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가진 경험이 보편적인 경험이라고 믿는 건 인간의 본성입니다. 하지만 내면의 편견을 무너뜨리고, 사람들에게 정말로 필요한 것을 찾아내기 위해 디자이너들은 유저 리서치를 진행하게되는데요. 문제는 연구 대상자 풀에 다양성이 잘 담기지 않아 왔다는 거죠. 시각 장애를 가진 사람이나 손을 하나 가진 사람을 대상으로 사용자 테스트를 진행해보신 분이 있나요? 아마 많이 없을 것 같아요.
장애를 가지는 것이 아주 특수한 경우라고 생각할 필요는 없습니다. 장애란 “움직임, 감각, 활동 등에 어떤 제한이 되는 신체적 정신적 상태”입니다. 잠깐 목이 잠겨서 목소리가 제대로 안나오거나, 눈이 부셔서 앞을 제대로 못보는 것도 일종의 장애를 경험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나이가 들면서 무릎이나 엉덩이 사용이 불편해져 휠체어를 사용하게 될 수도 있죠. 기억력이나 인지능력이 나빠질 수도 있습니다. 결국 장애는 누구나 경험하게 되는 일입니다.
제품 디자인에서 또한 ‘장애를 가진 사람을 위한 것’과 ‘그렇지 않은 것'으로 구분할 필요가 없습니다. 리모컨이나 턱이 없는 보행로, 옥소OXO의 감자칼 같은 것도 처음에는 장애를 가진 사람들을 고려하며 만들어졌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많은 사람에게 삶의 일부가 되었습니다.
그럼 포용성 있는 소프트웨어 디자인을 위해서는 어떤 노력을 할 수 있을까요? 우선 색깔을 경험하는 방식이 다양하다는 것을 인지할 필요가 있습니다. 명암만을 구분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특정 색깔을 구분하는 일에 어려움을 겪는 사람도 있습니다. 그렇기때문에 색깔을 사용자와의 소통을 위한 유일한 수단으로 삼으면 안 됩니다.
아래 사진의 좌측에서는 텍스트와 색깔만으로 정보를 전달하고 있습니다. 모든 색깔을 인식할 수 있는 사람에게는 정보 전달이 가능하겠지만 색채 식별에 어려움을 가진 사람이 보게 된다면 오른쪽 사진처럼 보이겠죠. 효과적인 정보 전달의 실패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