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C 공시 자료를 통해 밝혀진 어도비 - 피그마 인수 협상 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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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주간 주목했던 글로벌 테크 & 스타트업 소식을 전합니다
어도비 - 피그마 M&A 비하인드 스토리
지난 1월 어도비 공시자료를 통해 상세하게 공개된 피그마 인수 과정, 빅테크의 대형 스타트업 진행과정에 대한 한 편의 매뉴얼
작년 9월 15일, 어도비가 디자인 협업 소프트웨어 기업 피그마(Figma) 인수를 발표한 지 정확히 5개월이 지났습니다. 당시에도 인수 가격은 물론, 26조 원에 달하는 어도비의 과감한 베팅이 화제가 되었던 거래였습니다. 본 뉴스레터에서도 두 번에 걸쳐 해당 M&A를 상세히 다루었었죠.


보통 대형 M&A가 발표되고나면 누가 얼마나 돈을 벌었는지와 같은 해피엔딩 스토리에 스포트라이트가 집중되고는 금방 잊혀지곤 합니다. 하지만 M&A를 진행하는 입장에서, 그리고 실제 회사를 운영하는 입장에서 인수 발표는 사실 또다른 시작을 의미합니다. 우선 어도비와 피그마 팀은 꾸준히 인수통합 및 제품 번들링 전략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또한 아직까지 공식적으로 거래가 종결된 상황도 아닙니다. 미 법무부의 반독점 심사가 남아있고, 사업을 영위하는 국가에서 합병으로 인한 경쟁제한에 대한 심사도 여전히 진행 중입니다.

오늘 뉴스레터에서는

  • 인수 발표 이후 5개월이 경과한 현 시점에서 해당 거래는 어떻게 진행되고 있고, 시장은 이를 어떻게 바라보고 있는지 살펴보고
  • 지난 달 어도비가 공개한 피그마 인수 과정에 대한 상세한 기록을 통해 빅테크 기업의 스타트업 인수가 어떤 과정으로 전개되는지 다루고자 합니다.
  • 마지막으로, 지난 주 피그마 창업자 딜런이 참석한 대담을 통해 26조의 엣싯을 경험할 30살 창업자의 이야기도 들어보고자 합니다.

어도비 - 피그마 M&A, 순항하고 있나?

최근 어도비와 피그마 인수와 관련하여 피그마의 절묘한 타이밍에 대한 이야기가 많습니다. 5개월 전인 지난 9월만 해도 빅테크 기업들이 대규모 구조조정에 나설 것이라 예상한 이들은 많지 않았죠. 하지만 지난 3분기 실적 발표 직후인 11월부터 메타,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세일즈포스 등 대부분의 빅테크 기업이 구조조정에 동참하면서 어도비-피그마 이후 빅테크 주도의 빅딜 뉴스는 전무한 상황입니다.

아무래도 대형 M&A는 전사적인 경영 방향에 영향을 많이 받다보니 어도비의 피그마 인수 또한 한 분기만 늦어졌더라도 거래가 결렬되었을 것이라 보는 시각이 우세합니다. 또한 비자 - 플레이드(Plaid) 사례처럼 어도비 - 피그마 거래도 반독점 등 규제 이슈로 인해 승인이 지연된다면 예상치 못한 결과가 나올 가능성도 존재합니다.

(1) 시장은 여전히 거래 파기를 원한다(?)

어도비의 피그마 인수 발표 당시 어도비의 주가가 30% 가까이 급락하며 투자자들이 실망감을 드러낸 바 있습니다. 이후 4분기 견조한 실적을 발표하며 주가는 서서히 회복되고 있지만, 지난 1월 있었던 미국 기술주의 미니랠리를 생각해보면 여전히 투자자들이 어도비의 미래에 대해 그리 열광하지는 않는 모습입니다.
어도비 주가는 최근 피그마 인수 발표 이전 수준까지 회복한 모습입니다. 하지만 지난 6개월 주가 수익률은 여전히 -16%에 달하며 이는 빅테크 기업 중 아마존과 함께 최하위 수준입니다. 경기 침체가 예상됨에도 사업 구조조정 및 운영 효율화보다 대형 M&A에 거금을 써버린 경영진의 판단에 대해 투자자들은 판단을 유보하는 모습입니다.

