
스스로를 잘 아는 지금은
그래도 괜찮다고-
못나고 실수하고 예민해도 그것도 나라고-
조금은 더 받아들일 줄 아는 사람이 됐어요
그러나
기형도 시인의 시 속
줄이 모두 끊어진 기타도
아름다운 소리를 연주하곤 하고
먼지투성이의 푸른 종이도
그대로의 푸른색을 간직하듯이
태어날 때부터 만들어진 우리 고유의 아름다움은 변하지 않을테니
남들이 못났다고 말하면 뭐 어때요
세상에서 단 한 명뿐인 나의 편
나 자신이 내가 이 정도라도 괜찮다는 사실을 알아주니까
행여나 스스로를 비판하려는 마음이 자꾸 일어나면
이렇게 거듭거듭 알려주고 속삭여줘요
"어떤 먼지도 그것의 색깔을 바꾸지 못한다"고
님이 스스로를 토닥이는 매일에 힘이 될 수 있도록
아래 기형도 시인의 시를 몇 편 더 첨부해 둘게요
그와 함께 편안한 밤 보내시길 바라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