님은 아픈 내면아이를 만난 적이 있나요?

안녕하세요. 레터지기 수월입니다.😊
어느덧 11월도 저물어가고 있네요. 님의 마음은 평안하신지요? 
저는 이번 달이 유난히 힘들었어요. 느닷없이 부정적인 감정이 주로 ‘화’라는 모습으로 찾아올 때가 많았거든요. 아무 일이 없는데 불쑥불쑥 고개를 들어 저를 당황스럽게도 하고, 화가 나는 상황들과 함께 찾아오기도 했어요.
이런 강렬한 감정은 아무리 겪어도 익숙해지지가 않아요. 그래서 몇 날 며칠을 그 감정에 사로잡혀 있기도 했어요. ‘있는 그대로 바라보라고 아무리 배우면 뭐하냐. 써먹지를 못하는데.’ 도저히 내 맘 같지 않은 현실과 내 모습에 실망도 많이 했답니다. ‘이 화난 아이는 나에게 어떤 이야기를 하고 싶은 걸까?’ 물어봐도 떠오르는 게 별로 없더라고요. 
이런 와중에 동화작가이신 이은정 작가님의 원고를 받았어요. 너무나 절망스러웠던, 그래서 그때는 묻어둘 수밖에 없었던 어떤 기억 속 나와 만났던 여름날 이야기를 읽으며, 어쩌면 저의 내면아이는 이미 제게 다 이야기했는데 제가 마음을 닫고 있는 건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저의 치유 여정에 작가님의 용기 있는 선택이 담긴 글을 만날 수 있었던 건, 참 행운인 것 같습니다. 아마 이 아이는 마음을 닫고 있는 저 때문에 더 화가 많이 났을 거예요. 그러니 조금 더 용기를 내서 저를 찾아온 이 아이를 마주하려고 합니다.
만약 님이 저처럼 아픈 내면아이를 만나길 주저하는 상황이라면, 이 글이 내면아이에게 한 발 가까이 다가갈 수 있는 용기를 줄 수 있길 바랍니다.
내가 나를 버린 날


고등학교 1학년, 뜨거운 여름날이었다. 나는 아빠를 찾고 있었다. 그 시절 아빠는 툭하면 술에 취해 사라져 아빠를 찾는 건 내 일상이었다. 그날은 신설동역 거리에서 아빠를 발견했다. 아빠는 거리에 누워 있었다. 곁에는 소주병 서넛이 나뒹굴었다. 내가 다가가자 아빠를 따갑게 보던 시선들이 나에게도 쏠렸다. 
“이은정.” 
아빠가 술 냄새를 풍기며 나를 불렀다. 내가 가까이 다가가자 아빠가 말했다. 
“좆같은 인생을 살아.”
“뭐라고요?”
나는 못 들어서 물은 게 아니었다. 술김에 아무 말이나 했다는 얼버무림이라도, 그 비슷한 뭐라도 듣고 싶어서였다. 하지만 아빠는 다시 스스럼없이 말했다. 
“좆같은 인생을 살라고….”
지긋지긋한 아빠의 주정, 이 상황, 이 길거리, 계속 느껴지는 시선. 그것만으로도 비참한데, 미치겠는데, 좆같은 인생을 살라니. 가슴 한복판이 터질 듯 답답하고 뜨거워졌다. 가슴이 뜨거운 맹독에 쏘인 것 같았다. 가슴에서 온몸으로 독이 퍼져 나가는 느낌에 똑바로 서 있기가 힘들었다. 순식간에 스스로가 너무나 하찮게 여겨졌다.

아빠조차 하찮게 여기는 내 삶이 너무 억울하고 분했다. 어떻게든 이 하찮음에서 벗어나고 싶었다. 하지만 맹독에 쏘인 상태로는 도저히 벗어날 힘이 없을 것 같았다. 그래서 선택했다. 아빠가 내 이름을 부르고 좆같은 인생을 살라던, 그 순간 자체를 없던 일로 하기로.
그리고 아빠를 내가 견딜 수 있는 모습으로 재정비했다. 딸을 무척 사랑하지만 알코올 중독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아빠 노릇을 못하는 아빠로. 그렇지만 마음만은 딸을 세상에서 제일 귀하게 여기는 아빠로. 그래야만 다시 살아갈 힘이 날 것 같았다.
아빠는 6년 뒤 세상을 떠났다. 그리고 또 20여 년이 흘렀다. 그러는 동안 누구에게도 그날 일을 말하지 않았다. 스스로에게도 비밀이었다. 이따금 어쩔 수 없이 기억이 떠오르면 다른 일에 몰두하며 떨쳐내려 애썼다. 

