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리 

그들은 왜 러시아를 노렸나?

22일 금요일 러시아 모스크바 외곽의 한 공연장에서 대형 테러가 일어났었죠? 지금까지 140명 가까이 숨지고 180명이 넘는 사람들이 다쳤어요. 테러를 일으킨 4명의 무장괴한은 검거됐어요. 지금 러시아 당국이 그 배후를 밝히고 있어요. 테러가 일어난 직후 IS-K(호라산)이라는 이슬람 수니파 무장단체가 자신들이 한 일이라고 밝혔어요. 테러가 일어난 순간을 촬영한 영상도 공개했는데, 무장괴한은 총을 난사하며 "신은 위대하다. 이교도들은 패배할 것이다"라고 외쳤어요.

먼저 IS라는 단체부터 알아야 해요. 미국 9-11테러를 일으킨 조직은 알카에다였어요. 알카에다의 이라크 지부가 그 뿌리예요. 하지만 너무 잔인한 일을 많이 저지르자 알카에다가 관계를 끊었어요. 2006년 이 조직이 IS(Islam State)라고 이름을 바꾸고 독립했어요. 2015년엔 이라크와 시리아 일대를 차지하면서 1200만명의 인구에 3만명이 넘는 무장대원을 갖춘 준국가형태로까지 발전했어요. 2015년 11월 프랑스 시내 공연장과 축구장 등 6곳에서 연쇄 총기 폭발 테러를 일으켜 130여명을 숨지게 한 것도 이 단체예요. 극도의 잔혹한 사건이 잇따르자 미국 등 서방국가가 연합해서 IS 격퇴전을 대대적으로 벌였어요. 결국 2109년 사실상 궤멸됐었어요.

2021년 미국은 중국 견제에 치중하고자 아프가니스탄에서 철수하면서 중동에서 발을 빼기 시작했어요. 그러면서 IS의 아프간 지부였던 잔존 세력이 IS-K(khorasan)란 이름으로 다시 등장했어요.  호라산은 페르시아말로 '해 뜨는 땅'이라는 뜻이에요. 이란 아프간 파키스탄 등 중앙아시아 일부를 가르키는 말이죠. 2021년 미군이 아프간을 철수할 때 카불공항에서 폭발물을 터뜨려 미군 13명과 민간인 100명 이상이 숨지게 했어요. 지난 1월엔 이란 솔레이마니 장군 추도식에서도 폭탄 테러로 84명의 사망자를 냈었어요. 이들은 같은 이슬람이라고 해도 시아파 이란을 극도로 증오해요. 

1980년대 아프간을 침공하면서 이슬람과의 오랜 악연이 시작됐어요. 1999년 권력을 잡은 푸틴은 이웃나라 나라 체첸 정권을 도우며 용병을 보내 반군인 이슬람 무장단체를 잔인하게 진압했어요. 2015년엔 시리아 내전에 개입해 이슬람 수니파들을 공격했었어요. IS-호라산의 주무대인 중앙아시아에서 양측은 계속 충돌했어요. "러시아와 푸틴의 손이 무슬림의 피에 물들어 있다"는 말이 돌 정도예요. 

푸틴은 테러는 급진 이슬람주의자들이 저질렀지만 배후는 우크라이나일 것이라는 주장을 굽히지 않았어요. 25일 검거된 무장괴한 4명의 모습이 공개됐는데, 귀가 잘린 듯 붕대를 칭칭 감고, 온몸에 멍투성인 처참한 모습이었어요. 전기고문하는 사진도 나돌았어요. 전문가들은 러시아가 이들로부터 우크라이나와의 관계를 끌어내려고 무자비한 고문을 했을 것이라고 추측했어요. 러시아 입장에선 중앙아시아에 퍼져있는 이슬람세력과 전쟁을 벌이는 것은 너무 부담스럽고, 차라리 우크라이나 공격에 정당성을 확보하고 싶어 한다는 거죠.

IS-호라산은 서방국가와 러시아는 물론 중국도 공격했어요. 신장 위구르 자치구에  독립을 원하는 많은 무슬림이 살고 있는데, 중국 정부가 이들을 탄압한 것이 도화선이 됐어요. 2022년 파키스탄 주재 중국대사관을 공격하고 카불에서 중국인들이 투숙하는 호텔을 총격했어요. IS-호라산은 서방 비서방을 가리지 않고 공격해요. 앞으로도 존재감을 드러내고 세력을 더 규합하기 위해 테러를 계속 이어갈 거예요. 당장 올 7월 올림픽을 개최하는 프랑스가 비상이 걸렸어요. '테러 최고 단계' 경계를 발동했어요. 

