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쿠팡 위기론 허와 실 2.뉴스레터 생존기
 2024.03.06 24-010호   |   웹에서 보기   |   지난호 보기  

  01 알리와 테무는 정말 쿠팡에게 위협적일까요?
  02 뉴스레터 너겟이 살아남을 수 있었던 비결은
  03 뉴스 TOP5 - '온라인 물류센터는 왜 따로 운영될까?'

   

알리와 테무는 정말 쿠팡에게 위협적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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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돌아온 쿠팡 위기론

쿠팡이 창립 이후 14년 만에 첫 연간 흑자를 달성했습니다. 매출은 30조 원, 영업이익은 6천억 원을 기록하며, 누구도 부인할 수 없는 국내 유통업계 1위 기업으로 자리매김하였는데요. 그간 지지부진했던 주가까지 일시에 급등할 정도로, 쿠팡의 실적은 정말 완벽하였습니다. 특히 쿠팡의 활성고객 수는 전년 대비 16% 증가하고, 유료 멤버십 로켓와우 회원 숫자 또한 27% 늘어난 1,400만 명을 기록하는 등, 향후 성장성 우려마저 말끔하게 씻어냈고요.

재밌는 건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언론에서 다시금 쿠팡 위기론을 꺼내고 있다는 겁니다. 우여곡절 끝에 쿠팡이 1위 자리를 차지했지만, 알리익스프레스나 테무 같은 중국 플랫폼들에게 곧 그 자리를 빼앗길지 모른다는 건데요. 특히 지난 3월 4일, 알리익스프레스가 신선식품 판매에도 본격적으로 나서면서, 중국 플랫폼들에 대한 우려는 더욱 커지고 있습니다. 그나마 지금까지는 이들이 해외 직구 기반 서비스다 보니, 신선 식품 등을 취급 못하는 것이 한계라고 보았는데, 예상보다 빠르게 이러한 약점을 보완한 셈이니까요.

본질을 놓치면 결론도 이상해집니다

하지만 과거 수많은 쿠팡 위기론이 그랬듯이, 최근 쏟아지는 기사들 역시 정작 가장 중요한 본질은 놓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예전에 쿠팡이 끝내 흑자 전환에 실패할 거란 전망들은 대체로 쿠팡 물류센터의 자동화 수준이 낮다는 것에 근거를 두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막상 쿠팡이 막대한 적자를 내게 된 원인은 직접 고용한 인력을 통해 직접 배송을 하던 것에 있었습니다. 따라서 배송 물량이 충분히 쌓이면서 비용 효율이 개선되고, 여기에 공급가 협상에서 우위를 차지하면서 마진의 여유를 획득하게 되자, 자동화 물류센터 없이도 쿠팡은 흑자를 달성할 수 있었습니다. 애초에 핵심을 잘못짚다 보니 전망 또한 완전히 틀리게 된 겁니다.

현재 중국 플랫폼 관련 이슈를 다루는 기사들 역시, 유사한 함정에 빠져 있는데요. 알리와 테무가 가진 진정한 강점이 중국 내 제조 상품들을 직거래 함으로써 얻는 가격 경쟁력이라는 점을 완전히 간과하고 있습니다. 사실 저렴하지 않다면, 국내 소비자들이 굳이 중국 플랫폼에서 쇼핑을 할 이유가 없습니다. 알리와 테무는 중간 도매상을 거치지 않고, 상품을 판매면서 이러한 압도적인 가격 우위를 만들어 내고 있는데요. 이를 가지고 상대적으로 열위인 배송 속도를 극복하고 있기도 합니다.

다만 여기서 포인트는 아무리 알리와 테무라 할지라도 모든 상품에서 이러한 가격 우위를 가질 수 없다는 점입니다. 그렇기에 이들의 성장은 언젠가 제동이 걸릴 수밖에 없습니다. 실제로 두 서비스의 앱 지표 성장 또한 점차 둔화되는 것이 확인되고 있기도 하고요.


물론 중국 플랫폼 스스로도, 이러한 약점을 인지하고 있기에 보완하려는 노력을 지속적으로 하고 있습니다. 특히 알리익스프레스가 적극적인데요. 이미 작년에 1,000억 원 규모의 물류 및 마케팅 투자 계획을 발표한 바 있습니다. 또한 국내 판매자들을 적극적으로 유치하는 것은 물론, 대형 제조사들의 직입점도 추진 중이기도 하고요.

