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레터에 소개해드린 더티맵 시즌2. 혹시 몰라서 오늘 한 번 더 간단히 설명드릴게요. 더티맵이 플랫폼으로 사용하는 카카오맵은 즐겨찾기 폴더 한 개당 '500곳'까지만 등록할 수 있습니다. 지난 크래프트 티 페스티벌 기간 팽주님들의 열혈 제보 덕분에 500곳을 훅 넘어버려서 새로운 폴더(=더티맵 시즌2)를 팠어요.

번거로우시겠지만👉 이 폴더를 구독👈해두어야 앞으로 등록되는 새로운 티플레이스를 지도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 더티맵 시즌2에도 벌써 9곳의 티플레이스가 등록됐어요. 왠지 1000곳이 금방될 것 같은 불길... 아니 즐거운 예감이 드는군요😆

지난 레터에 이어 이번 더티레터도 처음으로 받아보시는 팽주님들이 많이 계실듯 한데요. 더티레터에 대해 궁금하다면 지난 연말 발행한 더티레터 총결산편을 읽어보시길 추천합니다.

우리나라의 '차밭'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곳은 어디인가요? 보통은 구례와 하동, 보성과 제주 정도죠. 지난 가을 더티레터가 방문했던 강진만해도 "차밭이 있는 줄 전혀 몰랐다"는 팽주님들이 정말 많았어요.(🙋‍♀️저도 그 중 한 사람) 그런데 알아가면 알아갈수록, 우리나라는 전국이 온통 🌱차밭이라는 걸 새삼 깨닫게 됩니다.

지난달 다심헌 제다연수로 특별한 다원 한 곳을 방문했습니다. 바로 충남 청양 칠갑산 자락에 위치한 온직다원. 청양은... 청양고추의 고장 아닌가? 칠갑산은... 우리 엄마가 좋아하는 노래 아니던가? 저도 그렇게만 생각했는데요. 1만2000평에 달하는 번듯한 차 산이 있었습니다. 서울에서 무려 당일치기가 가능한 청양의 차밭은 어떤 풍경이고 어떤 차맛인지 지금부터 함께 가보시죠!

온직다원의 김기철 대표님은 원래 하동에서 차를 만드셨었대요. 그러다 어느 날 고향인 청양에서도 차 농사를 지어봐야겠다 결심하고 하동 화개의 차 씨앗을 가져와 산에 심었어요. 이번에 처음 안 사실인데요. 차는 묘목을 심으면 생존률이 엄청 낮대요. 겉으로 보기엔 작은 나무여도 땅 속 아주 깊은 곳까지 뿌리를 내리는 식물이기 때문이라고. 차밭을 조성하려면 씨앗부터 파종해 키우는 방법 뿐인거죠. 아무래도 지리산 자락보다는 기온이 낮기 때문에 초반에는 적응하지 못하고 죽는 차나무도 있었지만, 씨앗을 뿌린지 20년이 지난 지금 차나무들도 칠갑산에 적응하고 튼튼하게 자라나고 있다고.

이날 온직다원에서 만든 차는 녹차! 우리 팽주님들은 다 아시죠? 녹차나무랑 홍차나무가 따로 있는게 아니라 다 같은 차나무라는 것을...!(지난주에도 같은 질문을 받았기에 혹시나하여 적습니다) 위에 첫 번째 사진 속 작은 연두색 잎사귀들이 바로 차싹입니다. 이걸 똑똑 끊어다가 가운데 사진과 같이 고온으로 달궈진 무쇠 솥에 덖습니다. 두 손으로요! 이걸 꺼내어 세 번째 사진처럼 김밥 말듯 손으로 굴려(유념)주고, 다시 덖고 굴리기를 반복하다가 마지막으로 90도 정도의 온도에서 약 한 시간 가량 천천히 볶아줍니다. 이 마지막 과정을 '맛내기' 작업이라고 하는데요. 여기에서 차 맛이 결정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중요하다고. 실제로 맛내기를 하기 전과 한 후의 차를 비교해서 마셔봤는데요. 맛내기 이전과 후의 맛이 완전히 다르더라고요. 맛내기 이전에 나던 풋내가 맛내기 이후엔 삭- 가라앉아 신기했어요.

유념 방식도 지난해 방문한 구례, 하동의 다원과 살짝 달랐는데요. 작년엔 손으로 동그란 공을 만들듯 굴려주는 방식이었다면 온직다원에선 김밥처럼 원기둥 형태로 굴렸어요. 찻잎에 일정한 압력을 가해 골고루 유념하기 위함이라는 설명.

맛내기를 마치자마자 바로 솥에서 꺼내 우려 마셔본 따끈따끈한 청양의 차. 제가 만들어서 하는 말이 아니라요. 진심으로 맛있었습니다! 아쉽게도(?) 매콤한 맛은 전혀 나지 않았고 청량하고 깔끔해서 제 입맛에 딱이었어요. 이날 하루 종일 일하고 돌아온 차는 1인당 20g이었는데(노동 대비 효율 무엇...?) 아주 아껴아껴 소중하게 마시는 중이랍니다. 다음엔 또 어느 예상치 못한 곳에서 차밭을 만나고 차를 마시게 될까, 기대하면서요!

어느날 차에 빠져들어 20년째 차밭을 가꾸고 계시다는 대표님 부부, 그리고 대표님께 수년째 차를 배우고 있는 제자들을 보며 참 신기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대체 차가 뭐길래 사람들을 이렇게까지 매료시키는 걸까요? 팽주님은 그 이유가 뭐라고 생각하세요?

자신만의 찻자리를 만들어가는 티크리에이터 모임 티포원 클럽. 차를 좋아하는 분이라면 인스타에서 활발하게 활동 중인 티포원클럽과 클럽장 차 마시는 나무늘보님을 모두 아실텐데요. 지난 크티페에서 멤버들이 힘을 합쳐 세상 멋진 찻자리를 보여줬어요. 근데 저는 그 시간 더티레터 부스를 챙기느라 차 한 방울 못 마시고 왔답니다...? 이런 아쉬움을 해소해주기 위해 크티페 앵콜 다회를 열어주신다고!!! 서울 성수동에 위치한 일리에에서 진행되며 작성 시간 기준 6월 21일 2석이 남아있다고 합니다. 전 이미 예약 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