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 따뜻한 한주 보내셨나요? 😊 누군가에게는 고단한 일주일이,  누군가에게는 돌아볼 겨를도 없이 지나가버린 한 주였을수도 있겠네요. 이럴때 여러분들은 무엇으로 힐링을 하시나요? 누구나 각자의 힐링템이 있으실텐데요, 오늘은 중국 Z세대들의 힐링템 [Jelly Cat] 이야기를 해보려고 합니다. 

사실 [Jelly Cat] 이라는 브랜드가 뜬다는 것는 2-3년전 쯤 알고 있었고, 최근에 갑자기 생긴 트렌드는 아니에요. 하지만 중국에서 그 동안 젤리캣은 그저 브랜드가 아니라 젤리캣 현상을 만들며, 젤리캣 중독 증세를 불러 일으키고, 심지어 최근엔 SNS에 젤리캣 금욕 지원센터, 젤리캣 금단현상, 젤리캣 탈퇴 상조회(!!!)가 생기기까지! 😵 게다가 이 상조회의 회원은 5만명에 육박했다고 합니다. 대체 이것이 무엇이관대, 이토록 심각한 중독 증세를 부르는 것일까요? 증세를 보니 금방 식을것 같진 않지만, 트렌드가 지나가기전에 이야기 하고 싶었어요. 
자. 보시다싶이 [Jelly Cat]은 이런 인형 브랜드입니다. 영국 태생으로 1999년 설립된 완구 브랜드에요. 고품질의 봉제인형을 메인 아이템으로 하며 영유아들을 위해 매우 부드러운 고급 소재로 만들어졌고, 곰, 펭귄, 토끼 같은 동물부터 토마토, 가지, 레몬 등 주변에서 볼 수 있는 온갖 아이템들이 있습니다. 하지만 아기들을 위한 봉제인형은 이제 젊은 친구들의 心灵鸡汤(영혼을 위한 닭고기 수프), 영혼의 동반자가 되어버렸습니다. 
"우리의 이런 중독이 정확히 언제부터였는지, 누가 먼저 시작한건지 모르겠습니다. 내가 먼저 샀든지, 누군가가 선물했든지 한번 젤리캣을 만난 사람들은 다음 젤리캣을 위해 돈을 벌어야 했어요. " - 젤리캣 중독자 인터뷰 중 - 

어느 순간 SNS에는 이런 사진들이 올라오기 시작했습니다. 젤리캣을 보면 기분이 좋아졌고, 부들부들한 젤리캣을 쓰다듬으며 고양이를 쓰다듬는 것 같은 위로를 받았어요. 젤리캣과 이야기하기 시작했고, 힘든 순간을 젤리캣과 함께 이겨내며, 내 영혼의 동반자 젤리캣을 어디든 데리고 다니기 시작했습니다. 최근 몇년간 SNS에 젤리캣과 함께한 여행 사진은 한 때 지나가는 유행 인증샷이 아니었어요. 지금도 수 많은 젤리캣들이 세계 여행을 하고 있으며 젤리캣과 함께하는 여행 포스팅은 현재 중국의 SNS에서 192만 조회수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젤리캣 피곤하니? 너도 와인한잔 할래? 여긴 처음이지? 내 펭귄이 졸리다고 하네요, 이만 자러가야겠어요...... 이제 젤리캣은 하나의 영혼을 가진 존재가 되었습니다. 

"눈을 보면 알 수 있어요, 지금 우리 젤리캣이 좀 피곤하고 졸린것같아요." 

