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게 힘겹게 문학을 배운 안데르센은 30살에 동화를 쓰기 시작했지만, 처음엔 혹평에 시달렸어요. 안데르센의 동화는 희망차고 아름답기보단 절망적인 내용이 주를 이뤘고, 이 때문에 어린이를 망치는 글을 쓴다고 비난을 받은 거죠. 그랬던 안데르센이 동화의 아버지로 불리기 시작한 건 ‘미운 오리 새끼’가 대성공을 하면서부터였어요. 

여기서 특이한 것은, 안데르센의 동화는 어린이들보다 어른들이 더 열광했다는 점이에요. 그도 그럴 것이, 안데르센은 동화 속에 자신의 삶을 녹여냈기 때문에 어른의 눈에도 이야기가 마냥 유치하지만은 않았고 여운이 오래 남았거든요. 작품을 예로 들어보자면, '성냥팔이 소녀'는 아버지가 죽은 후 남겨진 어머니의 비극적인 삶을 표현한 이야기였고, 인어공주는 양성애자였던 안데르센의 이루지 못한 사랑에 대한 절망을 담은 이야기였어요. 이렇듯 안데르센은 사실 어린이보다는 어른들을 대상으로 동화를 쓰는 작가였죠. 실제로, 안데르센 본인 또한 자신이 아동 동화작가로만 낙인찍히는 것을 싫어했고, 아이들을 보고 기겁할 정도로 아동을 혐오하는 모습을 보이며 곧 세워질 자신의 동상에서도 어린이를 없애달라고 요청했다고 해요.

👻 : 불쌍한 안데르센😭 근데 안데르센이 문학계에 미친 영향력은 어마무시하다는데?

안데르센 상은 2년마다 아동문학 저자와 삽화가에게 수여되는 상이에요. 그 권위가 높아 아동문학계의 노벨상이라고도 불리죠. 다사다난한 인생을 살았지만, 그럼에도 이렇게 안데르센의 이름을 딴 상이 존재할 만큼 안데르센이 동화의 역사에 미친 영향은 커요. 또 다른 유명 동화 작가였던 ‘그림 형제’가 민간에 떠도는 이야기를 가져와 모방하고 답습하는 것에 머물렀다면, 안데르센의 동화는 직접 창작한 독특한 작품들이 대부분이었기 때문이죠. 안데르센은 그저 어린이를 교훈하기 위한 도구로 흘러갈 뻔했던 동화에 독특함과 예술성을 불어넣었고, 동화를 하나의 독자적인 문학 장르로 탄생시켰어요. 지금 우리가 만나는 동화들의 구조, 문체 등은 모두 안데르센에게서 시작된 거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