캡처프레이즈 8호가 도착했어요.
 안녕하세요, 여덟번째 호로 찾아온 UX Writing 뉴스레터 캡처프레이즈예요.

 지지난 주 7호 아티클은 마음에 드셨나요? 읽기 매끄럽지 않았거나, 개선되었으면 하는 부분이 있거나, 번역해서 읽고 싶은 영문 아티클이 있다면 피드백으로 알려주세요.

 지난주엔 캡처프레이즈도 연말을 맞아 쉬고 왔어요. 2022년을 회고하고 2023년을 계획하며 UX 라이터로서의 성장계획, 개인적인 영역의 목표도 생각해봤어요. 여러분들도 잘 쉬셨나요? 남들처럼 무언갈 기록하고 되돌아보고 계획하지 않았어도 모두 의미 있는 시간이라는 거 아시죠? 😎

 이번 8호에 실린 아티클은, 미국의 라이드셰어 서비스 inDriver에서 UX 라이터로 일하는 Lisa Voroveba가 Medium 개인블로그에 쓴 <Your Product Without UX Writing: Wasted>예요. 글로벌 서비스의 UX 라이팅은 어떤지 살펴보기 좋은 것 같아서 가져왔어요.

 제(편집자)가 느끼기엔, 조직이 UX 라이팅을 처음 채용하는 시점은 일반적으로 제품이 어느 정도 증명되고 조직 규모가 갖춰진 뒤인 거 같아요. 특히 한국에서는 더더욱이요. 한국 제2의 벤처 붐을 맞은 요즘 수천개의 스타트업이 시장에 등장했지만 UX 라이터 채용 공고는 눈을 씻고 찾아도 열 손가락 안에 꼽히죠. 구독자분들 중 전직/첫 취직을 준비하시는 분들이라면 분명 어려움을 겪고 있을 거라고 생각해요.

 이번 아티클은 도입부에서 "하루빨리 UX 라이터를 채용하라"는 뉘앙스로 시작해요. 어떤 내용으로 이어지는지 함께 살펴봐요.

 그럼 오늘 아티클도 재미있게 봐 주세요!
💡 캡처프레이즈 8호 💡 - UX 라이팅 없는 제품은...Wasted!

 이번 호에선 기존에 색처리해 나란히 첨부했던 영어 원문을 모두 뺐어요. 가독성에 도움이 됐다면 피드백으로 알려주세요.
Your Product
Without UX Writing: Wasted

(원문 링크)



 경쟁이 치열한 요즘의 산업 생태에서 새로운 IT 제품을 선보일 땐 다양한 사람을 만족시켜야 하고, 기술적인 접근성도 여러 측면에서 고려해야 해요.


 저는 inDriver(Uber와 같은 미국의 라이드 셰어 서비스)의 UX 라이터 Lisa라고 해요.

 UX 라이터는 조직이 막 생겼을 때 합류하는 종류의 직업은 아니에요. 많은 경우 제품이 잘 돌아가고, 곧 출시되려고 할 때가 되어야 UX 라이터를 고용하려고 하죠.


 좋은 텍스트는 어떤 제품에든 날개를 달아줘요. inDriver의 예로, 그게 어떻게 이뤄지는지 보여드릴게요.

원문

 좋은 UX의 토대


 최적의 사용자 환경을 구축하는데 필요한 제품의 기초부터 함께 살펴 보시죠.


 간단한 아이디어, 명확한 베네핏


 사용자에게 별 도움이 되지 않는 제품엔 붙을 텍스트도 없어요.

 inDriver 앱은 사용자가 자신이 찾은 운전자와 직접 승차 가격을 합의하도록 도와요. 세금 없는 명백한 절약, 자유로운 가격 협상이 큰 장점이죠.



 사용자에 대한 이해


 어느 조직에게나 텍스트는 중요한 커뮤니케이션 도구예요. 그리고 커뮤니케이션을 하려면 상대방이 무엇을 원하고 그것을 얻기 위해 어떻게 행동하는지 이해하는 것이 반드시 필요해요.


 마케팅, 브랜딩, 경영지원 등 모든 팀은 제품의 사용자와 커뮤니케이션하게 돼요. 커뮤니케이션은 문제와 해결책을 찾고 좋은 아이디어를 얻을 수 있는 중요한 소스예요.



