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오디세이하자 길잡이 교사 판돌 토리입니다.


오디세이학교는 열 일곱 청소년들이 삶의 의미와 방향을 찾아 1년 동안 항해하는 전환학교입니다. 저는 하자에서만 8년째 청소년을 만나고 있고, 올해로 3년째 열 일곱살 죽돌을 만나고 있어요.

얼마 전 학교 설명회와 체험의 날이 있었습니다. 3월부터 오디세이학교를 다닌 9기 죽돌들이 오디세이학교에 진학하고 싶은 예비 죽돌들에게 본인들의 경험을 나누며 오디세이학교에 대해 소개 하는 중요한 자리에요. 그런 자리에서는 준비한 말이나 글, 이미지 같은 것들보다 재학중인 죽돌들의 표정이나 움직임, 함께하는 모습과 태도, 분위기 같은 것이 유효합니다. 일상을 함께 보내는 애증의 관계인 죽돌들이 타인 앞에서는 얼마나 서로 의지하는 모습을 보이는지. 가끔은 길잡이로서 어이가 없어 웃음이 나기도 하는데, 그 모습이 또 참 예뻐요. 올해도 준비하며 서로 많이 다투고 길잡이들에게 혼나기도 했지만 9기들은 어깨가 으쓱해지는 중요한 경험과 배움을 남겼습니다. 각자의 몫을 할 수 있는 자리는 그래서 죽돌들에게 귀합니다.


저는 체험의 날에 예비 죽돌들과 바느질 수업을 했어요. 간단한 홈질과 박음질로 카드지갑을 만들었습니다. 마음에 드는 천을 고르고 어울리는 실 색깔을 찾아 한 땀 한 땀 바느질에 집중하는 시간을 저는 좋아합니다. 한 땀씩 바느질을 하다보면 한 줄이 되고, 그게 또 다른 길처럼 열리는 모습이 저나 죽돌들의 1년처럼 느껴지기도 하거든요. 죽돌들에게 "오늘 하루가, 지금 할 수 있는 일에 집중하는 것이 중요하다"라고 이야기하는 이유입니다.


예비 죽돌들과 바느질을 시작하기 전, 박경리 소설가의 <바느질>이라는 시 한 편을 함께 읽었는데요. 저는 여행을 좋아하고 노는 것도 좋아하고 쇼핑도 좋아합니다만 결국 시간에 따라 쌓이는 것은 한 땀 한 땀 기워 나간 흔적이라는 말이 참 와닿더라고요.

  바느질

  박경리


  눈이 온전했던 시절에는
  자투리 시간
  특히 잠 안 오는 밤이면
  돋보기 쓰고 바느질을 했다


  여행도 별로이고
  노는 것에도 무취미
  쇼핑도 재미없고
  결국 시간 따라 쌓이는 것은
  글 줄이나 실린 책이다


  베개에 머리 얹고 곰곰이 생각하니
  그것 다 바느질이 아니었던가
  개미 쳇바퀴 돌 듯
  한 땀 한 땀 기워 나간 흔적들이
  글줄로 남은 게 아니었을까

올해도 겨우 한 달이 남았네요. 우리는 남은 한 달 동안 또 얼마나 아득한 아직과 이미 사이를 살아가려나요. 아무튼, 그 아득한 시간이 따뜻한 길로 남길 바랍니다. 오디세이하자 9기들의 남은 항해도 따뜻한 마음으로 응원해주시고요!


