님, 경제적 자유를 원하나요?

인간 강혁진의 네번째 편지
안녕하세요. 인간 강혁진입니다. 

점점 봄 날씨를 찾아가는 주말입니다. 

얼마 전 페이스북에서 조금 의아한 광고를 하나 봤습니다. 데이터 마케팅 공부 한달이면 연봉을 2배로 올려 이직할 수 있다는 내용이었습니다. 도대체 어떤 교육일까 싶기도 하고 조금 화가 나기도 했습니다. 설령 그 교육으로 연봉이 두배가 된 사람이 있다 해도 그걸 일반적인 사례로 이야기 할 수 있는건가 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입니다. 

조금은 과도한 돈 이야기를 하는 곳은 사실 거기 한 곳 만은 아닙니다. 요즘 온갖 온라인 컨텐츠와 교육 컨텐츠들이 자본주의의 환상을 사람들에게 심어주고 있습니다. ‘ㅇㅇ만 하면 월 1천만원 가능!’, ‘무자본으로 월 100만원부터 시작하기’, ‘당신도 경제적 자유를 누릴 수 있다’ 같은 슬로건을 사용해서 말이죠. 

마치 경제적 자유가 우리의 눈 앞에 놓여 있는 것만 같습니다. 멀지 않은 곳에 있는 경제적 자유라는 섬에 당장이라도 도착할 것만 같은 생각이 들게 만듭니다. 하지만 현실은 조금 다릅니다. 아파트 값은 하루가 다르게 오르고 금리는 최저를 기록합니다. 생각지 못한 바이러스로 경기는 더욱 안좋아집니다. 그나마 믿을 건 주식 뿐인 것 같습니다. 동학개미운동에 동참하기 위해 거래한 지 오래된 주식 통장을 다시 실행시키는 사람들이 많은 요즘입니다.

나는 언제쯤 경제적 자유를 이룰 수 있는 건지 궁금해집니다. 게다가 주변에는 나만 빼고 모두가 경제적 자유에 한발짝 가까이 다가가 있는 것 같습니다. 누구는 집값이 올랐다더라, 누구는 연초에 여유자금을 털어 샀던 삼성전자 주식으로 얼마를 벌었다더라. 누구는 유튜브가 잘되서 한달에 얼마를 번다더라. 내가 매달 받는 월급은 아무리 봐도 작고 귀엽습니다. 조금 오르더라도 경제적 자유를 이루기에는 턱없이 부족합니다. 그나마 코로나로 일자리도 없어지는 판에 월급이라도 받을 수 있으니 다행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이쯤되면 궁금해집니다. 정말 누구나 노력하면 경제적 자유를 이룰 수 있는 걸까? 라고 말이죠. 

실제로 제 주변에 경제적 자유를 이룬 사람을 본 적이 있습니다. 수십억의 자산을 가진 그 사람은 대학을 졸업하고 자신에게 평생 필요한 돈이 얼마일지 계산을 해보았다고 합니다. 그리고 여러가지 일을 하다가 우연한 기회에 짧은 시간동안 자신이 생각했던 규모의 돈을 모을 수 있었다고 합니다. 대단해 보이기도 하고 나는 왜 그렇게 하지 못했을까 하는 일말의 자책감이 들기도 했습니다. 그 사람과 나는 같은 세상을 살지만 다른 세상을 살고 있구나 하는 허탈감이 들기도 했죠. 

하지만 이내 현실로 돌아왔습니다. 왜냐하면 이런 사례가 일반적일 수는 없기 때문입니다. 제가 아는 수 천명 중에 단 1명의 사례입니다. 

오히려 제 주변의 수많은 사람들은 경제적 자유를 얻지 못했습니다. 열심히 일하고 있고 앞으로도 꽤 오랜 시간 그럴 것 같습니다. 그런데 그 사람들이 모두 경제적 자유를 위해 일하고 있지는 않은 것 같습니다. 경제적 자유가 일의 목적이 되는 사람도 있겠지만 그렇지 않은 사람들이 훨씬 많습니다. 열심히 일하며 그 과정에서 보람을 얻고, 돈 이상의 가치와 감정을 겪습니다.

돈이 중요하지 않다는 이야기가 아닙니다. 돈은 많으면 많을 수록 좋습니다. 자신의 삶을 돈에 좌지우지 않도록 중심을 잘 잡는 사람이라면 말이죠. 하지만 반대로 돈이 많아도 삶의 중심을 제대로 잡지 못한다면 제대로 된 삶을 살기 어려울 겁니다. 로또에 당첨되거나 큰 돈을 벌고 나서 불행한 삶을 사는 사람들의 이야기는 언론이나 인터넷을 통해 어렵지 않게 접할 수 있습니다.

그러니 경제적 자유가 먼저가 아니라 자신의 일과 삶을 제대로 쌓아가는 것이 먼저라고 생각합니다. 경제적 자유를 얻었으되 자신의 일과 삶이 탄탄하지 않은 사람과 경제적 자유는 얻지 못했지만 자신의 일과 삶이 탄탄한 사람이 있다면, 여러분은 어떤 삶을 선택하실건가요? 전 확실히 두번째를 선택할겁니다. 그리고 자신의 삶이 탄탄한 사람이 물질적으로든 가치적으로든 아름다운 결과를 맞이할 가능성이 높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나아가 경제적 자유라는, 무자본 창업이라는, 한달만에 연봉 2배라는 ‘타이틀'에 현혹되지 않으려 합니다. 현혹되지 않기 위해서는 실체를 볼 수 있어야 합니다. 경제적 자유에는 같은 크기의 때로는 그 보다 훨씬 거대한 크기의 책임이 필연적으로 뒤따릅니다. 세상에 무자본은 없습니다. 적어도 자신이 가진 시간과 노동력이 필요합니다. 자신의 가치와 시간도 중요한 자본입니다. 한 달만에 연봉 2배가 되었다는 것보다 2배로 오르기 전의 연봉을 얼마로 만들 것인지가 중요합니다. 

위에 이야기한 경제적 자유를 이룬 그 사람은 지금 다시 일을 하고 있습니다. 한 때 잠시 일을 쉰 적도 있었지만 결국 자신의 아이들에게 성실하고 열심히 사는 부모의 모습을 보여줘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합니다. 워낙 능력이 출중한 덕에 지금도 왕성하게 활동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우연한 기회에 큰 돈을 벌게 되었지만 단순히 운이 좋았던 것만은 아닙니다. 기회를 맞이했을 때 돈을 벌 수 있는 능력을 미리 갖추고 있었기에 경제적 자유까지 얻을 수 있었습니다.

우리가 경제적 자유라는 신기루를 쫓느라 내가 지금 하는 일의 가치를 잊지 않으면 좋겠습니다. 자신이 원하는 일을 하며, 자신이 하는 일의 가치를 명확히 깨닫고, 그 일을 통해 경제적 가치를 만들 수 있도록 노력하면 좋겠습니다. 경제적 자유가 삶의 목적이 아닌, 그저 살아온 삶의 여러 결과물 중 하나라는 사실을 잊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경제적 자유를 꿈꾸되 일의 가치를 잃지 않는 저녁 되시기 바랍니다.

인간 강혁진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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