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드 좀 타다가 오랜만에 보냈습니다 🛹

▲ 내 예쁜 새 보드를 봐라. Deathwish 브랜드
오랜만에 뉴스레터를 쓴다.
많이 바빴다. 꼭 정기적으로 보낸다고 약속한 적은 없으니 너무 섭섭해하지 않길 바란다.

"쓸데없지만 알아두면 도움이 되는 TMI 뉴스레터"를 표방하는 윤스피드는 굳이 분류하자면 정보전달의 성격을 갖는 큐레이션 매체, 또는 콘텐츠 어그리게이터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 내가 구독자들에게 무언가를 큐레이션하기 위해서는 우선 내가 1차적으로 정보를 습득해야 한다.
내가 뉴스레터를 쓰려면, ① 콘텐츠를 소비하고, ② 소비한 콘텐츠를 정리하고, ③ 그것을 뉴스레터로 발송하는 과정이 필요한 것이다.

문제는 요새 바빠서 ①과 ②를 거의 못했다. 그래서 정보성 콘텐츠가 아닌 개인의 근황이나 적자니 이건 윤스피드가 아니라 윤스토리(YUN STORY)가 되어야 할 판이다.

하지만 나는 개인의 이야기를 들려주는 에세이 형식의 뉴스레터로 탈바꿈하고 싶은 생각은 없다. 빈도가 적어도, 이전만큼의 스크롤 압박을 만들지 못해도, 윤스피드에서만 발견할 수 있는 희소성 콘텐츠가 적더라도 어찌되었든 쓸데없는 정보성 무언가를 전달하는 TMI 뉴스레터의 성격을 고수할 것이다.
다만 이전만큼 스크롤을 압박할 정도로 소개할 꼭지가 많지 않다보니, 이전과 같은 카테고리 구분을 할 필요가 없을 것 같다.

윤스피드는 발송 빈도나 내용, 형식 따위가 정해진 것이 없이 "언젠가 올 것이다."라는 믿음으로 구독하면 된다.

그래서 무얼 하고 지냈나?
드디어 애플 워치가 생겼다. 시리즈 6. 루머를 보니 다음 7세대에서는 디자인 변화나 신기능 등이 추가될 것 같긴 하지만 전혀 후회 없다. 예전보다 알림을 놓치지 않고 좀 더 잘 관리할 수 있게 되었다는 기분, 마스크 쓴 상태에서 아이폰 잠금 해제 가능한 편리함, 지문 입력 없이도 맥 잠금 해제 가능한 편리함, 그리고 운동 목표 링의 노예가 된 것이 가장 크게 체감하는 변화다.
참고로 애플 제품의 구매 시기가 고민된다면 이 사이트를 참고하자. 지금까지 애플의 신제품 출시 주기 및 루머를 파악해서 지금 사도 억울한지 보여주는 사이트다. 애플 워치는 현재 Don't Buy 신호가 떴다.

스케이트보드를 탄다. 예전에도 탔지만 혼자서 타서는 도저히 실력이 늘지 않아서, 다른 사람들과 함께 타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좀 찾아보니 보드 타는 사람들이 같이 모여서 타는, 일종의 스팟이 여기저기 있더라. 나는 그중 집에서 가까운 반포 한강 공원으로 자주 간다.
내 실력은 벽돌 하나를 겨우 넘는 수준이다. 이 정도 실력을 가진 사람을 지칭하는 용어로 "개허접"이라는 단어가 있다. 나도 언젠가 이렇게 하늘을 날 수 있을까?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의 이건희 컬렉션 보고 왔다. 국현미 소장품은 근대미술 중심으로, 한 시간 정도면 충분히 다 볼 수 있다. 물론 예약을 성공할 수 있다면 말이지…
오픈하는 날 대기타서 예약한 보람이 있었다.

서울공예박물관도 다녀왔다. 이 이야기는 아래의 "가볼 만한 곳"에. 
YUNSFEED 065
볼만한 영상

"항상 완벽을 추구하던 인류는 지속해서 기계를 발전시켜왔다. 그러나 기계는 스스로 발전에 발전을 거듭하며 인간세계와 똑 닮은, 그보다 더 완벽한 디지털 세상인 '0110'을 구축하게 된다. 하지만 효율성만을 중시하던 기계들은 인간 세상에 불필요한 것들을 하나하나 줄이게 되고 인류는 결국 멸망하게 된다. 그리고 디지털 세상은 결국 점점 본인들의 본연의 모습, 즉 컴퓨터 칩과 유사한 모습으로 돌아가게 된다.
그러나 자신의 신체와 기계를 접목시켜 영생을 얻게 된 유일한 생존자 'H-6'. 그는자신의 복제인간 'DH-6' 을 이용해 무자비한 기계들의 횡포로부터 탈출을 시도한다."

백남준의 생각과 작업을 유쾌하게 소개했다.

시간을 죽이다. 우연히 보게 된 영상인데 무척 마음에 들었다.

냄비나 후라이팬, 철판과 같은 도구를 사용해 길거리에서 연주하는 영상이다. 미친 재능이다.


