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주 함께 나눌 이야기는요···

■ [노무현이 부르는 삶의 노래, 희망의 노래 ⑧] 마지막 회

  -  6년 만의 ‘삼겹살 파티’와 ‘비에 젖은 주막집’ 

■ [알릴레오 북’s 시즌 5] 7회

  -  “정치는 침팬지가 더 선배다”

■ [이 프로그램은 어떠세요?]
  - <4.27 판문점 선언> 6주년 기념식 및 토론회

  - <액션콰이어 시민합창단> 모집

  - 보고픈 마음, 그리움 담은 <노란우산 프로젝트>

■ [봄 쉼표] 어떤 감사편지
 -  “어느새 저도 중년이 되어···

“노래 불렀다고 소문내지 마십쇼, 예?”

6년 만의 ‘삼겹살 파티’와 ‘비에 젖은 주막집’ 

<노무현이 부르는 삶의 노래, 희망의 노래> 여덟 번째 곡이자 연재 마지막 회예요. 오늘은 평소보다 좀 긴 이야기가 될 것 같아요. 다시금 떠올려볼 만한 따뜻한 에피소드와 ‘혹시 이렇지는 않았을까?’ 싶은 마음도 조금 담았어요.


주말부터 월요일 어린이날까지 3일간의 연휴로 한층 더 분주했던 2008년 5월 4일(일) 봉하마을로 가볼게요. 나날이 늘어가던 방문객 수가 이날은 마치 신기록이라도 세울 듯 마을 곳곳이 인파로 북적였습니다. 노무현 대통령은 진영중학교 15회 졸업생 맞이를 시작으로 온종일 방문객 인사에 눈코 뜰 새가 없었어요. 마침 새로 장만한 마이크 자랑을 하고 있는데 중년 신사 한 분이 노 대통령을 향해 크게 외쳤습니다.

“대통령님, 마이크 사셨는데 노래 한 곡 하입시다!”


평소 같으면 농담으로 넘기거나 조심스럽게 사양했을 텐데, 왠지 이날 노 대통령은 잠시의 망설임도 없이, 마치 준비라도 하고 나온 것처럼 곧바로 노래를 시작했어요. 이제는 다들 잘 아시겠지만, 박자는 여전히 자유분방하게 말이죠.

 

“비에 젖네, 비에 젖네/ 전라도 길 1천 리가 비에 젖네, 비에 젖네/ 김제 만경 넓은 벌에/ 점찍은 듯 돌아앉은/ 아주까리 그 주막이 비에 젖네, 비에 젖네”

 

박재홍의 ‘비에 젖은 주막집’을 열창한 노 대통령은 이내 부끄러운 듯 두 볼을 감싸고는 환호하는 방문객들을 향해 이렇게 이야기합니다.

“제가요 노래하기가 겁나는 게, 한 번 하면 다음에 올 사람들이 계속 (노래)하라고 하거든요. 제가 노래가 하나밖에 없거든요. 그런데 제가 아무도 모르는 노래를 부르니까 재미가 없죠? 문득 생각나는 게 비가 오니까, 비가 오는 바람에 그 노래를 했어요. 제가 노래를 못하는 이유, 여러분이 아는 노래를 제가 아는 게 한 개도 없어요. 노래 들었다 소문내지 마십시오. 소문나면 이제 매일 저는 박살 납니다.”(방문객 일동 웃음)

평소 노 대통령이 즐겨 부른 노래들은 앞선 시간에 소개했던 ‘어머니’, ‘타는 목마름으로’, ‘임을 위한 행진곡’처럼 시위 현장에 어울리는 민중가요가 많았어요. ‘비에 젖은 주막집’은 이들 노래와 비교해 매우 이례적인 선곡이었죠.

 

이 노래에 관한 노 대통령의 다른 기록이 남아 있지 않아 알 수 없지만, 아마도 절친한 벗이나 가까운 지인들과 어울릴 때 종종 불렀던 노래가 아니었을까 생각 들어요. 감정이 무장해제되었을 때, 기분이 아주 좋은 그런 날 말이에요. 그렇다면 이날 노 대통령이 불현듯 ‘비에 젖은 주막집’을 부르게 된 뭔가 특별하고 기분 좋은 일이 있었던 건 아닐까요?

당시는 매 주말마다 전국 각지 시민들이 자원봉사를 오던 시기예요. 마침 5월 3일과 4일은 ‘노삼모(노무현 대통령과 삼겹살 파티를 준비하는사람들의 모임)’ 회원과 가족들이 정모를 겸한 1박 2일 봉하 자원봉사를 하고 있었습니다. 노삼모 회원들이 꿈에 그리던 ‘노무현 대통령과의 삼겹살 파티’가 예정된 날이기도 해요.