(2) EU는 경쟁제한여부 검토 중

지난 번 뉴스레터에서 언급한대로 최근 바이든 정부의 기조를 볼 때, 본 거래가 DOJ의 반독점 심사에서 난관이 예상된다는 점은 어느정도 예측가능한 사안이었습니다. 최근 빅테크 기업의 소규모 M&A라도 미래 경쟁 제한이 예상된다면 강경한 입장을 취해오고 있기 때문입니다. 

지난 2월 15일에는 EU에서 해당 투자 건에 대한 검토를 시작할 것이라고 발표하면서 "협업형 제품 디자인 및 화이트보드 소프트웨어 분야의 경쟁에 심대하게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가능성"을 언급하였습니다. 아직까지는 EU의 입장이 회원국의 요청에 따른 형식적인 절차이지만, 미국 DOJ 및 영국 반독점 심사의 결과에 따라 영향을 받을 가능성도 배재할 수 없습니다. 

(3) 피그마 사업은 순항 중

하지만 당분간 독립적으로 운영될 피그마는 어도비를 발판 삼아 더욱 공격적으로 경영에 나서는 모습입니다. 피그마의 기존 사용자들은 어도비 인수 이후의 제품 경험에 대해 우려가 있었지만, 인수 당시부터 기대한대로 기존 어도비 사용자들이 대거 피그마로 유입되면서 통합 플랫폼에 대한 기대 또한 높아지고 있습니다.
어도비의 피그마 인수 이후 방문객 수가 급증하고 있는 피그마 (출처: Piper Sandler)
특히 그림까지 그려주는 생성AI가 미래 기술의 핵심으로 부각되면서 디자인 협업 툴을 지향했던 피그마 또한 AI 기술을 위협이자 기회로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AI가 디자이너를 대체하기보다는 디자이너의 생산성 향상을 위해 사용될 수 있다는 관점인 것이죠. 인력 조정에 나서고있는 어도비와 달리 피그마는 4분기에도 공격적인 채용에 나서며 인재들을 끌어모으고 있다는 소식입니다.

어도비 - 피그마 인수 비하인드 스토리

미국의 SEC에서는 인수, 합병 또는 주식교환이 예정된 거래에 대해 해당 거래와 관련한 상세 내용을 담은 공시문서 S-4 제출을 의무화하고 있습니다. 어도비는 피그마 인수와 관련하여 지난 1월 13일 상세 거래 내용과 관련하여 S-4를 공시하였으며, 이를 통해 해당 거래에 대한 자세한 내용들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몇 가지 흥미로운 점들을 짚어보면...

  • 어도비는 피그마의 시리즈D 라운드 이전인 2020년 초부터 인수 의사를 보여왔으며
  • 인수가 본격화된 이후 마이크로소프트를 거래에 초청하였으나 퇴짜를 맞았고
  • 피그마는 마지막까지 거래가격을 높이려고 했으나, 결국에는 애초에 어도비가 제시한 $20 billion에 거래가 체결되었습니다.

거래 진행 과정을 시간 순서대로 살펴보면...

