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커버그에게 메타버스란 포기할 수 없는 게임체인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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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리콘밸리 비호감도 1위 CEO 마크 저커버그, 과연 메타를 메타버스의 수렁에서 구할 수 있을 것인가? 

작년 9월 시가총액 1조 달러 클럽에 합류하며 신기원을 열었던 메타(구 페이스북)는 불과 1년만에 기업 가치가 4분의 1로 쪼그라들며 고난의 시기를 지나고 있습니다. 특히 3분기 실적 발표 이후 하루만에 주가가 19% 폭락하며 미국 증시에서도 시가총액 20위 권 밖으로 밀려나는 수모를 겪었습니다.
메타를 둘러싼 비난과 우려는 하루이틀이 아닙니다. 성과가 보이지 않는 메타버스 투자에서부터 광고판으로 전락하며 사용자가 떠나고있는 페이스북, 연방거래위원회 (FTC), 법무부와 백악관 삼각편대로부터 집중 견제를 받고 있는 규제리스크에 마크 저커버그의 비호감 이미지까지 더해지며 바람잘 날이 없는 곳이 바로 메타입니다.

하지만 페이스북은 여전히 전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있는 플랫폼일 뿐 아니라 삼성전자보다 시가총액이 높은 빅테크 기업입니다. 또한 세상에서 가장 부질없는 일 중 하나가 빅테크 걱정이란 말도 있습니다. 과연 메타의 위기는 얼마나 심각하며, 가장 근본적인 원인은 무엇일까요?

오늘 뉴스레터에서는 뇌피셜과 비호감은 접어두고 페이스북을 둘러싼 위기설이 정말 신빙성은 있는 것인지, 페이스북과 마크 저커버그는 왜 그렇게 메타버스에 집중하는지 알아보고자 합니다. 이를 위해 우선 2주 전 Altimeter Capital의 수장 브래드가 보낸 '공개 서한'의 내용부터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세 줄 요약
  • 기존 사업이 정체되는데 신사업 투자규모가 급증하자 메타의 미래에 대한 주주들의 우려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 저커버그는 메타버스를 선점해 애플과 구글이라는 모바일 플랫폼의 양대산맥을 벗어나고 싶어합니다.
  • 상장사가 가시적인 성과가 보이지않는 프로젝트에 수십조 원을 투자할 수 있는 건 저커버그가 가진 차등의결권이 원동력이란 점에서 메타의 거버넌스 이슈가 대두될 전망입니다.
주주들은 이익과 현금흐름 중심의 경영을 요구하고 나섰습니다

실리콘밸리의 크로스오버 헤지펀드 Altimeter Capital의 브래드는 지난 10월 24일 마크 저커버그와 메타 이사회에 보낸 공개 서한을 통해 직접적으로 경영 개선을 요구하고 나섰습니다. '이제 살을 뺄 시간 (Time to get fit)'이라 칭한 서한에서 브래드는 메타의 경영 목표를 '잉여현금흐름' 개선으로 전환할 것을 요구하고 이를 위해 아래 세 가지 항목을 제안합니다.

  • 인력 20% 구조조정
  • 연간 CAPEX 투자 50억 달러 삭감
  • 메타버스에 대한 투자는 연간 최대 50억 달러로 제한

브래드는 이 모든 것이 합리적인 경영을 하자는 제안이라고 강변합니다. 인력 20% 감축은 2021년 수준의 규모로 돌아가자는 것이고, 현재 메타의 연 300억 달러에 달하는 CAPEX는 애플, 테슬라, 트위터, 스냅, 우버의 CAPEX를 모두 합한 수치를 넘어서는 비합리적인 수준이라고 강조합니다. 마지막으로 미래 먹거리는 중요하지만 사람들의 비웃음거리로 전략한 리얼리티랩(메타버스)에 대한 투자는 일정 수준으로 제한할 필요가 있다고 일갈합니다.
2021년 4분기 15조 원 수준이었던 분기 잉여현금흐름은 3분기만에 2천억 원대로 수직 낙하
본업(페이스북 + 인스타 + 와츠앱)의 전망이 밝지 않습니다