정겨운 인사말이 오가고 지글지글 삼겹살이 익어가던 중 멀리 제주에서 온 노삼모 회원 ‘난디’ 님이 커다란 액자 하나를 꺼내 들었어요. 40여 일간 밤낮으로 만든 노 대통령 부부의 대형 십자수 초상화였습니다.

난디 님은 십자수 작업을 하다 오른팔을 다쳐 깁스를 한 상태였어요. 너무나 기뻐하는 대통령의 모습에 몸 둘 바를 몰라하던 난디 님은 수줍게 왼손 악수를 청했어요. 그런데 환히 웃으며 사연을 듣던 노 대통령이 손을 부여잡고 90도로 허리를 숙여 인사하는 게 아니겠어요? 함께했던 노삼모 회원들의 박수갈채가 쏟아졌지요. 그리고 이 모습은 노 대통령의 인품과 사람에 대한 마음이 어떠한지를 상징하는 명장면 중 하나가 되었습니다. 


노 대통령과 삼겹살 파티, 이 재미난 이벤트는 어떻게 이뤄지게 되었을까요? 2002년 대선 후보 시절 노 대통령은 “당선이 되면 노사모와 청와대 뜰에 모여 삼겹살을 구워 먹겠다”는 약속을 한 적이 있어요.

2006년 5월 노 대통령은 약속을 지키려고 했어요. 그렇지만 노사모가 이를 거절합니다. 일부 회원만 누리는 파티는 하지 않는 게 좋겠다는 의견이었죠. 이후 몇 번의 기회가 있었지만, 그때마다 장소 문제 등 크고 작은 걸림돌이 생겨 재임 중 삼겹살 파티는 끝내 이뤄지지 않았어요. 약속은 퇴임 뒤로 미뤄졌고, 마침내 이날 봉하들판이라는 넓은 연회장에서 유쾌한 삼겹살 파티가 이뤄진 거랍니다.


2008년 5월 4일. 6년여 만에 성사된 ‘삼겹살 파티’와 흥에 겨워 불렀던 ‘비에 젖은 주막집’. 많은 이들에게 여전히 아주 특별한 날로 기억되는 이 날 풍경을 마음속에 다시 한번 그리며 노 대통령의 노래를 영상으로 들어보려고 합니다.

<알릴레오 북’s> 일곱 번째 시간은 과학철학자 겸 진화생물학자인 장대익 교수를 모시고 프란스 드 발의「침팬지 폴리틱스」에 대해 이야기 나눴어요. 인간을 제대로 이해하려면 인간의 특성이 어디서 왔는지 다양한 관점에서 바라보는 게 중요하죠. 영장류 연구 분야 최고 권위자인 프란스 드 발이 아른험 동물원의 침팬지 사회를 관찰한 6년간의 기록을 통해 침팬지 집단에서 정치의 기원을 발견했다고 해요. “정치는 침팬지가 더 선배다?!”, 얼마나 선배다운 면모를 가졌는지 확인해 보세요.

북한이 지난 연말 전원회의에서 남북 관계의 근본적인 방향을 전환하며 ‘적대적인 두 국가’ 관계로 규정했어요. 이에 따라 한반도 위기가 더욱 심각해지고 있어요. 남북 관계의 긴장은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위협하며 경제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우리는 이미 경험으로 알고 있습니다.

4월 26일(금) 오후 2시 국회도서관 강당에서 <4.27 판문점선언 6주년>을 기념하며, 남북 관계와 한반도 평화의 새 비전을 깨어있는 시민들과 함께 고민하는 자리를 마련했어요. 노무현재단 유튜브와 오마이TV에서도 생중계합니다.

음악으로 하나 되는 시민 활동 프로그램 <액션콰이어 시민합창> 강좌가 시작되었어요. ‘액션콰이어’는 몸짓과 손짓이 노래만큼이나 중요한 행동형 합창이에요. 


합창단원이 되시면 오는 5월 23일 노무현 대통령 서거 15주기 추도식에서 ‘시민 150인의 합창’의 주인공이 되어 공연에 참여할 수 있어요.