그러다 40대에 접어들어 마음공부를 하게 되었다. 처음으로 마음을 깊이 돌아보고 살펴보기 시작했다. 고통스러웠던 기억을 버리고 피하는 쪽에서, 가만히 느끼고 살펴보는 쪽으로 방향을 틀어 보았다. 그러던 올해 여름날이었다. 아빠가 한 말이 불쑥 떠올랐다. 아침에 거울을 보며 선크림을 바르던 중이었다. 
‘좆같은 인생을 살아.’ 
거울 속 내 눈에 눈물이 고였다. 그날의 비참함을 처음으로 가만히 느껴보았다. 마흔둘 아줌마인 내가, 방금 아빠에게 좆같은 인생을 살라는 말을 들은 열일곱 여고생 곁으로 다가가 보았다. 그러자 마음속에서 여러 말들이 떠올랐다. 아줌마와 여고생이 마음속에서 대화를 나누었다. 나는 책상에 자리를 잡고 둘의 대화를 노트에 적어나갔다. 
‘가까이 오지 마. 나한테는 독이 있어.’
‘그거 독 아닌데, 환상인데….’
아줌마는 자기도 모르게 여고생에게서 뒷걸음질 쳤다. 아줌마도, 가슴에 독이 있는 줄 믿는 여고생도 나인데, 내가 나에게 뒷걸음질 치는 느낌이 슬펐다. 

다음 날도, 그다음 날도 나는 여고생 곁으로 다가갔다. 
‘어설픈 위로, 마음에 없는 위로할 거면 꺼져. 왜 자꾸 알짱거려? 짜증 나게. 나처럼 될까 봐 무섭지?’
‘그래, 무서워. 나 네가 무서워. 무서운데 자꾸 생각나. 네가 자꾸 생각나.’
‘어쩌라고? 네가 그랬잖아. 날 버렸잖아. 지금도 겁나서 가까이 오지도 못하잖아.’ 
‘그래, 맞아. 그랬어. 내가 널 버렸어. 너무 두려워서 그랬어. 내 인생이 아빠 말대로 흘러갈까 봐. 너무 두려웠어. 아빠한테조차 저주받은 내 삶이 너무 하찮게 느껴져서 견딜 수가 없었어. 이제는 알아. 누구도 다른 이를 저주할 수 없어. 하찮게 만들 수도 없어. 그게 부모라도, 그 누구라도. 저주하고 하찮게 만들 수 있는 건 자기 자신뿐이야. 그때는 몰랐어. 널 버리는 게 내 살길인 줄로만 알았어. 너를… 나를 버려서 미안해.’
눈물이 흘러내렸다. 그 여름날 흘리지 못한 눈물이, 비로소 흘러나왔다. 눈을 감고 천천히 가슴을 쓸어내려 보았다. 내 가슴에는 독이 있지 않았다. 독은 처음부터 없었다. 지금의 나에게도, 그 고등학생에게도.

우리는 나란히 서서 아빠를 내려다보았다. 취해 버린 아빠. 자기 몸 하나 가누지 못하고 길에 쓰러진 아빠. 자신을 공격하고, 공격하다 나가떨어져 버린 아빠. 나의 창피한 아빠…. 아빠가 저주하고 하찮게 여긴 건 딸이 아니라 아빠 자신이었다. 아빠 자신의 삶이었다. 
‘아빠 진짜 불쌍하다.’
‘맞아. 불쌍해 미치겠어. 저러니까 일찍 죽어 버렸지. 그래도 나중에 따질 건 따지자. 왜 그딴 소리를 했는지. 나중에 하늘나라 가서 실컷 따지자.’
‘그러자.’
‘아, 오늘 너무 더운데 우리 시원한 거 먹지 않을래? 요즘 망고 빙수 먹고 싶었는데 같이 갈래?’
‘그러든지.’

