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엔저 #워런버핏 #직접투자
2023.11.13 (월)
일본 화폐인 엔화가 정말 싸졌다는 소식, 혹시 들어보셨나요? 요즘 엔화 가치는 바닥을 치고 있어요. 보통 100엔당 1000원쯤 하던 엔화가 100엔당 860원대까지 싸졌죠. 약 16년 만에 가장 저렴한 수준이라고 해요. ‘이참에 일본 여행이나 갈까’ 생각해 보는 사람들도 많아진 것 같아요. 일본 가서 100만원 쓸 거 이제 86만원만 써도 되니까요.

이례적으로 하락한 엔화 가치는 일본은 물론 우리나라에도 큰 영향을 미치고 있어요. 오늘은 엔화가 싸지면서 최근에 일어나는 다양한 현상들을 정리해 봤어요.

‘슈퍼 엔저’에 반응하는 사람들
엔화 가치가 다른 화폐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아지는 걸 보통 ‘엔저 현상’이라고 불러요. 엔저 현상은 지난해부터 이어지고 있는데, 최근에는 엔화 가치가 워낙 많이 하락하다 보니 언론에서 ‘슈퍼 엔저’라는 표현을 쓰기 시작했어요.

슈퍼 엔저는 많은 사람들을 움직이게 만들었어요. 엔저를 기회로 생각한 이들이 꽤 있었던 거죠. 대표적인 현상들을 정리해 보면 다음과 같아요.

1 은행 가서 엔화 사들이는 사람들
우선 엔화를 사들이는 사람이 늘어났어요. 16년 만에 가장 싸져서 그런지 확 늘었어요. 올해 11월 들어 국내 은행에 보관된 고객들의 엔화 예금은 하루 평균 1000억원 넘게 증가하고 있대요. 은행에서 환전한 뒤 여행 등에 쓸 목적으로 바로 찾아간 금액은 1월~10월 기준 작년보다 4배나 늘었다고 해요.
2 북적이는 일본행 비행기
엔화가 싸진 만큼 우리나라에서 일본으로 여행을 떠나는 사람들도 많아졌어요. 국내 항공사들은 발 빠르게 일본 노선이나 운항 횟수를 늘리기 시작했죠. 기존에 있던 대도시 노선은 횟수를 늘리고, 코로나19 유행 이후로는 사용하지 않았던 소도시 노선도 운항을 재개하고 있어요.

국내 대표 항공사인 대한항공의 경우 다음 달(12월) 28일부터 인천~고마쓰 노선 운항을 재개하고, 인천~아오모리 노선 운항도 내년 1월 20일부터 다시 시작하겠다고 밝혔어요. 코로나19 유행 전에 운항하던 인천-일본 간 12개 노선을 100% 활용하게 된 거예요.

3 호황 누리는 일본 주식 시장
일본 주식 시장은 올해 들어 가파른 상승세를 보였어요. 지난 6월에는 일본의 대표 주가지수인 ‘닛케이 225(이하 닛케이 지수)’가 33년 만에 3만 3000을 돌파하기도 했죠. 요즘도 여전히 분위기가 괜찮아요. 엔저 현상에 따라 일본 주식을 사들이는 외국인 투자자가 늘어났기 때문이에요.
엔화가 싸진다는 건, 그 엔화로 살 수 있는 일본 기업의 주식도 저렴해진다는 뜻이니까요. 올해 중순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투자 전문가인 🍎워런 버핏도 ‘일본 주식에 투자하는 금액을 늘리겠다’고 밝힌 바 있어요.

‘슈퍼 엔저’ 현상, 왜 일어난 거야?
엔화 가치의 급격한 하락은 기본적으로 일본의 ‘저금리 정책’에 따른 현상이에요. 미국과 유럽연합(EU) 등 다른 주요국이 높은 물가 상승률을 낮추기 위해 지난해부터 빠르게 기준금리를 올렸던 것과 달리, 일본은 0% 수준의 제로금리를 유지했거든요. 홀로 다른 길을 간 거죠.

