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테이스팅 키트 포함 부르고뉴 와인 학교의 Zoom 레슨
 
Newsletter Issue 78

2 July, 2021  1213 Subscribers
 
 
 

로마가 180년 간 평화를 누렸던 시기 ‘팍스 로마나’. 이후 로마는 멸망한다.

새벽 3시, 마감이 얼마 남지 않은 편집을 마치고 소파에 누워있던 쌀(우리집 개)을 집어서 침대로 들어왔다. 너무 늦은 잠자리였지만 그 순간 만큼은 걱정이 없었다. 평안했다. 엄마는 안방에서, 아빠는 늘 그렇듯 소파에서 자고 있었다. 왼쪽 팔목에는 쌀이 뒤척이며 최상의 잠 자세를 고르고 있었다.

훗날 나는 이 시간을 아련히도 그리워할 것이다. 이 장면을 재현하지 못할 때가 분명히 오기 때문이다. 어제가 마치 내 삶의 팍스 로마나 같았다. 평화로워서 불안한 것이다.

+하루에 50번씩 피드백을 확인합니다. 동물은 음식을 먹고 살지만 저는 피드백을 먹고 삽니다. 그렇습니다. (피드백은 뉴스레터 하단에 위치)

도큐 season & work
 
 
 

1. Food by ClubComb
테이스팅 키트 포함 부르고뉴 와인 학교의 Zoom 레슨 [France/Paris]
2. Music by 을지로 도시음악
サマチャンピオン (Summer Champion) by 浅野ゆう子 (Asano Yuuko)
3. Movie by 단편극장
여름 버스
4. Novel by 단편서점
카페, 커피그림  (5/8회)
5. Event by season & work
LIVE 청년 경제 강연, <나는 왜 돈이 없을까>
창업자 인터뷰, <상인의 시간>
 
 
 

테이스팅 키트 포함 부르고뉴 와인 학교의 Zoom 레슨 [France/Paris]
바로 comber
부르고뉴 와인의 중심지 보누에 위치한 <부르고뉴 와인학교>는 전 세계 와인 애호가들과 프로들이 자랑하는 와인에 대해 배우는 장소다. 코로나19의 영향으로 현장에서 강습을 받는 것이 어려운 상황이 계속 되고 있지만, 자택에서 즐겁고 맛있게 와인을 배울 수 있는 새로운 강좌가 등장했다. Zoom을 통한 온라인 강좌로 학교 강사가 부르고뉴 지역의 와인, 텔루아르, 크리마, 아페라시옹 등에 대해 설명한다.

이 강좌의 매력은 비대면인데도 와인을 시음할 수 있다는 점이다. 20ml 4종의 와인 샘플러가 사전에 배달된다. 강습 당일에는 시음방법을 지도받고 직접 음미하며 배울 수 있다. 4종의 와인은 마콩, 샤브리 푸르미에크루 ‘몽망’, 포마르, 주브레=샹베르탱과 부르고뉴 지방의 다른 텔루아르를 조화롭게 다룬 라인업 등이 있다. 90분짜리 강좌 중 질의응답도 활발하게 이루어지며, 실제 의사소통도 잘 된다.

즐겁게 부르고뉴 와인을 배우라고 제안하는 새로운 형태의 온라인 강좌. 단체강습도 가능하다고니 평소 만나기 힘든 친구들과 온라인에서 만나 같은 와인을 마시며 즐겁게 지식을 쌓는 것도 한 방법이다.
콤버노트
솔직히 말하면, 비대면은 어렵다. 비대면은 차갑다. 비대면은 여러 한계가 있다. 비대면은 무언가 부족하다. 그러나 조금만 생각을 바꾸어 보면 그 뒤에는 무한한 가능성이 펼쳐진다고 믿는다. 다만, 합법적이고 안정적인 배송체계를 갖는 것이 과제다. 단순 가공식품은 문제가 없지만, 신선식품이나 주류가 문제인데, 늘 기회는 문제 속에 있다고 생각한다.

 

サマチャンピオン (Summer Champion)
by 浅野ゆう子 (Asano Yuuko)
양의 아주 아주 주관적인 감상
여름 특집 벌써 6번째. 여름이 6주 진행중이다. 게다가 이제 딱 상반기가 꺾였다. 뭐했다고 21년이 벌써 반이 지났단 말인가. 약간 장난하는 것 같은데아무튼 간에 이번에 소개하는 곡은 <サマチャンピオン (summer champion)> 여름 챔피언이다. 자신을 'summer queen'이라고 하면서 제법 자신감 넘치는 가사가 계속된다. 제목도 가사도 강렬한데 음악도 아주 강렬하다. 뿅뿅거리는 사운드에 빠른 박자. 마치 노래방에서 눈의 꽃부르다가 빡세서 음정 내리려고 리모콘 만지다가 실수로 디스코 리듬을 누른 것만 같은 그런 느낌의 촌스러움이 엄습한다. 라이브 영상보면 또 멋있긴 하다… 

현란한 베이스 라인에 단순한 가사 내용. 게다가 minor사운드와 major사운드를 오락가락하면서 재미지게 만들었다. 브라스 사운드도 훌륭하고, 거의 아시아에서 뿜을 수 있는 디스코 사운드의 절정 같은 느낌이다. 디스코 음악의 기반은 Funk. Funk에 춤을 출수 있게 좀 더 박자를 쪼개고 신나게 만든 것이 디스코다.


