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2월 15일 (목)  웹에서 보기 | 구독하기

VOL.116 사계절 시리즈: 봄
『도시의 동물들』 & 『끝내 이기는 말들』 모아 읽기
🍀 두 연재
작년부터 지금까지 두 개의 연재를 차례로 진행했습니다. 최태규 작가님이 쓰고 이지양 작가님이 찍은 『도시의 동물들』. 그리고 정여울 작가님의 『끝내 이기는 말들』. 주제는 달라도 사려깊다는 말이 어울리는 두 연재였습니다.

새 연재는 이번 달 말부터 시작될 예정입니다. 이번에는 그간 연재글을 모아 전달드립니다. 한 번에 다 읽기에는 양이 많으니 메일함에 별표(중요 표시)를 붙이고 여유로울 때 꺼내 보셨으면 좋겠습니다.

『도시의 동물들』
최태규 글, 이지양 사진
도시는 인간의 목적을 위해 만들어진 공간입니다. 서울처럼 고층 빌딩이 즐비하게 늘어선 곳만이 도시가 아닙니다. 인간이 추위와 더위를 피해 안락하게 지내기 위해 크고 작은 건물을 짓고, 상하수도와 전기, 쓰레기 처리 시설을 설치하고, 도로나 철도를 놓아 구석구석을 연결한 곳이 바로 도시입니다. 도시라는 생활양식이 확대되면서 이곳에는 동물도 함께 살게 되었습니다. 인간이 필요나 욕구에 의해 불러들인 동물도 있고, 인간에게 서식지를 빼앗기고 생존을 위해 찾아온 동물도 있습니다. 따라서 도시에서 조우한 인간과 동물의 관계, 거기서 발생하는 문제의 대부분은 인간의 책임입니다.

동물과 인간의 관계는 계속 변화하고 있습니다. 그 변화에 따라 서로의 존재를 새롭게 이해하면서 적응하고 배려하고 있지요. 우리는 동물들이 어떻게 살거나 죽고 있는지, 어떤 환경에서 행복하고 어떤 상황에서 고통스러운지 계속 새롭게 배워나가야 합니다. 동물복지를 공부하는 수의사 최태규가 인간과 동물이 도시에서 어떻게 조화롭게 살아갈 수 있을지에 관한 고민을 담은 글을 10회에 걸쳐 연재합니다. 이 연재에는 10여 년간 동물 사진을 찍어온 이지양 작가의 사진도 함께합니다.

『끝내 이기는 말들』
정여울 글
끝내 이기는 말들, 우리 시대에 필요한 문해력에 관하여

독한 말들이 할퀴고 간 자리에는, 쓰라린 폐허만이 남는 걸까. 수많은 말들에 상처받지만, 아스팔트 도로 틈에 핀 민들레 한 송이처럼 아주 가끔 돋아나는 아름다운 말들에 치유되는 우리들의 마음을 생각한다. 가혹하게 마음을 할퀴는 충격적인 뉴스와 인터넷의 공격적인 댓글에 상처받지만, 아프고 괴로울 때마다 마치 24시간 CCTV를 달고 있는 듯 어디선가 내 고통을 날카롭게 감지하고 나를 토닥이는 좋은 사람의 말들에 위로받는 우리. 언어에 상처받고 언어에 위로받는 우리에게 가장 절실한 무기는 바로 문해력이 아닐까. 나쁜 말들의 위력을 감지하고 그것을 솎아내는 것도 문해력이고, 그래도 아름다운 우리들의 삶을 지켜내기 위해 아름다운 말들의 향기로 마음을 중무장하는 비결도 문해력에서 나온다.

