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새 한해의 끝을 달려가고 있네요. 여러분은 올 한해 많이 웃고 행복했나요?

저는 두려움에 반대되는 말인 용기를 찾아 돌아오지 않을 시간에 후회 없는 삶을 더해

어느정도 행복을 만들어 가고 있는 것 같아요. 그런 순간이 당신에게 1초라도 있었길

기도합니다. 어딘가에서는 웃고 있을 당신의 모습을 상상하며.

저에게 고립, 은둔이라는 단어의 이미지는 아마도 방 안에 움츠려 스마트폰을 보고 있는 모습, 혹은 뭘 해도 즐겁지 않을 때인 것 같았어요. 하지만 방 안에 움츠려 사람을 만나지 않는 것이 다가 아니더라고요. 모두가 똑같은 시간을 쓰며 살아가는데 나는 아무것도 이루지 못했다고 느껴질 때, 찰나에 순간 내가 바뀌고 싶다고 느끼지만 두려움에 빠져 실행으로 옮기지 못한 것 모두 내면에서 나를 고립 시킨 것이더라구요.

저마다의 이유로 이런 일을 겪고 있다면 저는 한 가지 말해주고 싶어요. 우리를 그렇게 만든 사람과, 시대와, 또 다른 무언가가 있기 때문이라고. 그렇지만 그 무언가가 내가 되지 않기 위해 살아야 한다고. 고립, 은둔의 이유가 '나 자신'이 된다면 그것만큼 힘들고 슬픈 것은 없거든요. 불과 6개월 전까지도 또래 아이들은 대학에 진학하거나, 열심히 무언가를 배우는데 정작 나는 지금 뭘 하는 거지? 뭘 해야 하는 거지? 하며 무책임하게 정답을 알려 달라고만 했던 것 같아요. 사실 저는 정답을 이미 알고 있었어요. 하지만 이게 정말 정답일까 싶어서, 맞다면 시작점이 벌써 틀린 것 같아서, 비주류 인생을 사는 것만 같아서, 이 두려움이 결국 내 미래인 것 같아 아무것도 하지 못했죠. 너무 힘들었어요. 그리고 너무 아까웠어요. 넋 놓으며 하염없이 지나가는 순간들도, 스마트폰을 보며 허영심이 생기는 내 마음도.

그리고 나서는 이제 더는 "이게 맞을까? 뭐가 더 좋을까?"의 미루기식의 사유가 아닌, "나에게 정말로 필요한 것은 뭘까? 이것부터 시작하는게 좋겠다!" 하는 탐구의 사유를 시작했어요.🎲 그동안 내가 좋아했고, 때때론 어딘가 아쉬움이 남았던 것들을 모두 도전해보고 싶어서 그냥 잡히는대로 알아봤어요. 주위 사람들에게 내가 하고 싶은 것과 관련된 사람들을 소개해달라 했고, 실제로 만났을 때는 시시한 질문들부터 "허드렛일이라도 시켜 줄 수 있느냐, 조금씩 배워보겠다" 말했죠. 집안에 틀어박혀만 있던 제가 어느새 이런 의욕쟁이가 되었네요.

저는 집에 있을 때도 이 정도의 일을 할 수 있었어요. 몸도 멀쩡했거든요. 하지만 두려움이 많았고, 선택에 대한 믿음이 없었어요. 하지만 이제는 알아야 해요. 선택의 후회는 있어도, 적어도 나 자신은 후회 없이 살아야 한다는 것을요. 두려움의 원천이 무엇인지 알기 어렵지만, 속는 셈 치고 자신을 믿어보세요. 그리고 한 가지씩 시작해 보세요. 제가 청소부터 시작한 것 처럼요. 그러다 보면 점점 하얀 도화지에 그림이 생기기 시작하면서, 언젠가는 하나의 그림이 될 거에요.🎨

노가빈 등(2021)의 연구에 따르면, 청년의 고립이 발생하는 원인으로 ①가정·학교에서의 심리적 고립과 ②경제적 요인으로 인한 정서적 고립을 꼽습니다. 차차도 가정 내에 기댈 사람이 없다는 점과 경제적인 어려움을 타개할 방법이 없어 연애를 포기했다는 점에서 고립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큰 상태라고 볼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다행인 점은, 차차에게는 든든한 친구 김우리와 봉우리가 있습니다. 직접 김밥을 싸서 병문안을 와주고, 전 남친과 질척거리는 재결합을 반복하고 있을 때에도 그 이해할 수 없는 감정을 들어주고, 나를 볶아대는 상사를 같이 욕해주는 그런 친구들입니다. 참 부러운 관계이지요? 이 두 사람이 차차를 고립에 빠지지 않게 만들어준 봄날의 햇살 같은 존재입니다.

