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아램이에요! 🙋🏻‍♀️

2024 파리 올림픽의 공식 포스터가 공개되었습니다! 마치 '월리를 찾아라'의 느낌도 주면서, 파리의 상징적인 장소들과 새로운 올림픽 종목들까지 초현실적으로 그려내며 섬세한 디테일로 주목받고 있어요. 

7.26 ~ 8.11 기간 동안 펼쳐질 제33회 파리 올림픽을 조금 더 볼게요. 브랜딩은 프랑스 디자인 에이전시 Ecobranding과 디자이너 실뱅 부아예가 개발했습니다. 특히 이번 올림픽에는 프랑스 럭셔리 그룹 LVMH가 공식 후원사로 나서며 기대감을 높이고 있어요.

컬러코드는 ●#D2C382. 앰블럼은 파리 아르데코 양식에서 영감을 받아 프랑스의 상징 마리안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했는데, 세련되면서도 귀여운 파리지앵이 떠올라요. 👱‍♀️ 또, 올림픽과 패럴림픽 모두 동일한 로고를 사용하는데, 올림픽 사상 이번이 처음있는 일이라고 합니다. 앞서 봤던 포스터도 올림픽과 패럴림픽 포스터 두 장을 합치면 하나의 일러스트로 연결되는데, 이번 파리 올림픽은 특별히 평등 정신을 강조하는 것을 알 수 있어요. 

올림픽 메달은 “모두 하나의 특별한 작품처럼 만들고자” 하여 에펠탑에서 나온 강철을 18g씩 포함시켰습니다. (에펠탑 엘리베이터를 현대화하는 과정에서 철거된 강철을 제련하여 메달에 추가함) 강철은 프랑스 국토의 형태를 상징하는 육각형으로 재단되어 새겨져 있는데, 이러한 상징은 역동적인 수도 파리를 연상시키기도 하고, 보석같은 안정감과 반짝임을 떠올리게 하기 위함이에요.

픽토그램은 공개된 뒤, 큰 화제가 되기도 했습니다. 사람 대신 경기장 모습과 도구를 통해 각 종목을 표현하며 파리의 예술 감각을 반영했지만, 예술적인 면에 너무 치중한 나머지 픽토그램의 본래 목적인 시인성을 떨어뜨렸다는 부정적인 의견도 적지 않아요.

1964 도쿄 올림픽은 카메쿠라 유사쿠가 디자인한, 올림픽 오륜 위에 떠오르는 태양을 상징하는 일장기가 특징인 다소 국가주의적 메시지가 담긴 엠블럼으로 시작됩니다. 일본의 인쇄 산업 기술을 강조하기 위해 다채로운 색상을 활용한 사진 포스터가 구현되었고, 이는 밀라노 포스터 디자인상을 수상하기도 했어요.

올림픽 최초로 로마자가 아닌 문자를 쓰는 국가가 개최국이 되었기 때문에, 일본은 전세계와의 소통을 위해 언어를 초월한 픽토그램 시스템을 도입했습니다. 도쿄 1964의 픽토그램은 하나의 이정표가 되었으며, 이후 올림픽에서는 각 대회마다 고유한 픽토그램들이 만들어졌어요. 📌

올림픽을 계기로 태평양 전쟁의 패전국이자 서구의 흉내만을 낸다고 평가절하 받던 일본의 디자인 위상이 재정립되었고, 그 외에도 깜짝 놀랄만한 일본의 현대 건축과 서구로부터 공격받던 회·초밥 등 식문화를 국제화하고 고급화해서 일본의 문화와 기술의 국제적인 위상을 높였습니다.

1968년 멕시코시티 올림픽은 현대적인 비전과 전통을 결합한 혁신적인 디자인으로 전세계를 집중시켰습니다. 이 디자인은 고대 멕시코의 요소와 현대 옵티컬 아트를 접목시킨 독특한 3선 활자와 픽토그램이 특징이에요. 당시 후진국으로 여겨지던 멕시코가 어떻게 이렇게 현대적이고 디자인 중심적인 브랜딩을 할 수 있었을까요? 🔘

멕시코시티 올림픽 디자인은 국제 경쟁을 통해 멕시코 출신 디자이너 2명과, 미국인 1명의 아티스트가 공동작업했습니다. 이들은 스페인 통치 이전 멕시코의 느낌을 충만히 갖춘 후이촐족 패턴에서 영감을 받아 선을 중첩시킨 엠블럼을 제작했고, "멕시코 68" 로고에 오륜기가 절묘하게 배치된 독창적이고 상징적인 이미지를 개발했어요.

