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6월 3주] 따끈따끈한 새 책 배달왔어요!

Egg Break 13호

가끔 "에그브렉에서 보고 책을 샀다!"는 말을 듣곤 합니다. (너어무 기뻐요🙈) 그래서인지 요즘은 책을 고르면서 주변 사람들의 얼굴을 한 번씩 떠올리곤 해요. 책 고르는 즐거움이 이런 거구나, 생각하게 됐고요. 6월 2~3주 차에는 '에세이'가 꽤 많이 나오고 있는데요. 13~14호에 걸쳐 두루두루 담아보려고 하니 관심 가는 책이 있다면 즐겁게 살펴봐주세요!

에그브렉이 고른 새 책

📚 일곱 해의 마지막

📚 아무튼, 산

📚 플랫폼 노동은 상품이 아니다

📚 결혼하면 애는 그냥 생기는 줄 알았는데

📚 아프리카인, 신실한 기독교인, 채식주의자, 맨유 열혈 팬, 그리고 난민

우리가 발견한 책

📚 언어의 우주에서 유쾌하게 항해하는 법

* 책에 대해 더 많이 알고 싶은 분들은 표지 사진을 눌러주세요. 네이버 책 페이지(없는 경우 교보문고)로 연결됩니다.

6월 3주, 이 책 어때?

에그브렉이 고른 새 책

현실과 이상 사이에서, 시인은 무엇을 했을까

📚 일곱 해의 마지막(김연수 지음, 문학동네)

🧲 #소설 #한국소설 #시인 #백석

'소설가 김연수의 8년 만의 신작소설.' 이 문장 하나로도 이미 설명이 다 된 것만 같은 책입니다. 이번 소설에서는 시인 '백석'을 모델로 삼아 이야기를 풀어냈는데요. 한 편의 드라마 같았던 백석의 인생 중에서도 북한에서의 삶에 초점을 맞췄다고 합니다.

소설가 최은영은 추천사에서 이렇게 말합니다. "처음 이 소설을 읽었을 때 나는 유폐된 시인의 무력감과 외로움을 봤다. 두번째로 읽었을 때 그가 맞서 싸울 수 없는 현실의 강고함을 봤다. 세번째로 읽었을 때야 나는 시인의 눈에 비친 작은 세계를 봤다. 어쩌면 너무 작고 보잘것없어 보여 더 소중한 작은 세계를." 오랜만에 펼쳐보는 김연수 작가의 소설이 어떤 느낌으로 다가올지 사뭇 기대가 됩니다.

참고로 책은 현재 예약판매 중이고 7월 3일부터 출고가 된다고 하네요. 종이책을 기다리는 동안 '같이 보면 좋은 콘텐츠'에 추천한 듣는 연재 소설로 먼저 만나보면 어떨까요?

👓 같이 보면 좋은 콘텐츠

[오디오클립] 듣는 연재 소설 <일곱 해의 마지막>
네이버는 국내 대표 작가들의 신작을 오디오 콘텐츠로 먼저 경험할 수 있는 '듣는 연재' 프로젝트를 시작하면서, <일곱 해의 마지막>을 첫 번째 타자로 정했습니다. 6월 1일부터 총20회에 걸쳐 김연수 작가가 직접 낭독해 발표하고 있어요. (19일 현재 15회가 올라왔고, 랜선 라이브 낭독회도 진행했어요) 김연수 작가의 사전 인터뷰(약 10분 분량)를 들어보면 왜 이 소설을 쓰게 됐는지, 어떤 이야기가 하고 싶었는지 보다 생생하게 알 수 있을 거예요.

산의 시간에서 마주친 삶의 묘미

📚 아무튼, 산(장보영 지음, 코난북스)

🧲 #산 #등산 #트레킹 #에세이 #아무튼시리즈

얼마 전, 밀레니얼 세대의 등산 열풍에 관한 기사를 본 적이 있어요. 실은 저도 지난 1~2년간 틈틈 산을 찾았습니다. 가족이나 친구와 함께 산에 올라 바람을 맞으며 (간식을 먹고) 초록초록한 풍경을 눈에 가득 담고 내려오곤 했죠. 힘들긴 한데 왠지 모르게 좋았던 그 기분을 느껴본 사람이라면, <아무튼, 산>을 공감하며 읽을 수 있을 것 같아요.

