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을 다룬 그림책들
#380. 2023. 7. 14. 
안녕하세요 님, 
이번 주엔 비가 많이 왔습니다. 제가 사는 곳은 가온빛 레터 정리하는 지금 이 시간에도 비가 쏟아지고 있습니다. 무덥고 습한 장마 기간 동안 안전과 건강에 각별히 유의하세요~

📚 7월 둘째 주 그림책 이야기 : 죽음을 다룬 그림책들
죽음에 대한 그림책들의 내용은 크게 죽음의 의미를 다룬 것과 떠나는 이의 시선으로 죽음 또는 남겨진 이들을 바라보며 그린 것, 그리고 남겨진 이가 떠난 이를 그리워하며 애도하는 것 이렇게 세 가지로 나눌 수 있습니다. 물론 죽음을 다룬 대부분의 그림책은 이 세 가지가 동시에 담겨 있기는 합니다. 그래서 아래에 소개하는 아홉 권을 굳이 세분하지 않았습니다. 여러분의 쓰임새에 맞게, 읽는 그날의 느낌에 따라서 감상하시기 바랍니다.

※ 그림책 순서는 가나다 순입니다.
납작한 토끼
바두르 오스카르손 | 진선아이
(2019/06/18)

차가운 길바닥에 납작하게 달라붙은 채 죽어 있는 토끼를 발견한 개와 쥐. 토끼를 조금이라도 더 잘 떠나 보내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두 친구의 모습을 보며 그저 추상적이기만 했던 죽음에 대해 구체적으로 생각해보게 되는 그림책입니다.
내가 함께 있을게
볼프 에를브루흐 | 웅진주니어
(2007/10/31)

"누가 내 머리에 똥 쌌어?"의 볼프 에를브루흐 무려 10년에 걸쳐 완성한 그림책입니다. 죽음을 다룬다는 것은 그만큼 힘든 일이란 뜻이겠죠. 안데르센상과 아스트리드 린드그렌 기념상을 모두 받은 작가답게 죽음에 대한 심오한 철학적 고찰을 그림책 속에 잘 담아냈습니다.
사과나무 위의 죽음
카트린 셰러 | 푸른날개
(2016/10/01)

독특하게도 죽음에게 새하얀 옷을 입히고 순둥순둥하게 그려낸 이 그림책은 죽음이 없다면 과연 삶은 어떻게 될까 묻습니다. 영원히 살 수 있었지만 결국은 죽음을 선택한 여우 할아버지를 죽음이 꼬옥 안아주는 마지막 장면이 인상적인 그림책입니다.
상자 속으로 들어간 여우
안트예 담 | 한울림어린이
(2022/03/17)

아기자기한 이야기 속에 죽음의 의미, 떠나는 이와 남겨진 이들의 마음을 골고루 담아낸 그림책입니다. 자신의 죽음을 준비하는 여우, 먼 여행을 떠난 여우를 기억하고 그리워하는 토끼들을 통해 안트예 담이 하고 싶었던 말은 아마도 '죽음은 소멸이 아니라 사랑하는 이의 마음 속에 영원히 남겨지는 것' 아니었을까 싶습니다.
어느 늙은 산양 이야기
고정순 | 만만한책방
(2020/10/12)

죽음이 두려운 진짜 이유는 언제 어디서 어떻게 어떤 모습으로 죽을지 내 스스로 결정할 수 없다는 겁니다. 죽음이 가까이 다가왔음을 깨닫고 자신이 원하는 장소에서 자신이 원하는 모습으로 죽기 위해 이곳저곳 찾아 다니는 늙은 산양을 보며 노년의 삶과 그 뒤로 이어질 죽음에 대해 생각하게 되는 그림책입니다. 고정순 작가답게 인상적으로 쓴 헌사도 꼭 확인해 보세요.
오소리의 이별 선물
수잔 발리 | 보물창고
(2009/03/10)