'가자 전쟁을 즉각 멈추고 조건 없는 인질 석방을 요구'하는 결의안을 채택했어요. 지난해 10월 전쟁이 일어난지 5개월만이에요. 한국을 포함한 안전보장이사회 비상임이사국 10개 나라가 공동으로 제안했고, 미국을 뺀 14개 나라가 찬성표를 던졌어요. 미국은 거부권을 행사하지 않고 기권하면서 결의한 통과에 사실상 동조한 셈이 됐어요. 팔레스타인 하마스는 환영했어요. 이스라엘 인질과 팔레스타인 수감자를 당장 교환할 뜻이 있다고 했어요. 이스라엘은 "하마스 테러리스트에게 인질을 석방하지 않고도 휴전할 수 있는 희망을 준다"며 반발했어요. "미국이 기권한 것은 입장 변화가 생긴 것"이라며 배신감을 느낀다고도 했어요. 전통적인 우방이었던 미국과 이스라엘 사이에 틈이 생겼어요. 이번 결의안은 즉각 휴전과 인질 석방을 '요구'한다고 표현해서 강제 구속력은 없어요. 이스라엘이 반드시 따르지 않아도 되지만 국제적으로 고립될 수 있어요.

 미국은 왜? : 바이든 대통령의 불만이 크기 때문이에요. 팔레스타인인 3만2천명이 숨진 데다가 이스라엘군이 피란민이 몰려있는 가자지구 남단 라파흐로 진격한다면 대형 인명 참사가 발생할 수도 있어요. 당장 대선을 앞두고 이스라엘과 함께 '학살 공범'으로 몰려 민주당에 우호적이었던 진보적 유권자들로부터 외면을 받는 점도 고려됐어요. 반면 하마스의 공격을 미리 막지 못했다는 비난과 낮은 지지도에 시달리는 네타냐후 총리는 하마스 섬멸이라는 혁혁한 성과가 절실한 처지예요. 지금 전쟁을 멈출 수가 없는 거죠. 

김여정 부부장이 기시다 총리로부터 정상회담을 제안받았다고 밝힌 지 하루만에 "정상회담은 자신들의 관심사가 아니며 일본과의 어떤 접촉도 거부한다"고 말했어요. 김여정은 전날, 정상회담이 성립되려면 기시다 총리가 납북자 문제와 주권적 권리 행사, 즉 탄도미사일 발사와 핵개발 문제를 언급하지 말라는 조건도 내밀었었죠. 이에 대해 기시다 총리가 "자신은 모르는 일"이라고 하고, 관방장관도 "정상회담에서는 납북자 문제를 거론해야 한다"라고 말하자 김여정이 다시 딴죽을 걸고 나온 거예요. 김여정은 "사상 최저 수준의 지지율을 의식하고 있는 기시다 총리의 정략적인 타산에 이용당해서는 안된다"고도 말했어요. "앞으로 어떤 접촉도 교섭도 외면하고 거부하겠다"고 했어요.

  북한은 왜? : 내심 일본과의 관계 개선을 매우 바라고 있어요. 한미일 3국 밀착에 균열을 낼 수도 있고, 일본을 북미 정상회담의 징검다리로도 활용하고 싶어 하죠. '형제국'인 쿠바가 한국과 수교를 맺은 것에 대한 대응일 수도 있고요. 하지만 납북자 문제 등에 대한 일본 입장에 변화가 없자, 북일 접촉을 접는 쪽으로 방향을 정한 것으로 보여요. 일본인 납치 문제와 핵 미사일이라는 현안을 넘지 못한 셈이 된 거죠. 지지율이 바닥인 기시다 총리 입장에서는 오는 9월 자민당 총재 선거를 앞두고 북한과의 외교적 성과가 매우 절실해요. 북한은 이를 이용해서 밀고 당기기를 하면서 일본으로부터 최대한의 양보를 얻으려는 의도도 엿보여요. 어쨌든 정상회담의 물밑 접촉을 이렇게 까발리는 것은 외교적 결례일 수 있어요. 

세계 전기차 판매 1위는? 테슬라 아니죠. 중국 비야디예요. 저가 전략이 먹혔어요. 그런데 이번엔 중국 스마트폰으로 잘알려진 샤오미가 고품질 고가의 전기차 SU7을 공개했어요. 미래지향적인 디자인과 색감에 중국 소비자들은 호평을 쏟아냈어요. 한번 충전에 800km까지 주행할 수 있고 최고 시속은 265km라고 했어요. 가격은 대략 50만위안, 우리 돈으로 9500만원 정도예요. 애플이 10년 동안 만들어오다가 포기한 전기차를 샤오미는 시장 진출 3년만에 내놓았어요. 샤오미  스마트폰이 나올 때 가성비가 뛰어나다고 해서 '대륙의 실수'라고 했었어요. 자동차 분야에서도 그런 말이 또 나올까요? 

