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일의 게임
Thanks Game,
It's Monday!
떨리네요. 이렇게 뉴스레터를 보내는 건 처음이라, 메일이 잘 발송될지도 모르겠고요. 재미없으면 어쩌나 싶기도 합니다.

그래서 여러분이 작성하신 뉴스레터 신청이유를 하나하나, 여러 번 읽어봤습니다. 게이미피케이션을 어떻게 활용할지 고민하는 분, 메타버스에 관심이 있다거나, 저의 글을 보고 흥미가 생겼다는 분도 계셨어요. 게임이 뭐길래 아이 어른 할 것 없이 돈을 아끼지 않으며 열광하는지, 게임의 속성을 업무와 개인활동에 어떻게 적용할지를 궁금해하셨죠. 저를 응원해주는 분들도 계셨고요. 😉 감사합니다 아름님, 유나 선배, 동진 대표님!
   
덕분에 이 뉴스레터의 방향성과, 첫 레터에서 해야 할 말을 되새겼습다. 이 뉴스레터는 정보의 창구가 되길 바라지 않는다는 거요. 머릿속에 머무르는 정보가 아니라 바로 여러분이 게이미피케이션을 직접 경험하고 활용 가능하도록 제작하려 합니다.

물론 기초 지식에 해당하는 내용도 꾸준히 담을 예정입니다. 하지만 방점은 적용에 찍으려고 해요.

게임은 플레이어의 선택에 따라 결과가 달라지는 매체고, 겜피레터의 목적은 여러분의 일과 일상에 게이미피케이션을 덧입히도록 하는 거니까요. 게임의 방식을 적용할 거라면 ‘읽기’에서 끝날 수 없겠죠.

여기서 첫 번째 미션입니다! 긴장한 제작자에게 짧은 답장을 보내주세요(둑느두근). 규칙은 3줄을 넘기지 않고 격려하기. 예시) “well done!”, “메일 잘 도착했어요, 앞으로도 기대할게요 😁”

바쁜 월요일에 미션을 받아 당황하셨나요? 이 미션을 꼭 수행해야 하는 건 아닙니다. 이미 다음 부분을 읽을 수 있으니까요. 하지만 답장을 보내주시면, 이 미션의 목적과 게임의 기본 요소에 관한 짧은 내용을 담아 답장을 드릴 거예요. 혹은 이 메일을 끝까지 읽고 답장해주셔도 좋습니다.

첫 미션은 일부러 앞부분에 넣어봤어요. 게임은 읽고 듣는 매체가 아니라 손과 몸을 움직여 플레이하는 매체니까요. 미디어 연구가 나카지마 세이이치는 이를 ‘시청각 미디어’와 ‘촉각 미디어’로 구분했습니다. 직접 선택하고 그 결과를 얻는 것. 이 차이가 어떤 결과를 가져오는지, 앞으로 <게임이 주는 것>을 시리즈에서 다뤄볼게요. 게임만큼 직접 체험하면서 익히는 게 중요한 매체도 없을 거예요.

* 촉각 미디어에 관한 내용은 책 <왜 게임에 빠질까>에서 참조했습니다. 조금 이론적이고 학구적인 내용이 포함되어 있지만, 설명이 친절하고 책 사이즈도 작아서 “게임이 뭔데?”를 개괄하기에 적합합니다.

게이미피케이션을 일과 일상에 적용하려면 어느 정도 학습이 필요할 거예요. 학습에는 여러 방법이 있습니다.  기초 지식은 책으로 배우는 게 빠르겠죠. 하지만 다들 아시는 것처럼, 인생의 많은 부분은 경험해서 배워야합니다. 가령 회사에서 선배 역할하기나 개인 자산 관리 같은 걸 책으로 배우면 현실과 괴리를 느낄 수밖에 없습니다. 자기계발서의 내용이 맞고 틀리고의 문제도 있지만, 매체마다 목적이 다르기도 하죠.

