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디터 신간 소식

이번 북플래터 호차에서는 에디터 란란🍰이 출간한지 얼마 안 된 따끈따끈한 에세이집, <누군가가 나의 성취를 우울하게 할 때>를 소개합니다. 그동안 저희 레터를 통해 란란의 글을 누구보다 가까이에서 읽어주셨을 북플래터 독자 북플러님에게, 그 어느 때보다도 큰 설렘을 담아 소개드려요 :) 

순간을 잡아두는 방법 오수영, 저스트스토리지
에세이/일상/기록


나의 메모들은 일상과의 싸움에서 무너지지 않기 위한 발버둥이다.


- 순간을 잡아두는 방법 中


기억도 잘 나지 않는 때부터 꾸준히 해 온 것이 있다면 일기 쓰기와 사진 찍기인데요. 제가 생각하는 기록의 매력은 지나가버리는 순간을 붙잡아 나만의 형태를 부여할 수 있다는 점인 것 같아요. 기록은 그 자체로 당시에 느낀 감정을 생생히 떠올리게 하죠. 또, 과거를 해석하고 현재를 남기는 기록의 시간은 미래를 위한 자기 성찰의 바탕이 되기도 해요.


그 때가 아니면 찾아오지 않을 마음을 기록한 오수영 작가의 에세이 <순간을 잡아두는 방법>을 소개해요. 저자는 일상 속에서 느끼는 찰나의 감정을 잡아두기 위해 습관처럼 남긴 메모들을 모아 이 책을 출간했어요. 이 메모들은 특정 주제에만 한정되어 있지 않아요. 인간 관계 속에서 겪는 감정, 사랑에 대한 정의, 내면의 불안에 관한 고찰, 일에 대한 생각 등. 그야말로 일상 속에서 잡념처럼 떠올리지만 결국 나를 이루는 본질적인 것들에 관한 메모 조각들이죠. (저자의 필체로 쓰인 메모가 중간중간 삽입되어 있어 정말로 메모장을 엿보는 느낌이 드는 건 덤✍️)

지나간 당신들에 대한 기억을 간직하는 일이 최소한의 예의라고 생각하던 시절이 있었다. 하지만 언젠가부터 기억은 나를 자꾸만 머뭇거리게 한다. 오히려 기억보다 망각의 힘에 기댈 때 우리는 마치 처음으로 누군가를, 그리고 어딘가를 떠나려는 사람처럼 다시 한번 떠날 수 있는 동력을 얻게 되는 것이 아닐까.


- 순간을 잡아두는 방법 中


밑줄을 그으며 고개를 끄덕이게 되는 문장들이 많았지만, 저는 그 중에서도 기록과 망각의 역설에 관한 저자의 사유가 인상깊었어요. 저자는 기억의 힘으로 살아간다고 얘기하면서도 망각이 가진 힘도 인정해요. 모든 것을 망각하기 싫어서 기록을 남기곤 하지만, 망각이 있어야 새로운 경험과 기억이 기억의 빈 자리를 채울 수 있는 것이죠. 삶이라는 건 한 장소나 사람에 머무는 것이 아니라 늘 어딘가로 떠나는 여정과도 같기에 기록과 망각 모두 나름의 의미를 가지는 게 아닐까요.


저도 희미해지는 기억이 지나가는 게 아쉬워 기록을 할 때면 망각으로 인한 빈 자리를 새로운 순간이 채울 것이라는 사실에서 위안을 얻거든요. 그래서인지 필사적으로 메모를 남기면서도 망각의 힘을 긍정하는 저자의 두 가지 마음에 모두 공감이 갔어요. 북플러님의 메모 조각들은 어떤 순간을 잡아두고 있나요? 북플러님의 마음 속에서만큼은 영원할 이야기들을 떠올릴 수 있는 책으로 <순간을 잡아두는 방법>을 추천드려요.


- 에디터 민트 🌱 

극장칸 : 기차와 영화가 만나는 곳 강민선, 임시제본소
에세이/기차/영화

기차도 기차지만

여기 담긴 모든 영화와 인물을 사랑하게 되었다. 

하도 여러 번 보다 보니 그렇게 되었다.


- 극장칸 中


기차를 타고 창문에 기대어 있으면 오묘한 설렘이 느껴져요. 새로운 경험을 앞둔 이의 벅차오르는 감정이랄까요? 북플러님이 떠올린 기억 속의 기차는 여행을 떠나기 위한 설렘의 기차일 수도, 어디로든 떠나고 싶어 오른 도피의 기차일 수도 있겠죠. 사람마다 그 의미는 다르겠지만 기차는 불확실성과 모험을 상징하기에 영화에서도 종종 등장해요.


<극장칸>기차가 나오는 스물여섯 편의 영화 이야기를 모아 놓은 책이에요. 캐롤, 비포선라이즈, 이터널선샤인 등 기차를 매개로 영화에 대해 자유롭게 이야기해요. 


언젠가 기차에 관한 책을 쓰고 싶었다는 강민선 작가는 KTX 차비가 만만치 않아 우리나라 고속열차를 주제로 책을 써보겠다는 마음을 잠시 접었다고 해요. 대신 제작비를 아낄 수 있는 영화 속 기차 이야기를 쓰기로 마음먹었죠. 덕분에 기차🚋, 영화🎥, 작가의 시선👀  이 세 가지가 만나 새로운 의미를 만들어내는 <극장칸>이 나올 수 있었어요.