하지만 이러한 상품군 확장이나 물류 투자가, 알리익스프레스가 쿠팡 혹은 다른 국내 플랫폼 대비 경쟁 우위를 확보했다는 걸 뜻하진 않습니다. 중국 제조 상품이 아닌 이상에야, 더 많은 물량을 파는 쿠팡이 가격 협상에서 밀릴 이유가 전혀 없고요. 고작 1,000억 원 남짓의 투자 만으로 이미 수조 원 넘게 쏟아부은 쿠팡의 물류 역량을 따라잡는다는 건 불가능하기 때문입니다. 쿠팡이 단시간 내 유통 시장을 장악할 수 있었던 건, 로켓배송이 가진 차별성이 취급 상품 확대와 지역 확장에 따라 이전될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알리나 테무의 영역이 확장된다고, 이들이 가지는 본질적인 경쟁력, 초저가가 따라 움직이진 못합니다. 그렇기에 벌써 알리와 테무가 쿠팡을 추월하느냐 마느냐 이야기하는 건, 너무 호들갑인 것처럼 보이는 거고요.

그렇다고 중국 플랫폼의 부상이 국내 이커머스 시장에 미치는 영향 자체를 완전히 부정하는 건 아닙니다. 안 그래도 쿠팡에 밀리고 있던, 중소 플랫폼들에겐 정말 생존의 위협으로 다가올 수 있고요. 당연히 쿠팡의 실적에도 일부 악영향을 미치긴 할 겁니다. 하지만 지나치게 과장된 측면이 분명히 있기에, 적어도 걸러서 소식을 접할 필요는 있어 보인다는 겁니다.

그럼에도 계속 이야기가 나오는 건

그렇다면 도대체 왜, 이런 기사들은 끊임없이 쏟아지고 있는 걸까요? 우선 언론사 입장에선 자극적이고 팔리기 때문에 그럴 겁니다. 한 기업이 계속 독주하는 건 보는 입장에서 재미가 없습니다. 그래서 억지로라도 어떻게든 경쟁 구도를 만들어서 계속 콘텐츠를 만들고 있는 거고요.

또한 쿠팡 입장에서도 솔직히 나쁠 것이 없습니다. 시장 지배적 사업자 등극을 앞둔 마당에, 잠재적 경쟁자마저 없다고 하면 독과점 논란에 빠질 수 있거든요. 이러한 때에 알리나 테무가 위협적이라는 분위기 형성은 오히려 반길만한 일입니다. 그 덕에 최근 중국 플랫폼 견제를 위한 정부 대책까지 논의 중이라 하니 더욱 그러하고요.

심지어 알리와 테무 등 중국 플랫폼들도 부가적인 홍보 효과를 누린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부분이 존재합니다. 국내 시장을 진지하게 공략 중인 상황에서 계속 기사나 난다면 소비자들의 관심을 끌 수 있고, 신규 사용자 확보에도 도움이 되기 때문입니다.

아마 이러한 이유로 당분간은 중국 플랫폼 위협론은 계속 등장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다만 그렇다면 이들의 위협이 진짜가 되는 건 어떻게 판단할 수 있을까요? 현재 쿠팡의 최대 강점은 이미 선제적으로 엄청난 물류 인프라를 깔아 놨다는 점입니다. 그래서 이를 위협하려면 최소 조 단위 이상의 투자가 단행되어야 할 텐데요. 따라서 그 누구든 이러한 막대한 투자를 단행했다는 소식이 들린다면, 그때는 조금 진지하게 쿠팡 위기론을 다시 꺼내 들어도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뉴스레터 너겟이 살아남을 수 있었던 비결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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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이 위기인 뉴미디어

2018년, 뉴닉과 일간 이슬아의 등장으로 한국에서도 뉴스레터가 기존 미디어의 대안으로 주목받기 시작합니다. 특히 뉴닉의 경우 구독자 수가 무려 61만 명에 달하며, 어지간한 중앙 일간지 이상의 영향력을 자랑하고 있기도 한데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뉴스레터 서비스가 정작 비즈니스로 성공한 사례는 찾아보기 힘듭니다. 적절한 수익 모델을 찾아내지 못했기 때문인데요. 사실 디지털 기반 매체로 성공을 거둔 건, 글로벌 전체로 봐도 뉴욕타임스 정도가 유일합니다.