😀 초반 탐색 전
  • 4월 20일: 어도비의 디지털 미디어 총괄 데이비드 와다니, 프로덕트 총괄 스캇 벨스키가 피그마의 창업자 딜런 필드에게 인수 의향 공식 전달
  • 5월 5일: 어도비와 피그마 NDA 체결 및 피그마 보안 정보 제공
  • 5월 25일: 피그마 이사회와 어도비 인수 제안 공유. 이사회에서는 1) 어도비와 논의 지속 2) 매도가격 높이기 위한 재무자문사 선정 3) 제3의 잠재적 인수자 접촉 결정
  • 5월 28일: 카탈리스트 파트너스(Qatalyst Partners)와 피그마 간 매도자문 계약 체결
  • 5월 29일: 피그마 CEO 딜런필드가 직접 마이크로소프트에 인수 참여 의향 질의
  • 5월 30일: 카탈리스트파트너스가 마이크로소프트 의향 점검
  • 6월 1일: 마이크로소프트-피그마 NDA 체결
  • 6월 5일: 피그마 CFO와 어도비 경영진 미팅 후 인수 구조 등 논의
  • 6월 6일: 피그마는 인수 가격 제안을 위해 필요한 추가 정보 제공

📰 LOI 협상 단계
  • 6월 19일: 어도비 넌바인딩 LOI 제출 - 인수가 $20 billion | 50% 현금 + 50% 어도비 주식 | CEO 포함 핵심 직원들의 이탈 방지를 위한 추가 $2 billion 인센티브(Retention Pool) 설정
  • 6월 20일: 마이크로소프트는 더 이상 참여하지 않을 것임을 통보
  • 6월 21일: 피그마 임시이사회 진행 후 어도비가 제안한 기업가치가 충분하지 않다는 점에 공감대를 형성하고 추가 협상 요구
  • 6월 22일: 딜런 필드는 어도비의 데이비드 와다니에게 전화해 주주들이 인수 가격에 만족하지 못한다고 전달
  • 6월 30일: 딜런 필드는 어도비와의 추가 통화에서 $23 billion 인수가격과 $3 billion Retention Pool 제안
  • 7월 1일: 어도비는 $20 billion이 최종 제안 가격임은 변함이 없으나 기존 $2 billion의 Retention Pool은 고민해보겠다고 답변
  • 7월 4일: 어도비는 수정된 넌바인딩 LOI를 통해 Retention Pool을 $2.3 billion으로 상향 조정
  • 7월 5일: 피그마의 딜런 필드는 $21.5 billion 의 인수 가격과 $2.3 billion의 Retention Pool을 인수 조건으로 다시 제시. 또한 어도비의 주식으로 지불하는 50%에 대해 특정 시점에 전환비율을 확정한 후 추후 주가가 변동하더라도 최대 10% 범위까지만 이를 반영한 수 있는 Collar 조건 제시
  • 7월 6일: 어도비는 인수 가격 $20 billion이 최종 제안임을 재확인
  • 7월 14일: 어도비는 수정 제안을 통해 $20 billion 거래가격과 50%는 어도비 주식으로 지급하며, Collar 조건은 수용 불가하나 특정기간의 평균단가를 적용하는 방식 제안. 또한 거래 불발 시 어도비가 피그마에게 역수수료(Reverse Termination Fee)를 지급하는 조건을 제시
  • 7월 16일: 피그마 이사회 임원들은 추가로 어도비에게 가격 조정을 요구할 경우 거래 파기 가능성이 있음을 고려하여 최종 가격을 받아들이는 대신 역수수료 등 추가 조건은 계속 협상하는 것으로 결정

📣 배타적 협상 단계
  • 7월 20일: 어도비는 수정 제안에서 기존의 인수 조건을 확인하고, 거래파기에 따른 역수수료를 $1 billion으로 제안. 해당 내용을 바탕으로 배타적 협상권 확보
  • 7월 22일: 어도비의 상세 실사 개시
  • 7월 30일: 합병계약서 초안 작성
  • 8월 5일 - 24일: 합병계약서 조문 협상
  • 9월 14일: 합병계약서 및 기타 거래 관련 계약서 작성 완료. 피그마 이사회 거래 최종 승인
  • 9월 15일: 장 개장 이전 계약서 서명 후 합병 발표
(오른쪽) 어도비의 협상을 진두지휘한 어도비의 CBO이자 디지털미디어 촐괄 데이비드 와다니
일반적인 M&A 사례에 비춰볼 때 어도비-피그마 인수 건은 큰 장애물 없이 일사천리로 진행된 거래입니다. 실제로 26조 원에 달하는 대형 거래가 3달 만에 완료된 것이죠. 또한 피그마의 이사회가 거의 메일 미팅을 진행하며 인수 가격을 조금이라도 높이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 하지만 마이크로소프트가 이탈한 상황에서 마지막에는 욕심부리기보다 거래를 받아들이는 모습도 인상적입니다. 거래 진행의 속도와 관련한 지표들을 보면...