제가 가장 좋아하는 영화인 ‘리스본행 야간열차’도 이 책에 실려 있는데요. 이 영화야말로 기차하면 제일 먼저 생각나는 영화인 것 같아요. 우연히 만난 여성의 주머니에서 포르투칼어로 된 책을 발견하고, 그 책의 저자를 만나고자 곧장 리스본행 야간열차를 타고 떠나는 한 교수의 이야기인데요. 그는 일탈의 시작을 알리는 기차에서 삶의 생기를 느껴요. 새로운 경험의 시작을 위한 첫 선택이라는 점에서 기차는 매력적인 것 같아요

  

저는 이 책에 실린 영화를 찾아보면서 기차가 나온 장면을 다시 음미해보려고 해요. 기차 경적이 전하는 떨림과 덜컹거림. 기차의 차창 너머를 바라보는 주인공의 시선에 초점을 두고 보다 보면, 영화를 처음 봤을 땐 놓쳤던 인물의 심리와 장면의 의미를 발견할 수 있어요. 며칠 전 독립서점을 구경하다 취향을 저격해 발걸음을 멈추게 했던 이 책은 바로 구매해 소장하지 않고는 못 배길 책이었는데요. 영화를 좋아하는 북플러에게도 <극장칸>이 반가운 추천이 되기를 바라요.

- 에디터 초코 🍫
  
🧀 에디터 신간 도서

누군가의 성취가 나를 우울하게 할 때 유아란, 서스테인
에세이/관계/내향인


“…되게 열심히 사네?” 인스타나 블로그를 돌아다니다가, 이런 생각이 들게 하는 계정을 발견하면 괜히 나이를 찾아본다. 나보다 언니일 때는 안심하고, 어리거나 동갑일 때는 그 페이지를 얼른 닫아버린다. 내 열등감을 그 사람들이 알아채기라도 할 듯이 잽싸게.


나보다 어린, 혹은 동갑인 사람들의 성취는 나를 우울하게 한다. 이런 감정이 들 때마다 나도 내가 이해되지 않는다. 이 사람이 너보다 어리면 뭐? 얼굴도 이름도 방금 알게 된 사람에게 왜 열등감을 느껴? 왜 그 사람이 너의 우울의 원천이 되는 거야?


- 누군가의 성취가 나를 우울하게 할 때 中


안녕하세요 북플러! 에디터 란란🍰 이에요. 오늘은 조금 특별하게, 제가 직접 저의 책을 소개해 보려고 합니다😆


북플러님은 <누군가의 성취가 나를 우울하게 할 때> 가 있었나요? 저는 블로그 속 일면식도 없는 사람의 ‘갓생’을 보며 시도 때도 없이 우울함에 빠졌었어요. 제가 아주 특별하다고 생각하며 살았는데, 그런 성취들을 보면 결국 제가 아무것도 아닌 사람이 되는 것 같았거든요. ‘특별함’과 ‘평범함’ 중 어떤 것으로 나를 정의해야 할지 고민했고, 타인과 비교하지 말고 나는 나대로 특별하면 된다는 뻔한 결론을 내리고는 마음이 편해졌죠.


이렇게, 주위 사람들에 대한 열등감이나 완벽주의에서 비롯되는 번아웃 등 지극히 보편적인 감정에 대한 에세이예요. 

특히 관계, 사람에 대한 글이 많은데요! 남들보다 예민하고 내향적인 성향으로 살아가며 겪었던, 사소하지만 제겐 너무 어려웠던 고민들이 담겨있어요. 진지한 대화를 원하지만 나를 드러내는 것이 두렵고, 외향성을 동경해서 괜히 그런 ‘척’했으며, 관계에 드는 에너지가 커서 ‘깊은 관계’가 될 것이 아니라면 아예 마음을 꽁꽁 닫아버렸던 모습 같은 것들이요. 엠비티아이가 I로 시작하거나, 자신이 생각이 많아 너무 많아 관계가 힘들다고 생각했던 북플러가 보면 공감할 부분이 많을 거예요.

 

그렇지만 마냥 우울한 이야기는 아니에요. 오히려 그런 내향성과 예민함을 사랑하면서, 유약한 나를 잘 데리고 살아가려는 씩씩함💪이 돋보이는 책입니다. 표지처럼요!


이런 성향을 사랑하고 앞으로 나아갈 수 있었던 이유는 타인의 글 덕분이었어요. 저와 비슷한 사람들이 쓴 글을 읽으며 유난이라고만 생각했던 예민함이 온전히 받아들여진 것 같았고, 이런 생각을 하고 사는 건 나 혼자만이 아니라는 안도감에 위로도 받았거든요. 이 책이 북플러에게 그러한 위로를 줄 수 있다면 정말 기쁠 것 같아요. ‘이 글, 내가 쓴 줄 알았어!’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공감하며 가볍게 읽히는 책이면 좋겠어요💖 북플러님의 마음을 정확하게 표현한 문장이 단 하나라도 있기를 바라며!


- 에디터 란란 🍰

  
🧀 도서 이벤트

북플러가 저의 글을 읽어준다면 정말 기쁠 것 같아요 😝 5명의 북플러에게 <누군가의 성취가 나를 우울하게 할 때> 도서를 보내드려요🎁 참여 방법 확인 후 응모해 주세요.

  

🤍이벤트 참여 방법

-- 하단 설문 제출(~4/12)


🤍당첨 발표

-- 북플래터 팀에서 일정 종료 후 개별 연락 및 발송 예정

🧀 휴가 공지
북플래터가 레터 이름을 바꾸고 신규 에디터들과 함께한지도 어느덧 1년! 다음주부터 2주간 쉬어가며 재정비의 시간을 갖기로 했어요. 그동안 북플래터에 말하지 못했던 것들은 '북플러님이 바라는 북플래터'에 적어주세요! 주시는 피드백들을 바탕으로 더 나은 레터로 5월 1일에 찾아오도록 할게요 ! 
- 늘 함께해주시는 북플러님께 감사의 마음을 담아, 북플래터 에디터 일동💌
bookplatter.letter@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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