가볼 만한 곳

▶️ 갤러리 나인 @ 구기동 (인스타그램 계정다음 지도)
상명대학교보다 더 북쪽인, 종로구 끝자락에 붙어있는 갤러리다. 단독주택을 개조해 만들었는데, 1층에는 아직도 누가 살고 있는 듯 하다. 정그림 작가의 개인전 《분위기》 때문에 이 장소를 알게 되었다. 북한산이 보이는 뷰가 멋지다.
여기는 전시가 없으면 외부에 공개를 안 하는 것 같으니, 전시가 다시 열릴 때 가보길 추천한다.

▶️ 서울공예박물관 @ 안국동
국현미처럼 사방팔방으로 오픈된 공간이라 거닐기 좋고, 곳곳에 앉아서 휴식을 취할 수 있는 공간을 잘 조성해 두었으며, 구석구석 잘 관리된 느낌이다. 공예박물관 바로 앞에는 안국빌딩이 있는데, 지금까지 공예박물관 공사 때문에 볼 수 없던 안국빌딩의 뒤쪽을 볼 수 있다. 이 빌딩의 뒤에는 검정색 비상 계단이 마치 척추처럼 빌딩 중앙을 가로지르는데, 그 장면도 멋지다.
박물관 곳곳에 전시품의 정보를 알려주는 디지털 키오스크 퀄리티가 어마어마하다. 방대한 내용을 쏙쏙 이해할 수 있게 잘 정리해놨다. 만드느라 엄청난 노가다가 있었을 것 같다…
다만 전시동을 오가는 동선은 좀 복잡해서, 직관적으로 어떤 순서로 전시를 보러 다녀야하는지 알기 힘들다. 코로나 때문에 일부 통로를 폐쇄한 데다가 아직 한 개의 전시동이 완성되지 않아 닫아둔 상태라 그런 것도 있겠지만, 어쨌든 길 찾아다니는 게 꽤나 어렵게 느껴졌다.
예약제로 운영되어 한 번 예약으로 1시간 30분 동안 관람이 가능한데, 사실 제대로 모든 전시를 보려면 1시간 30분은 턱없이 부족할 것 같다. 그리고 여기도 요새 예약이 너무 어렵다.

야외에 있는 전시품이라서 국현미 예약을 안 해도 볼 수 있다. 한국인과 영국인 듀오 "김치 앤 칩스"의 작품인데, 김치 앤 칩스는 예전부터 이렇게 빛과 물질을 이용한 작업을 해왔다.
현재 국현미에서 전시하는 Halo도 먼저 영국에서 전시했던 작품이고, 그 이전에도 렌즈와 거울, 빛을 이용한 작업들을 계속 해왔다.
사실 Halo 작품의 정점은 이 사진처럼 수증기 위에 Halo의 동그란 형태가 완성되는 순간인데, 바람이 한 점도 없어야만 가능한 연출이라 Halo를 보긴 힘들다.
9월 24일까지 볼 수 있다. 꼭 보길 추천한다.

헤르조그 앤 드 뫼롱이 설계한 건물로 대충 인스타그램에 올라오는 사진을 보니까 완공은 끝났는데 대중에게 공개하지 않은 듯 하다. 들어가 본 사람 말에 의하면 사진으로 안 담기는 아름다움이라고.
나도 얼른 가보고 싶다.
 
IT & MEDIA

Fact & Figures 보고서 페이지에 쏠쏠한 정보가 많다.
전 세계 클라우드 서비스에서 아마존 웹 서비스가 45%를 차지한다. 액티브 유저 수 기준, 전 세계 SNS 플랫폼 1위는 아직도 페이스북이다. 2위 유튜브, 3위 왓츠앱, 4위 페이스북 메신저, 5위 위챗. 여성 중 58%는 온라인을 통한 성범죄에 노출되어 있다. 아직도 전 세계 인구의 절반은 인터넷에 접근할 수 없다. 

아이들에게 친숙하고 안전한 디지털 환경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 5Right Foundation에서 만든 웹사이트로, SNS의 친구 추천, 라이브스트리밍 기능 등 이미 익숙한 서비스나 웹 디자인이 어떻게 아이들에게 해악을 끼칠 수 있는지 예시를 중심으로 소개한다.
내용도 훌륭한데, 이 웹사이트의 부드러운 퍼포먼스, 가독성, 레이아웃도 일품이다.

들어가서 직접 경험해보길 추천. 30초만에 빡침을 느낄 수 있다.
ART, DESIGN, FASHION, CULTURE

LVMH에 인수된 티파니는 최근에 바스키아의 그림 "Equals Pi"을 구매하여 Jay Z, 비욘세와 함께 광고를 진행했다. 그리고 티파니의 VP인 알렉상드르 아르노는 WWD와의 인터뷰에서 바스키아가 "Equals Pi"에 사용한 파란색이 티파니 블루를 오마주했을 것이라고 암시했다.
이에 스스로를 바스키아의 조수로 이 그림을 만들 때 함께 했다고 밝힌 사람은 바스키아의 그림 어떠한 부분에도 티파니와 연결되는 구석이 없다고 비판했다. "Equals Pi" 그림을 처음으로 구매한 사람이나 바스키아의 전속 딜러 모두 바스키아가 티파니와 같이 전통적인 부를 상징하는 브랜드와 접점을 가진 작업을 할 리가 없다고 이야기했다.
이 그림은 뉴욕 맨하탄 5번가의 티파니 플래그십 매장에 걸릴 예정이다.