 제품 개발에 대한 집중력


 버튼의 이름은 명확해야 해요. 버튼을 누르면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 알 수 있어야 하죠. 만약 버튼이 작동하지 않고 사용자를 다음 단계로 옮겨주지 않는다면, 사용자의 입장에선 거기에 뭐라고 적혀 있든 그건 쓸모가 없어요. UX 라이터인 저희가 '우리의 잘못이야'라고 말하며 문제를 고칠 순 있겠지만 그게 큰 문제로 이어지지 않을 거라는 건 욕심이에요. 그런 일이 두 번 이상 반복된다면 사용자는 잘 작동하는 제품을 찾아 떠날 테니까요.


 inDriver에는 소프트웨어 개발 프로세스를 365일 24시 관리하는 전담 팀이 있어요.



 정리하자면 제품의 핵심 아이디어와 베네핏을 정의하고, 그 아이디어와 사용자를 검증하고, 개발 팀까지 붙어 제품이 안정된 후에 UX 라이팅을 할 수 있다는 거죠.

UX 라이팅이란?


 보통 UX 라이팅이라고 하면 IT 제품의 마이크로카피를 쓰는 걸 말해요. 앱과 웹 등 모든 인터페이스에서 사람이 읽는 모든 걸 쓰죠.


 UX 라이팅의 목표는 쉽고 논리적이고 예측 가능한 인터페이스를 만드는 거예요. 그러려면 마이크로카피는 이해하기 쉬워야 하고 알아볼 수 있어야 하고 로컬 핏을 충족해야 하죠.


 UX 라이팅의 핵심 요소는 다음과 같아요.

  • 구조: 마이크로카피는 읽지 않고도 쉽게 스캔되어야 해요.
  • 일관성: 하나의 대상은 하나의 이름으로 불러야 하고, 문법도 통일되어야 해요.
  • 단순한 표현과 명확성: 모든 사람이 마이크로카피를 한 번에 이해할 수 있어야 해요.
  • 짧은 문장: 하나의 문장에는 하나의 아이디어만 담으세요.
  • 유익성: 모든 텍스트는 사용자에게 전달하는 의미가 있어야 해요.
  • 접근성: 장애를 가진 사람도 읽고 이해할 수 있어야 해요.


 UX 라이팅을 할 때 주의해야 할 것들도 있어요. 몇몇 표현을 쓸 땐 그것이 사용자가 보기에도 맥락 상 적절하고 이해하기 쉬울 거라는 확신이 필요해요. 이런 것들이요.

  • 구 동사 (역; 동사가 부사나 전치사 등과 붙어 원래 동사의 의미와 다른 뜻을 갖느 형태)
  • 관용구
  • 유머 (특히 로컬 유머)
  • 말장난

UX 라이터가 하는 일


 UX 라이터, UX 콘텐츠 라이터, Content 디자이너, UX 카피라이터, 이름은 다르지만 모두 같은 일을 해요.


 UX 라이터는 인터페이스 텍스트를 직업적으로 쓰는 사람들이에요. UX 라이터는 마이크로카피를 씀으로써 디자이너나 리서처와 협력해 제품을 만들고 개발하죠. UX 라이터는 항상 맥락을 알고 있어요. 제품을 알고 있고 타깃, 사업에 필요한 것들, 디자인 변화, 앱의 업데이트나 테스트 결과 같은 것도 모두 알고 있어요. 화면 한 개를 작업할 때도 UX 라이터의 머릿속엔 전체 흐름이 담겨 있으며, 모든 단계가 명확하고 예측 가능한지 확인해요. 사용자가 인터페이스의 모든 요소가 어떻게 작동하는지 이해할 만한지 확인한다는 거죠. 방금 했던 행동이 완료됐다는 것과 다음 단계로 넘어가야 한다는 걸 알 수 있게요.


 누군가 자신이 정한 가격으로 일터에서 집까지 가고 싶다면 저희 제품을 찾아 오겠죠. 그 다음 태워줄 사람을 찾기까지 앱을 다운로드하고, 전화번호를 입력하고, 인증 코드를 받고, 앱이 어떻게 작동하는지 익히고, 운전자에게 보여줄 여러 정보를 채우고, 가격을 제안하고, 운전자를 선택할 거예요. 이 모든 단계는 귀찮아 보이지만 적절한 도움만 있다면 쉽고 간단하게 진행할 수 있어요.


 UX 라이터는 마이크로카피로 이런 과정을 도와요. 마치 사용자의 바로 옆에서 과정을 안내하는 것처럼요. 우리 앱을 처음 써본 사람과 여러 번 써본 사람 모두를 잘 안내하는 게 중요해요.

 UX 라이터는 마이크로카피만 쓰는 사람이 아니에요. 전사에 공유할 가이드라인도 만들어야 하죠. UX 라이터가 해야 하는 일 3가지를 하나씩 알려드릴게요.