양의 아주 아주 짧은 인스턴트 지식
유코는 어렸을 때부터 연예인이 되기 위해 자랐다. 어머니가 연예인이 되려고 하기도 했고, 그 때문인지 어렸을 때부터 자세 교정이나 몸매 교정을 위해 엄청 노력을 당했다고. 정작 어머니는 배우를 시키고 싶어서 가수가 되는 걸 반대하셨는데, 유코는 바득바득 우겨서 도쿄로 오디션을 보러 도망. 중학생 시절 방송사의 노래 신인왕 결정전에서 우승 한 것이 공식 데뷔의 계기가 된다.

유코는 아이돌 가수로 데뷔 당시 "점프하는 카모시카(영양)”를 캐치 프레이즈로 활동했다. 74 <はダンダン> 이라는 싱글곡으로 제 16 회 일본 레코드 대상 신인상 수상. 76 년 에는 8 번째 싱글 <セクシー・バスストップ>이 좋은 성적을 냈다.

이번에 소개한 <サマチャンピオン> 79년에 발표한 14번째 싱글곡. 정규 6집에 수록되었다. 꽤 신나는 디스코 곡인데, 유코의 3집 타이틀이 재밌다. <Yuko In Disco>. 7집까지 정규 앨범 활동을 하고 이후에는 배우로 활동. 배우로 활동이 훨씬 더 성공적이어서 배우로도 잘 알려져 있다. 

+유코의 3집 전곡 “ Yuko In Disco” 당시 인기 많았던 <セクシー・バスストップ>가 첫 곡으로 나온다.

season & work

 

여름, 버스

감독  조범식, 류진아
출연  유혜인
개봉  2018
러닝타임  18
스트리밍 서비스  유튜브
에이비의 감상 노트
내가 아일랜드에 거주하면서 제일 좋았던 것 중에 하나가 여름이 없다는 점이었다. 워낙 더위를 많이 타기도 하고 여름이면 어김없이 찾아오는 모기라는 불청객도 극혐한다. 그래서 1년 내내 가을, 겨울만 있고 바람이 많이 불어서 모기 한 마리 살지 않았던 아일랜드는 나에게 지구 최고의 청정 지역이었다.

하지만 나에게 최고의 조건을 갖춘 장소에서 나는 내가 제일 싫어하고 피하고 싶었던 것을 그리워했다. 여름날의 분위기가 너무 그리웠다. 바깥은 매미 소리에 귀가 얼얼할 정도지만, 집 안에서는 그 우렁찬 소리와 한 발짝 멀어져서 기분 좋게 들을 수 있는, 살짝 이마에 땀이 송글송글 맺힌 채 집에서 선풍기 바람을 맞으며 게으르게 보내는 오후 2시 즈음의 시간. 그러다가 시원하게 익은 수박 한 입 먹으면 온몸이 짜릿해지는 그 전율.

<여름, 버스>는 그 분위기를 아주 잘 담은 영화이다. 이 영화는 부산의 어느 여름날, 버스에서 일어나는 두 이야기를 담고 있는데, 새벽부터 늦은 밤까지 사람들의 발이 되어주는 버스라는 공간을 통해서 일상의 소소하고 행복한 울림을 전한다.

솔직히 나는 이 영화의 이야기 보다 이 영화의 분위기를 좋아한다. 버스 탈 때 기사 아저씨에게 인사하고, 아저씨도 반갑게 인사를 맞아주는 그런 분위기. 처음 만난 사람이지만 옆 자리에 앉으면 마치 오래된 친구처럼 즐겁게 이야기를 나누는 그런 분위기. 그 분위기를 통해 예전에는 당연했지만, 지금은 보기 어려운 것들을 느끼며, 이게 바로 향수라는 감정이라 깨닫는다.

때로는 영화의 주제, 이야기 보다
보는 동안 만큼이라도 행복을 따뜻함을 느낄 수 있으면
그걸로도 충분하다고 느끼는 영화가 있는데
이 영화가 바로 그런 영화이다.

