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님. 책 속의 문장으로 만나는 뉴스레터, 텍스처 픽입니다.

끝과 시작

두 번은 없다. 지금도 그렇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 비스와바 쉼보르스카

반복되지 않을 한 해가 저물고,
단 한 번뿐일 한 해가 다가옵니다.
뿌듯함과 허무함, 설렘과 두려움이 오가는 유난히도 소란스러운 시기.
끝과 시작, 그사이에서 잠깐 숨을 고르는 시간을 가져보세요.

12월 2주차 #35 인터뷰ㅣ작가 유지혜의 문장들
12월 3주차 #36 아티클ㅣ문장에서 시작하는 한 사람만의 이야기 by 작가 오은
12월 4주차 #37 인터뷰ㅣ작가, 누데이크 아트디렉터 박선아의 문장들
12월 5주차 #38 큐레이션ㅣ디스커버리: 일기의 탄생 + 텍스터의 기록

하나의 주제로 묶은
문장과 책을 소개합니다

일기의 탄생
안녕하세요, 텍스처 큐레이터 L 입니다.
 님은 끝과 시작 사이의 시간을 어떻게 보내고 계신가요? 연말 모임으로 달력을 빽빽이 채운 분도 있을 테고, 아껴둔 휴가를 몰아 써 여행을 떠나는 분도, 겨울잠 자는 곰처럼 집 밖으로는 한 발짝도 나오지 않는 분도 있겠죠. 저는 올해 쓴 일기를 다시 훑어봤습니다. 시간은 정신없이 흘러갔지만 그 속에도 간직하고 싶은 기억과 감정들이 촘촘히 자리 잡고 있었어요. 일기만큼 개인과 세계를 한데 묶어 보여줄 수 있는 장르가 또 있을까요? 오늘은 세 권의 일기를 소개합니다.

『일기시대』는 일기를 묶은 책이면서 동시에 일기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밤 12시에서 새벽 5시 사이, 과거의 기억과 현재의 상념 위로 자유롭게 널뛰는 시인의 상상력이 일기장 위에 그려집니다. 『일기시대』의 저자 문보영 시인은 “일기가 창작의 근간이 된다는 말은 흔하지만 사실 일기가 시나 소설이 되지 않아도 좋다. 무언가가 되기 위한 일기가 아니라 일기일 뿐인 일기, 다른 무엇이 되지 않아도 좋은 일기를 사랑한다”고 말합니다만, 명백히 창작의 근간이 되는 일기도 있습니다. 미국의 시인이자 소설가의 일기를 엮은 『실비아 플라스의 일기입니다. 예민한 영혼의 내면, 자아 내부의 투쟁이 고스란히 담긴 이 책은, 그 자체로 하나의 작품이 됩니다. 한편, 시대의 풍경을 담은 일기도 있습니다. 『나의 팬데믹 일기』는 2020년에 쓰인 개인의 기록이지만, 혼란스러운 사회, 정치와 급변하는 문화적 흐름 속에서 통찰력 있는 관점을 제시합니다. 

사실 요즘은 인스타그램, 블로그, 유튜브 등 모든 곳에서 모든 사람의 일상을 볼 수 있지요. 하지만 '일기'라고 쓰면 아직은 아날로그적인 이미지가 떠오릅니다. 고요한 밤 노란빛의 스탠드 불 밑에서 잔뜩 웅크린 채 무언가를 오랫동안 끄적이는 사람, 나와 내가 마주하는 순간에 발휘되는 신비로운 집중력으로 둘러싸인, 오롯이 혼자인 사람이 말이지요. 이렇게 고전적인 방식으로 탄생한 일기는 그 자체로 인간적인 힘과 매력을 가지고 있는 것 같습니다. 서랍 속, 혹은 노트북 폴더 안에 나보다 나를 더 잘 알고 있는 일기장이 조용히 잠들어 있다면 오늘 한번 깨워보는 것은 어떨까요?

두근두근, 이 달의 신간 소비

예술과 기술이 함께 바라보는 미래
시리도록 투명한 시인의 고백
오래된 이야기의 새로운 주인공

텍스터가 기록한 문장과
그에 얽힌 이야기를 소개합니다

매 월 마지막 주, 텍스터의 문장을 텍스처픽 뉴스레터에 소개합니다. 
12월 텍스처 큐레이션 테마는 ‘끝과 시작’입니다. 
텍스터가 고른 다난했던 한 해를 마무리하며 읽고 싶은 문장, 
내일을 시작하는 새 마음을 응원해 주는 문장을 소개합니다.

텍스터 바질 님의 문장 ✍️

큐레이터 L 🍋 : 바질 님이 올린 문장을 읽으니 왠지 바질 님은 자신의 최종 목적지를 알고 계시는 분 같아요. :) 문장에서 단호한 자신감이 느껴져 멋지네요. 움직일 방향을 선택할 수 있는 것처럼, 목적지 또한 선택할 수 있기에 다행입니다. 바질 님의 최종 목적지를 향한 시작을 응원합니다!
오늘의 텍스처픽은 2021년 텍스처에서 보내는 마지막 뉴스레터가 되겠네요.
한 해 동안 함께해 주신  님 고맙습니다.
텍스처픽은 내년에도 기록하고 싶은 문장과 책으로 함께하겠습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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