  • 피그마가 재무자문사 선정에서 계약까지 걸린 시간: 3일
  • 마이크로소프트가 거래를 인지하고 NDA를 맺기까지 걸린 시간: 3일
  • 어도비가 NDA 체결 후 LOI 제출까지 걸린 시간: 45일
  • 어도비의 최초 LOI 제출에서 배타적 협상 계약까지 걸린 시간: 30일
  • 어도비가 최초 LOI 제출 이후 30일 동안 수정 제안을 제출한 횟수: 3회
  • 어도비가 배타적 협상권 획득 이후 최종 계약까지 걸린 시간: 60

거래 진행 속도로 미루어보건데, 창업자와 투자자들은 굉장히 적극적으로 거래에 임했다는 점을 유추해볼 수 있습니다. 특히 공동창업자들은 처음부터 이번에 회사를 매각하는 쪽으로 마음이 기울어 있었다는 생각도 듭니다. 또한 마이크로소프트를 초대하여 경쟁구도를 형성하려고 했지만 너무 일찍 이탈하는 바람에 최종 거래 가격 협상에서는 어도비의 협상력이 우위였다는 점도 엿볼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어도비가 2020년 초부터 인수에 관심을 보이며 접근했다는 부분도 흥미롭습니다. 하지만 피그마는 어도비와 처음 논의를 진행한 2020년에는 곧바로 안데르센호로위츠 주도로 시리즈D를 완료하고, 2021년 초에는 어도비의 CEO까지 나서 인수 의사를 밝혔으나 다시 그 해 6월 12조 원 기업가치로 시리즈E 라운드를 진행하며 철저히 몸값과 협상력을 높혀온 모습입니다. 하지만 경기 하락 조짐이 보이기 시작한 2022년 상반기에 세 번째로 인수 제안이 오자 적극적으로 어도비와의 협상에 나서며 결국 세기의 거래를 성공시킨 것입니다.

피그마 창업자 딜런필드와의 대담

2월 13일 샌프란시스코에서 유명 투자자인 엘라드 길(Elad Gil)과 피그마 창업자 딜런 필드 간의 대담 행사가 있었습니다. 딜런은 여전히 피그마의 CEO로서 회사를 이끌고 있으며, 어도비 인수 이후에도 계속 독립적으로 피그마를 운영하고 있지만, 30살의 나이로 수 조 원의 엑싯을 경험한 창업자의 생각과 경험에 여전히 사람들은 큰 관심을 보이고 있습니다.
Elad Gil - Dylan Field 대담 (링크 📹)
현재의 우선 순위
❓ 실리콘밸리에서는 성공한 창업자들이 여전히 현역에서 뛰며 흥미로운 프로젝트에 뛰어드는 사례가 많습니다. 스트라이프 창업자인 콜린스 형제는 최근 바이오공학 연구에 뛰어들었고, 코인베이스 창업자 브라이언 암스트롱도 생명연장을 연구하는 스타트업에 거금을 투자했죠. 혹시 현재 관심을 가지고 있는 미래 기술 관련 분야가 있나요?

👉 들어주신 예가 하나같이 바이오나 헬스케어와 관련이 있는게 어떤 (억만장자만 아는) 테마가 있는 건지 궁금하네요. 저는 여전히 '피그마'에 모든 것을 집중하고 있고, 어도비를 통해 우리가 인재 영입이나 제품 개발에서 가져올 수 있는 레버리지에 굉장히 들떠 있는 상황입니다. 사실 제가 관심을 가지고 있고, 여전히 잠재력이 크지만 충분한 관심을 받지 못한다고 생각하는 분야는 '데이터 시각화' 입니다. 미디어 기업 주도로 여러가지 시도가 있지만 여전히 기회가 큰 영역이라고 생각합니다. 언젠가 기회가 된다면 관련 분야에 좀 더 관심을 가지고 싶지만 아쉽게도 현재 제 모든 에너지는 여전히 피그마에 집중되어 있습니다.