메타의 실적 악화의 가장 큰 원인으로 메타버스 투자를 꼽고 있지만 사실 본업의 미래 전망 또한 그리 밝은 상황은 아닙니다. 99% 광고 수입에 의존하는 페이스북, 인스타그랩 및 와츠앱 사업의 경우 '애플'과 '틱톡'이라는 거대한 장벽을 만나 허덕이고 있는 모습입니다. 

우선 작년 4월 애플이 도입한 '앱 추적 투명성(ATT)' 정책은 메타의 광고 매출에 직격탄이 되고 있습니다. 애플이 '개인정보 보호'를 목적으로 iOS의 광고식별자의 디폴트 값을 '활성화'에서 '비활성화'로 변경하면서 광고 정보 제공에 동의하지 않는 사용자의 비중이 큰 폭으로 늘었고, 그 결과 스마트폰으로 수집한 정보를 통해 적중률이 높은 '타겟' 광고를 자랑하던 페이스북은 창사 이후 처음으로 연간 매출 성장률이 마이너스로 돌아서는 굴욕을 겪게됩니다.
올해 2분기 부터 창사 이래 처음 연간 기준 매출 역성장을 기록한 Meta
또한 틱톡과의 경쟁에서 갈수록 밀리고 있다는 점도 뼈아픈 부분입니다. 일명 '아저씨앱'으로 전락한 페이스북은 그렇다 치더라도 10대 사용자 비중이 높은 인스타그램에서도 틱톡과 유사한 '릴스' 등을 선보이며 '패스트팔로워' 전략을 취하고 있지만 오히려 사용자의 몰입도 측면에서는 점점 격차가 벌어지고 있습니다.

틱톡의 모회사인 바이트댄스는 2022년 1분기 $18.5Bn의 매출을 기록하였으며, 이는 같은 기간 메타 매출의 65%에 이르는 수준입니다. 더욱 놀라운 점은 바이트댄스의 전년 동기 대비 매출 성장률이 54%에 이른 반면 메타의 매출은 같은 기간 7% 성장에 그쳤다는 점입니다. 이러한 추세가 이어질경우 틱톡이 메타를 추월하는 것은 시간문제로 보입니다.
사용자의 이용시간과 이용시간 성장율 모두에서 페이스북/인스타그램과 틱톡의 격차는 벌어지는 중
메타버스는 아직 갈길이 멀어 보입니다

적어도 저커버그는 메타버스에 진심으로 보입니다. 본업 경쟁력이 약화되고 있지만 사명을 '메타'로 변경할 정도로 메타버스에 올인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문제는 메타가 하겠다고 하는 메타버스가 무엇인지 이해하는 사람이 별로 없다는 것이죠.
 
올해들어 메타의 Capex 투자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는 이유도 바로 메타가 만들어가고있는 메타버스 생태계 '리얼리티랩'의 AI 및 데이터센터 인프라에 투자를 이어가고 있기 때문입니다. 
투자자들의 간담을 서늘하게 만든건 실적발표에서 CFO가 직접 나서 2023년에는 리얼리티랩 투자 금액이 더욱 늘어날 것이라고 공언했다는 점입니다. 매출이 정체되고 그나마 벌고 있는 돈도 신사업에 고스란히 투자하며 잉여현금흐름이 0에 수렴하고 있는데 앞으로 투자 규모가 더 늘어날 것이라고하니 투자자들이 거의 투매에 가까운 반응을 보인 것입니다.
장기적으로 CAPEX가 내려오겠지만 2023년에는 리얼리티랩 투자가 더욱 증가할 것이라는 메타 CFO의 언급
물론 페이스북의 메타버스에 대한 투자를 무조건 잘못된 방향이라고 비난할 수는 없습니다. 몇 년에 걸쳐 수십 조원이 투입되는 프로젝트에 대해 초기 사용자 및 제품을 가지고 전체의 모습을 제단하는 것은 섣부른 판단이기 때문이죠. 특히 메타는 리얼리티랩에 대한 투자를 향후 10년의 프로젝트라고 공언하고 있습니다. 게다가 2015년의 오큘러스 인수 당시부터 소셜플랫폼의 미래는 메타버스라는 비전을 피력한 바가 있죠.

