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존엄한 이별을 위하여

밤이 찾아온 도시는 어둠이 내려앉지만, 그 속에서 더욱 선명히 자신을 드러냅니다. 도시의 야경이 매력적인 이유는 형형색색의 불빛으로 인해 저마다의 형태가 낮보다도 더욱 또렷해지기 때문이겠죠. 도시의 야경은 설렘을 가져다주기도, 익숙함 속의 포근함을 가져다주기도 하며 다양한 느낌을 냅니다. 그리고 우리는 각자의 방식대로 도시의 밤을 사랑하곤 하죠. 이번 봄, 다채로운 불빛으로 이루어지는 도시의 밤을 자신만의 시선으로 표현하는 작가 두 명을 소개합니다.

"축구 경기에서 선수들이 경기장에 입장하기도 전에 다툼이 발생해 폭력 상황이 벌어질 경우 심판은 카드를 줘야 할까?" 정답은 "예스"입니다. 사실 심판은 축구가 오랫동안 지켜온 '공정성'이라는 축구의 철학을 필드 위에서 실현하는 ‘재판관의 역할’을 수행하는데요. 경기장 입장 전 선수들의 복장과 장비 체크는 물론 경기 후 리뷰를 통해 축구 경기의 처음과 끝을 관장하는 심판의 시선으로 수십억 팬이 열광하는 축구라는 스포츠 문화의 정신을 살펴보겠습니다.

여러분에게 집은 어떤 의미인가요? 표준국어대사전에서는 집을 ‘사람이나 동물이 추위, 더위, 비바람 따위를 막고 그 속에 들어 살기 위하여 지은 건물’이라고 정의합니다. 내 집 한 채 마련하느라 고군분투하기 바쁜 시대에 뜬구름 잡는 이야기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어쩌면 우리는 숫자로 설명할 수 없는 집의 의미와 가치를 잊은 건 아닐까요? 이번에 소개할 세 권의 그림책은 간결한 언어와 아름다운 그림으로 집의 소중함에 대해 다양한 생각을 말합니다.

수집은 대개 개인적인 취향과 만족을 채우는 데 목적이 있습니다. 사적이고 내밀한 행위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그것이 깊어지던 끝에 전문성을 띠는 수준에 닿는다면, 공적인 의미로의 가치 전환을 일으키곤 합니다. 수집한 대상의 역사와 이야기를 가늠하는 귀중한 지표가 되기에, 과거로부터 현재의 좋은 원료를 얻는 영감의 바다가 되기에 그렇습니다. 이런 경이로운 수집의 세계를 담은 공간이 궁금하다면 아티클을 확인해보세요.

<연애 빠진 로맨스>로 정가영 표 발칙한 로맨스를 선보이며 대중에게 눈도장을 찍은 정가영. 그녀의 세계를 세 단어로 축약하면 연애, 섹스, 그리고 ‘수작 거는 정가영’입니다. 그러나 가영은 밉게 보이지 않습니다. 그는 지금까지 볼 수 없었던 방식의 능동적으로 욕망하는 한국 여성이기 때문입니다. 성적 욕망과 실천을 숨기지 않는 주인공을 통해 기존의 남성 중심적 연애 서사를 비트는 정가영의 이야기 3편을 들여다봅니다.

한국도 초고령화 사회로 접어들며 매년 사망자가 30만 명에 달하는 상황에 이르렀습니다. 사망자 10명 중 9명이 화장을 선택할 정도로 화장 문화가 보편화됐지만, 화장장을 새롭게 짓는다는 소식은 좀처럼 들려오지 않습니다. 대신 각 화장장은 ‘화장로’를 신설해 늘어난 수요에 대응한다는 전략을 취하는 듯합니다. 그러면서 한국의 화장장은 고인과의 존엄한 이별을 보장하지 못하는 ‘공장’이 돼가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