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화는 T/P(Trial Proof)로 인한 파지가 많다. 그중엔 파지로 버리기엔 안타까운 부분들도 많아 버리기 힘들어 모아놓던 터였다. 마침 당시 배우던 바인딩을 활용해 파지를 모아 얼키설키 노트를 만들어 선보였다. 이를 본 어떤 관객이 한참 고민을 하다 구매를 했다. 관객이자 구매자이기도 한 그를 본 강렬한 경험은 하나의 사건이기도 했으며, 지금 AP의 시작점이기도 했다.” (최경주, 작가노트 중에서)
사진. 정해민
최경주 작가의 <점점이 비치는 붉음> 전시가 어느덧 중반을 넘어갑니다. 이번 전시에서는 작가의 대표적인 정체성인 ‘이방인’을 지시하는 형광색에 또 하나의 정체성이 포개어집니다. 자신과 ‘가장 오래 머무를’ 색인 빛바랜 붉은 색이 그것으로, 이번 전시 공간 곳곳을 여러 매체 속에서 유영하는 이 색은 전시의 타이틀에 안착하지요.
“다시 생리 주간이다. 모든 전조 증상으로 인한 예민함을 지나, 또다시 시작하는 첫 생리혈을 마침내 본다. 그간 불편했던 이유를 알고는 묘한 안도감을 느끼며 동시에 ‘또 시작이네…’ 한숨 쉰다. 20년 넘은 패턴이다. 넘쳐흐를 때는 모르다, ‘제한’의 막연한 두려움으로 이번에는 다르게 보이기 시작한다. 내 몸에 대해 찬찬히 귀 기울인 적이 있었나 싶다. 몸은 계속 말해왔던 것 같다. 마음이 아리다.” (작가노트 중에서)
사진. 정해민
이번 전시에서는 작가의 정체성에 대한 고민에 더하여, AP Shop을 운영하는 상품 제작자와 자신의 생각과 개념을 전달하는 작가로서의 역할과 태도 또한 담고 있습니다. ‘상품 제작자 최경주’와 ‘작가 최경주’가 어떻게 서로에게 의지하며 발전해왔는지, 자신이 스스로 생각하는 역할과 외부에서 바라보는 시선에 대한 고민을 작가 노트에 추가해 담았습니다.
사진. 정해민
✉️ Live at Factory2
밴드 ‘만동’의 전시 연계 기획공연, <점점이 비치는 붉음>이 내일로 다가왔습니다. 동명의 전시가 치러지는 같은 공간에서 만동의 공연은 배경이 될 최경주 작가의 작업과 어떤 중첩과 공명을 만들어낼지 기대됩니다!
* 꽉 찬 움직임. ‘만동’은 기타, 드럼, 콘트라베이스로 구성된 장르적 경계와 구분을 넘나드는 밴드이다. 2022년 초 발표한 정규 2집 앨범 [BIG SUN]은 장르적 문법을 드러내고 감추며, 규칙과 무규칙 사이에서 대화한다. 듣기 편하면서도 흥미로운 작품으로 완성된 이번 앨범을 통해 만동의 추상화적 작법이 즐비한 색채를 강하게 느낄 수 있다.

일시  2022.9.17(토) 저녁 8시
장소  factory2 (서울 종로구 자하문로 10길 15)
예매  2만원, 30명 한정 (예매 링크)
✉️ AP 팝업스토어 Coming soon!
사진. 김보설
지난 레터에서 소개한 아티스트 프루프(AP) 팝업스토어의 일정이 변경되었습니다. 다소 누그러든 팬데믹으로 제작소의 바빠진 일정에 연휴까지 겹쳐 팝업스토어에서 선보이려 했던 작업들의 제작이 지연되었기 때문인데요. 팝업스토어를 선보이는 일정은 짧아졌지만, 한편으로는 움츠러든 제작소의 기계들이 바삐 움직이는 모습에, 또한 더욱 다양한 품목을 소개할 수 있어서 기쁘기도 합니다. 전시에 선보인 작업을 비롯해 프린팅 프로덕션 스튜디오 SAA와의 협업을 통한 새로운 팩토리 에디션, 현재 온라인으로만 판매하는 AP의 작업을 현장에서 직접 보고 구입할 수 있는 기회를 놓치지 마시길!
일시  2022.9.23(금) ~ 9.25(일), 11~19시
장소  factory2 (서울 종로구 자하문로 10길 15) 2층

<점점이 비치는 붉음> 전시를 준비하며, 작가는 그 어느때보다도 많은 노트를 남겼습니다. 이번 전시를 준비하는 동안 최경주 작가가 담담하게 기록한 노트를 아래 링크에 전문 소개합니다.

작가소개  
최경주는 일상 속 작은 사건에 반응하는 과정 속에서 다층적인 내면의 구조를 중첩한 레이어에 정제된 기호를 포개어 표현하는 작업을 지속하고 있다. 아티스트프루프(Artist Proof)는 작가가 2014년 론칭한 프린팅 레이블로 다양한 장르, 작가, 브랜드와 협업하고 있다.

전시명  점점이 비치는 붉음
작가  최경주
장소  factory2 (서울 종로구 자하문로10길 15)
기간  2022.9.2(금) 오후6시- 9.25(일), 화 - 일요일. 11 - 19시 (월요일 휴관)
진행  김보경, 이경희, 이지연
그래픽디자인  김보경
설치도움  손정민
주최  팩토리2(factory2)

“낯선 곳은 처음엔 두려움도 있었지만 오히려 새로운 창으로 자신을 던지는 계기가 될 거라고 기대합니다. 하지만 모른 척 묻어두었던, 오래되어 기억이 가물가물한 원래의 모습만 확인한 것 같아 혼란스럽기도 합니다. 그렇게 이번에도 스스로가 이방인임을 확인하는 것으로 이번 작업은 그치는 것일까요? 그렇다면, 작가는 원점으로 돌아와 같은 씨앗을 심은 것일까요? 다시 그렇다면, 그 원점을 확대하고 또 확대해 500배로 커다랗게 본다면, 그 모습은 과연 과거의 출발 지점과 같은 지형의 모습일까요? 이번 전시를 기점으로 작가가 심은 씨앗은 어떻게 자라 훗날 어떤 씨앗을 만들어낼까요?” (이경희, <이번 씨앗이 만들어낼 그다음의 씨앗을 상상하며> 중에서)
기획 팩토리2 
진행 김보경, 이지연
디자인 김보경
에디터 뫄리아
디렉터 홍보라 
팩토리2 드림
팩토리2
factory2.seoul@gmail.com
서울시 종로구 자하문로 10길 15 02-733-488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