욜로와 소확행은 빼고 행복 이야기하기

너무 흔해서 식상할 수도 있겠지만
혹시 "또 행복이야?"라며 메일을 클릭하셨을지도 모르겠습니다. 행복이란 단어가 이제 너무 흔해졌다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무라카미가 만들어낸 단어인 소확행이라는 문장은 이제 식상한 마케팅 용어가 되어버렸습니다. 행복이 들어간 책만 해도 엄청나게 많고요.
편지를 쓰는 내내 어쩌면 행복이란 단어가 식상하거나, 조바심을 느끼게 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하지만 저는 그럼에도 오늘 행복에 대한 문장을 골라보려 합니다.
첫 번째 문장
빛나는 오늘이 행복한 내일을 만든다고 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오늘이 더 행복해야 합니다. 행복한 내일을 위해 포기하지 말고 오늘을 빛나게 사세요. 내가 행복하지 않으면 어떤 것도 가능하지 않습니다.
-구독자 뚤K님이 직접 작성해주신 문장.
저는 항상 독자님들에게 문장 제보를 부탁하곤 했죠. 그러던 중 제보함에 드디어 하나의 문장이 도착했어요. 이 첫 번째 문장에서 이번 호가 출발했습니다.
사실 이 문장을 받은 건 3주 전이었어요. 소개가 늦었죠. 주제에 맞는 문장을 꾸리는 특성상, 이 문장을 소개하려면 꼭 특집호를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독자님이 제보한 문장은 출처가 있는 것이 아니라, 행복에 대한 독자님의 "행복을 미루지 말자"는 마음이 마음에 든다며, 다양한 글을 보고 느낀 점을 정리해서 주셨죠. 독자님이 적어주신 문장에는 행복이 갖는 힘이 녹아있는 것 같습니다.
두 번째 문장
행복은 강도가 아닌 빈도이다.
행복을 연구하는 심리학자 서은국 교수님의 책에서 인용된 굉장히 유명한 문장입니다. 책을 읽을 때, 책에 인용된 많은 연구들이 아니라 "소중한 사람들과 맛있는 저녁을 먹는 것이 중요하겠구나" 라는 생각을 하면서 책을 덮었던 기억이 납니다.
물론 행복을 구성하는게 순간의 기쁨이냐는 반론이 있기도 합니다. 그보다는 의미있는 경험과 성취 또한 장기적인 행복에 기여할 수도 있겠다는 의견도 있습니다만, 저는 이 문장이 이렇게 해석됩니다.
"주변에서 지나칠 수 있는 행복한 감정을 포착하려고 노력할 것. 그리고 이를 잔잔하게 유지하려고 노력할 것. 그래야 장기적인 목표를 이루려고 할 때 안 지칠 수 있지 않을까".
혹시 어떤 순간에 행복함을 느껴야 하지, 라는 것이 모호하다 느끼시거나, 남이 언제 행복을 느끼는지 궁금해지시나요? 그렇다면 다음 두 미디어를 소개해 드립니다. 첫 번째는 서늘한 마음썰이라는 팟캐스트의 146화 에피소드인 [작은 기쁨을 찾아서]입니다. 최근 출연자들이 느꼈던 오감의 기쁨들을 소개합니다. 두 번째는 김아리 님의 [그럼에도 행복]이라는 연재 기사입니다. 이 기사에는 각 사람들이 생각하는 행복의 기준이 정리되어있습니다.
세 번째 문장
욕망과 행복은 둘 다 인간이 느끼는 자연스러운 감정이다. 욕망은 욕망대로 최대한 노력해서 추구하는 근력도 필요하고 행복은 행복대로 너그럽게 감지하는 촉도 필요하다.
혹시 행복이란 감정이 현실을 외면한 나른한 감정이 아닐까 거부감을 느끼실 때 이 문장을 보셔도 좋겠습니다. 이 문장이 실린 글은 [행복과 욕망]이라는 글입니다. 자유로울것 이라는 에세이의 첫 글인데요, 작가님은 전 단락에서 일상에서 변화를 일으키고 싶으면 이를 추구하는것을 놓치지 말라고 합니다. 만일 현재의 일상이 행복하다고 느끼면서도 무언가 변화를 원한다면, 이를 긍정하고 나아가라고요.
저는 이 문장에서 작가님의 균형 감각을 읽었고, 행복에 대한 식상함과 조바심을 떨쳐낼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우리는 행복하면서도 열심을 추구할 수 있습니다. 작가님의 말처럼, [행복과 욕망은 옆에서 각자 따로 평행선을 그리고 있습니다].
행복이란 단어가 더 가벼워지기를
사실, 여전히 글을 쓰면서도 행복이란 감정을 기민하게 알아차리기 쉽지 않다는 생각이 들어요. 저도 오늘 언제 행복했더라? 생각하면 흐릿하게만 생각이 나네요. 하지만 적어도 독자 님이 행복을 좀더 자주 느꼈으면 좋겠다 생각이 들어요. 숨을 쉬는 것처럼 말이죠.
지난주에 제게 있었던 즐거운 일은 뉴스레터 구독자가 250명이 넘은거에요! 두 달째 운영중인데, 지난주 금요일 스티비 뉴스레터에 소개되면서 구독자가 많이 늘었습니다. 아마 이번 뉴스레터가 처음이신 독자님들도 있을듯 해요. 기쁘기도 하면서, 떨리기도 하네요.
오늘은 독자님의 문장에서 출발해 편지를 써 보았어요. 여러분도 혹시나 더 좋은 문장을 알고 계시다면, 소개해주세요. 여러분의 문장이 빛날 수 있도록 소개할게요.
오늘의 문장줍기는 어떠셨나요?
앞으로도 계속 좋은 문장을 소개해드릴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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