이들은 멕시코의 전통 예술과 현대 예술이 융합된 독특한 시각적 언어를 창조했고, 멕시코시티의 멋진 도시 경관과 외국인들이 길을 잘 찾을 수 있도록 아이콘을 체계화한 네비게이션 시스템(Wayfinding)에도 반영되어, 올림픽의 브랜딩과 홍보에 새로운 기준을 제시했습니다. 이 브랜딩은 멕시코의 국제적 이미지를 새롭게 정립하고, 올림픽의 시각적 아이덴티티에 혁신을 가져온 대표적인 사례로 손꼽힙니다.

서울 올림픽의 엠블럼은 "화합과 진보”를 뜻하는 삼태극 문양으로 유명해요. 이는 한국을 상징하는 전통적인 문양으로, 구심은 세계의 사람들이 모여드는 모습으로 화합을 상징하며, 원심은 행복과 번영을 찾아 나아가는 인류의 행진을 나타냅니다.

공식 포스터의 다섯 개 링은 영원한 세계 평화를 상징하며, 올림픽 성화를 들고 달리는 주자는 행복과 번영을 향한 인류의 발전을 상징적으로 보여줍니다. 이러한 이미지는 냉전으로 국가들이 불참을 일삼던 당시, 서울 올림픽이 추구하는 가치와 이상을 간결하고 강렬하게 전달했습니다.

포스터는 컴퓨터 그래픽 기술을 활용하여 제작되었는데, 당시에는 국내의 그래픽 기술이 고도화되지 못해 조영제 서울대 명예교수가 이끄는 디자인팀의 노력과 일본 디자이너 겐다 에츠오와의 협업이 그 결과를 만들었어요. 이 때의 디자인은 현재까지 세련되고 감각적으로 평가되며, 레트로 감성이 돋보입니다. MZ세대에게도 이러한 이미지는 한국의 고유한 색과 상징을 섬세하게 표현하여 애국심을 불러일으켜 화제가 되기도 했습니다.

또한 서울 올림픽의 마스코트인 '호돌이'는 실용적이고 독특한 디자인으로 인기를 끌었는데요. 사실, 호돌이는 켈로그의 ‘토니’와 닮았다는 이유로 소송을 당해 사용하지 못할 위기가 있기도 했어요. 올림픽 조직위원장은 켈로그 미국 본사를 찾아가 ‘토니’는 매우 날씬하고 건강하지만, ‘호돌이’는 통통하고 귀여운 캐릭터라며 긴 설득 끝에 소송을 취하했다고 해요. 호돌이를 응용한 캐릭터는 올림픽 내내 다양한 용도로 활용되었으며, 특히 핀 트레이딩 문화에도 큰 역할을 했습니다. 🐯

런던 올림픽 포스터 메인 디자인은 ‘레이첼 화이트리드’라는 예술가가 맡았습니다. 조직위원회는 영국 전역 19개 지역 미술관을 보유한 테이트 및 플러스 테이트 그룹과 협업해 포스터를 제작할 예술가를 선정했는데요. 먼저 100여명의 예술가 리스트를, 심사위원들이 12명의 후보로 압축했습니다. 그리고 그 중 6명이 각각 런던 올림픽 포스터를 디자인 했어요.

포스터는 올림픽 오륜을 불규칙하게 겹쳐진 모습으로 표현하여 올림픽의 상징성을 강조했습니다. 이 작품에서 사용된 원은 테이블 위에 병이나 컵을 놓았을 때 생기는 자국과 비슷해, 관중들이 모이는 순간이나 개막식에서 선수들이 만나는 순간을 떠올리게 했습니다. 올림픽의 엠블럼 역시 미디어, 커뮤니케이션, 패션 등 다양한 분야에서 영향력을 끼치는 런던을 상징하는 강렬하고 화려한 핑크 컬러를 사용해 제작되었어요. 💖

올림픽을 위해 마련된 독특한 건축물들도 눈에 띄었는데, 이라크 건축가 자하 하디드가 설계한 ‘런던수중센터’와 인도 출신의 예술가 아니시 카푸어가 디자인한 ‘아르셀로미탈 궤도’ 등의 건축물은 보편성을 뛰어넘는 창의적인 건축으로 올림픽의 상징이 되었어요. 이 두 건축가는 태생은 다르지만, 영국 국적을 지니며 국제적으로 활발히 활동하는 것이 공통점입니다.

개막식 또한 다양한 예술적 퍼포먼스로 화제가 되었는데요. 영국의 어마어마한 소프트파워를 보여준 퍼포먼스로, 대니 보일 감독이 연출한 개막식은 역대 최고의 올림픽 개막식으로 평가되었습니다. 특히 엘리자베스 2세와 제임스 본드 역의 배우 다니엘 크레이그의 등장은 지금 봐도 압권이에요. 폐막식에는 조지 마이클, 에드 시런 등 세계적인 아티스트들이 대거 총출연하였고, 고인이 된 프레디 머큐리와 존 레논도 등장하여 뜻깊은 순간을 만들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