 첫번째, 보이스와 톤을 정립해야 해요. 브랜드 보이스 혹은 톤 오브 보이스는 조직이 앱이나 웹, SNS, 광고 등으로 타깃과 소통할 때 드러나는 독특한 스타일이에요.


 보이스로 사람들이 광고를 보고 앱을 다운로드하고 홈페이지에 들어오거나 고객센터에 문의할 때 제품에 대한 신뢰를 쌓을 수 있어요. 브랜드 보이스가 항상 타깃을 고려하는 이유죠. 저희의 앱을 쓰는 사람은 아주 넓은 지역에 퍼져 있어 타깃을 특정 지역으로 좁히는 게 어려워요. 그래서 어느 문화권에서나 통하는 차분하고 진중한 보이스를 구축했어요.


 보이스는 상황과 환경에 따라 조금 다르게 느껴질 수 있어요. 이걸 톤이라고 해요. inDriver는 SNS에선 아주 친근한 태도를 취하지만 고객지원 업무를 할 땐 더 정중하고 인간적이고 배려심이 있는 것처럼 보이려고 해요.

원문

 위 화면 예시에서 보이스와 톤을 적용한 방법은 이래요.

  • 좀 더 가벼운 느낌으로 마이크로카피를 다시 썼어요.
  • 저희가 이 화면에 공들였다는 걸 보여줬어요.
  • 중요한 정보가 무엇인지 알리고 충분한 존중을 표했어요.


 또 버튼 캡션에 젠더뉴트럴한 문구를 넣고 불필요한 체크박스도 없앴어요.



 두번째, 가이드라인을 만들어야 해요. 가이드라인은 UX 라이팅 팀의 필수 문서예요. 가이드라인은 조직 내부의 텍스트 규칙을 담고 있어요.


 가이드라인에는 사용자의 시간을 아껴 주는 ‘명확한 마이크로카피 쓰는 법’ 같은 게 들어가요. 물론 가이드라인에 문법 규칙이 포함되긴 하지만 인터페이스의 명확성에 조금 더 초점이 맞춰진 문서죠. 구두점, 대문자와 소문자의 사용 등의 테크닉은 온전히 UX 라이터 자신에게 달려 있으니까요.


 inDriver의 가이드라인은 회사와 사용자 모두에게 유용한 것에 초점을 맞췄어요.

  • 단순히 마이크로카피의 길이를 줄이기 위해 짧게 쓰지 않는다. 마이크로카피가 더 길어져서 더 유용해졌다면 그건 맞는 방법이다.
  • 문장부호가 적을수록 명확해진다. 사용자가 의문을 품을 만한 내용은 모두 없앤다.
  • 마이크로카피는 모호하지 않아야 하고, 번역할 수 있는 형태여야 한다.
원문

위 로그인 화면 예시에 가이드라인을 적용한 방법은 이래요.

  • 타이틀에서 마침표(.)를 뺐어요.
  • 전화번호 입력 양식을 지역에 맞게 바꿨어요.
  • 확인 화면으로 연결되기 때문에 버튼 이름을 ‘확인’에서 ‘다음’으로 바꿨어요.
  • SNS 아이콘 위쪽의 레이블과 화면 가장 아래의 유의사항 텍스트를 편집했어요.



 세번째, 단어장(용어집)이에요. 저희 제품의 다양한 UI 요소를 이름 붙일 때 쓰는 용어들이 포함돼 있어요. 이걸 정리해두면 원치 않는 용어 중복을 방지하고 각 UI 요소를 이해하기 쉽게 만드는 데 도움이 돼요.

 예를 들어 앱의 특정 섹션을 ‘Balance’라고 이름 붙였으면 이 이름을 쭉 써야 해요. 앱의 다른 구역에서 ‘Wallet’이나 ‘Finance’라고 불러선 안 되는 거죠.

원문

 위 화면은 단어장(용어집)을 적용한 사례예요.

  • 이전 화면에서 이 화면을 ‘Options’라고 말해두었기 때문에 팝업의 타이틀을 여기에 맞춰 바꿨어요.
  • 옵션 항목들을 더 이해하기 쉽게 개선했어요.
  • 이런 옵션 저장 화면에선 버튼을 ‘Apply’라고 써왔기 때문에 버튼도 바꿨어요.
  • 입력 필드의 플레이스홀더를 ‘Comments’로 바꾸고 화면 아래로 내렸어요. 중요도가 상대적으로 낮은 요소니까요.

