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한 주 보내고 계신가요? 지난 주에 이어 지속가능 브랜드 시리즈 2를 들고 다시 왔습니다. 레터를 쓰면서 몇년 전 추억이 떠올랐어요. 당시 중국의 뷰티그룹 [PROYA] 산하에 '뷰티 멀티스토어'를 새로 런칭하게 되어, 내부에 브랜딩 전략 팀장으로 근무를 했었는데요. 컨셉 기획을 하면서 잡았던 키워드가 '예뻐지는 발견, Discovery' 였습니다. 여러 브랜드들을 참고하는 과정에서 가장 많이 영감을 주었던 브랜드가 [found MUJI]였는데, 오늘 소개해 드릴 브랜드를 보면서 그때가 떠올랐습니다. [found MUJI]는 다들 아시듯이, 무인양품에서 콜렉팅한 여러 브랜드들을 다루는 편집 스토어에요. 브랜딩 방식에서 단순히 공간의 편집샵을 넘어서 어떤 라이프스타일을 소개하고, 또 몰랐던 쓰임새나 다른 문화의 베네핏 등, 생활의 영감을 발견하게 하는 곳이죠.  

'단순히 물건을 파는 브랜드가 아닌, 내 생활에 어떤 영감을 주는 브랜드' 

오늘은 지속가능 브랜드 [KleeKlee]를 소개해드리려구요!
[kleeklee]는 티베트어로 '慢慢来 (천천히 하세요)' 라는 의미에요. 로고의 손 모양은 '느리다'를 의미하는 수화라고 합니다. 삶의 '느린' 경험에 집중하여 자연과 사람이 공존하는 라이프스타일을 추구하는 지속가능 브랜드입니다. 유행에 따라 빠르게 변하는 패스트 패션이 아니라 유행에 따르지 않아도 더 멋진 스타일을 유지하게 해주는 슬로어 패션을 추구하는 패션 브랜드이기도 합니다. 
[kleeklee]는 2010년 첫 오가닉 코튼 티셔츠를 판매하는 것으로 시작되었습니다. 브랜드가 설립된 이래 지속적으로 친환경 원재료를 사용하고 지구 오염을 줄이는 염색 공정을 연구하고, 환경에 피해를 최소화하는 프로세스를 고수하며 2022년에는 이러한 노력에 힘입어 16개월간의 엄격한 평가를 거쳐 'B Corp'인증을 받았어요. 
역사가 오래된 만큼 [kleeklee]가 연구하고 해온 일들은 여러가지가 있는데요,  [kleeklee]를 다시금 주목하게 된 것은 최근 오픈된 [kleeklee & friends] 라는 공간 때문이에요. 
[kleeklee&friends]는 라이프 컬렉션 매장인데요, [kleeklee] 제품들 뿐 아니라 벨기에의 [LIBECO], 일본의 [D&Department], 덴마크의 [aioye], 영국의 [bamford] 등 글로벌리 친환경 컨셉의 제품을 소개하고 있습니다. 
[kleeklee&friends]가 의미있었던 것은, 매장에 갔을 때 느껴지는 어떤 vibes 때문인데요. 한적한 상하이 한 거리에 감각적인 인테리어, 벽을 가득 채운 푸른잎이 싱그럽고 힙한 감각을 전해줍니다. '지속가능은 트렌디하고 힙해'라고 말해주듯이요. 
요즘 사람들의 라이프스타일에 맞게 애완견과 함께 할때도 어떻게 더 자연과 함께 할 수 있는지 그리고 그것이 우리 강아지에게도 얼마나 좋은지, 아주 일상적인 세탁과 세안을 할 때에도 내가 얼마나 더 나은 라이프스타일을 가질 수 있는지 친절하면서도 감각적인 무드로 보여줍니다. 
뿐만아니라 생활에 아주 유용한 팁을 주기도 하는데요. 어떻게 하면 클래식 청바지를 새것처럼 오래 입을 수 있는지, 세제를 리필해서 쓰면 얼마나 많은 내 돈과 자원이 절약되는지 등 더 오래입고 더 절약할 수 있는 팁도 얻을 수 있으면서 이런 라이프스타일 자체가 '나 꽤 괜찮은 사람'이라는 기분까지 주는 매장이죠. 소비에 있어서 이런 기분은 아주 중요하잖아요, 괜히 내가 손해보는 기분 (내가 너무 낭비하나? 하는 느낌을 주는)을 주는 브랜드에는 돈을 쓰기가 망설여지죠. 
더불어 [kleeklee]는 이런 기분에 더 나아가 '나 쫌 문화인(?)인가봐' 하는 기분까지 줍니다. 상하이 안푸루에 위치한 [kleeklee] 1호점에서는 매장에서 종종 전시를 기획하기도 하는데요. 이름없는 잡초, 신비한 버섯, 야생잎, 사라지는 야생 종에 대하여.. 등 환경을 주제로한 신진 작가들의 사진과 그림을 전시하며 체험하는 이벤트가 열리기도 합니다. 