▶️ 바이엘러 파운데이션 미술관에서 열렸던 올라프 엘리아슨 전시, Designboom
스위스 바젤에 위치한 바이엘러 파운데이션에서 "Life"라는 이름의 전시가 열렸다. 이 전시는 문화와 자연이 구분된 상태로 존재하는 양상에 대한 의문을 던진다. 의미는 모르겠고 하여튼 클릭해서 사진을 봐라 진짜 멋지다.
참고로 바이엘러 파운데이션에는 아티스트 듀오인 Fischli/Weiss의 눈사람이 2020년 11월부터 전시되어 있다. 야외에 전시된 이 눈사람은 투명한 냉장고 속에 보관되어 있어서 일년 내내 녹지 않은 상태로 관람이 가능하다.

▶️ 구찌가 100주년을 기념해 로블록스와 콜라보, Designboom
메타버스 게임 플랫폼인 로블록스와 콜라보하여 가상현실 세계로 경험할 수 있는 Gucci Garden을 런칭
로블록스를 통해 구찌 가든에 들어가면 성별과 나이를 특정할 수 없는 마네킹의 형태로 입장
지금까지 공개되었던 알렉산드로 미켈레의 시즌별 테마로 꾸며진 장소를 탐험할 수 있는데, 각 방에 입장하면 각 마네킹에 고유의 패턴이 새겨지는 방식
구찌에서 제공하는 한정판 아바타를 구매하는 것도 가능

신발을 생산할 때 2.94kg의 탄소를 배출, 아디다스의 러닝화인 Adizeo RC3보다 약 63% 적은 탄소를 배출하는 신발을 출시
신발의 어퍼 부분은 새롭게 만들어낸 소재를 사용: 재활용 폴리에스터 70%와 나무 펄프로 만든 "텐셀(Tencel)" 30%를 혼합해 만든 재료
100켤레부터 아디다스 크리에이터 클럽 대상으로 래플을 진행, FW21에 1만 켤레를 출시, SS22에 더 많은 숫자를 출시할 예정

▶️ 마이크로소프트에서 LGBTQI+를 지지하기 위한 페이지, Microsoft
주소 봐라. microsoft.com/pride다. 
스크롤을 쭉 내리면 맨 아래에서 월페이퍼를 다운받을 수 있는데, 아트워크가 훌륭하다.

▶️ OFFF에서 운영하는 교육 프로그램인 OFFF Acedemy의 웹사이트, OFFF ACEDEMY
OFFF는 매년 진행하는 일종의 디지털 아트 콘텐츠 페스티벌이다. 웹사이트도 멋진데 무엇보다도
 이상한 거울같은 오프젝트가 무척이나 신기하다. 대체 뭐냐 저런 걸 어떻게 웹으로 구현하는 거지?

▶️ 코워킹 스페이스 Communal의 브랜드 아이덴티티, Behance
"아이디어를 교환하는 Mindsex 행위가 새로운 Mindset을 완성하는 공식이다."
페이지 중간의 영상이 참 귀엽다.

제품 아이덴티티도 재밌고, 사진도 멋지다. 제품 색상 이름도 코믹하게 잘 지었다.
SOMETHING ELSE

Vans와 콜라보했던 귀여운 모자 때문에 알게 된 브랜드. 엄청 작은 브랜드라서 파는 물건도 많지 않다. 홈페이지에서는 한국 배송이 안 된다. 홍대의 워스트 스케이트 보드 샵에서 일부 제품을 들여온다.
8명의 친구들이 만드는 귀여운 스케이트보드 브랜드로, 멤버 중 한 명은 이번 도쿄 올림픽 스케이트보드 여성 파크 부문에 미국 국가대표로 출전했다.

작년 추석에 왓챠에서 명탐정 코난을 모두 들여온 이후로 꾸준히 보는 중이다. 그러다가 시간이 지나면서 몇몇 시즌은 계약이 종료되었는지 시청이 불가능해졌다. 찾아보니까 왓챠에서 볼 수 있는 시즌, 웨이브에서 볼 수 있는 시즌, 티빙에서 볼 수 있는 시즌 이런 게 다 제각각이다.
답답해서 정리를 좀 해보겠다고 + 공익을 목적으로 직접 다양한 OTT를 들어가서 구글 시트로 시청 가능한 시즌을 정리하다가… 키노라이츠라는 웹사이트를 알게 되었다.
내가 원하는 콘텐츠가 넷플릭스, 왓챠, 라프텔, 시즌, 웨이브, 티빙, 네이버 시리즈온 등등 다양한 OTT 중 어디서 볼 수 있는지 검색이 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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