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당근알바 논란의 이면 2.원소주의 미래는
 2023.02.08 23-006호   |   웹에서 보기   |   지난호 보기  

  01 당근마켓, 차라리 유료화를 권합니다
  02 진짜 시험대에 오른 원소주
  03 뉴스 TOP5 - '백화점 안 미술관 이야기'

   

당근마켓, 차라리 유료화를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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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란 그 자체보다 무서운 건

당근마켓은 유명 유튜버인 승우아빠와 관련된 논란으로 홍역을 치르고 있습니다. 사실 사건의 발단은 사소한 우연에서 시작되었습니다. 다른 유튜버가 준비하던 식당의 개업 과정을 돕는 과정에서, 일할 인력을 당근알바를 통해 채용한다는 이야기가 계기가 되었는데요. 승우아빠는 더 전문적인 곳을 이용하라며 여기에 부정적인 피드백을 가했습니다. 이를 확인한 당근마켓 홍보팀은 댓글을 통해, 예의 바르게 대응했는데요. 여기서 끝이 났다면 사소한 해프닝으로 마무리될 수 있었지만, 다시 한번 승우아빠가 라이브 방송에서 당근마켓을 비난하며 논란이 커지기 시작했습니다.

물론 이번 일로, 당근마켓은 오히려 긍정적인 홍보 효과를 얻었다는 평가가 많습니다. 우선 초기 대응 자체가 적절했기에, 여론은 당근마켓에게 대체로 호의적이고요. 더욱이 당근마켓 내 채용 서비스가 있다는 사실도 몰랐는데, 이번 기회를 통해 알게 되었다는 반응도 많았습니다. 오히려 승우아빠가 비난을 받으며 구독자 수까지 줄어들면서 사과문 발표까지 하게 되었고요.

하지만 소수일지라도, 여전히 승우아빠를 옹호하는 이들도 상당했습니다. 그리고 대부분은 사건의 발단이 된 첫 영상에서의 발언 정도는 그럴 수도 있다고 공감하고 있고요. 어찌 보면 이런 부분이 당근마켓에게는 오히려 더 치명적인 부분이라 할 수 있습니다. 이는 고객들 인식 속에 당근마켓은 여전히 중고거래를 하는 장소일 뿐이고, 따라서 하이퍼 로컬 플랫폼이라는 비전과는 거리가 멀다는 걸 뜻하기 때문입니다.
 
탈출구가 보이지 않습니다

현재 당근마켓은 수익성과 성장성, 2가지 측면에서 모두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요. 이를 해결하기 위해 여러 서비스와 기능들을 덧붙이고 있지만 반응은 그리 크지 않습니다. 하지만 이렇듯 당근마켓이 새로이 시도하고 있는 사업들은 충분한 규모로 성장할 잠재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광고는 말할 필요도 없고요. 이번에 문제가 된 아르바이트 채용 시장도 작진 않습니다. 적자 규모를 줄이고 지속적인 성장을 위한 최소한의 발판을 만들 수 있는 수준이지요.

하지만 이번 일을 통해, 중고 거래마켓이라는 인식 자체가, 가능성은 충분한 사업들의 성장을 오히려 가로막고 있는 것이 아닐까 생각이 들었습니다. 솔직히 당근마켓 이전에 쌓인 중고거래의 이미지는 그다지 좋지 않았습니다. 다른 플랫폼은 물론, 당근마켓 내에서도 종종 사고가 터지고 있고요. 결국 이러한 상황 때문에, 당근마켓은 거래 중개 플랫폼으로써 꼭 필요한 신뢰를 구축하지 못한 상황입니다. 신뢰의 부족은 그 어떤 서비스에게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고요.

그렇다고, 성장성 측면에서 뾰족한 수가 보이는 것도 아닙니다. 지금까지 중고거래로 잘 성장해 온 당근마켓이지만, 이것 만으로는 한계가 찾아오는 건 당연합니다. 슈퍼 앱이 성장하려면 지속적으로 서비스 영역을 확장하는 길 밖에 없으니까요. 다만 아직은 어색하지 않게 당근마켓에 붙일 무언가를 찾지 못한 겁니다.



이렇듯 이중고에 시달리고 있는 당근마켓이 참고해야 할 곳은 토스가 아닌가 싶은데요. 토스는 애초에 송금 서비스로 시작했지만 성장 한계에 직면했고, 끊임없이 새로운 영역에 진출했습니다. 그리고 지속적으로 수익 사업을 덧붙이며 조 단위의 매출 규모는 물론 흑자 전환까지 바라보고 있고요.

