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경제리더를 자처하던 미국, 역사부터 문화복지까지 언제나 자신감과 자부심이 넘쳤던 유럽의 많은 나라들, 늘 우리보다 앞서 있다고 생각했고 부러워했던 잘 사는 나라들이 신종 바이러스 앞에 펼친 실화는 믿을 수 없이 처참했습니다진단도, 방역도, 의료시스템도 우리가 항상 신봉해오던 GDP(Gross Domestic Product, 국내총생산)순은 아니었습니다. 심지어 경제적 충격의 정도도 GDP의 견고함, 우월함이 막아내지 못하는 것처럼 보입니다. 수많은 국가들이 지상과제로 삼아왔던 선진국의 잣대가 되어온 그 숫자는 위기의 순간, 빛을 발하지 못했죠. 여기에서 의문이 생겼습니다. 대체 선진국이란 뭘까요?, 잘 산다는 것의 기준은 무엇이 되어야 할까요?  

'성장 중독'에서 벗어나려는 암스테르담의 시도
코로나19가 팬데믹 상황으로 접어들면서 GDP 중심의 성장 중독모델에서 벗어나 새로운 경제 모델을 시스템에 적용해보겠다는 실험들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그 대표적인 곳이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입니다. 암스테르담 시 정부는 코로나19 이후 도시 재건의 방안으로 도넛 경제 모델을 채택한다고 밝혔습니다👉기사원문보기
'도넛'이 왜 거기서 나와? 🍩

지금 이순간머릿속에 세계적인 베스트셀러 도넛 경제학-폴 새뮤얼슨의 20세기 경제학을 박물관으로 보내버린 21세기 경제학 교과서 (2017년 학고재 출판)’을 떠올리신 분도 계실텐데요
맞습니다바로 그 도넛 경제 모델입니다
2015년 UN이 발표한 ‘지속 가능한 발전 목표’의 틀이 된 이론이기도 한데요. 암스테르담 시는 이 도넛 경제 모델을 채택하면서 앞으로 경제 정책의 목표를 더이상 지구를 파괴하지 않는 ‘균형’에 두겠다는 의지를 보였습니다. 암스테르담시 외에도 미국에서도 포틀랜드, 오리건주, 필라델피아도 도넛 경제 모델 적용을 논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는데요.

옥스퍼드 경제학자 케이트 레이워스(Kate Raworth)가 창안한 도넛의 구조는 이렇습니다.

간단히 설명하면 도넛의 안쪽에는 맑은 물, 주택, 보건위생, 에너지, 교육, 의료, 양성평등, 소득, 참정권 등 개개인들이 좋은 삶을 위해 기본적으로 누려야 할 최소한의 조건들입니다. 그 기준선 밑으로는 절대 떨어지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죠
 
도넛의 바깥쪽 고리에는 기후, 토양, 바다, 오존층, 담수, 생물다양성 등이 자리하고 있는데 일정 정도를 넘으면 지구시스템에 위기가 닥치게 된다는 겁니다. 암스테르담 시는 레이워스의 도넛 경제 모델을 축소한 지속가능한 도시의 청사진을 공공정책 결정의 기준으로 활용할 계획이라고 전했습니다.
이미 '도넛 경제 모델'을 적용한 기업이 있다고? 
코로나 이전에도 도넛 경제 모델을 적용해보려는 실험은 있었습니다. 코로나19가 퍼지자 직원들을 보호하기 위해 매장과 웹사이트까지 폐쇄하겠다고 밝히면서 그럼에도 모든 직원의 급여는 정상적으로 지급하겠다고 해 화제가 됐던 기업 기억나시나요👉기사원문보기

그 아웃도어 의류제조업체 ‘파타고니아가 이미 코로나 팬데믹 이전부터 기업경영전략에 도넛 경제 모델을 적용해 오고 있었는데요이번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시의 도넛 경제 모델적용은 한 기업을 넘어 도시 전체에서 이루어진다는 점에서 더욱 관심을 모으고 있습니다

GDP의 한계에 대한 논의가 부상한 것이 이번이 처음은 아닙니다. 1990년대부터 세계화가 본격화되면서 경제적 양극화가 점점 심해지고, 21세기 들어 국가단위보다 개인한명, 한명의 좋은 삶 웰빙이 더 중요해지는 시대로 옮겨가면서 OECD(경제협력개발기구)에서 조차도 2000년대부터 ‘GDP를 척도로 국가의 발전 정도를 평가하는 것에 한계가 있다고 지적해 왔습니다
관련해 2006년 초 방한한 도널드 존스턴 당시 OECD 사무총장은 제4차 SBS 미래한국리포트와의 인터뷰에서 GNH(Gross National Happiness) 즉  국민총행복지수를 개발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또다시 드러난 기존 경제 모델의 한계, 기업도 달라져야 한다.
이런 흐름은 기업경영환경 변화에도 영향을 미쳤는데요. 이제 기업이 사회이슈나 환경문제를 교집합으로 만나는 곳에 대한 책임정도로 다루는 게 아니라 기업 존립의 목표로 내세워야 한다는 개념인 ‘트리플바텀라인’(Triple Bottom Line)에 힘이 실리고 있습니다. 실제 소비자들도 약간 더 비싸도 환경을 해치지 않는 기업의 제품, 인권착취가 이뤄지지 않는 공정한 제품을 쓰겠다는 움직임이 늘고 있습니다.

겪어본 적 없는 세상, 기존 경제의 틀을 넘으려면?
 SDF 두 번째 다이어리에서는 코로나 팬데믹 이후 달라질 세상에서 우리의 경제적 사고를 전환하기 위한 새로운 프레임의 하나로 도넛 경제 모델을 소개해봤는데요.

 <도넛 경제학>을 쓴 케이트 레이워스는 도넛이 시험문제의 정답은 아니라고 강조합니다. 하지만 우리는 인류가 지구에 입힌 손상을 처음으로 깊이 자각한 세대이고, 번영과 발전의 정의를 바꿀 수 있는 마지막 세대로, 이제는 어떻게 다르게 살아갈 것인지 진지하게 질문을 던지고 행동을 해 나가야 할 때라고 말합니다
겪어본 적 없는 세상을 직접 경험하고 있는 여러분들은, 그동안의 경제적 사고 가운데 무엇을 가장 바꾸고 싶으신가요? 어떤 가치를 우선순위에 두고, 무엇을 다르게 해보시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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