이 글은 나를 지켜온 문해력의 힘, 그리고 우리 모두를 지킬 문해력의 힘에 관한 에세이다. 활자를 읽고 이해하는 문해력뿐 아니라 사람의 감정을 읽는 문해력, 이미지와 동영상의 가치를 읽는 문해력, 시대의 분위기와 세계의 흐름을 파악하는 문해력이 필요한 시대다. 이 세상이라는 기호를 읽는 다채로운 문해력의 필요성은 더욱 커지는데, 오히려 대중의 문해력이 점점 떨어져 한국의 문해력이 OECD 국가 중 최하위라는 소식이 들려 안타깝다. 문해력을 IQ처럼 측정하기는 어렵겠지만 ‘사람들이 말귀를 이해하는 능력’이라는 포괄적인 의미에서 생각해보면, 예전에 비해 ‘같은 말을 타인에게 이해시키는 것’이 훨씬 어려워졌음을 알 수 있다. 사람들은 집중하기 어려워하고, 해독하기 어려워하며, 전체적인 맥락을 파악하기 어려워한다. 문해력은 집중력과도 관련이 있고, 감정 조절과도 관련이 있으며, 교육 수준은 물론 삶의 질과도 깊은 관련이 있다. 상황을 파악하고 그 속에서 최선의 해답을 찾아내는 능력이야말로 내가 생각하는 ‘포괄적인 문해력’의 핵심이다. 이 글은 바로 우리 현대인에게 필요한 문해력 사전이자, 더 나은 삶을 위해 필요한 문해력 훈련이 될 것이다. - 정여울
어느 회사와 마찬가지로 사계절출판사 또한 고객(독자)의 이미지를 그립니다. 상상 속 독자와 실제 독자는 어느 정도 거리가 있을까. 1년 정도 연재를 진행하며 그 거리가 조금은 좁혀진 것 같습니다. 다른 것만큼이나 책을 좋아하는 분들이 연재를 읽어주셨습니다. 책에 관해 열광적이지도 냉소적이지도 않은 공평하고 자연스러운 독자들. 그런 독자들 중 하나로 저도 매번 연재를 기다립니다.

지난 북뉴스는 정여울 작가님 마지막 연재였습니다. 감사한 마음을 담아 피드백에 응답합니다.
👀: 독자 | 🎱: 담당자

👀 엘리
북뉴스가 기다려진 이유 중 하나가 정여울 작가님 글이었는데 마지막이라는 게 아쉽기도 하면서 그동안 따뜻한 글로 생각할 수 있는 하루를 만들어주셔서 너무 감사합니다. 매일 회사 업무에 딱딱한 글만 보다가, 나를 지키고 나를 되돌아보게 하고, 나를 중심으로 생각할 수 있는 귀한 시간이었습니다.

🎱 안녕하세요, 엘리 님? 저도 아쉽습니다. 이 글을 읽었던 사람이라면 마찬가지일 거라 생각해요. 독자님 말씀처럼 가끔은 세상의 중심을 내게 둘 필요도 있는 것 같아요. 주변의 소중한 사람들을 위해서라도요. 연재글은 공개 종료 계획이 없습니다. 언제든 생각나실 때마다 찾아오시면 좋겠습니다.


👀 김지영
이번 호를 마지막으로 정여울 작가님과 안녕이라니, 먼저 깊은 아쉬움의 인사를 전합니다. 무례한 사람이 점점 많아진다는 작가님의 의견, 충분히 공감합니다. 저 또한 누군가에게 무례함의 대상이 되고 있는 건 아닌지 돌아보는 귀중한 시간이 되었습니다. 한 주 한번 북뉴스는 저에게 새로운 생각거리를 던져주는 자극제가 되어가는 중입니다. 감사합니다.

🎱: 김지영 독자님 안녕하세요. 무례한 사람이 많아진 까닭 중에는 무례함이 무엇인지에 관해 우리가 과거보다 많이 알게 됐기 때문도 있을 것 같습니다. 복기해보면 정여울 작가님의 글 또한 '실은 그랬는데 그땐 몰랐다'라는 생각을 하게 되는 지점도 있었던 것 같아요. 나를 돌아보는 동시에 내 주변을 재평가하게 되는 것도 『끝내 이기는 말들』이 주는 좋은 자극이었습니다. 매주 독자님 같이 피드백 남겨주시는 독자님 덕분에 저도 매번 생각다운 생각을 하게 됩니다. 다음 연재도 함께해주세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