죄송합니다. 이번 제11호는 이틀이나 늦게 발행되었습니다. 1년간 12번 발행을 하며 적어도 발행일만큼은 정확하게 지키자고 다짐했는데, 이렇게 약속을 어기게 되었네요. 일이라는 것이 연차가 쌓이고 경험이 늘수록 능숙해질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오히려 시간이 흐를수록 더 버거워지는 것 같습니다. 책 만드는 일에 대한 애정은 다행히 사라지지 않았지만, 책 만드는 일의 괴로움 역시 점점 거대해져 이러다 저를 집어삼키면 어쩌나 두렵기도 했고요. 하지만 이번 일터뷰에서 편집자 P님이 마지막 질문에 남긴 답변 덕분에 힘을 얻었습니다. (그 말이 궁금하신 분은 아래 일터뷰 전문을 클릭해보세요.) 이 레터를 읽고 있는 편집자분들은 요즘 어떤 기분이신가요? 어떤 마음으로 일을 하고 있나요? 지치진 않으셨나요? 앞으로도 계속 이 일을 하실 건가요? 지난 한 달도 고생 많으셨습니다.
CONTENTS
🎤 편집자 일터뷰: “내가 나에게 일을 시키면 억울할 것도 없어요” (편집자 P)
📚 작귀베관: 작고 귀여운 베스트셀러 관찰기 by 오로지
📅 제목이 없는 URL
🎤 # 영화사 알바, 패션잡지 에디터, 카페 점원
# 그리고 다시 마감이 있는 생활로
ㅍㅈㅈ: 일하는 방식, 일을 대하는 태도 등에 관해 관심이 많은 것 같습니다.
편집자 P:저는 일도 저의 일부라고 생각해요. 일은 일이고 나는 나, 이런 식으로 칼 같이 선을 긋지 못해요. 그래서 일하는 방식이나 태도는 곧 삶의 방식과 태도와 맞닿아 있다고 여겨요. (...) 기본적으로 제가 빠릿빠릿하지 못하고 좀 느긋한 성향입니다. 그러면서도 대충 할 수가 없고요. 그러다 보니 뭔가를 하는 데 시간이 오래 걸립니다. 그래서 야근을 하거나 주말에 집에 일감을 들고 갈 때가 많은 것 같아요. 다 저의 업보지요. 야근을 하든 주말 근무를 하든 내가 나에게 일을 시키면 억울할 것도 없어요. 일의 주체가 내가 되는 게 중요한 것 같아요.
클릭을 하고 나서야 그 정체가 드러나는 URL처럼, 하루 중 8시간 넘는 시간 동안 함께 사무실에 공존하지만 좀처럼 서로의 관심사와 고민을 공유할 수 없는 우리 일터의 풍경이 마치 URL처럼 느껴졌습니다. 편집자들에게 지난 한 달간 가장 인상적이었던 URL을 물었습니다.
코멘트: 세상을 새롭게 보는 신기한 창. 고등과학원에서 운영하는 과학 웹진입니다. 과학에 대한 재밌는 소식뿐만 아니라 일상을 새롭게 보는, 과학자의 시선 속 세상을 알려주는 사이트라 무언가 시작할 때 이 사이트를 보며 마인드 세팅을 합니다. 닉네임: 탐구생활까지만 에이스였던 과학 편집자 URL:horizon.kias.re.kr/
코멘트:5년 째 mbti에 진심인 인프피로서 N과 S의 차이를 이렇게 정확하게 분석한 영상은 처음 봤습니다! 제가 왜 실수를 하는지도 이걸 보고 이해했어요!! 닉네임:mbti 과몰입 중인 편집자 D URL:youtu.be/5dW-9JOv7Qs
코멘트:미래에 만날 A컷을 위한 훌륭한 B컷 모음. 타이포그래피를 활용한 디자인을 보여주는 사이트입니다. 개인적으로 하이퍼 텍스트라고 해서 활자를 다른 매체나 양식에 접목하는 것에 관심이 많은 편입니다. 기회가 된다면 타이포로만 구성된 표지를 가진 책을 만들고 싶은 바람도 있어요. 여러 가지로 막히거나 힘이 없을 때, 이 사이트에 들어가 수많은 아티스트가 올린 디자인을 보면서 언젠가는 만날 제 최고의 책을 그려보는 시간을 가지는 편입니다. 닉네임:탐구생활까지만 에이스였던 과학 편집자 URL:typographicposter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