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이야기를 들어주는 누군가가 있다면

차마 하지 못한 말, 님은 있으신가요? 저는 꽤 있는데 너무 답답할 때면 일기를 쓰곤 해요. 글이든 말이든 어떤 형식으로든 표현되고 나면 뭔가 정리되고 해소되는 듯한 기분이 들거든요. 2018년부터 2021년까지 전시장 전화부스를 통해 10만 통의 부재중 전화가 모였어요. 그중에서 450개의 이야기를 엮어낸 책 ‘세상의 끝과 부재중 통화’는 전시 도록이자 혼자서 많은 말을 삼켜야 했던 이들의 나직한 고백입니다. 짧지만 묵직한 이야기를 엿듣는 듯한 글을 읽다 보면 우리가 살아가는 데 있어 정말 중요한 건 무엇일까라는 꽤나 본질적인 질문으로 회귀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1522-2290. 일기를 쓰자니 펜을 쥐고 있는 손이 어색하고 말을 하자니 마음 편한 상대를 고르기도 어렵다면, 전화해 보세요. 사소한 이야기부터 아무에게도 말 못 한 이야기까지, 그 어떤 말도 다 괜찮습니다. 내 입 밖으로 나온 그 말에서부터 예상하지 못한 작은 변화가 시작될지도 몰라요. (궁금해서 저도 전화를 걸어봤는데 편안하게 말을 건내주는 작가의 목소리를 들으니 '아, 사실 나 뭔가 말하고 싶었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저는 무슨 이야기를 했을까요..? 🤫)

안에서 밖으로, 함께 목소리를 내어주세요

글쓴이. 춘천 은둔형외톨이 자조모임 열림 홍주리님

안녕하세요, 저는 ‘춘천 은둔형외톨이 자조모임 열림’🧩을 만든 홍주리입니다. 자조모임을 만들기 전까지 저는 혼자 살며 전화도 받지 않는 동생을 4년 넘게 기다렸습니다. 이 일이 저와 제 가족만의 일인 줄 알았고 '나와 우리 가족이 무엇을 잘못했나' 하고 혼자 고민했습니다.

어느 날, 코로나로 인한 진학 또는 취업 불이행으로 집에만 있게 된 은둔·고립 청년이 10만 명이 넘는다는 뉴스를 본 후 이것이 나만의 일이 아니라는 걸 알게 되었습니다. 그때부터 사람들에게 제 이야기를 하기 시작한 것 같습니다. 물론 바로 이해를 받은 것은 아니었죠. 함께 학교폭력 예방교육 강사로 일하던 선생님께 처음 제 이야기를 털어놓았을 때, “내 주변에서는 그런 경우를 못봤다”, “나오지 않으려는 사람들을 어떻게 억지로 끌어내느냐” 라는 반응이었습니다. 

위로나 공감이 아니어서 서운했지만, 나오지 않으려는 것이 아니라 나오지 못하는 것이며, 당사자뿐만 아니라 주변 가족들에게도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씀드렸습니다. 또 전국에 24만명 이상의 은둔·고립 청년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추산된다 했습니다. 제 이야기를 들으신 선생님께서는 “지난해 출생아수가 그 정도 될텐데 그 정도로 많은 이들이 은둔·고립 상황에 처해 있고 그 몇 배가 되는 가족들이 있다는 말이군요” 하면서 공감하기 시작하셨습니다.🍀

비수도권 지역에서의 인간관계는 수도권에 비해 촘촘하기 때문에 "은둔·고립 위기에 처한 자녀나 가족이 있다"고 솔직하게 이야기하는 것이 무척이나 어렵습니다. 이런 상황 또한 가족들이 겪는 ‘심리적 은둔·고립’은 아닐까 생각합니다. 자조모임 참여를 희망하는 당사자, 가족분들 모두 저를 만나면 우선 공감 받기를 원하는데요. 안전하지 못한 관계에서는 공감받기가 어려울 뿐더러, 안전하다 생각했던 관계에서 공감받지 못할 땐 훨씬 어렵고 두렵고 막막해집니다. 하지만 여기에 실망하지 않고 계속해서 이야기해나가기 위해 자조모임을 만든 것 같습니다. 

스트레스 받을땐? 나와서 달리자!

요즘 취미로 러닝👟 하시는 분들이 많죠. 혼자 뛰기도 하고, 러닝모임(크루)에 참여해 단체로 뛰기도 하는데요. 저 또한 취미로 러닝을 시작한지 3년이 다 되어 갑니다. 저는 집 근처에 중랑천(하천)이 있는데, 코스가 길게 잘 마련되어 일주일에 2번 정도 꼭 뛰고 있어요. 진입장벽도 낮고 건강에도 좋아 여러분들께 추천드리고 싶어, 몇가지 노하우와 함께 공유드리려 합니다.

개인적으로 러닝을 좋아하는 이유는 머리가 복잡할 때 생각이 정리가 되고, 우울하거나 불안했던 마음이 안정되기 때문인데요. 실제로 러닝 운동은 세로토닌, 도파민, 엔도르핀 등의 호르몬 분비를 촉진시켜 스트레스를 감소시킨다 합니다. 만약 '오늘은 너무 힘들어서 뛸 수 없겠다' 싶은 날에는 그저 밖으로 나와 가볍게 걸으며 탁 트인 풍경을 바라만 봐도 좋아요. 좁은 공간 속에서 하루 일과를 보내느라 답답했던 가슴이 뻥 뚫리는 기분을 느낄 수 있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