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 잡고 안봐도 괜찮아
5월의 나 수고했고, 6월 어서 오고. 이렇게 한 해의 정중앙에 입성하고 말핬습니다. 다들 연초에 세운 계획은 어떻게, 좀, 잘 이행하고 계신가요? 이때쯤 한 번 더 ‘정신 차리자'라고 마음을 다잡는 분들 많으실 겁니다. 다시 한번 되새겨보는 제 올해 계획은 더 많은 재미있는 작품을 더 많은 분들에게 배달하는 거예요. 아직 내 보따리에 귀한 애정작들 한 무더기 더 있다구😎
넷플릭스는 무조건 밤새 쭉 정주행 해야 제맛? 각 잡고 보지 않아도 좋은 30분 컷 작품들도 넷플릭스에서 은근히 많아요. 헬스장 러닝머신 위에서, 출퇴근길 지하철에서, 혼자 밥 먹는 잠깐의 시간, 약속 시간 늦는 친구 기다리며 깔끔하게 딱 한 회차 끝낼 수 있는 30분 컷 시리즈를 소개합니다. 아, 어떤 작품은 30분 쵸큼 넘기도 합니다. 그 정도는 봐주라…
브루클린 99 관할 경찰서에는 좀 이상한 경찰들이 있습니다. 실적과 기행이 비례하는 제이크, 열정 뚝딱이 에이미, 진담인지 농담인지 속을 알 수 없는 서장, 근육질 몸에 소녀의 영혼을 가진 테리, 참지 않는 디아즈와 그녀를 좋아하는 소심한 찰스까지. 한 명만 있어도 정신없을 비범한 경찰들이 오늘도 지지고 볶고 범인을 잡습니다. 물론 가끔 범인 대신 서로를 잡지만… 제이크가 쉴 새 없이 입을 터는 동안 내 머릿속 잡념도 깔끔하게 털립니다.
남들에게 도움 되는 일이라곤 해본 적 없는 이기적인 엘리너, 죽어서 당연히 지옥에 갈 줄 알았는데 뜬금없이 좋은 사람들이 가는 굿 플레이스에 도착합니다. 동명이인이 있어 벌어진 일종의 ‘행정 사고'죠. 엘리너는 이곳에서 쫓겨나지 않기 위해 단기 속성 착한 사람 되기 프로젝트를 시작하지만 이상하게 일은 매번 꼬이고, 그때마다 굿 플레이스는 아비규환이 됩니다. 굿 플레이스에 대해 다 알았다고 생각할 때 허를 찌르는 반전을 만나게 될 거예요. 그것도 여러 번!
여기는 1990년대 북아일랜드 데리. 마리아 여학교에 다니는 사고뭉치 다섯 친구들이 주인공입니다. 이들의 목표는 제발 오늘만 무사히 보내는 것. 하지만 그게 그렇게 어렵습니다. 개학 첫날부터 학교 일인자의 동생을 못 알아보고 사고를 치고 마니까요. 수습한답시고 나설수록 어째 일을 더 키우는 데리 오총사, 엉망진창 돌아가는 그들의 일상을 보다 보면 후딱 다음 화로 넘어가 있을 거예요.
세상에서 햄버거를 가장 많이 먹은 남자는 누구일까? 왜 산유국에선 분쟁이 끊이지 않을까? 지구상에 존재하는 로봇은 총 몇 대일까? 시험에 나오지는 않아도 알면 재미있는 토막 지식을 단 20분으로 설명합니다. 원래 교과서에서 가르쳐 주지 않는 얘기들이 더 재미있는 법이잖아요? 뭔가 알차게 출근하고 싶은데 공부하는 느낌은 싫을 때 한 편씩 꺼내 보세요. 하루 한 가지의 상식이 쌓입니다.
한순간의 사건으로 파면된 전직 경찰과 과거의 상처로 망상과 강박에 시달리는 머리에 꽃 꽂은 여자. 전자는 분노조절이 안 되는 미친 X요, 후자는 분노를 유발하는 미친 X 되시겠습니다. 하필 이 둘이 같은 아파트에 산다네요? 마주치기만 하면 뭐 하나는 깨져야 직성이 풀리는 듯 으르렁대는 이 구역의 미친 X들, 과연 승자는? 아차차, 장르는 로맨틱 코미디입니다.
무언가 대차게 망해버려 자괴감에 빠졌을 때 제발 이 시리즈를 봐주세요. 너무 멀리 가버린 케이크, 정체를 알 수 없는 미지의 쿠키를 완성하고도 ‘해냈어요!’를 외치는 DDong손 도전자들의 당당함과 긍정파워에 함께 힘을 내게 될 겁니다. 매번 망치기만 하면 질리지 않냐고요? 그럴 리가요. 매회 상상도 못한 방식으로 기가 막힌 작품을 만들어 내는 우리 DDong손들을 쉽게 보지 마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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