 비즈니스를 위한 UX 라이팅



 비즈니스에 UX 라이팅이 어떻게 도움이 되는지 설명하기 위해 제품의 세 가지 기본 원칙을 다시 살펴볼게요.


 제품이 단순한 아이디어와 명확한 베네핏을 갖고 있다면 마이크로카피는 그걸 사용자에게 잘 설명하고 증명하는 도구가 될 거예요.

 저희 제품팀이 업데이트된 버전의 앱을 점검하고 있을 때 저희 UX 라이팅 팀은 텍스트가 좀 무관심한 말투라는 걸 깨달았어요. 로봇처럼 딱딱하고 난해한 형식이었죠. 사용자가 텍스트를 이해하지 못하고, 저희가 똑똑한 척한다고 느낄 만한 상황이었어요.

원문

 그래서 위에 보이는 팝업을 좀 더 캐주얼하게 개선했어요. 계정 삭제 과정을 설명하는 팝업이에요. 불필요한 정보를 모두 지우고 모호한 버튼 이름을 바꿨어요.

 사람들은 제품에 편안함을 느끼면 자주 쓰고 주변에 추천해요. 그렇게 입소문이 나고 사용자 수가 증가하는 거죠.



 조직이 타깃층을 이해한 상태라면 마이크로카피는 브랜드를 사람인 것처럼 보이게 만들어 줘요. 사용자와 소통하고 신뢰 관계를 구축해 나가면서요. 제품 뒤에 제품을 만드는 ‘사람들’이 있다는 걸 보여주는 게 핵심이에요. 브랜드 보이스를 꿋꿋이 유지하면서요.


 많은 사람의 니즈를 충족시키는 방법 중 하나는 일부 지역에서만 쓰이는 유머나 속어 없이 보편적인 말들로 마이크로카피를 쓰는 거예요. 그러면 전 세계의 더 많은 사람이 제품을 이해하게 돼요.


 UX 라이팅은 접근성의 영역에도 속해요. ‘화면 왼쪽의 녹색 버튼을 누르세요’와 같은 카피를 쓰면 몸이 불편하거나 장애를 가진 사람이 이해하지 못 할 수도 있기 때문이죠. 세계보건기구에 따르면 7명 중 1명은 하나 이상의 장애를 갖고 있다고 해요. 해가 쨍쨍할 때 색을 구별하기 어려워지는 현상과 같이 상대적으로 사소하고 일시적인 장애까지 포함해서요.


 UX 라이터의 목표 중에는 예측가능한 고객문의를 미리 커버하는 것도 있어요. 예시로 보여드린 본인인증화면 기억나시죠? 등록한 사진은 절대 다른 용도로 쓰이지 않는다고 썼더니 2주만에 지표가 7% 상승했어요.



 소프트웨어 개발에 힘쓰면 사용자는 ‘모든 게 잘 작동되고 있군’이라는 생각조차 못 할 거예요. 이런 환경에선 마이크로카피의 위력이 훨씬 증가해요.


 저희의 테스트 자료에 따르면 사람들은 마이크로카피가 더 읽기 쉽고 스캔하기 쉬울 수록 더 잘 이해해요. 이를 위해선 프로그래머도 마이크로카피에 주의를 기울여야 해요. 그렇지 않으면 행갈이나 여백이 엉망이 될 테니까요. 개발팀은 디자인된 화면이 렌더링한 레이아웃과 정확하게 일치하는지 확인해야 해요.




 이번 아티클을 요약하며 마무리할게요. UX 라이팅은 제품을 어떻게 도울까요?

  • 경쟁우위를 가져다 줘요.
  • 제품을 수용하는 사용자 범위를 확대시켜요.
  • 제품이 시대가 요구하는 윤리에 뒤처지지 않도록 도와요.
  • 진정성 있고 장기적인 관계를 구축해요.


 UX 라이팅은 제품에 대한 투자예요. 적절한 마이크로카피는 조직이 더 많은 고객에게 접근하도록, 더 다양한 시나리오에서 작동하도록 도와요.

 사용자를 고려하고 그들의 경험을 관찰함으로써 제품은 버전업해요. 사용자를 돕고 조직의 성장을 촉진하는 제품으로요.


 아티클을 읽어주셔서 감사드려요.

1. 원문으로 보고 싶으시면,
여기를 클릭하세요.

2. 이번 호 아티클의 저자인 Lisa Vorobeva의 링크드인 프로필이 궁금하다면,
여기를 클릭하세요.
오늘 뉴스레터 어떠셨나요? 구독자님의 의견이 궁금해요!
피드백 남기러 가기
수신거부 Unsubscrib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