여기서 한 가지 궁금해지는 사항은 왜 메타버스인가 하는 점입니다. 저커버그는 도대체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 것일까요?
8년 전 이메일에서 찾을 수 있는 저커버그의 본심

지난 2019년 오큘러스의 페이스북 인수 이야기를 다룬 책 'The History of the Future' 출판 당시 이와 함께 공개된 당시 과거 페이스북의 내부 전략을 담은 이메일을 통해 저커버그가 왜 전혀 2014년 오큘러스 인수에서부터 현재의 메타버스에 올인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는지에 대한 단서를 찾을 수 있습니다.

"We are vulnerable on mobile to Google and Apple because they make major mobile platforms."

저커버그는 2015년 AR/VR에 강점을 가진 게임엔진 개발 솔루션 유니티(Unity)의 인수 필요성을 설파하는 내부 이메일에서 최근 벌어지고 있는 애플과의 갈등 상황을 정확히 예언한 듯한 언급을 하고 있습니다. 페이스북의 핵심 사업이 모바일 '앱'에 머물러있는 한, 모바일 생태계를 좌우하는 애플과 구글에 종속될 수 밖에 없는 숙명을 말이죠.
5대 빅테크 기업인 애플, 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 구글, 페이스북을 놓고 누구도 침범할 수 없는 '해자 (Moat)'를 가졌느냐를 질문해볼 때, 페이스북의 가장 큰 약점은 어떠한 하드웨어나 소프트웨어 운영체제 및 인프라를 장악하지 못하였다는 점입니다.

아마존은 미국 전역을 장악한 이커머스 물류망과 충성도 높은 프라임 고객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여전히 데스크탑 OS를 장악하고 있으며, 모바일 OS는 애플과 구글이 양분하고 있습니다. 게다가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 구글은 클라우드라는 Web2 시대의 전세계 인터넷 인프라도 과점하고 있죠. 하지만 페이스북은 엄청난 매출과 이익률에도 불구, 사업의 본질이 '앱'에 머물러있어 플랫폼 종속성을 벗어날 수 없다는 치명적인 약점이 있습니다. 최근의 광고 매출 둔화는 사실 그 결과라고 볼 수 있죠.

그래서 저커버그는 이미 10년 전부터 모바일 다음의 컴퓨팅 플랫폼을 선점해야 한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습니다. 특히 2012년 페이스북 상장 이후 모바일에 대한 대응이 뒤쳐졌다는 점이 문제로 지적되며 주가가 폭락하자 1년 간 전투모드로 사업을 뜯어고쳐 2013년부터 광고 매출이 본궤도에 오를 수 있었다는 점을 상기해볼 때 '모바일' 다음 세상은 우리가 주도해야한다는 건 어찌보면 당연한 결론이었습니다. 그 당시에는 모바일 다음 컴퓨팅 폼팩터가 'AR/VR'로 보였고 팬데믹을 거치면서 '메타버스'란 개념으로 발전한 것 뿐입니다. 세상이 저커버그를 이해하지 못하더라도 저커버그는 10년 째 페이스북의 해자를 위한 핵심 전략에 올인하고 있는 것입니다.