저자는 지리산에 오른 후, 히말라야, 알프스, 아시아의 여러 산에 올랐습니다. 월간 <사람과 산>, 매거진 <PAPER>의 에디터지만, 그 이력보다 "30여 개 대회 1500킬로미터를 달린 트레일러너라는 정체성이 더 애틋하다"고 자신을 소개하죠. 책에는 산에 끌리기 시작한 마음이 산을 향한 애정이 되기까지, 산으로 풀어내는 삶의 여정을 담은 열세 편의 이야기가 실려 있습니다. '믿고 보는' 아무튼 시리즈의 스물아홉 번째 책이에요.

🔎 "그저 지금 내가 오를 수 있는 작고 낮은 산을 꾸준히 오르고 오르는 것이 바로 산 사람으로 사는 것 아닐까 하고 말이다. 평일 한낮의 작고 낮은 산에서 보내는 지금 이 순간도 제대로 즐기지 못하면서 지금 이곳에 없는 멀고 높은 산만을 바라보는 일은 좀 어리석지 않나. 작고 낮은 산부터 매일매일 오르고 오르다 보면 시간이 흘러 산이 나를 또다시 다른 산으로 연결해주겠지. 다른 세상으로 데려다주겠지. 언제나 그랬던 것처럼." (뒷산 클라이머 中)

👓 같이 보면 좋은 콘텐츠

[포스팅] 등산 필수 어플 4종
램블러, 루가, 산길샘, 트랭클 등 등산 필수 어플 4종에 관한 포스팅입니다. 구글맵 '등산 코스'를 검색해도 서울-경기 지역 등산 정보를 간단히 훑어볼 수 있어요. <아무튼, 산>을 읽고 등산 뽐뿌가 왔다면 미리미리 준비를!

플랫폼 노동에 드리워진 그림자

📚 플랫폼 노동은 상품이 아니다(제레미아스 아담스 프라슬 지음, 숨쉬는책공장)

🧲 #플랫폼노동 #IT서비스 #노동력 #사회문제

카카오택시를 불러 약속장소까지 이동하고, 배민라이더스로 음식을 배달시키며, 부업으로 쿠팡플렉스*하기. 이제 더는 낯설지 않은 풍경입니다. IT기술의 발전에 힘입어 우리는 전보다 편리해진 일상을 살아가고 있어요. 플랫폼을 통한 서비스가 늘어나면서 플랫폼 노동자도 늘어났죠. 어느새 긱 이코노미(Gig economy)는 현대사회를 대표하는 말 중에 하나가 되었습니다.

* 원하는 날짜와 시간대를 선택해 물건을 배송하는 쿠팡의 프리랜서 배송원 시스템

그런데 말이죠, 우리는 이 편안함을 잘 누리기만 하면 되는 걸까요? 누구나 플랫폼 노동자가 될 수 있는 시대에 살아가기 때문에 조금 더 고민해볼 점은 없을까요?

옥스퍼드대학 막달렌칼리지 법학교수인 저자는 "플랫폼 노동은 기술 발전에 따른 흐름이며, 일자리를 창출하는 등 장점이 있다"고 말합니다. 하지만 "그렇기에 긱 이코노미의 그늘 아래 숨겨진 노동자의 모습이 어떤지 유심히 살펴봐야 한다"고 주장하죠. 플랫폼 노동이 건강하게 발전하려면 양면을 다 톺아봐야 한다고요. 긱 이코노미 시대, 빠른 속도에서 잠시 멈추어 생각해볼 질문을 던져주는 책이 아닐까 싶어요.

🔎 "플랫폼 기업이 임금률을 정하지 않는 경우에도 플랫폼 기업은 여전히 노동자의 급여에 대해 상당한 통제권을 행사한다. 많은 기업들은 수수료, 청구, 결제의 모든 측면을 완전히 통제하기 위해 소비자와 노동자 간에 어떤 현금 교환도 직접 이루어지지 않는다고 주장한다. 또한 노동자들에 대한 급여 지급의 시기와 방식도 대부분 플랫폼 기업이 결정하는데, 때로는 가혹한 방식으로 결정된다. 미국 바깥에 있는 M터크 노동자 대다수는 아마존의 온라인 포털에서만 쓸 수 있는 아마존 닷컴 상품권으로만 급여를 받을 수 있다." (본문 中)

👓 같이 보면 좋은 콘텐츠

[기사] 매경이코노미 "요기요 라이더는 노동자" 판결... 근로자? 자영업자? 천차만별 플랫폼 노동자
중립적인(?) 기사를 찾는 데 꽤 오래 걸렸습니다. 어떤 매체에서 나온 기사인지에 따라 입장이 상당히 선명했기 때문인데요. 이 기사에서는 서비스 사례별로 플랫폼 노동자를 어떻게 대우하고 있는지, 정부와 한국고용정보원은 어떤 계획을 갖고 있는지 살펴볼 수 있어요.