에이비의 영화 포스트잇
이 단편영화는 2018년에 개봉하였지만, 너무 뻔하고 억지스러운 전개라고 당시 대중들에게 큰 사랑을 받지는 못했었다. 그러다 2020년 코로나 시국으로 대학교 축제, 콘서트, 버스킹 등 지난 일상의 모습들을 찾아보는 분위기가 크게 붐을 이루면서 비로서 사람들에게 큰 관심을 받았다. (현재 온라인에서 1000만 조회수를 넘겼다!) 이걸 보면 역시 인생은 타이밍이라는 것을 다시 한번 알 수 있다

에이비

 

카페, 커피그림
5/8회

7월 20일 - 정인

오후 7시가 되면 창가를 바라본다. 얼마 지나지 않아 자전거를 탄 남자가 보인다. 그는 카페 문을 열고 정인과 눈이 마주치면 간단하게 인사를 나눈다. 남자는 카페 안을 한번 둘러보고 자신이 자주 앉는 자리가 비어있는지 확인한다. 그 자리는 창가 쪽이었다. 남자는 카페라테를 주문한다. 정인은 남자에게 커피를 가져다주고 나서 간판 불을 켠다. 가끔 남자가 카페에 오지 않는 날이면, 정인은 마감할 때에야 그날 간판이 꺼져있었음을 발견하기도 했다.

남자는 늘 가방을 메고 왔다. 그가 가져온 가방에서는 책과 공책, 펜이 늘 나왔고, 가끔 노트북이 나왔다. 남자는 책을 읽거나 공책에 무언가를 적었는데, 시간의 대부분은 창밖을 바라보는 데 사용했다.

 ‘무슨 일 하세요?’, ‘새로 이사 오셨나요?’, ‘저희 카페 자주 오시네요?’

남자가 카페 문을 열고 들어올 때, 음료를 주문할 때, 아니면 남자가 앉은 테이블로 음료를 가져다줄 때 정인의 입안에서만 맴돌던 문장들이었다. 하지만, 하루는 그 문장이 적절하지 않은 것 같아서, 하루는 남자의 표정에 걱정이 많아 보여서, 또 하루는 정인이 입을 떼려는 순간에 남자가 고개를 돌려서... 매 순간 생겨나는 핑계로 실제로 말하지는 못했다. 정인이 남자에게 아무 말 못 하고 돌아올 때면 고양이는 정인의 곁에 자리 잡고 몸을 웅크렸다. 그러면 정인은 손으로 고양이의 등을 어루만졌다.

오늘도 남자는 카페에 왔다. 남자는 어제와 같이 카페라테를 주문했다. 주문을 받는 와중에도, 정인은 입안에 담은 말을 하지 못했다. 계산을 마친 남자가 발걸음을 옮기지 않았다. 정인은 익숙해진 리듬이 깨진 것을 느끼고 고개를 들었다. 남자가 정인을 보고 있었다.

 “안녕하세요?”
 남자가 말했다.
 “네, 안녕하세요.”
 정인도 인사했다.
 “자주 왔는데 그동안 제대로 인사 한번 드린 적 없었던 것 같아서요.”

둘은 짧게 대화를 나눴고, 남자는 어정쩡한 걸음으로 테이블로 돌아갔다. 정인은 커피를 준비했다. 정인이 남자에게 커피를 주고 돌아오자, 고양이는 제 밥그릇 앞에서 하품하고 있었다. 정인은 고양이 밥을 채워주고 간판 등을 켰다.

그날 이후로, 남자가 카페에 올 때면 둘은 간단한 서로의 안부를 물었다. 남자와 말이 트이자 정인은 그에게 묻고 싶은 것들이 많아졌다. 사실, 정인은 자신도 모르게 남자를 지켜봐 왔다. 정인의 세상은 카페와 창을 통해 보이는 약간의 풍경이다. 그 작은 세상 안으로 꾸준히 들어온 사람은 그 남자였다.

(5회 끝. 6회 계속)

최현승

+작가소개: 작은 조약돌과 같은 글을 꿈꾸는 최현승입니다.
+글소개: 29살 정민과 27살의 상민의 여름 날. 그리고 카페 ‘커피그림’의 이야기입니다.
 
 

LIVE 청년 경제 강연
<나는 왜 돈이 없을까>

01 - 이선호 과학커뮤니케이터 / 6.28(월)
"4차 산업혁명이 온다는데 온 거야 만거야"

02 - 김얀 작가 / 7.1(목)
"사회초년생! 오늘부터 '돈'독하게 모아보자!"

03 - 김찬호 교수 / 7.5(월)
"나는 왜 돈이 없다고 생각할까?"


창업자 인터뷰
<상인의 시간>

01 - 유형곤(우리동네세탁소) / 7.8(목)
"기술은 거둘 뿐 관계가 만사다"

02 - 조수형(싸군마켓) / 7.12(월)
"파도가 칠 때는 업종변경을, 유통의 힘"

03 - 홍미선(땡스롤리) / 7.15(목)
"시장에서 온라인 판매를 하면"

04 - 코보리모토무&최영미(시:시밥) / 7.19(월)
"두 사업자가 만나면"

05 - 장건희(육곳간) / 7.22(목)
"이 시국에 정육점에서 소세지집까지 사업 확장"

*해당 날짜에 업로드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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