마음속 대답을 듣자마자 집을 나와 카페로 갔다. 혼자였지만 혼자가 아니었다. 오래전 버렸다가 가까스로 다시 만난 마음과 함께였다. 내 마음과 대화를 나누고 그러다 같이 망고 빙수를 먹으러 가는 내 모습이 살짝 돌았나 싶기도 했지만, 아무렴 괜찮았다. 가슴속이 꽤 후련했고 기분이 참 좋았다. 
망고 빙수는 둘이서 먹기 좋게 푸짐했다. 할인을 받고 나니 8,150원. 8·15 자유의 날. 우리 이거 먹고 자유로워지자. 그릇에 수북이 담긴 망고 빙수를 한입, 한입 계속 떠먹었다. 먹을수록 뜨거웠던 가슴 속이 얼얼할 만큼 시원해졌다.
‘진짜 시원하고 맛있다.’
‘그래, 실컷 먹어. 또 먹고 싶으면 얘기해. 나 어릴 때보다 돈 많아. 언제든 내가 사줄게.’

한여름 길 한복판에서 상처받았던 고등학생의 나와 마흔두 살 아줌마가 된 나는 이렇게 한여름에 다시 만났다. 망고 빙수 한 그릇을 다 비우는 동안 내 마음과 약속했다. 앞으로는 언제나 함께하자고. 함께 이야기하고, 먹고, 살아가자고. 
이은정
동화 쓰는 사람. 엄마가 되고 마음공부를 하게 된 사람. 아들이 여섯 살 때 자폐성 장애 진단을 받고 세상이 무너지는 듯한 절망에 빠져 지냈다. 하지만 세상은 무너지지 않았고, 다만 내가 그렇게 여겼을 뿐임을 아들을 통해, 마음공부를 통해 알아가게 되었다. 그동안 쓴 동화책으로 《소나기밥 공주》 《안녕, 그림자》 《목기린 씨, 타세요!》 등이 있다.

이 글을 읽고 어떤 감정과 느낌이 드셨나요? 
님이 아픈 내면아이를 만났을 때,

어떻게 대해주셨는지 궁금해요.💌

이은정 님의 추천 도서📚

📕 깨어남에서 깨달음까지
(아디야샨티, 정성채 역, 정신세계사)

무척 좋아하는 책이라 추천도서로 제일 먼저 떠올랐습니다. 다 읽고 나서도 좋은 느낌과 여운이 계속 남아 아끼는 친구들에게 선물하기도 했어요. 처음 제목을 봤을 때는 ‘깨어난 이들이 읽는 건가? 난 아직 깨어나지 못했는데 내가 읽어도 도움이 되려나?’ 싶었어요. 읽어 보니 괜한 걱정이었죠. 깨어난 이는 물론이고, 깨어남이 무엇인지 몰라도, 저마다 다른 여정에 있더라도, 각기 다른 울림을 줄 거예요. 적극 추천합니다.

📒 마이클 싱어 명상 다이어리
(마이클 싱어, 이균형 역, 라이팅하우스)

1주에 한 번, 책에 쓰인 질문에 독자가 다이어리를 쓰듯 직접 답을 적어나가는 책입니다. 일상적이고 편안하게 답할 수 있는 질문이 있는가 하면, 어떤 질문은 꽤 불편하고 한참을 머뭇거리게 해요. 편안하든 불편하든 솔직하게 답을 적어나가다 보면, 자연스럽게 내면을 돌아보고 살펴보게 됩니다.
자신의 내면을 적극적으로 탐색해 나가고픈 이들에게 적극 추천합니다.
※ 표지를 클릭하면 자세한 책 정보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신간 엿보기

대물림되는 트라우마와 함께 살아가는 우리들의
치유를 향한 용기 있는 선택

《침묵을 짊어진 사람들》

몇 년 전, ‘가족 세우기’라는 치유 프로그램에 참여한 적이 있어요. ‘가족 세우기’는 독일 심리 치료사 버트 헬링거가 계발한 심리 치료 기법이에요. 인생을 살면서 나를 힘들게 하는 어떤 패턴이 끝없이 인생에서 되풀이되고 있다면, 그 원인이 나로부터 시작된 것이 아니라 나의 가족 구성원들 사이에서 생긴 역할의 혼선(예를 들면 내가 부모의 자식 역할이 아니라 보호자 역할을 하고 있는 상태)과 가족 구성원 중 어떤 이의 존중받지 못한 아픔에서 기인한 것일 수 있다는 거죠. 가족 세우기는 직관으로 세운 치유의 ‘장(場)’ 안에서 알려지지 않았던 가족 구성원 사이의 진실을 마주하게 해줍니다.
내가 지금 느끼는 아픔이 내가 몰랐던 가족 구성원의 아픔이었고, 이것이 대물림되어 반복되고 있다는 것에 큰 충격을 받았어요. 그 뒤로 제가 몰랐던 가족 이야기에 주의를 기울이게 됐어요. 이 반복을 멈출 수 있는 건 그 존중받지 못한 가족 구성원의 상처를 존중하고, 기억하며 놓아주는 일이더라고요. 