난임의 터널에서 써내려간 이야기

📚 결혼하면 애는 그냥 생기는 줄 알았는데(최가을 지음, 아우름)

🧲 #임신 #출산 #난임 #에세이

30대의 삶으로 접어들면서 이전에는 몰랐던 다양한 고민과 만나게 됩니다. 그 중에서도 '비혼과 결혼, 딩크와 육아' 이야기는 꽤 자주 언급되곤 하는데요. 그리고 이 중간 어딘가에 익숙해진 또 하나의 이야기가 있습니다. 그 이름은 난임.

저자는 "비혼, 유자녀, 딩크 어디에도 속하지 않는 기혼 난임 여성의 이야기를 전하고 싶었다"고 말해요. 4년 여간 난임 치료를 받으며 자신에게 벌어진 일에 대해 털어놓죠. 남편과의 이야기, 관계에서 겪는 스트레스, 그럼에도 일상의 행복을 놓치지 않기 위해 힘썼던 노력. 두 번의 과배란과 여덟 번의 이식을 받은 후 쌍둥이 엄마가 된 그는 이렇게 고백합니다. "우리가 아이 있는 삶을 선택한 것이 아니라, 아기들이 와준 덕분에 우리 부부가 아이 있는 삶을 살 수 있게 됐다"고요. 진솔하면서도 생생해서 더욱 입체적으로 다가오는 이야기입니다.

🔎 ""여기에 지난 4년간 우리의 기쁨과 슬픔이 다 담겼네." 난임 일기가 기쁘고 밝은 이야기일 리 없으니 객관적으로 태교에 좋을지는 모르겠다. 하지만 마냥 슬프고 어두운 이야기만 담겨 있지는 않겠지. 예상치 못한 인생의 난제와 마주친 모두가 365일 24시간 내내 슬픔에 잠겨 지내는 불쌍한 사람들은 아니니까." (8쪽)

👓 같이 보면 좋은 콘텐츠

[웹툰] 다음웹툰 '분노의 난임일기'
임신이나 난임을 다룬 웹툰, 인스타툰이 꽤 많아졌어요. 그중에서도 다음에서 연재 중인 웹툰이 있어 함께 소개합니다. 난임 치료 과정과 비용까지 상세하게 나와 있어서 도움을 얻을 수 있을 것 같아요.

네가 아는 모습이 전부가 아니야

📚 아프리카인, 신실한 기독교인, 채식주의자, 맨유 열혈 팬, 그리고 난민(오마타 나오히코 지음, 원더박스)

🧲 #난민 #난민캠프체류기 #내전 #인류

6월 20일은 '세계 난민의 날'입니다. 코로나19로 난민들의 삶은 한층 더 힘들어졌다고 해요. 최근 로힝야 난민캠프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속출하는가 하면, 언제 어디서 감염될지 모르는 상황이라 이들을 향한 시선은 한층 더 따가워질 수밖에 없습니다.

며칠 전 배우 정우성이 YTN에 출연한 영상을 봤기 때문인지 몰라도, 이 책에 눈길이 갔어요. 난민의 경제활동을 연구해온 인류학자가 논문을 쓰기 위해 401일간 머문 부두부람 난민 캠프에서 만난 난민들에 대한 이야기인데요. 저자는 논문에 다 담지 못한 난민의 진짜 모습을 전하고 싶었다고 해요. 난민캠프에도 학교, 학원은 물론 잡화점, 인터넷 카페, 사진관이 있고, 경제활동이 필요하기 때문에 빈부 격차도 생기는 모습이 새롭게 다가왔습니다. 오히려 그동안 이런 모습을 전혀 그려보지 않았다는 사실에 의아함을 느꼈죠.

무엇보다 난민도 처음부터 난민은 아니었음을, 단지 한 명의 인간일 뿐임을 자연스럽게 느낄 수 있을 것 같아서 추천하고 싶었습니다. 매체에서 보여주는 난민의 이미지가 전부가 아님을 알아가면서 내 안의 고정관념도 조금은 깰 수 있지 않을까 싶었거든요.