노는 게 제일 좋은 판돌 토리 드림

하자 커뮤니티
사랑하는 하자, 우리의 우주: 2023 하자 청소년 송년 쇼하자

하자에서 활동하는 청소년이라면 누구나, '쇼(Show)하자'라는 단어를 한 번쯤 듣게 됩니다. 쇼하자는 프로젝트 등 어떤 과정을 마칠 때, 자신의 경험을 여러 사람과 공유하는 자리를 말해요. 활동공유회 혹은 발표회라고 말할 수도 있지요.
2022년부터 하자에서는 11월이 되면 한 해 동안 하자를 오간 청소년이 한데 모여 지난 1년을 돌아보며 경험을 나누는 '송년 쇼하자' 자리가 열립니다. 청소년 운영위원회 '시유공' 죽돌들이 기획과 준비를 도맡는 이 행사에는 적게는 70명, 많게는 100명이 넘는 청소년이 찾아옵니다. 동료 청소년들을 맞이하기 위해 시유공은 어떤 시간을 보냈을까요? 판돌 '꼼자'가 쇼하자 준비 과정과 행사 현장을 공유합니다.
미래진로 작업장
오후 2시와 5시 사이의 발화: 가을 하자글방 소식

올해 하자에서는 봄, 가을 두 번의 글방이 열렸습니다. <하자 글방>은 글을 통해 서로의 생각과 경험을 나누며 함께 성장하는 글쓰기 커뮤니티로, 8주 동안 10대 후반~20대 초반 죽돌들이 모여 글을 쓰고 합평을 합니다. 매일 같이 청소년의 문해력이 이슈가 되며 '아무도 책을 읽지 않는다'라고 말하는 요즘 같은 시대에, 글방 죽돌들은 글을 쓰는 행위에 어떤 의미를 부여했을까요? 판돌 '푸른'이 소개하는 가을 하자 글방 소식을 전합니다.
미래진로 워크숍
제로웨이스트랩 멀티플레이어 보니와 해나의 가을

지난 9월~11월, 하자는 학교 현장에 찾아가 어린이·청소년을 만나는 환경 워크숍 <제로웨이스트랩 워크숍>을 진행했습니다. 올해 제로웨이스트랩에는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진행하는 판돌 '메이'와 두 명의 후기청소년 '보니', '해나'가 함께 했는데요. '업무지원'이라는 역할로 어린이·청소년을 만나본 보니와 해나가 지난 가을을 돌아보는 리뷰를 보내왔습니다.
마을 커뮤니티
하고 싶은 일-기, 지금

하자 청소년 인터뷰 시리즈, <하고 싶은 일-기> 11월 인터뷰이는 '지금'입니다. 올해 열 아홉살이며 대안학교에 재학 중인 지금은 학교 밖에서 영상 작업을 이어오고 있습니다. 다양한 사회이슈를 청소년의 시선으로, 영상으로 이야기하는 청소년 활동가이기도 하지요. 요즘은 크리스마스🎄에 가장 관심이 있다는 지금의 이야기를 들려드립니다.

"저는 자퇴를 2번이나 했거든요. 그러다 보니 다른 선택에 대한 다른 결과를 내야 한다는 부담이 있는 거예요. 남들과 같은 결과를 내면 안 될 것 같은 마음이요. 정작 제가 진짜 하고 싶은 게 뭔지에 집중하지 못한다고 생각하게 됐어요. 다르게 살아가는 인생에 너무 집착하지 말아야겠다고 생각했죠."
미래진로 학교
오디세이학교 10기 모집 소식

오디세이학교는 고등학교 1년 동안 자신의 미래를 설계하고 더불어 살아가기 위한 지혜와 세상과 마주할 용기를 키워가고자 하는 학생을 위한 학교입니다. 서울시 교육청 소속 일반고 진학 예정인 중3 또는 중학교 졸업자와 동등한 학력이 있다고 인정되는 학생 누구나 지원할 수 있습니다.
하자의 세상읽기
이 달의 뉴스 큐레이션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있었던 11입니다하지만 전문직 고소득 직업을 위해 열심히 공부하고 대학에 가도 AI에게 일자리를 빼앗길 위험에 노출될 수 있다는 소식을 접하니 암울합니다. 여러 이유로 대학에 가지 않거나, 수능에서 좋은 성과를 기대할 수 없는 청소년들도 당연히 텐데요. 모두가 안녕사회는 가능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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