저 역시도 이런 관계를 충분히 갖고 있는지에 대한 질문에 자신 있게 대답하기 어렵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와 님이 ‘이번 생은 망했어’라는 시니컬한 태도로 외로움과 체념 사이에서 서성이기보다는 끝끝내 지난한 노력의 길을 선택하게 될 거라고 믿습니다. 봉우리가 스스로와 차차에게 해준 아래의 말로 그 이유를 대신 전합니다.

냉소적으로 변하게 되는 건, 너무 쉬운 일이다. 화를 내고, 누군가를 미워하는 일도. 그러나 긍정적인 마음을 갖는 것은 엄청난 노력을 필요로 한다. 우린 무기력해지기 쉬운 나이니까, 곧잘 쉬운 방법을 택한다. 그래서 우리는 매일매일 나에게도 남들에게도 친절해지기 위한 노력을 해야 한다. 사랑할 용기와, 사랑받을 자기애 또한 배워나가야만 한다. 우린 슬프게도 사랑하는 방법에 대해 아는 것이 없으니까. 희망에는 노력이 필요하다. 그리고 우리는 반드시 해내야만 한다. 왜냐하면, 왜냐하면 우리는 아직 성장하기 아주 좋은 나이니까.

넓은 시야로 삶의 무게를 덜어내다

저는 일상의 다양한 모습을 사진으로 남기는 것을 좋아하고 그것을 기록하는 것이 취미인데요, 이번 달은 저와 비슷한 시각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작가님의 전시회를 다녀왔습니다.📸

“카메라로 어떤 대상을 바라보는 건

평화로운 일탈 혹은 치료적 행위예요.

바쁜 도시에서 저만의 온전한

시간을 갖는 건 정말 중요한데,

카메라를 들고 공원을 산책하는 것은

제게 그런 행위 중 하나입니다.“

-이경준-

뉴욕 기반의 작가 이경준은 도시 관찰자이자, 그 속에 담긴 일상을 하나의 패턴으로 포착하는 창작자입니다. 대학원 시절 새로운 환경과 학업에 지쳐 힘든 시기를 보내던 그는, 높은 곳에서 우연히 내려다본 도시의 모습에서 새로움 느꼈고, 석양에 빛나는 황금 빛 빌딩 숲, 작열하는 햇살에서 눈이 부신 초록빛의 공원, 그리고 도시 속 작은 점이 된 개인들 속에서 주인공이 되어 있는 스스로를 발견하였다고 합니다.🌇 저마다의 고민과 이야기로부터 일정한 거리를 두고 바라본 우리 삶 속에서, 시야는 넓어지고, 고민은 가벼워지는 여유를 느낄 수 있었습니다.

단정한 평행과 직각이 두드러지는 도시에서 선과 면으로만 이루어진 듯한 프레임 속, 현대인은 하나의 조그만 점처럼 존재합니다. 그러나 작디 작은 점에도 서로 다른 각자의 삶과 이야기가 녹아있습니다. 복잡하면서 평화롭고, 익숙하면서 낯선 우리의 삶을 일정한 거리를 두고 우리의 삶을 바라본다면 우리들의 고민을 눈처럼 녹여버릴 수 있는 순간들이 오지 않을까요?❄

나로부터 찾는 마음의 평화

손끝부터 시려오는 영하의 날씨, 시리다 못해 따갑기까지 한 바람을 맞다 보면, 겨울의 친구처럼 공허함과 외로움이 함께 찾아오는 듯 해요. 급격히 차가워진 요즘 날씨에 심적으로 고독함을 많이 느끼는 시간 속에서 마음의 평화를 얻고자 노력하고 있는 요즘인데요. 이를 극복해보고자 퇴근길에 들린 서점에서, 수많은 책들 사이를 지나가다가 우연히 발견한 책에 대해 써볼까 합니다. 순간 제목에 이끌려 읽게 되었는데 조금이나마 마음을 치유할 수 있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