이처럼 뉴스레터를 비롯한 이른바 뉴미디어가 성공하기 어려운 건, 사람들이 뉴스를 비롯한 콘텐츠를 소비하는 방식 자체가 근본적으로 바뀌었기 때문입니다. 우선 포털 서비스 등 플랫폼 사업자가 사용자를 모으기 위해, 콘텐츠를 무료로 제공하면서, 돈을 주고 사서 본다는 인식 자체가 없어졌습니다. 불과 십수 년 전만 해도 일상이었던, 길거리 가판대에서의 신문이나 잡기 구매는 옛말이 되었습니다.

그렇다고 플랫폼이 콘텐츠 공급자에게 적절한 수익을 보장해 주지도 않습니다. 물론 유튜브처럼 거대한 생태계를 형성한 경우도 존재하지만요. 높은 플랫폼 의존도는 결국 독자적인 경쟁력을 약화시키기 마련입니다. 기성 언론사들 역시 이러한 상황을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는데요. 그래서 자체 앱도 만들고, 유료 구독 서비스도 시작했지만 여전히 성과는 미미합니다.

사실 뉴스레터가 한때 인기를 끌었던 것도, 이러한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좋은 수단이라 여겨졌기 때문입니다. 이들은 독자와 일대일 관계를 형성하여 콘텐츠 직공급, 일종의 D2C에는 성공하였지만, 이를 통해 돈을 버는 방법은 결국 찾아내지 못했습니다. 이에 따라, 당초 기대보다는 발전이 더딘 상황인데요. 오늘은 이러한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고군분투 중인 경제 뉴스레터 너겟을 소개해 드리며, 뉴스레터의 비즈니스화가 어려운 이유를 보다 구체적으로 나눠보고자 합니다.

광고도 유료화도 답이 아니었습니다

너겟은 경제 뉴스를 주로 다루는 뉴스레터로 매주 월·수·금요일 오전에 발송되고 있습니다. 처음 들어보신 분들도 계시겠지만, 약 1만 명 가까이가 구독할 정도로 나름의 입지를 구축한 곳이기도 한데요. 사회 초년생이라는 명확한 타깃을 겨냥하여, 경제 이슈를 소화하기 쉽게 풀어 설명하여 전달한다는 서비스 차별성 덕분에 초기에는 빠르게 성장할 수 있었다고 합니다.

하지만 언젠가부터 뉴스레터의 구독자 수 성장 추세가 둔화됩니다. 뉴스레터는 유튜브 채널이나 인스타그램 계정과 다르게, 플랫폼 기반이 아니기 때문에, 직접 신규 구독자를 찾아와야 하는데요. 너겟이 가장 의존하던 지인 추천 기반의 자연 바이럴 만으로는 한계가 있었던 겁니다. 그렇다고 페이드 마케팅을 할 수도 없었는데요. 법인을 설립하고 기업화되었지만, 여전히 운영 비용을 감당하기도 버거웠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너겟은 적극적으로 수익화 노력에 나서게 됩니다. 보통 뉴스레터는 비즈니스 모델을 구축할 때, 크게 광고와 유료 구독, 둘 중 하나를 택하게 되는데요. 너겟은 이 2가지를 모두 시도했습니다. 우선 뉴스레터 본문 내에 광고 상품을 만들어, 판매하기 시작했는데요. 뉴스레터 자체가 광고주들에게 낯선 매체이다 보니, 안정적인 매출 기반이 되어주지 못하였고요. 단가 역시 적정한 시장 기준이 없어 높게 받을 수 없었습니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너겟은 네이버 프리미엄 콘텐츠에 입점하여 유료 구독 모델도 출시하였는데요 기존 무료 콘텐츠와의 차별성을 만들어 내는 것이 어렵다 보니, 적극적인 확장을 할 수 없었습니다. 결국 콘텐츠 퀄리티를 올리려면 에디터 인력 충원이 필요한데, 과감한 선제 비용 투자를 결정 내리긴 쉽지 않았습니다. 어피티처럼 수십만 구독자를 가진 매체 역시 섣불리 인원을 늘렸다가, 비용 이슈로 어려움을 겪을 정도로 뉴스레터 비즈니스는 기반이 탄탄하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위기를 탈피하게 해 준 것은 아이러니하게도 B2B 매출이었다고 합니다. 금융사들에 콘텐츠를 유료로 공급하면서, 안정적인 수익원을 마련할 수 있었다고 하는데요. 현재는 전체 매출의 80%가 이러한 B2B 영역에서 나오고 있다고 합니다. 특히 B2B의 경우 일단 계약만 맺으면 꾸준히 수익을 얻을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었습니다. 콘텐츠 비즈니스의 최대 단점은 예측 가능한 부분이 적다는 건데, 이를 보완해 줄 수 있었거든요. 덕분에 너겟은 그다음 페이즈를 준비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콘텐츠에서 서비스를 향합니다