단순한 쇼핑 장소가 아니라 크리에이티브와 감각적인 요소를 결합시켜서 스토리를 전달하는 매장이죠. 구경하며 작가들과 대화를 나누고, 친구들과 유기농 차한잔 앉아 마시기도 하고 말이죠. 이런 크리에이티브하고 지적인 것들과의 연계는 지속가능 컨셉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이 좋아하는 것이기도 하지만, 오히려 거꾸로 이런 것을 통해 나를 더 한단계 업그레이드된 인간으로 인지하게끔 하는 수단이 됩니다. 꼭 장삿속이라고 말하는건 아니에요,  이런 인지는 실제로도 사람들의 생활에 영감을 주는 것이니까요.  
사람들은 소비를 통해 물건만 사는 것이 아니라 무언가를 배우기도 합니다. 몰랐던 스타일링, 그동안 시도해보지 않았던 새로운 방식의 사는 태도 등 말이죠. [kleeklee]는 매장 뜰에서 패션쇼를 열기도 하는데요. 매번 유행에 따라 옷을 사지 않아도 퀄리티 좋은 클래식한 아이템으로 어떻게 레이어드를 할 수 있는지, 우리가 사는 도시 생활의 모든 장면에서 어떤 라이프스타일을 선택하고 적용할 수 있는지 등을 보여줍니다. 
최근에는 자투리 실로 예술적인 작품을 재탄생 시키는 브랜드 [Tonal Knits]와 협업해 또 한번 지속가능한 라이프스타일에 대한 가능성에 대해 보여주고 있어요. 
또 알려지지 않은 로컬의 산천 농작물들을 소개하며 유기농으로 재배되는 좋은 농작물과 그 지역의 농부들을 연결하는 일도 합니다. 모두가 연대하여 함께 살아가는 공생의 시스템도 지속가능한 라이프스타일의 하나니까요.
[kleeklee]의 서브브랜드로 운영되는 [naze naze]도 이런 측면에서의 공생의 브랜드입니다. 소수 민족들의 생활방식을 담은 브랜드로, 수공예로 만들어지는 제품의 예술성과 함께 소수민족들을 위한 사회적 책임에도 기여하고 함께 살아가는 방식을 제안합니다.   
최근 [kleeklee] 매장 뒷 뜰에는 야생화가 한창입니다. 러스틱 라이프나 도시농부 같은 라이프스타일이 도시의 젊은이들 사이에 불어오면서 각 지역의 사라져가는 야생풀들을 옮겨 매장에 심는 'Rewild' 프로젝트를 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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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생각해보면 주변에 잘하는 브랜드들은 모두 어떤 '라이프 스타일을 제안하는 브랜드'입니다. 그냥 운동화가 아닌 '도전하는 삶'을 제안하고, 식료품이 아닌 '쉐프처럼 손님을 초대하는 라이프스타일'을 제안하죠. 최근에 구매한 물건을 떠올려보세요. 아마 꼭 필요해서라기 보다는 그런 라이프스타일에 어떤 쿨한 영감을 얻고 마음이 동해서 산 물건이 대부분 아닌가요? [kleeklee]가 우리에게 지속가능한 라이프, 더 나은 삶에 대해 영감을 주었듯이 말이죠. 

저는 다음주에 또 따끈한 브랜드를 들고 다시 오겠습니다. 가끔 디엠으로 '쇼퍼레터를 보고 좋은 영감을 얻었어요!' 해주시는 분들이 계신데요, 지속가능하게 그럴 수만 있다면 참 좋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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