 

일단 토스는 무엇보다 돈을 다루었기 때문에 축적해 온 신뢰 자산이 상당했습니다. 추후 다른 금융 서비스로 확장할 때 이는 큰 힘이 되었고요. 또한 만보기 같은 자잘한 기능들도 토스의 사용 빈도를 높이는데 상당한 역할을 했지만, 무엇보다 큰 폭의 성장이 가능했던 건 뱅크와 증권 등 새로운 영역으로 확장했을 때였습니다. 당근마켓도 토스처럼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고, 사업의 본질상 출발선이 다르다면, 조금 더 과감한 선택도 고려해야 하지 않을까요?


이젠 환상에서 벗어날 때

당근마켓에게 과감함을 권하는 건, 밖에서 볼 때 당근마켓은 스스로가 만든 틀 안에 갇혀 있는 것처럼 보이기 때문입니다. 당근마켓의 최대 장점 중 하나는 ‘대중의 사랑을 받는 서비스’라는 점입니다. 보통의 플랫폼 기업들은 초기에는 환영과 지지를 받지만, 이후 수익화에 나서면서 독과점 등의 이유로 비판을 받게 되는 것이 자연스러운 수순인데요. 당근마켓은 중고거래 자체는 제로 수수료를 고수하며, 일종의 낭만을 지키고 있기 때문에 이러한 굴레에서 벗어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러한 낭만 자체가 어쩌면 또 다른 제약으로 자리 잡은 게 아니냐는 거죠.

물론 초심을 지킨다는 건 훌륭한 일이지만, 결국 돈을 벌어다 주지는 못합니다. 당근마켓 또한 기업이기에, 적절한 매출원을 발굴하지 못한다면, 수수료 부과라도 고민해야 하는 게 아닐까요? 결국 2가지 선택지 중 하나는 골라야 합니다. 토스는 여전히 송금은 무료로 제공하지만, 다른 방법으로 돈을 벌기 시작했고, 리셀 플랫폼 크림은 반대로 기존의 삼무정책을 폐기하고, 수수료를 부과하기 시작한 것처럼 말입니다.

특히 당근마켓은 전면적인 유료화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국내 소비자들이 유독 수수료에 민감하고, 비판적인 건 사실입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손해 보는 장사를 계속할 수는 없지 않습니까? 오히려 적정 수수료를 받고, 중고거래 과정에서의 문제 관리를 철저히 하는 방안도 고민해 볼 만 할 것 같은데요. 여러 특성들이 차이 나긴 하지만, 어찌했든 중고거래를 중개하는 크림의 수수료 부과가 큰 이견이 없는 건, 그만큼 정품 검수나 가품 관리를 철저히 하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당근마켓도 수수료를 받는 대신, 이러한 중고거래 중개의 책임을 조금 더 지면서, 안정적인 매출 확보는 물론, 추후 성장하는데 도움이 될 신뢰자산도 쌓는 것이 어떨까 싶네요.

   

진짜 시험대에 오른 원소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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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물단지로 전락한 원소주

작년 최고의 히트 상품 중 하나를 뽑으라면 원소주도 반드시 후보에 들어가야 하지 않을까요? 원소주 열풍은 정말 어마어마했습니다. 팝업 스토어는 오픈런 경쟁이 벌어질 정도로 인기를 끌었고요. 온라인 몰은 몰려든 트래픽으로 인해 다운되기도 했습니다. 원소주 스피릿이 출시된 이후에도 이러한 인기는 이어졌는데요. 편의점마다 품절이 되어 인기라는 말은 떠도는데, 막상 맛본 사람은 적은 기이한 현상이 벌어지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여러 히트 상품들이 그랬듯이, 인기는 영원할 수 없었습니다. 어느 순간부터 원소주를 구매하는 것은 쉬워졌습니다. 그러다 못해 재고가 너무 넘쳐나면서, GS 본사가 점주들에게 밀어내고 있다는 논란까지 터지고 말았는데요. 발주 경쟁이 벌어진 게 어제 같은데, 이제는 골칫덩어리가 되다니 참으로 아이러니합니다.


그런데 막상 당황한 건 GS뿐?

일이 이렇게 되자, 특히나 곤란해진 건 GS입니다. 여러 기사들이 이를 다루면서 부정적인 이미지가 더해지는 건 물론, 금전적인 손해까지 이어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법적인 이슈로 인해서, 편의점 본사는 적어도 주류만큼은 매입 형태로 구매해야 한다고 합니다. 즉 재고가 남으면 그대로 손실로 이어지는 거죠. 물론 추정이지만, GS는 원소주와 계약을 할 때 상당히 양보한 것으로 보입니다. 아마 많은 물량을 구매하기로 약정한 것으로 추정 가능하고요. 따라서 GS로써는 발등에 불이 떨어진 상황이 되어버린 거죠.