<참여 방법>

■ 참여 접수 : 4/30(화)까지
■ 수강 기간 : 4/18~7/4(매주 목요일 19시)
■ 장소 : 노무현시민센터 다목적홀
노무현 대통령을 그리워하고 추모하는 마음을 ‘노란 우산’에 글과 그림으로 담는 체험프로그램이에요. 가족과 친지, 연인 등 남녀노소 누구나 참여할 수 있어요. 참여하신 분들의 우산 작품은 5월 14일(화)부터 5월 31일(금)까지 노무현시민센터 곳곳에서 전시할 거예요. 오월, 노무현 대통령을 향한 추모와 그리움을 ‘노란 우산’에 담아보세요. 

<참여 방법>
■ 신청 기한 : 4/30(화)까지
■ 작품 제출 : 5/1(수)~5/11(토)
■ 작품 전시 : 5/14(화)~5/31(금)
■ 문의 : 문화협력팀 070-7931-0943
봄 쉼표

어떤 감사편지


노무현재단 후원회원이 된 지 올해로 7년이 되었습니다. 감사하게도 얼마 전 재단에서 봉하쌀을 보내주셨더군요. 맛있는 밥을 지어서 가족들과 함께 행복한 저녁 시간을 보냈습니다. 고마운 마음을 꼭 전하고 싶어 이렇게 글을 쓰게 되었습니다.

부끄럽지만 평소 저는 제가 후원회원이라는 사실을 잊고 살 때가 많습니다. 그나마 매년 2월 국세청 홈페이지에서 기부 내역이 날아올 때면 그제야 문득 깨닫고 뿌듯함을 느끼곤 합니다. 뭔가 좋은 일을 한 듯한 기분이랄까요? 자존감이 올라가는 것 같기도 하고요. 평소에는 느끼지 못한 감정이었습니다.


제가 노무현재단을 제대로 알게 된 계기는 유시민 작가님이 방송에 나와 “노무현재단은 후원회원 한 분 한 분의 자발적 후원으로 운영되는 재단”이라고 말하는 걸 들었을 때입니다. 왠지 그때 바로 ‘나도 후원회원이 되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물론 그렇게 큰 액수는 아닙니다.

가장 큰 이유는 평소 노무현 대통령께 죄송한 마음을 갖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이 기회에 그 빚을 조금이나마 갚고 싶었습니다. 노 대통령 재임 시절 저는 참 무지했습니다. 신문이나 방송, 주변 어른들이 대통령님을 손가락질할 때 저는 무심하게 가만히 있었습니다. 어느새 저도 나이를 먹어 중년이 되었습니다. 나이만큼 생각도 조금 커졌는지 모르겠습니다.


지난 총선 기간에 <MBC 100분 토론> 생방송 중에 한 언론인이 노무현 대통령님에 대해 말도 안 되는 거짓과 모욕적인 말을 하는 것을 보고 경악을 했습니다. 한 대 때려주고 싶은 생각마저 들었습니다. 세상도, 저들도 아직 하나도 변하지 않았구나. 착잡했습니다.

봉하쌀 보내주신 것에 대해 감사 인사를 드리려고 글을 시작했는데, 이야기가 옆으로 샜습니다. 시간이 지나도 가시지 않는 아픔과 그리움 때문일까요? 후원하는 것 말고는 재단에 참여하는 게 별로 없는 한 사람이지만 노무현 대통령이 꿈꾸었던 사람 사는 세상이 하루빨리 오길 바랍니다. 한 사람 한 사람의 참여가 그런 세상을 꼭 앞당기리라 믿습니다.

-  노무현재단 후원회원 조세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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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레터를 보면서 사람사는세상을 위한 노력,

듬직하고 진실된 변화의 움직임이 있다는 걸 느낍니다.

소외계층, 청소년들과 장애인들의 어려운 상황을

자주 다뤄주시면 좋겠습니다.”


💬

“저는 노무현 전 대통령을 잊지 못하는

노사모 중 한 사람입니다.

슬픔이 각인 되어 고스란히 남아 있기 때문이죠.

그러나 슬픔으로만 남아 있지 않음은

노무현 대통령님의 그 인품 때문입니다.

늘 깨어있게 해 주시는 뉴스레터에 감사를 표합니다.”


💬

“<150인의 시민합창단> 모집을 보고 가슴이 두근거렸어요.

신청하려고 달력을 보니 가족 모임이 있는 날입니다.

정말 아쉽습니다. 다른 행사에 참여할 수 있는지

여기저기를 살펴보는데 아아, 그립습니다.

마음이 울컥하네요.

대통령님, 그곳에서는 안녕하신가요?”

재단법인 사람사는세상 노무현재단
knowhow@knowhow.or.kr
서울시 종로구 창덕궁길 73 (03057)
1688-0523

본 뉴스레터는 노무현재단 기획홍보팀에서 만들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