너무 오래 데리고 다녀 바랜 젤리캣은 은퇴식을 하기도 합니다. '더이상 힘들게 일하게 하고 싶지 않으니까 널 쉬게 해줄게...' 침대맡에 쉬는 젤리캣을 보며 그동안 젤리캣과 함께한 소중한 시간을 회상합니다. 젤리캣은 이제 친구이자 가족의 일원이 되었습니다. 은퇴한 젤리캣 대신 새로운 젤리캣을 입양합니다. '아기'라고 부르죠. (허허...)
젤리캣을 처음 데려오면, 입양한 날을 호적부에 기록합니다. 젤리캣에서 잘라낸 tag를 모아서 신분증으로 등록하는거에요. (세상에나...) 배송과 함께 제공되는 입양가이드도 있습니다. 아기를 깨울땐 부드럽게 흔들어 깨우세요. 머리를 쓰다듬어주세요 아기가 그걸 너무 좋아해요. 등등. 젤리캣을 입양하면 그때부터 젤리캣은 자라기 시작한다는 의미입니다. 본인 SNS뿐만 아니라 젤리캣 카페에 가입해서 자신의 아기가 자라는 모습을 공유해요. 예쁜 옷을 입히고, 때에 맞추어 젤리캣을 위한 악세사리를 달고, 여러 친구들을 만들어 주며 함께 노는 모습을 자랑합니다. 맘카페죠. 젤리캣으로 대변되는 하나의 교류의 장입니다. 말은 젤리캣이 하지만 젤리캣은 젊은 세대들의 일상과 영혼을 대변합니다.   
2023년 상반기 티몰 내 봉제인형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30%나 증가했습니다. 소비자는 대부분 엄마들이 아니라 Z세대들이에요. 각 인형에 서로 다른 독특한 캐릭터, 대체할 수 없는 개성이 있기 때문에 하나씩 하나씩 사들인 젤리캣은 이제 집안 곳곳에 증식하며 젤리캣 유니버스를 만들었습니다. 이 끊을 수 없는 중독 증세는 젤리캣 브랜드사에서 젤리캣을 한정판으로 만들기 때문입니다. 대부분의 젤리캣은 평균 200위안(약 한화 4만원)이 넘고,  절판된 인형은 중고 플랫폼에서 4000~5000위안까지 팔리기도 합니다.

"그만 사려고 했지만, 또 새로운 아이가 나오고, 곧 품절된다는 소식에 마음이 불안했어요."

최근 출시된 고양이 젤리캣은 말 그대로 젤리캣의 cat이 제대로 돈을 벌기 위해 나왔다는 썰이 돌기도 했습니다. 그럼에도 젊은이들은 엄청난 돈을 투자하며, 옷과 악세서리를 넘어 이제 젤리캣을 위한 집(선반)을 사야할 정도입니다. 젤리캣들은 젤리캣 유니버스안에서 자신만의 아이덴티티를 부여받고 라이프사이클을 시작합니다. 
특히 요즘 이모티 짤로 돌고있는 가지 젤리캣은 털이 짧고 부드러워서 털 방향으로 원하는 표정을 구사할 수 있어요. 활기찬가지, 열공하는 가지, 졸린가지, 난괜찮다가지, 울고싶은가지...사람들의 창작욕구를 충족시키기에 안성맞춤이죠. 가지 젤리캣은 '모나리자의 미소'라고 불리며 수많은 밈과 짤을 탄생시켰습니다. 자신들의 감정을 젤리캣에 이입시키는 겁니다. 내 맘대로 되지 않는 세상, 가지라도 내맘대로!!! 
아직도 꺼지지 않은 젤리캣 육아열풍은 이 시대 젊은 세대들의 웃픈 현실을 대변합니다. 대부분 외동으로 자라 도시에서 홀로 일하는 이들에게 맘 터놓고 이야기할 상대가 필요한거겠죠. 사람에게 받는 상처는 현실의 관계에 문을 닫게했고, 경쟁의 압박과 외롭고 끝이없는 고된 일상에 힐링이 필요했습니다. 결혼이 쉽지 않은 시대, 중국도 결혼하지 않고 아이도 낳지 않는 '싱글경제'가 늘어나면서 이런 현상은 애견시장으로 확대되었고, 이제 이런 심리는 반려인형까지 오게 된거에요.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할 수는 없지만, 잠시 스트레스에서 벗어나는 겁니다. 고독하고 외로운 결핍의 시대, 힐링이 필요한 시대에요. 

"젤리캣은 먹이를 주거나 돌볼 필요가 없어요. 병들지도 않고 죽지도 않죠. 집에 놔두기만 하면 언제든 따뜻한 기분을 느낄 수 있습니다."
***

꽤나 비싼 젤리캣 때문에 한달에 4만위안(약 한화 700만원)을 썼다는 이야기도 들려옵니다. 젤리캣 현상을 보면서 요즘 문제가 되는 도파민 중독을 생각했어요. 탕후루와 쇼츠에 중독되고, 쉽게 얻을 수 있는 위안과 쾌락을 즐기며 잠시 잠깐 현실에서 벗어나는거죠. 젤리캣 기사를 찾아보며 신박하고 웃긴 짤들 때문에 깔깔 거렸지만, 왠지 씁쓸해지는건 저뿐만이 아닐거에요. 

젤리캣 트렌드 하나에 참 여러가지 이슈가 녹아있습니다. 요즘 시대의 현실을 여실히 반증해주는 것 같아요. 진짜 위로가 필요한 이들에게 따뜻한 세상이 되기를 바라며 레터를 마칩니다. ☺️ 좋은 주말 보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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