안트예 담이 "상자 속으로 들어간 여우"를 만들 때 이 그림책의 영향을 받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초판이 1984년에 나왔는데 이 시기 그림책들이 대부분 그렇듯이 소박하고 포근한 감성의 그림책입니다. 죽음을 앞두고 자신의 죽음보다는 남겨진 이들의 슬픔을 걱정하는 오소리 할아버지와 그 이웃들의 이야기 보고 나면 '아, 죽음이 다정하게 느껴질 수도 있구나!' 하실 겁니다.
잘 가, 작은 새
마거릿 와이즈 브라운, 크리스티안 로빈슨
북뱅크
(2017/03/25)

공원에서 발견한 작은 새의 주검을 묻어주고 장례식을 치러준 후 매일매일 무덤가에 찾아가 애도하는 아이들의 모습을 마치 놀이의 한 장면처럼 그려낸 그림책입니다. '아이들은 하루도 빠짐없이 죽은 새를 찾아와 노래를 불러주었어요. 날마다 잊지 않고 싱싱한 새 꽃들로 무덤가를 꾸며 주었어요. 아이들이 작은 새를 까맣게 잊어버릴 그 어느 날까지.' 아이들처럼 장난스럽지만 산 자들에게 죽음이 어떻게 잊혀지는지 잘 보여주는 마지막 장의 글귀가 인상적입니다.
할머니의 팡도르
비올레타 로피즈, 안나마리아 고치
오후의 소묘
(2019/12/02)

‘나랑 갑시다.’라고 말하며 할머니를 찾아왔던 죽음의 사신, ‘이제 갑시다’라는 짧은 말을 남기고 미련 없이 죽음의 입속으로 들어가는 할머니. 사방에 흩뿌려진 팡도르는 할머니가 세상에 남긴 사랑과 행복입니다. 그렇게 할머니는 돌아올 수 없는 길로 떠났어요. 죽음에게 사랑과 행복 그리고 삶의 기쁨을 가르쳐 주고 솜사탕처럼 가볍게…
할아버지의 섬
벤지 데이비스 | 예림아이
(2016/01/30)

사랑하는 할아버지를 떠나보낸 어린 손주의 아픔과 그리움을 담아낸 그림책입니다. 할아버지가 나를 버리고 떠난 것이 아니라 내가 좋은 곳에 모셔다 드리고 돌아왔다고, 편안한 그곳에서 행복하게 잘 지내고 계실 거라고 상상하는 꼬마 시드를 통해 애도의 방식에 대해 생각해보게 됩니다.
<그림책의 이해와 활용> 4기 참가자 등록중
<가온빛 그림책 수업 - 그림책의 이해와 활용> 4기 참가자를 아래와 같이 등록중입니다.

  • 강사: 이선주(가온빛 대표 에디터)
  • 기간: 2023년 7월 31일 ~ 9월 25일, 8회차 수업(매주 월요일)
  • 시간: 저녁 8 ~ 10시
  • 장소: 온라인(Zoom)

가온빛 레터 플러스 57호
<가온빛 레터 플러스>는 매월 둘째 넷째 수요일 밤 9시에 보내드리는 유료 레터입니다. 구독료는 월 5천원이며 3개월, 6개월, 12개월 단위로 구독 신청할 수 있습니다.


7월 12일에 발송한 <가온빛 레터 플러스> 57호에는 아래와 같은 내용들 담았습니다.
  1. 재미있는 그림책 생각하는 그림책: 아모스 할아버지 시리즈
  2. 그림책으로 세상을 읽다: 생명을 품은 바다 이야기
  3. 하루에 그림책 한 권: 제목이 '바다'로 시작하는 그림책들
  4. Inside 가온빛: 56호 피드백 / 구글 덕분에 고생 좀 했습니다~ / 가온빛 그림책 수업 미국 진출! / <그림책의 이해와 활용> 수업 4기 개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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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온라인] 7~9월 / 가온빛 그림책 수업: 그림책의 이해와 활용 (가온빛, 7/31~9/25) [행사링크
📚 [서울] 6, 7월 / 그림책, 나를 만나는 시간 시즌2 (강북문화정보도서관, 6/2~7/28) [행사링크]
이번 주 그림책 이야기는 여기까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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