일본은 1990년대 초반부터 0%대 경제 성장률을 기록하기 시작해 최근까지도 경기 둔화에서 벗어나지 못한 나라예요. 그동안 아주 낮은 물가 상승률을 기록해 왔고, 심지어 디플레이션(물가 하락)까지 경험했어요. 대체로 경제가 호황을 맞았을 때 소비가 늘어나면서 물가도 오르고, 불황일 땐 소비 침체로 물가 하락이 일어나기 때문이에요.
그래서 일본은 물가 안정 대신 경기 활성화를 위한 저금리 정책을 택했어요. 일본의 기준금리는 7년 넘게 –0.1%예요. 마이너스라서 헷갈리실 수도 있지만 사실상 0%(제로금리)라고 보시면 돼요.


이렇게 낮은 금리는 엔화의 가치에 영향을 미쳐요. 금리(이자율)는 돈을 빌려주는 대가에 해당하니까 ‘돈의 가격’과도 같은데요. 미국 기준금리는 쭉쭉 올라서 연 5.5%이고 한국은 3.5%인데 일본은 0%이니, 이자율이 높은 미국과 한국의 화폐 가치가 상대적으로 높아질 수밖에 없어요. 단순화해서 설명하자면, 엔화는 빌려줘도 이자를 못 받는 화폐이고 달러는 연 5.5% 이자를 받을 수 있는 화폐가 된 셈이에요.

일본이 엔저를 선택한 이유
화폐 가치의 하락이 무조건 안 좋은 건 아니에요. 최근에 너무 많이 하락한 면은 있지만, 어느 정도의 가치 하락은 일본 정부가 의도했다고 볼 수 있어요. 자국 기업들이 수출을 할 때 훨씬 유리해지기 때문이에요.

엔화 가치가 떨어지면 상대적으로 달러 가치는 높아져요. 예를 들면 ‘1달러=100엔’이었던 환율이 ‘1달러=150엔’이 되는 거예요. 이러면 외국에 수출을 하고 달러로 대금을 받았을 때 더 많은 돈을 벌게 되겠죠. 똑같이 100달러를 받아도 1만엔이 아니라 1만 5천엔을 벌게 되니까요.

그래서 일본의 수출 기업들은 과거 ‘엔저’가 일어났을 때 무역에서 큰 폭의 흑자를 냈고, 일본 경제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쳤어요. 이렇게 일본 경제의 상황이 좋아지면, 엔화 가치는 다시 적정 수준에서 유지되곤 했죠.
이런 이유로 대표적인 저성장 국가인 일본은 확장적 통화정책(금융 완화)을 통해 엔저 현상을 유도해 왔어요. 수출 호조를 바탕으로 ‘기업 실적 개선→임금 인상→내수 소비 확대 (→다시 기업 실적 개선)’으로 이어지는 긍정적 순환이 일어나기를 기대하는 거예요.

앞서 ‘엔화가 싸져서 일본 주식을 사는 외국인이 많아졌다’고 설명 드렸는데요. 사실 일본의 수출 기업들이 환율 효과로 돈을 잘 벌어들인 것도 일본 주식 시장 분위기가 좋은 이유 중 하나예요. 엔화가 싸져서 일본 주식을 사기도 쉬워졌는데 ‘엔화가 쌀 때 돈을 잘 버는 기업’까지 있다면? 이 회사들 주식에 투자가 몰릴 수밖에 없겠죠.

드디어 빛을 발하는 엔저 현상?
실제로 일본의 주요 수출 기업들은 올해 엔저 현상에 힘입어 좋은 실적을 거뒀어요. 일본 유력 경제매체인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올해 들어 일본 회사들의 순이익이 많이 늘어났다고 해요. 지난 2일까지 올해 4월~9월 실적을 발표한 회사 393개를 분석한 결과, 제조업체는 순이익이 24% 늘었고, 비제조업체는 32% 증가했대요.

예를 들어 일본 내 독보적 1위 기업인 도요타자동차의 경우 자동차를 수출하는 비중이 커서 ‘엔저’의 효과를 많이 누렸어요. 도요타의 순이익은 2조 5894억엔(약 22조 600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2.2배에 달했어요. 기업 경영도 잘했겠지만, 엔저 덕을 많이 봤다고 해요.

