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리 

선거는 끝났어요. 그다음은요?

계속 말해 봐 

더불어민주당 175, 국민의힘 108, 조국혁신당 12, 개혁신당 3, 새로운미래 1, 진보당 1. 10일 치러진 12대 총선 성적표입니다. 민주당을 포함한 범야권은 192석이나 돼요. 4년 전 총선에 비해 민주당 의석은 좀 줄었지만 야권 전체로 보면 한걸음 더 나아갔어요. 한마디로 민주 대승, 국민의힘 참패였어요. 선거 내내 '윤석열 정권 심판'이 모든 이슈를 덮어버렸고, 결국 차가운 민심이 그대로 표로 반영됐어요.

  

국정 장악력에 치명타를 입었어요. 집권 내내 여소야대의 틀안에 갇히는, 우리 정치사상 초유의 사태예요. 윤 대통령이 내걸었던 노동 연금 교육 개혁, 여기에 지금 논란이 되고 있는 의료 개혁까지 모두 힘을 받지 못하게 됐어요. 야당이 별러온 김건희 여사, 해병대 수사 관련 특별검사법도 무조건 외면하기에는 큰 부담이에요. 지난 1월 조선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윤 대통령은 "다수당이 되지 못하면 식물 대통령이 될 것"이라고 했었어요. 말그대로 레임덕(권력 누수)을 피하기 어렵게 됐어요. 윤 대통령은 선거 결과가 나온 뒤 "국민의 뜻을 겸허히 받들어 국정을 쇄신하겠다"고 했어요. '독선' '불통'으로 비판받은 국정 운영기조를 바꿀지가 관심이에요. 국무총리와 대통령실 비서실장 등 수석 등은 모두 사의를 나타냈어요.

지난 총선보다 몇석 더 얻었다고 치부하기에는 너무나 처참한 성적이에요. 절대적인 의석수 부족으로 입법권으로 할 수 있는 게 없다는 한탄이 나왔어요. 당 자체적으로 법안을 통과시킬 수도 없어요. 정국 주도권을 쥔 야당에게 질질 끌려다닐 수밖에 없다는 거예요. 선거를 이끌었던 한동훈 비대위원장은 패배의 책임을 지고 물러났어요. 다시 비상대책위를 꾸려야 하지만 당장 당을 이끌 인물도 보이지 않아요. 차기 지도부가 들어설 때까지 대혼란이 이어질 것으로 보여요. 당의 체질을 완전히 바꾸는 정풍 운동이라도 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지만, 당분간은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할 것으로 보여요. 대통령과 거리를 두는 상황이 올 수도 있어요.

더 견고한 '이재명의 당'이 될 것으로 보여요. 공천 과정에서 이른바 '비명' 세력들을 몰아내면서 불거졌던 '비명횡사' 논란도 사라졌어요. 이 대표의 대통령을 향한 길에도 파란불이 켜졌어요. 당장 올 8월에 예정된 전당대회에서 당대표 재선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어요. 조국혁신당과 손잡고 윤 대통령이나 여당을 향한 공세의 고삐를 더욱 거세게 쥘 것으로 예상돼요. 하지만 이 대표에 대한 사법 리스크는 여전히 그의 발목을 잡고 있어요. 공직선거법 위반과 대장동백현동위례신도시 개발 관련 배임과 뇌물 혐의 재판 등이 줄줄이 이어질 거예요. 공직선거법 위반으로 100만원 이상 벌금만 나와도 의원직을 잃는 것은 물론, 피선거권이 박탈돼 다음 대선 출마가 어려울 수도  있어요.    

22대 국회는 '특검 정국'으로 시작될 가능성이 높아요. 민주당은 우선 김건희 여사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과 대장동 개발사업 '50억 클럽' 뇌물 의혹을 각각 수사할 '쌍특검법안'을 서두를 것으로 보여요. '채상병 특검법', '이종섭 특검법'도 추진할 방침이에요. 조국혁신당은 한동훈 비대위원장의 딸 논문 대필 의혹 등을 밝힐 '한동훈 특검법'을 1호 법안으로 이미 내세웠어요. 야권이 손잡으면 개헌과 탄핵을 제외한 모든 법안을 일사천리로 처리할 수 있어요. 조국혁신당이 더 강성 목소리를 내면서 민주당과 선명 경쟁을 벌일 수도 있어요. 지난 21대는 여야가 적대적으로 대치하기만 한 '최악의 국회'였다고 해요. 22대 역시 강대강으로 부딪히면서 극한 대립이 계속될 것이라는 암울한 전망이 벌써부터 나오고 있어요.

자기 이름을 당명으로 내걸고 정치판에 뛰어든 조국혁신당 조국 대표는 한달 남짓한 선거 기간 내내 '돌풍'이라는 수식어를 몰고 다녔어요. 윤석열 정권 조기 종식을 주장하는 "3년은 너무 길다"는 짧고 선명한 슬로건이 유권자들의 마음을 움직였어요. 그의 등장으로 총선 분위기는 '윤석열 정권 심판' 프레임으로 급속히 바뀌었어요. 윤석열 정권도 싫지만 이재명의 민주당에도 거부감을 보이는 유권자들을 대거 흡수했어요. 결국 조국혁신당은 총선에서 정당득표율 24%를 얻으며 12석의 의석을 확보했어요. 민주당과 국민의힘에 이어 원내 3당이 됐어요. 비례 2번으로 국회의원 배지를 단 그는 야권의 대권주자로도 급부상했어요. 선거 이튿날 첫 행보로 대검찰청을 찾아가 "김건희 여사를 소환해서 조사하라"고 외쳤어요. '자녀 입시비리'로 2심에서 징역 2년형을 선고받은 그는 언제든 대법원에서 형이 확정될 치명적인 약점이 있어요. 옥살이도 해야 하고 5년간 피선거권도 잃을 수 있어요. 조국의 앞날이 어떻게 흘러갈지 관심이 쏠리는 이유죠.