 미국 지고, 중국 뜨고 : 전기차 시장이 주춤하고 있어요. 테슬라마저 맥을 못추며 생산 규모를 줄이고 있죠. 미국 전기차 스타트업들도 줄파산 위기에 처했어요. 전기트럭 스타트업 로즈타운 모터스가 지난해 6월 파산 신청을 했고, 전기차 스타트업 피스커도 파산 위기에요. 제2의 테슬라로 불리던 리비안과 루시드도 위태위태해요. 전기차 가격이 높고, 정부 보조금이 줄었으며, 충전소 등 인프라 확충이 따라가지 못하기 때문이에요. 특히 중국 전기차와의 가격 경쟁에서 밀린 테슬라가 공격적으로 값을 내리면서 영세한 스타트업들이 못견디는 거죠. 중국만 다른 노선을 걷고 있어요. 전세계 전기차 패권이 중국으로 넘어가고 있어요.

25일 윤석열 대통령이 "전공의 면허정지에 유연하게 대처하라"고 말하면서 정부와 의료계 사이에 대화의 몰꼬가 트이는 듯했어요. 하지만 의대 교수 단체들은 "먼저 의대 2000명 증원을 철회하라"며 사직서를 내기 시작했어요. 지금까지 사직서를 내 교수는 3000명이 넘는 것으로 알려졌어요. 교수가 사직서를 내도 당장 병원을 떠나는 것은 아니지만, 진료 수술 업무를 주 52시간 이내로 줄이고 다음주부터는 외래진료도 최소화하기로 해 의료공백은 더 커질 전망이에요. 정부도 대화협의체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겠지만 2000명 증원만큼은 양보할 수 없다고 했어요. 5월 중으로 2000명 증원 절차를 마무리 짓겠다고 했어요. 전공의 빈자리에 진료지원(PA) 간호사 5000명이 활동하고 있고, 또 수천명을 더 늘리겠다고도 했어요. 의사들을 압박하는 것이죠. 다만 정부는 26일부터 시작하려고 했던 전공의 면허정지 처분은 일단 유예한 상태예요.

상대방에게 정신적 고통은 물론이고 폭력이나 살인 같은 끔찍한 강력 범죄로까지도 이어지는 스토킹 범죄. 우리나라는 2년 전 스토킹처벌법까지 만들어 범죄자들을 중하게 처벌한다고 했었는데요. 그동안 1심 판결이 선고된 3400건 가운데 4분의 1은 벌금만 냈어요. 징역형을 받았더라도 3분의 1이 집행유예로 풀려났고요. 대법원이 새로운 양형기준을 내놨어요. "옛날 사귄 사이였다" 등의 이유로 법원이 함부로 벌금형을 선고하지 못하게 했어요. 일반 스토킹은 최대 징역 3년까지, 흉기를 가졌다면 최대 5년까지 처벌할 수 있도록 했어요. 수법이 악질이면 원칙적으로 징역형만 선고하기로 했어요. 피해자가 처벌을 원하지 않을 때만 예외적으로 벌금형을 내릴 수 있도록 했어요. 접근금지 등 잠정조치를 위반한 경우도 양형기준을 적용하도록 했고, 조직 내 상하관계로 취약한 피해자에게 범행한 경우도 가중처벌 하도록 했어요.

대형마트 1위인 이마트가 전 직원을 상대로 희망퇴직을 실시하고 있어요. 점포별이 아닌 전사적인 희망퇴직은 1993년 설립된 이래 처음이에요. 빠른 배송으로 인기가 많은 쿠팡에 이어 저렴한 가격을 앞세운 중국 쇼핑몰에도 밀리면서 실적 부진을 겪고 있어요. 쇼핑하면 싸고 배달까지 가능한 모바일을 먼저 떠올리는 소비 행태로 변했기 때문이죠. 이마트는 지난해 매출과 영업이익이 모두 크게 줄면서 이마트 사상 첫 연간 영업손실을 냈어요. 대형마트 매출은 줄고 이커머스 매출은 급증하는 추세예요. 롯데마트도 이미 세 차례 희망퇴직을 실시했고 점포 통폐합을 진행하고 있어요. 

시사 뉴스레터 <업클>을 알려주세요. 저희 홈페이지 주소 <upcle.me>를 친구 동료와의 SNS에 복붙해 주시면 끝! 이에요. 더 좋은 업클을 만드는데 큰 힘이 됩니다.

독자 여러분. 업클을 읽으면서 혹시 부족하거나 아쉬운 부분이 없으신가요? '의견 남기기'에 적어주세요. 칭찬과 질책 모두 더 좋은 업클을 만드는데 도움이 됩니다. 

오늘 업클 여기까지입니다. 감사합니다. 

오늘 레터 어땠나요? 👍👎

수신거부 | 이 메일이 잘 안보이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