피그마가 성공할 수 있었던 이유
❓ 피그마는 디자인 환경을 데스크탑에서 브라우저로 옮겨오면서 성공한 사례입니다. 그런데 왜 작곡이나 엔지니어링 설계와 같은 다른 전문 분야에서는 피그마와 같은 혁신이 더딘 걸까요?

👉 저는 장기적으로 모든 소프트웨어가 브라우저 기반의 협업 툴이 될 것이라고 봅니다. 하지만 기존의 소프트웨어도 네트워크효과나 사용자 전환 비용도 있기 때문에 단기간에 모든 전환이 일어나기는 어렵죠. 소프트웨어를 단순히 브라우저에서 구동 가능하게 바꾼다고 사용자 전환이 일어나는 것은 아닙니다. 핵심은 협업이라고 봅니다. 협업이라는 장치를 성공적으로 브라우저에 올릴 수 있다면 분명 차별화된 소프트웨어를 만들어낼 수 있다고 봅니다.

생성AI가 피그마에 미치는 영향
❓ 피그마라는 컨텍스트에서, 또는 피그마와는 별개로 생성AI에 대해 어떻게 보는지?

👉 피그마는 기본적으로 디자이너의 생산성을 높여주는 협업툴이기 때문에 생성AI를 어떻게 피그마에 적용할 것인지에 대해 고민이 많습니다. 또한 꼭 피그마가 아니더라도, 앞으로는 모든 산업이 어떤 형태로든 생성AI를 고려해야 할 것이라고 봅니다. 지금 사람들이 챗GPT를 통해 생성AI를 경험하는 속도가 가장 놀라운 것 같습니다. 기본적으로 생성AI는 우리가 일하는 방식을 근본적으로 바꿀 새로운 '도구'라고 봅니다.
실제 대담에서는 딜런의 향후 계획 뿐 아니라 피그마가 처음 제품을 출시했을 때의 경험, 회사의 위기, 어도비와의 협업, 학교를 자퇴하고 창업의 길로 들어설 수 있었던 계기 등 흥미로운 이야기들을 많이 접할 수 있었습니다.

사실 어도비의 인수 과정, 규제 이슈, 조 단위 거래 금액들이 언론에서 많이 언급되지만 피그마의 창업자 딜런 필드는 여전히 제품과 고객에 집착하는 전형적인 스타트업 CEO의 모습입니다. 딜런이 얼마나 어도비의 피그마와 함께 할지는 알 수 없지만 적어도 딜런이 피그마를 이끄는 한, 앞으로도 피그마의 미래는 밝다는 생각을 하게 한 의미있는 시간이었습니다.
금주의 그래픽
펀딩 금액이 크면 유니콘이 될 확률이 높다?  
스탠포드 경영대학원의 일리야 스트라불레프 교수는 스타트업의 펀드레이징과 관련한 다양한 분석을 진행하는 것으로 유명합니다. 지난 2월 17일 자신의 링크드인에 흥미로운 차트를 하나 올렸는데, 내용은 '시리즈A에 조달한 금액이 많을수록 유니콘이 될 확률이 더 높게 나타난다'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시리즈A에서 백만 달러 이하를 조달한 기업이 유니콘이 된 확률은 2.6%인 반면, 같은 라운드에서 삼천만 달러 이상를 조달한 기업이 유니콘이 된 확률은 10%에 달했다는 것입니다. 또한 해당 분석은 '상관'관계에 대한 것이지 '인과'관계는 아니란 점을 밝히고 있습니다.