비제조업인 소매점과 레저 관련 업체들은 일본을 찾는 관광객이 늘어난 덕을 봤어요. 이익이 작년보다 늘어난 기업의 비율이 65%에 달했어요. 도쿄 디즈니를 운영하는 오리엔탈랜드는 올해 순이익이 역대 상반기 중 최고치를 찍었대요.
슈퍼 엔저, 좋은 점만 있을까
엔저를 유도한 정책이 일본 수출 기업에 도움을 주고, 외국인 관광객까지 끌어모으긴 했지만, 모든 정책에는 단점도 존재하기 마련이에요. 엔화 가치 하락이 수출에는 유리해도 수입에는 불리하니까요. 달러 등 외화 가치가 상대적으로 높아져서 온갖 수입품을 전보다 비싸게 사와야 하니 물가 상승을 일으키게 되죠.

전문가들은 엔화 가치가 너무 많이 하락한 만큼 일본 정부도 정책에 변화를 줄 수밖에 없다고 분석해요. 당분간은 저금리 정책을 유지하겠지만, 요동치는 환율을 가만히 두고 보지는 않을 거라는 예상이에요. 지난해부터 줄곧 세계적 흐름과는 전혀 다른 경제 정책을 고수한 일본, 과연 ‘마이 웨이’가 끝날 시점은 언제일까요?
3줄 요약
1  세계적 흐름을 거스른 일본의 저금리·금융완화 정책에 따라 엔화 가치가 약세를 이어가고 있음. 최근에는 100엔당 860원대까지 하락하며 약 16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

2  ‘슈퍼 엔저’ 현상으로 엔화 환전과 일본 여행 수요가 급증했고, 일본 주식에 투자하는 사람이 늘어서 올해 일본 주식 시장은 호황을 누렸음. 일본 수출 기업의 실적도 개선됐음.

3  자국 수출 기업을 위해 엔저를 택한 일본의 정책이 효과를 거두는 모양새. 다만 극심한 엔저는 부정적 효과를 키울 수 있어 일본이 곧 전략 수정에 나설 것이라는 예상도 나옴.

중국 탈출하는 글로벌 기업들
글로벌 기업들이 중국에서 투자금을 빼고 있어요. 중국 매체에 따르면 중국의 3분기 직접투자 부채가 사상 처음으로 적자를 기록했대요. 부채는 -118억 달러(약 15조 5000억원)로 집계됐어요. 직접투자 부채가 마이너스라는 건 외국 기업들이 중국에 투입한 자금보다 빼낸 자금이 더 많다는 뜻이에요. 

외국 기업들이 중국에 투자했던 자금을 회수하거나 사업을 축소하는 기본적인 배경은 갈수록 높아지는 중국의 인건비 수준이에요. 여기에다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벌어지는 패권 다툼으로 인해 공급망이 점점 불안정해지고, 최근 들어 중국의 정부 정책까지 자주 바뀌자 중국에서 사업에 어려움을 느낀 기업들이 중국을 떠나는 것으로 보여요. 보통 인도, 베트남, 인도네시아, 멕시코 등으로 생산기지를 옮기고 있다고 해요.

서울 아파트 입주, 내년에 확 줄어요
내년에 입주할 수 있는 서울 아파트 수가 역대 최저 수준까지 줄어들 전망이래요. 부동산 정보업체인 부동산R114에 따르면 내년 서울 아파트 입주 물량은 9841가구로 집계됐어요. 입주 물량이란 새 아파트 분양과 건설이 끝나고, 실제 이사할 수 있는 가구 수를 말해요. 사실상 내년에 완공되는 새 아파트 물량’를 의미한다고 보면 돼요.

연간 입주 물량이 1만 가구 미만으로 줄어든 건 관련 통계가 집계되기 시작한 1990년 이후 처음 있는 일이에요. 전문가들은 입주 물량 감소가 결국 청약시장 과열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해요.