12월에 출간 예정인 《침묵을 짊어진 사람들》은 '가족 안에서 대물림되는 트라우마’에 관한 책입니다. 정신분석학자 갈리트 아틀라스는 각자의 문제를 치유하러 찾아온 내담자들과 상담을 하며 탐정이 사건을 추리하듯 내담자들이 겪고 있는 고통이 어떤 가족의 역사에서 시작됐는지를 추적해갑니다.

타인의 치유 여정은 우리에게 큰 울림과 통찰을 줄 때가 많습니다. 이 책에 나온 11편의 에피소드가 독자들께 그런 기회를 드릴 수 있기를 바라며 열심히 출간을 준비하고 있어요. 

이번 소울레터에서는 책의 서문 중 일부를 살짝 공유해드립니다.


* 다음 ‘신간 엿보기’에서는 에피소드 중 한 편을 짧게 맛보기로 소개해드릴게요.😊

《침묵을 짊어진 사람들》은 내가 만난 내담자들의 이야기와 사랑과 상실에 관한 나의 개인사, 그리고 개인적 트라우마와 국가적 트라우마의 이야기를 정신분석학과 최신 심리학 연구의 관점에서 엮어냈다. 이 책에서는 우리를 저지하고 삶을 방해하는 과거의 유령을 찾는 여러 방법을 소개한다. 우리가 의식적으로 알지 못하는 모든 것은 다시 체험된다. 그것들은 마음과 몸에 머물러 있다가 두통, 강박증, 공포증, 불면증 등의 증상으로 나타나며, 이런 모든 증상은 마음의 가장 어두운 구석에 밀어두었던 것의 징후일 수 있다. 

우리는 어떻게 기억하지 못하는 것이나 직접 경험하지 않은 것들을 물려받고, 마음속에 담아두고, 처리하는 걸까? 존재하지만 제대로 알려지지 않은 것은 어느 정도의 영향력이 있을까? 우리가 정말로 각자의 비밀을 서로 감출 수 있을까? 우리는 다음 세대에 무엇을 물려주는 걸까?
이런 질문들을 비롯한 몇 가지 질문들이 바로 과거의 비밀에 억류되었던 우리의 일부를 해방하는 여정에서 우리가 탐구할 내용이다. 

이 책은 금지된 감정, 마음이 잊어버렸거나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기억들, 가족에 대한 진심 어린 마음만으로는 정확하게 알거나 기억하기가 힘들 수도 있는 역사의 조각들을 살핀다. 여기 소개된 각 사례는 미래를 고대하면서 동시에 과거를 조사하는 독특한 방법을 제시한다. 각자의 유산을 풀어놓을 준비가 됐을 때, 우리는 내면에 자리한 유령을 직시할 수 있다.
<Inner World> 영상 추천
맷 칸의 자기사랑 확언
님은 하루가 유난히 길고 지쳤을 때,
그날 내가 했던 말과 행동이 너무 마음에 안 들고 부끄러웠을 때,
어떻게 하루를 마무리하시나요?

저는 일기를 쓰거나 짧은 명상을 하는데요. 그마저도 에너지가 없으면 자리에 누워 싱잉볼 소리를 듣거나 그때 저에게 필요한 메시지가 담긴 영상 소리를 들으면서 잠들기도 해요.
특히 무조건적인 지지와 사랑을 받고 싶은 마음이 클 때 듣는 영상 리스트 중 맷 칸의 《사랑 사용법》에 수록된 치유 만트라를 숨 편집자가 들려주는 영상이 있어요.
퇴근길에, 산책할 때, 잠들기 전에 ‘어떤 순간이든 나는 더 많은 사랑을 받을 자격이 있다’는 자기사랑 확언을 들으며 고요히 내면과 만나보시는 건 어떨까요?🤗