물론 투자자들도 페이스북 - 메타의 전략적 방향성에 대해 이의를 제기하지는 않습니다. 성공 여부와는 별개로 기업의 영속성을 위해서는 반드시 필요한 투자라는 점에 공감을 하고 있기 때문이죠. 문제는 과연 페이스북이 투자되는 시간과 돈에 걸맞는 결과물을 만들어내고 있느냐는 '실행력'에 대한 부분일 것입니다.
백 번 양보하더라도 투자자들은 '왜 이렇게 많은 돈이 필요하냐'에 대한 답을 찾지 못하고 있는 모습입니다. 저커버그가 2026년까지 메타버스에 투자하겠다는 규모가 90조 원에 이르는데 이는 구글이 자율주행차 개발에 투자한 자금이나 스페이스X가 재사용 로켓을 개발하는데 들어간 자금 규모를 훨씬 넘어서는 수준입니다. 무엇을 하겠다는지도 불분명한데 밑빠진 독에 물붓는 식으로 투자가 이뤄지니 주주들의 기대가 우려로 바뀌고 있는 것입니다.
저커버그라서 가능한 실행 방식

마지막으로 한 가지 생각해볼 점은 매 분기 실적으로 평가받는 상장사로서, 특히나 주주 자본주의가 발달한 미국에서 10년을 내다보는 미래 투자를 과감하게 집행한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가 하는 점입니다.

얼마 전 출간된 델 컴퓨터의 창업자 마이클 델의 자서전 'Play Nice but Win'을 보면 델이 소비자를 대상을 컴퓨터를 판매하던 델 컴퓨터를 B2B 소프트웨어 기업으로 변화시키기 위해 수십조원을 들여 회사를 상장폐지시키는 모습이 자세히 묘사되어 있습니다. 특히 상장폐지 이후 M&A를 하거나 미래를 위한 투자를 할 때 일일이 주주를 설득할 필요가 없어 진정한 자유를 맛봤다는 마이클 델의 표현에서 상장사가 장기 비전을 위해 대규모 투자를 집행하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를 곱씹어볼 수 있습니다.

사실 저커버그가 주주들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대규모 신사업 투자를 밀어붙일 수 있는 가장 근본적인 원동력은 바로 차등의결권을 통해 60%에 가까운 메타의 의결권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물론 차등의결권이 만능은 아닙니다. 주주들이 이러다 공멸한다는 생각으로 소송 등의 방식으로 압박하기 시작하면 저커버그도 영향을 받을 수 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사실 메타 주식의 0.5%를 보유하고 있고 의결권은 그보다 훨씬 적은 Altimeter Capital의 공개 서한이 그 물꼬를 텄다는 점에서 파급력이 있는 것입니다.

실리콘밸리는 비전이 있는 창업자에게 굉장히 관대한 곳입니다. 아마존의 베조스, 테슬라의 머스크 그리고 페이스북의 저커버그처럼 창업자가 장기간 회사를 이끄는 것을 이상적인 모습으로 여기는 문화도 있고, 비전을 가진 창업자가 회사를 이끌어야 테슬라처럼 상식의 범위를 뛰어넘는 차원이 다른 회사가 탄생할 수 있다는 믿음도 강합니다.
저커버그의 차등의결권은 주주의 눈치를 보지 않고 대규모 투자를 주도할 수 있는 원동력
하지만 최근 주가가 폭락을 거듭하며 빅테크의 반열에서 밀려난 저커버그의 '메타'와 에반 스피겔의 '스냅'이 창업자에게 절대적인 권한을 부여하는 차등의결권을 가진 회사라는 점에서 이번 메타의 부진이 테크 기업의 거버넌스 이슈로 비화될 조짐도 나타나고 있습니다. 만약 앞으로도 저커버그가 주주들의 경고를 무시하고 대규모 자금을 계속 메타버스에 투자한다면 내년부터 이야기는 굉장히 다른 양상으로 전개될수도 있을 것입니다. 과연 저커버그가 이번 난관을 헤쳐나가는 리더쉽을 보여줄 수 있을 지 관심이 가는 대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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