 이준석도 있다 : 경기화성을에서 막판 뒤집기로 당선됐어요. 아무도 당선을 믿지 않았던 어려운선거였어요. 선거운동 초반 더블스코어로 앞서 있던 민주당 후보를 결국 따라잡았어요.  2011년 박근혜 전 대통령이 발탁해 정치에 입문한 이 대표는 세번이나 낙선하면서 4수 만에 원내 입성에 성공한 거예요. 국민의힘 당대표를 지내며 윤 대통령 당선에 일등 공신이기도 했어요. 그러나 이른바 친윤 세력에 밀려 당 대표에서 물러나고 결국 국민의힘을 뛰쳐나와 개혁신당을 만들었어요. 개혁신당은 이번에 비례 2석을 포함해 이 대표까지 3석을 차지했어요. 청년 세대를 이끄는 청년 정치인으로 화려하게 자리매김했어요.

반도체에 돈 퍼붓는 미국 

미국 정부가 반도체 생산 공장을 자기나라 땅에 유치하게 위해 돈을 마구 뿌리고 있어요. 타이완 TSMC에 반도체보조금 66억달러(9조원)를 준다고 했어요. 아주 싼 이자로 50억달러(6조8천억)도 빌려준다고 했어요. 합하면 무려 16조원이에요. 미국이 다른나라 기업에 투자한 사상 최고 액수예요. TSMC는 미국 내 투자규모를 400억달러에서 650억달러로 확대한다고 화답했어요. 애리조나주에 짓고 있는 두개의 공장 외에 한개를 더 지어서 최첨단 반도체를 생산하겠다고 했어요. 미국은 이미 자국 회사 인텔에 보조금 85억달러를 포함 195억달러를 지원한다고 했었어요. 

 삼성전자는? : 이번주 미국 상무성이 발표할 것으로 보이는데, 60억~70억달러의 보조금이 지원될 것으로 예상됐어요. 삼성 역시 텍사스주 테일러 공장 설비에 기존 170억달러에서 440억달러로 늘린 투자계획을 곧 발표할 예정이에요. 

 왜 이렇게? : 미국 정부는 AI와 군사기술의 핵심인 반도체의 해외 의존도가 높다는 점을 안보위협으로 봤어요. 중국과의 기술패권 대결이 격화되는 상황에서 반도체를 스스로 공급할 수 있어야 한다는 거죠. 2022년에 만들어진 527억달러 규모의 '반도체지원법'이 하나하나 실행되고 있어요.

초저가를 앞세운 알리 테무 등 중국 온라인 쇼핑몰이 국내 시장을 빠르게 잠식하고 있죠. 그런데, 인천세관이 404개 품목을 조사해 보니 귀걸이와 반지 등 96개에서 안전치보다 10배에서 무려 700배에 이르는 카드뮴과 납이 검출됐어요. 발암가능 물질이에요. 4개 중 한개꼴이에요. 서울시도 어린이용품들을 조사했는데 유해물질이 나왔어요. 가죽가방과 물놀이 튜브에는 기준치의 50배에 이르는 프탈레이트 가소제 성분이 들어있었어요. 캐릭터연필과 낚시 장난감에서도 같은 성분이 나왔어요. 플라스틱을 가공할 때 부드럽게 만드는 프탈레이트는 불임을 일으킬 수 있는 환경호르몬이에요. 역시 암을 유발할 수 있고요. 어린 아기가 입에 물고 사용하는 치발기도 쉽게 부서졌어요. 작은 조각들이 아이 기도를 막을 수 있어 질식 위험이 있었어요. 

 

 '화들짝' : "내가 구입한 백은?" "시곗줄은?", "얼굴 마사지기는 괜찮을까?" 싼값에 혹해서, 현금을 뿌리듯이 하는 마케팅에 홀려서 알리와 테무를 즐기던 국내 이용자들의 걱정이 커졌어요. 알리와 테무에서는 국내 인증절차가 없는 제품도 판매할 수 있어요. 업체 자체적으로 모니터링도 소홀했고요. 공정거래위원회는 광고 등 판매 방식에 문제가 없는지 살펴보고 있어요. 

통일된 의료개혁안은 내놓고 정부와 대화하겠다던 의료계가 내부 진통을 겪고 있어요. 총선이 끝난 뒤 전공의와 의대 교수, 의협 등이 합동기자회견을 할 걸로 기대됐는데, 전공의 대표가 "합동 브리핑 합의된 적 없다"고 하면서 삐그덕거렸어요. 여기에 의협에서도 내분이 있어요. 의대 증원 재검토라는 목표는 같아도, 정부와 대화하면서 해결하자는 비대위측과, 의대 정원 백지화 약속을 받고 정부와 대화하자는 '강경파' 임현택 회장 당선인측이 갈등을 빚고 있어요. 정부와 의료계 간의 대화 전망이 갈수록 '안갯속'으로 빠져들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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