소울레터에 도착한 답장들💌

요즘 주차를 하고 볼일을 보고 다시 차로 돌아오면 분명 문을 잠그지 않았는데 잠겨 있어 잠시 쉬고 정신을 차려 보면 내 차는 그 앞차인 경험이 많았어요. 5번은 넘게 경험하지 않았을까…
단순히 비슷한 사이즈의 흰색 차면 당연히 내 차인 듯 가서 아무 의심도 없이 문을 열어보고… 민망한 상황이죠. 황원장님의 그릇된 확신의 요지부동이란 말에 탁하고 느낌이 옵니다. 우리는 그런 통념, 신념, 확고한 가정에 사로잡혀 너무 좁은 시야로 보고 있어요.
이 글로 인해 다시 또 바짝 깨어 있음이 얼마나 필요한지 알고 갑니다. 일을 하고 지쳐 있을 때 찾아온 단비 같은 글이네요.

마음공부 하는 아빠의 편지는 마치 제게도 들려주는 이야기처럼 들리네요. 소울레터를 받아볼 때마다 제 마음에 작은 빛이 들어오는 기분을 느낍니다. 아빠의 편지 또한 유명한 영성가의 말보다 더 마음에 와닿네요. 요즘 특히 10.29 참사도 그렇고 일상에서 무기력을 많이 느끼고 있습니다. 뭘 해도 변할 수 없구나, 몸의 통증도 마음의 슬픔도 결국 내 인생은 제자리에서만 도는 건가 싶은데 이 또한 지금 이 시간은 이걸 체험하기 위해 일어나는 사건들인가 보다 싶네요. 그냥 이 시간들을 겪는 것뿐이겠죠.

나를 보는 것 같아 공감대 형성이 됩니다. 저도 이런 경험 많습니다. 밖을 나오니 비가 와서 우산 가지러 가서 핸드백 두고 오고, 귀에 핸드폰을 대고 통화하면서 핸드폰 없어졌다고 나중 전화한다 하고 끊고, 하나 가지면 하나 잊어먹는 나이라 요즘은 핸드백에 끈을 달고 다니지요. 행사에서 주는 물건은 모두 끈에 매달지요. 핸드백만 들면 우루루 따라 올라오게 말입니다.ㅎㅎ 재미나게 잘 읽었습니다.

마음공부 하는 아버지의 편지가 마치 나를 위한 것처럼 감사했어요. 요즘 일하면서 너무 고민이 많았는데, 상대방을 바꾸려고 하는 게 아니라 그 사람을 보는 나의 마음이 바뀌어야 한다는 기본을 다시금 되새길 수 있었어요. 옳다 그르다를 판단하기보다 한 치 앞도 알 수 없으니 지금 이 순간에 온전히 존재해야 한다는 것도요. 사랑으로 지혜를 나눠주셔서 정말 감사해요.

최근 들어 사춘기 딸과 갈등의 골이 깊어지기 시작한 중년 워킹맘입니다. 아이에게 해주고 싶은 말을 대신해 주신 것 같아요. 그러나 그 이전에 부모로서 어떤 마음 자세를 가지고 본보기로 보여져야 하는지 부모의 자세에 대해 저에게 해주시는 말씀 같습니다. 늘 깨어 있는 것. 기억해야겠습니다. 

어제도 그리고 지금도 끊임없이 부러워하고 있습니다. 거기에는 분명 내가 바라는 행복이 있지 않을까 하고 말이죠.ㅎㅎ 글을 읽으며 지금 내가 놓치고 있는 게 있을까? 한번 스스로에게 물어보는 시간을 가져보았습니다. 나도 지금에 익숙해져서 내 주위에 이미 있는 것에 감사한 대신에 결핍에, 나에게 없는 것에 집중하면서 시간을 보내고 있지는 않은지 말이죠. 아마도 제가 살 날이 한 달밖에 남지 않았다면 지금에 더욱 집중하며 살지 않을까 하는 농담 섞인 생각도 떠오릅니다. 익숙함에 속아 끊임없이 내 곁에 있는 행복을 외면하면서 삶을 보낸다면 마지막에 삶은 결핍으로 기억되겠지요.
이런 생각을 하다 보니 차분해지는 기분입니다. 이렇게 보니, 행복은 내가 있다고 고집하는 그곳에 있지 않다는 것을 아는 시간은 참 소중한 것 같습니다. ‘지금’에 집중하게 됩니다.

🎁다음 소울레터는 12월 8일 목요일에 발송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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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의 의견은 소울레터가 무럭무럭 자라는 데 큰 힘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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