콘텐츠 제작자로서 저는 스토리텔링이 가장 강력한 몰입의 도구라고 생각해왔습니다. 메시지를 강요하지 않으면서 은근히 담아내고, 돈을 들이지 않으면서 콘텐츠가 널리 퍼지게 하는 도구요.

그래서 시중에 나온 작법책과 관련 영상을 보고 또 보며 적용하는 일이 즐거웠습니다. 제대로 먹혀들어갔다고 느낀 순간도 가끔 있었고요. 한 달 새에 트렌드가 역변하는 콘텐츠 시장에서 나름의 중심을 잡아간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열성 소비자로서 콘텐츠를 보는 새로운 관점이 생긴 것도 즐거웠고요. 그런데 게임이 자꾸 눈에 들어왔습니다.

존경하는 만화가에게서 ‘콘텐츠의 끝은 게임일지도 몰라요’라는 말을 들은 뒤부터였습니다. 그렇게 게임 디자이너의 바이블인 <라프 코스터의 재미 이론>을 읽었습니다. 이제 돌이킬 수 없어졌죠. 넷플릭스에는 게이미피케이션을 적용한 드라마가 바이럴됐고, 남성 잡지 <에스콰이어>에 게임 리뷰 지면이 실리는 걸 목격했습니다.

시야를 넓혀보니 게임은 이미 콘텐츠 업계의 선두에 서 있더군요. 게임 시장 규모가 영화를 추월한 해가 2018~2019년경이에요. 개별 콘텐츠(블록버스터급 기준) 단위로 보면 게임의 소비 가격은 영화보다 3~5배 정도 높고, 소비 시간은 영화의 30배 이상 길어요. 제작비는 1,000~2,000억 원 수준으로 엇비슷하고요. 이쯤되면 자녀와 남편에게 “게임 하지마”라고 해도 소용없는 수준의 흐름이라고 봐야겠죠.

이제 만화책을 봐도 캐릭터가 성장하는 과정에 깔린 게임 시스템이 읽힙니다. 심지어 투자 관련 책을 봐도 게임과 연관 짓게 됩니다. 가령 “실력이 성장하려면 체계적인 훈련이 필요하다”와 같은 문구를 봤을 때나, 투자 왕도를 설명하면서 운과 확률을 설명할 때요.

앞으로 만화, 웹소설, 밈, SNS, 투자 등 다양한 분야에 적용된 게이미피케이션을 일관된 관점으로 소개해보려 합니다. 게임의 구성 요소를 게이미피케이션 원칙에 대입해가면서요. 한 회를 거듭할수록 자연스럽게 이 관점을 습득할 수 있으실 거예요.

한 가지 말씀드리고 싶은 건, 제가 게임 전문가라거나 게임 업계 종사자가 아니라는 사실입니다. 저도 여러분과 비슷한 목표를 가졌을 뿐이에요. 일과 생활에 게이미피케이션을 접목해 강력한 몰입을 만들고 싶다는 목표요. 어떻게 하면 직장을 조금 더 재미있는 곳으로 만들까 하는 고민도 있고요.

우리는 게임을 잘하고 싶은 게 아니라, 현실을 잘 살아내고 싶은 거겠죠.

이 뉴스레터가 앞으로 여러분의 월요일을 즐겁게 만들 게임이 되길 바랍니다.

이제 튜토리얼을 마칠 시간입니다. 여러분이 튜토리얼을 마쳤다는 증거를 남기기 위해, ‘답장하기’ 버튼을 눌러주세요.

어떤 내용을 담아도 좋아요. 게이미피케이션을 통해서 무엇을 얻고 싶은지, 지금 당면한 문제가 무엇인지를 함께 써주시면 앞으로 고민해볼게요! 답장 기한은 이 메일을 읽은 후로부터 2시간 이내로 제한해볼까봐요. 그냥 하면 재미없으니까요. 너무 고민하지 말고 떠오르는 대로 후루룩 적어보내주시길 바라면서, 

게임에 들어오신 걸 환영합니다!
그럼 곧 만나요 👫🎮
진성훈 I   sunghoon_jin@naver.com   I   수신거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