학자금 대출 못 갚은 청년 늘었어요
학자금 대출을 갚지 못한 청년이 급증했어요. 작년에 학자금 대출을 갚지 못한 사람은 4778명이었는데요. 4년 전에 670명에 불과했던 것과 비교하면, 무려 7배 이상 가파르게 늘어난 숫자예요. 이 청년들이 갚지 못한 금액은 총 274억 8900만원으로, 4년 전보다 6배가량 늘어났어요.

학자금 대출을 갚지 못한 주된 이유는 개인 회생과 파산이었어요. 이 청년들은 보통 학자금 대출 외에도 여러 군데서 빚을 졌는데, 금리가 오르면서 이자 부담이 커지자 대출을 갚지 못한 것으로 추정돼요. 지난 2020~2021년에 주식·부동산 시장의 호황에 따라 무리하게 대출받아 투자하는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은 대출) 투자’가 유행했던 점도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대요.

빵·우유 가격 정부가 매일 점검한대요
정부가 먹거리 물가를 관리하기 위해 빵과 우유 등 28개 식품 품목의 가격을 매일 점검하기로 했어요. 빵과 우유를 비롯해 달걀·쌀 같은 농축산물 품목, 피자·치킨·햄버거 등 외식 메뉴도 매일 가격을 확인할 예정이에요. 정부가 농식품 가격 밀착 관리에 나선 것은 물가 상승률이 좀처럼 낮아지지 않고 있기 때문이에요. 통계청에 따르면 10월 소비자 물가는 1년 전 같은 기간에 비해 3.8% 올라 7개월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어요.
🍎빨간 사과를 발견하셨나요?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투자자 워런 버핏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투자 전문가는 누구일까요. 여러 사람에게 같은 질문을 했을 때 제일 많이 등장할 이름은 ‘워런 버핏(Warren Buffett)’이 아닐까 싶은데요. 1930년생인 그는 90대의 나이에도 여전히 활발하게 활동하는 ‘투자의 대가’죠.


버핏의 투자 회사인 ‘버크셔 해서웨이’는 1964년부터 2022년까지 378만 7464%의 수익률을 올렸다고 해요. 많은 투자자들이 수백억원의 돈을 들여서라도 그에게 투자 조언을 받고 싶어 하는 이유죠. 지난해에 경매 매물로 나온 ‘버핏과의 점심 기회’는 1900만 달러(약 250억원)에 낙찰됐다고 해요.


버핏은 경기 침체기에 과감하게 투자하는 것으로 유명해요. 다른 투자자들이 불안한 마음에 자산을 팔 때, 오히려 싼 값에 자산을 매수해 장기간 보유하는 거죠. 대표적인 사례가 미국의 대형 은행인 뱅크오브아메리카(BoA)에 투자한 건데요. 세계 금융 위기가 닥쳤던 2008년에 그는 BoA 지분을 싼값에 대거 사들였고, 이후 이 회사의 주가는 꾸준히 상승 중이에요.


물론 그가 싸다고 아무 데나 투자하는 건 아니에요. 버핏은 경쟁사가 넘보기 힘든 경쟁력을 갖춘 ‘1등 기업’에 투자하는 걸 선호하는 것으로 알려졌어요. 버핏은 1988년부터 코카콜라에 투자하기 시작했어요. 그의 투자 회사가 코카콜라 투자로 올린 수익률이 1000만%에 이를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죠. 버크셔 해서웨이는 2016년부터 애플에도 투자하고 있어요.


워낙 유명한 투자자이다 보니 버핏이 투자에 나섰다는 소식만으로도 투자가 늘어나는 경우도 있어요. 2008년 세계 금융위기 당시에 그는 신문에 ‘미국 기업을 사라, 나는 그렇게 하고 있다’라는 글을 기고해 화제를 모았죠. 실제로 당시 투자자들의 투자 심리가 회복되는 효과를 봤다고 해요.


올해 들어 일본 기업들의 주가가 많이 올랐는데요. 장기 투자의 대가인 버핏이 일본 회사에 대한 투자를 늘리고 있다는 소식 또한 영향을 줬다는 분석이 존재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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