이제 너겟은 콘텐츠를 넘어 서비스가 되는 것으로 방향을 전환하고 있습니다. 너겟의 목표는 금융이라는 영역의 장벽을 낮추는 회사가 되는 건데요. 향후 콘텐츠를 기반으로, 일종의 플랫폼으로 성장하고, 여기에 서비스까지 붙이는 것이 장기적인 계획입니다. 토스가 서비스에서 출발하여, 토스피드라는 미디어 채널을 만들어 콘텐츠를 제공하는 것처럼, 너겟은 콘텐츠에서 시작하여 서비스로 향하겠다는 포부인 건데요. 결국 콘텐츠 비즈니스가 오래 지속되려면, 서비스와 결합되어야 한다는 걸 깨달은 겁니다.

이러한 서비스로의 변신을 위한 토대를 만들려면, 다시 구독자 수를 빠르게 성장시킬 필요가 있고요. 그래서 너겟은 잠재 이용자와의 접점을 늘리는 것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인스타그램 계정 운영도 다시 재개하고, 숏츠 콘텐츠 제작도 고려 중이라 하는데요. 특히 무엇보다 최근 AI 기술의 발달에서 희망을 발견했다고 합니다. 과거에는 이렇게 사업 영역을 늘리려면 채용이 필수적이었지만, 이제는 AI를 활용하여 생산성을 높여 소수의 인원으로도 큰 가치를 만들어 낼 수 있기 때문입니다.

지금까지 뉴스레터 너겟이 겪은 시행착오들과, 향후 계획에 대해 간단히 나눠 보았는데요. 판매하는 대상이 다를 뿐이지, 결국 최근 인디 브랜드들이 하는 고민 역시 크게 다르지 않을 것 같습니다. 지속 가능성을 위해선 플랫폼에 의존하는 것을 줄이면서 안정적인 성장을 만들어 내야 하니 말입니다. 앞으로도 너겟과 같은 뉴미디어 서비스가 이러한 변화들을 어떻게 이끌어 가는지를 계속 지켜보면서 기회가 될 때마다 전달해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또한 오늘 콘텐츠를 통해 너겟에 관심이 생기시거나, 경제 뉴스 소식을 간편하게 접하고 싶으신 분들은 너겟을 구독해 보셔도 좋을 것 같습니다.


*이 글은 너겟과의 협업으로 만들어진 콘텐츠입니다.

📣 알려드립니다!
       
      • 오랜만에 강연 소식이 있어서 전해 드립니다. 3월 18일부터 20일까지 열리는 양재동 AT센터에서 열리는 설텍 2024에 참여하게 되었고요. 저는 20일에 '글로벌로 향하는 패션 플랫폼, 한국 브랜드와 케미는?'이라는 주제로 이야기를 나눌 예정입니다. 특히나 무료 컨퍼런스로 진행될 예정이니 많이들 오셔서 함께 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 드디어 트렌드라이트 인스타그램 운영을 재개합니다. 앞으로 인스타그램에서도 종종 인사드리도록 하겠습니다. 많은 관심 부탁 드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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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짜 위기는 구매 대행 셀러들이 맞고 있다고요

      티빙의 프로야구 중계 유료화를 바라보며 든 생각

      편의점 사업 만으로는 한계가 있기 때문입니다

      소품종이지만 취급하는 카테고리 수를 엄청 늘렸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