얼핏 보면 '투자자들의 긍정적인 시각이 투자 금액에도 반영되고, 또 조달한 금액이 많을수록 사업이 성공할 확률도 높아지니 그럴 수도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런데 조금만 생각해보면 너무나도 당연한 의미없는 분석이 아닌가란 생각도 듭니다. 투자규모가 크다는 건 그만큼 기업가치가 높다는 건데, 처음부터 몇 백억원을 조달하면서 유니콘에 가까운 기업가치를 인정받으면 다음 라운드에서 유니콘이 되는 건 훨씬 수월하기 때문입니다. 정말 중요한 건 그게 의미가 있느냐는 것입니다.

유니콘을 언급하는 분석과 발표의 가장 큰 맹점은, '유니콘'이란 것이 어떤한 성과나 성취를 의미하지 못한다는 것입니다. 매년 유니콘 기업수를 발표하며 논란을 자초하는 정부 부처의 모습이 교차되었던 분석이었습니다.


이번 주 주목한 기사

넥스트랙커, 성공적으로 나스닥 데뷔 (링크)
  • 태양광 발전소의 생산성 향상을 돕는 트래킹 솔루션 기업 넥스트래커가 2023년 처음으로 테크기업 IPO에 성공하며 미국 증시의 IPO 시장 회복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고 있습니다.
  • $20 - 23 가격범위에서 수요 예측에 나섰던 넥스트랙커는 수요예측의 범위를 넘어서는 $24에 공모가를 확정지었으며, 상장일 $30.46으로 거래를 마감하였습니다.
  • 작년 하반기 모빌아이에 이어 넥스트랙커 또한 IPO를 성공적으로 마감하면서 미국 증시 또한 기술주 IPO에 대한 분위기 반전을 기대하는 투자자들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수모 로직(Sumo Logic), 프랜시스코 파트너스로 경영권 매각 및 상장폐지 (링크)
  • 클라우드 기반 데이터 분석 플랫폼 수모 로직은 2020년 IPO 직후 시가총액이 5조 원에 육박하였지만 이후 주가가 꾸준히 하락한 바 있습니다.  
  • 프랜시스코 파트너스가 제시한 $1.7 billion의 기업가치는 2023년 예상 매출의 약 6배 수준이며, 2019년 비상장 당시 진행한 시리즈G 라운드 기업가치의 약 1.6배에 해당합니다.
  • 지난 뉴스레터에서 언급한대로 소프트웨어 기업가치 하락을 틈타 바이아웃 기업들의 상장사 인수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올해 미국 증시에서는 10곳 이상의 조 단위 SaaS 기업이 경영권 매각에 나설 것으로 전망됩니다.

벤치마크캐피탈, 생성AI 투자에 나설 계획 (링크)
  • 실리콘밸리에서 가장 엄격하게 자신들의 투자 원칙을 지키는 것으로 유명한 벤치마크캐피탈이 처음으로 생성AI 관련 기업에 투자를 집행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 벤치마크가 시드라운드를 협상 중인 LangChain은 생성AI가 단일 언어 모델에 의존한다는 단점을 극복하고 GPT-3와 같은 모델에 다양한 데이터 소스를 결합할 수 있는 컴포저빌리티 서비스를 제공합니다. 

지난 뉴스레터
  • 2주 전 뉴스레터에서 최근 미국 시장을 잠식해가고 있는 초저가 쇼핑몰 테무에 대한 이야기를 다루었습니다.
  • 이후에도 테무는 지난 주 슈퍼볼 광고까지 점령하며 더욱 공격적으로 미국 내 대중 인지도를 높여가고 있는 모습입니다
  • 미국 출시 후 5개월만에 누적 거래액 5조 원을 기록한 초저가 쇼핑몰 테무에 대한 이야기를 만나보실 수 있습니다.

  • 소리없이 강한 피터틸의 벤처캐피탈 Founders Fund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 AI를 활용한 쇼핑결제 자동화 서비스 nate의 시리즈A 피치덱을 분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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