🔎 "난민들에게 '난민이 되기 전'의 시절이 있었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된다. 그들 대부분이 모국에서 우리와 마찬가지로 생업에 종사하며 가족을 돌보고, 세금을 내고, 선거 때에는 투표를 하며 모국의 사회를 이끌어 갔다. 그리고 '난민이 된 후'에도 낯선 땅에서 불편한 환경을 마주하면서도, 새로운 생활을 개척하고 자신들의 세상을 보다 살기 좋게 만들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 (299쪽)

👓 같이 보면 좋은 콘텐츠

[인터뷰] UPI뉴스 "표류하는 난민 삶 이해하려 구멍 난 고무보트에 올랐다 "(2020)
난민 속으로 들어간 사진작가 전해리의 인터뷰입니다. 그는 왜 위험한 현장에 목숨을 걸고 들어가 사진을 찍기 시작했을까요? 한 편의 영화같은 취재기를 인터뷰로 담은 기사입니다.

우리가 발견한 책(feat. 신간이 아니어도 괜찮아)

📚 언어의 우주에서 유쾌하게 항해하는 법(신견식 지음, 사이드웨이)

🔎 글쓰기와 마찬가지로 번역 역시 어떠한 틈새나 끊김도 있으면 용납할 수 없는 완전무결한 일은 아니다. 글이 너무 촘촘하고 단단하면 오히려 숨 쉴 수가 없다. 반대로 구멍투성이에 산산조각 난 글은 아예 읽어낼 수가 없다. 그러므로 좋은 글이란 뭉치지 않는 모래도 딱딱한 벽돌도 아닌, 알맞게 차진 흙과 같은 게 아닐까. 독자는 읽으면서 틈새를 메우기도 하고, 끊긴 곳을 잇기도 하며 독서의 즐거움을 찾아가는 것이리라. (82쪽)

🔎 번역은 딱 하나의 정답을 찾는 게 아니라 무수한 정답 후보군에서 적어도 오답을 고르지 않는 것에 가깝다. (중략) 유일한 정답이 없으니 오랜 고민이 필요하겠지만 그러더라도 결국은 답을 하나만 내놓아야 한다는 데 번역의 어려움이 있다. (207쪽)

발견의 기록

영어, 프랑스어, 독일어, 그리스어, 스페인어, 루마니아어, 헝가리어, 터키어, 러시아어, 스웨덴어, 핀란드어, 네덜란드어, 이탈리아어, 중국어, 일본어, 아랍어, 인도네시아어...😳 '이 정도 외국어에 통달한 저자가 쓴 책이라면, 뭔가 나도 새로운 언어를 받아들이는 비법을 알 수 있지 않을까?' 솔직히 말하자면, 책을 펴기 시작할 때의 생각은 이랬습니다.

하지만 책을 읽어갈수록 비법을 찾고 싶다는 얄팍한 바람은 사라졌어요. 대신 저자가 언어를 탐구하는 진지한 자세에 감동했고, 원칙과 유연함 사이에서 세워온 기준에 공감했으며, 말의 바다에서 세상을 유영하는 즐거움이 고스란히 전해졌습니다. (이 정도면 비법보다 큰 걸 얻은 거겠죠?) 어도락가(語道樂家)이자 수많은 언어를 통달한 사람이지만 저자의 세계는 결코 편협하지 않아요. '다 안다'고 말하거나 '언어를 정복'했다고 말하는 대신 '언어의 세계를 항해하는 중'이라고 말하니까요.

특히 저는 마지막 목차를 재밌게 읽는데요. 한강의 <채식주의자>를 보며 '안방'을 외국어로 옮기는 일의 어려움을 말하고, <기생충>의 '짜파구리'를 들어 번역의 맥락을 살피기도 합니다. 외국어(특히 일본어)의 순화 강박에 대한 생각은 순수 한글에 대한 고집을 어디까지 부려야 하는지 고민하는 데 도움이 됐어요. 시대의 변화에 맞게 언어도 변한다는 사실, 그렇기에 번역가의 일 역시 계속 항해해야 한다는 걸 알려준 책이었습니다. '언어, 외국어, 한국어, 번역'에 관심 있는 분이라면 함께 유쾌한 항해를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우리가 발견한 책]은 오픈 코너입니다.

지금 읽는 책이 좋아서 같이 나누고 싶다면,

아래 버튼을 클릭해주세요 👇

지금 읽는 책 소개하기

지난 주 Egg Break

'흥미로운 신간' 순위는?!

(책 표지 클릭 수 + 흥미로운 책 투표 수)

3위 <협력의 역설>

공동 1위 <집의 귓속말>

공동 1위 <생각하는 여자>

투표에 참여해주신 분들 고맙습니다🐥

이번 주 Egg Break 어땠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