GS가 이렇게나 원소주를 향해 구애한 건, 최근 편의점 업계의 최대 화두가 주류가 된 탓이 큽니다. 주류는 일부 예외를 제외하면 온라인에서 판매가 원천적으로 불가능한 데다가, 코로나 팬데믹으로 인해 홈술 문화까지 확산되면서 편의점 주류 매출은 전성기를 맞이합니다. 여기에 곰표 밀맥주가 대성공을 거둔 후, 하나의 차별화 요소로서의 가능성도 주목받고 있는데요. 이에 따라 고객들을 끌어들일 집객 요소로 주류 트렌드 상품을 앞다투어 개발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하지만 주류 트렌드는 동시에 빠르게 변화한다는 점을 GS는 간과했던 것 같습니다. 최근 이른바 뜨는 주종은 1~2년 단위로 빠르게 교체되고 있는데요. 실제로 수제 맥주에서 와인으로, 그리고 이어서 증류식 소주로, 여기서 다시 하이볼과 위스키로 선수는 계속 교체되고 있습니다. 결국 누가 반 박자 빠르게 이슈를 선점하는 가의 경쟁인데, GS는 원소주를 너무 오래 붙잡고 있던 거죠.

더욱이 원소주의 가격이 상대적으로 고가라는 점도 치명적이었는데요. 경기가 작년 하반기부터 예상보다 빠른 속도로 악화되면서, 이는 소비자의 구매를 망설이게 만드는 요인이 되고 맙니다. 기사에 달린 댓글을 보면, 너무 비싸서 자주 사기 부담스럽다는 의견이 많습니다. GS 입장에선 솔직히 운도 좀 나빴던 거죠.

출처: 원스피리츠

그런데 재밌게도 다른 당사자인 원소주 측은 그리 당황한 기색이 없습니다. 오히려 해외 출시 소식을 발표하며, 기다렸다는 듯이 새로운 로드맵을 제시하였는데요. 알고 보면 원소주 출시 초기부터 이러한 상황을 예견했던 것 같습니다. 무엇보다 원소주가 위치한 가격대의 주류로 공략할 수 있는 고객 집단은 한정적이라는 것을 이미 개발 단계에서부터 인지하고 있었는데요. 그래서 처음부터 원소주는 해외 진출을 노리고 만든 상품이었습니다. 국내 시장만 보면 규모가 뻔하지만, 해외 시장 공략에만 성공한다면 이야기는 달라지니까요.   

이제 진짜 실력이 드러날 겁니다

불과 얼마 전까지, 원소주의 성공 요인을 분석하는 기사들이 쏟아지기도 했습니다. 여기서 1순위로 등장한 것은, 브랜드의 상징이라 할 수 있는 박재범이었습니다. 유명 연예인인 그가 수년간 방송에서 언급 해왔던 소주 브랜드. 단지 자신의 후광을 노린 일회성 상품이 아니라, 진정성이 녹아 있었기에 대중들은 열광했습니다.

하지만 박재범이라는 셀럽을 제외하고도 원소주는 훌륭한 상품이었습니다. 디테일한 요소까지 챙긴 기획력에. 팝업 스토어 등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드러난 탁월한 마케팅 역량이 더 해졌기에, 성공을 거둘 수 있었던 거죠.

더욱이 앞서 언급한 것처럼 원소주는 초기 기획부터 철저히 외수용으로 만들어진 제품이었습니다. 네이밍부터 해외 판매를 고려하여 여러 중의적인 의미를 담아지었다고 하고요. 전통적인 소주의 이미지는 유지하면서, 패키지 등은 감각적으로 만든 것 역시, 해외 공략을 염두에 둔 것이라 합니다.

물론 그렇다고 해외 시장에서의 성공은 정말 장담하기 어려운 일입니다. 식품 제조사들 중 글로벌 시장 공략에 성공한 사례가 많이 늘어나긴 했지만, 대부분 대기업들이 거둔 성과입니다. 스타트업인 원소주의 제조사 원스피리츠에게는 버거운 일일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렇기에 오히려 이번에도 어느 정도의 성과를 거둔다면 정말 누구도 흠잡을 수 없지 않을까요? 반짝 히트 상품이라는 오명도 씻을 수 있을 거고요. 특히나 여전히 스타트업이 만든 소비재 브랜드 중 글로벌 성공 사례는 거의 없기 때문에, 좋은 선례를 만들어 줬음 합니다.

  
더 현대 서울, '알트원' 기획자에게 직접 듣습니다

SNL에 나오는 대사 하나에도 경쟁구도가 보입니다

홀로 감소 중인 온라인 화장품 시장의 주인은?

인공지능과 빅데이터가 모두 적용되었다는데요

철저히 계산된 철수부터 시작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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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늘 뉴스레터는 런던에서 보내 드립니다. (오늘은 마감에 성공했지만, 다음 주는 잘 모르겠습니다. 열심히 비행기에서 쓴 거라 평소 대비 기사 링크가 적긴 하네요😅) 저는 아마존프레시와 아마존살롱 등도 직접 보는 등 즐겁게 보내고 있는데요. 추후에 가능한 부분은 콘텐츠로도 전달드릴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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