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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생활 11년 차인 저는 몇 차례 이직을 하고서 다섯 번째 직장에 다니고 있는데요. 덕분에 아침이면 양재동, 여의도, 을지로, 성수동, 봉천동까지 서울 곳곳으로 향하는 출근길을 경험했답니다. 가는 방향은 달라도, 매 출근길에는 비슷한 습관이 있었는데요. 바로 한두 정거장 전에 내려서 걸으며 나만의 시간을 갖는 거예요.🚶‍♀🚶‍♂

겨우 눈을 뜨고 회사에 가는 것만으로도 버거운 시기도 물론 있었어요. 그런데 어느 순간 좀 억울한 마음이 들더라고요. 일주일에 5일을 직장을 위해서 소진하는 기분이 들었거든요.⚙

하루의 시작, 잠시라도 좋아하는 것을 해보자 싶어 조금씩 걷기 시작했어요. 처음에는 한 블록 정도를 돌아가보고, 다음엔 한 정거장 먼저 내려봤죠. 그러니 점차 출근길에 모양이 생기더라고요. 회사에 가는 길이 아니라, 회사에 가기 전 나를 위한 시간을 보내는 길이 된 거죠.

걷기 위해 조금씩 일찍 나서는 습관을 들이다보니, 다른 궁리도 하게 됐어요. 직장이 멀 때는 지하철에서 책을 꺼내어 읽고, 이직을 준비할 땐 아예 일찍이 회사 근처 카페에 가서 자기소개서를 쓰기도 했죠. 서울역 근처에서 7시에 열리는 독서모임에 참여한 적도 있고요. 지금은 회사까지 도보로 40분 정도 걸리는데요. 일주일에 3일 정도는 걸어서 출근하고 있어요. 어제 갔던 골목이 익숙해지면 오늘은 다른 길을 찾아 나서 봅니다. 매일 조금씩 다른 골목에 들어서는 것만으로도 늘 똑같은 하루가 조금은 달라지는 기분이 들거든요.🌤

그렇다고 매일 새벽같이 일어나 부지런히 시간을 보내는 건 아니에요! 집을 나서서 회사에 도착하기 전까지 주어진 여유 시간에 따라 할 수 있는 작은 우회로를 여럿 만들어둔 거죠.

1분의 여유가 있다면 잠시 멈춰 계절의 변화를 느끼고, 3분의 여유가 있다면 벤치에 앉아 노래 한 곡🎧을 듣고, 10분의 여유가 있다면 평소와 다른 길로 돌아가보고요. 꼭 무언가를 해야 한다기보다, 직장인 자아가 되기 전, 진짜 나와 잠시 놀아준다고 생각한답니다.

구독자님도 출근길에 나를 위한 시간을 내보시는 건 어떠세요? 당장 여유 시간을 만들기는 어려우시다면, 집에서 나설 때 딱 10초만 하늘을 바라보고 심호흡을 해보세요. 그것만으로도 조금은 달라진 기분이 드실 거예요.

독립출판물 <5분 돌아가는 출근길>은 저자가 2021년 2월부터 1년 10개월간 매주 한 편씩 꾸준히 써 내려간 글을 모아 엮은 에세이집입니다. 그리고 그 저자가 바로 저, 두부베이글이랍니다.😅

'딱 5분만 돌아가 볼까?' 하는 호기심에서 시작된 작은 변화는 때때로 버거운 출근길을 가볍게 만들었고, 하루의 시작을 기대감으로 채워주었어요. 반복되는 일상에 작은 변수를 심어두는 행복을 계속 지켜나가고 싶다는 생각에, 써 둔 글을 엮어 한 권의 책으로 만들게 되었습니다.

출근길에 관한 고찰을 하는 책은 아니고요. 거제도에서 나고 자라 낯선 서울에서 어른이 되어가는 분투기, 그리하여 결국 출근길에 5분 돌아가는 여유를 지닐 수 있게 되기까지의 짠내나는 성장기가 담겨있답니다. 프리랜서 방송작가, 정규직 직장인, 계약직 공무원을 거쳐 사원증으로만 규정되지 않는 진짜 ‘나’를 찾고, ‘나’와 좀 더 가까워지기 위해 궁리한 기록을 만나실 수 있어요. 한 편 한 편이 길지 않아 출근길에 읽기에도 딱이랍니다.🤭

스페샬 이벤트***
오늘 바게트를 끝까지 맛보고 답장을 남겨주신 분들 중, 추첨을 통해 5분께 두부베이글의 에세이 <5분 돌아가는 출근길>을 선물로 보내드립니다! 출근길, 그 너머의 '길'을 찾아 떠나는 일일베이커의 여정을 만나보세요! 여러분의 많은 관심과 참여 기다립니다.

📍참여방법 : 하단 <답장>누르고 피드백 및 참여 정보 남기기

📍당첨선물 : 도서 <5분 돌아가는 출근길> * 5명
📍참여기간 : ~ 2023. 11. 22. 수요일 자정까지

'아, 순간이동 하고 싶다😇'
이 말을 가장 많이 떠올리는 순간은 아마도 출근길이 아닐까 싶은데요.
수치상 거리는 딱 10km밖에 안 되는데 집에서 나와 버스 and 1호선 and 중앙선 and 2호선을 타야 해서 3번의 환승을 거쳐야 하는 출근길에 있다 보니 오늘의 운세에 따라 운이 좋으면 40분 만에, 운이 안 좋으면 70분이 걸려 회사에 도착해요. 출근길도 골라 먹는 재미가 있었으면 좋겠는데, 가장 빨리 도착할 수 있는 길이 정답일 수밖에 없게 되죠.

강한 자만이 살아남는 '1호선', 오지 않는 '중앙선'🤯의 콜라보에 혹시 모를 사태를 대비해 일찍 나오는 편이긴 하지만 핸드폰으로 10분 때우는 건 일도 아닌데 비슷한 시간이어도 지하철 5정거장 전일 때는 왜 이렇게 세상이 무너질 것 같은 기분인지. 그렇게 자의 반 타의 반 출근러들끼리 서로 의지한 채 콩나물처럼 서 있다 보면 어느새 휩쓸려 회사까지 도착하게 됩니다. 환승 타이밍이 맞지 않아 겨우 회사에 도착한 날엔 '이사 가고 싶다'는 생각을 10번 정도 되뇌면서요.

이런 극악의 난이도에도 불구하고 허투루 써서는 안 된다는 생각에 나름 알뜰살뜰한 루틴들로 채우고 있답니다. 보통 그 날 메일함에 도착한 뉴스레터를 먼저 보고, 가벼운 책을 짧게 읽기도 하고, 집에 필요한 물품들을 슉슉 보며 장바구니에 담기도 해요. 빡빡한 지하철에서의 숨구멍 타이밍이라고 할까요. 사실 남편과 회사 위치가 비슷한데도 절대 같이 출근하지 않고 굳이 따로 출근하며 혼자만의 시간을 사수하는 이유이기도 하죠.😉

구독자님이 쌓아온 출근길은 어떠신가요? 10년 차 직장인에게도 여전히 힘들고, 아마도 영원히 익숙해지지 않는 출근길일 테지만, 나름의 루틴들을 꾹꾹 눌러 담은 출근길이 쌓여 소중한 자산이 됨을 느끼는 요즘이다 보니 매일 어떻게 더 알차게 채울지 고민한답니다. 여러분도 휩쓸려 가는 듯한 출근 시간을 나만의 숨구멍 타이밍으로 채우는 건 어떨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