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가 우리의 삶에 침투한 지 어느덧 1년. 그동안 우리의 삶은 많이 변했죠. 특히 가고 싶어도 갈 수 없는 여행! 마지막으로 여행다운 여행을 한 게 언제인지 가물가물해요. 매일 밤 잠들기 전 옛 사진들을 통해 랜선 여행을 하며 잠이 듭니다.

여행의 기능은 일상을 벗어나 새로운 모험에 나를 던지는 데 있습니다. 그곳에서 자유로움과 해방감을 느끼곤 하죠. 지금은 그러한 모험을 할 수 없으니, 우리의 일상에 살짝 균열을 내어 이제까지 시도해보지 않은 나만의 작은 모험을 해보는 건 어떨까요? 상쾌한 아침 시간의 달리기도 좋고, 평소 지나치기만 했던 동네 꽃집에서 튤립 한 송이를 사보기도 하는 거예요.

이전엔 일상을 떠나는 것에서 기쁨을 찾았다면, 이젠 일상을 여행해야 할 때입니다. 메이트님만의 일상을 여행하는 법은 무엇이 있을까요?
여행 금단여행 치유법
우리가 여행을 떠난 것이 아니라, 여행이 우리를 떠났습니다. 그렇게 여행이 떠난 빈자리에, 여행의 금단현상이 찾아왔습니다. 여행이 없는 일상에서 겪는 부작용인 셈이죠. 떠나고 싶어도 떠날 수 없는 상황이 당분간 이어질 것 같은데, 여행의 금단현상을 치유할 방법은 없을까요?

우리가 여행을 떠날 수 없다면, 여행을 일상으로 끌어들이면 됩니다. 일상에 숨겨진 여행의 조각들을 찾아, 여행을 떠나는 기분을 내는 거죠. 그러기 위해선 해외 여행을 떠났던 이유에 대해서 곱씹어봐야 합니다. 그 이유를 알아야, 일상에서 여행을 대체하는 경험을 구현할 수 있으니까요.

모두가 저마다의 이유로 여행을 떠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표적인 이유를 꼽아보자면 두 가지가 아닐까요? 평소와의 다름 찾기(Difference) 또는 일상과의 단절 되기(Disconnected).

다름을 찾아 떠나는 사람은 해외의 다른 풍경 속에서 새로운 영감과 자극을 발견하고 싶어합니다. 그리고 단절 되려고 떠나는 사람은 쳇바퀴 도는 듯한 일상의 의무를 잊어버리고 여행에서 자기 자신과 만나고 싶어하죠. 그렇다면 해외를 나가면 이 두 가지 목적이 자연스럽게 충족될까요?

필요 조건이지 충분 조건은 아닙니다. 아무리 새로운 풍경 속에서도, 그것을 보려는 '호기심 어린 눈'이 없다면 여행지에서 볼 수 있는 평소와의 다름도 스쳐서 지나가는 풍경일 뿐입니다. 또한 아무리 멀리 간다 하더라도 스마트폰을 놓지 못하고 '자기 자신과 대화'하려는 시도가 없다면 여행지에서 경험하는 일상과의 단절도 조각나 이어진 시간일 뿐이죠. 여기에 일상에서 여행을 할 수 있는 힌트가 숨어 있습니다. 충분 조건을 일상에 적용해 보면 되는 거죠.

다름을 찾는 여행을 원했던 사람들은 호기심 어린 눈으로 익숙한 풍경을 낯설게 바라보는 겁니다. 매일 똑같은 줄 알았던 풍경을 새롭게 보는 순간, 새로운 풍경을 보는 것과 마찬가지로 영감과 자극을 얻을 수 있죠. 단절 되길 바랐던 사람들은 실시간 연결과 복잡한 관계에서 잠시 벗어나 보는 겁니다. 자기 자신에게 시간을 쏟고 집중을 하는 동안 만큼은 여행하는 시간과 다를 바가 없습니다.

꼭 바다 건너로 떠나는 것만이 여행은 아닙니다. 우리의 일상을 여행하겠다고 마음먹으면 여권이 없어도, 해외여행 못지않은 여행을 할 수 있죠. 물론 정신 승리라고 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여행의 금단현상을 치유하고 싶다면 시도해볼 만한 일입니다. 밑져야 본전이니까요.

아아, 여행은 우리를 떠났지만, 우리는 여행을 떠나보내지 않았습니다.
이동진
<퇴사준비생의 도쿄>, <퇴사준비생의 런던>, <생각이 기다리는 여행> 등의 저자이자, 여행 콘텐츠 기획사 트래블코드의 대표이다. 크리에이티브가 가득한 도시를 여행하면서 생각의 재료를 수집하고, 이를 디코딩(Decoding)하는데 시간을 쏟는다. 여행하며 수집한 생각의 재료를 바탕으로 세상에 새로운 기획을 선보이는 일을 한다.
유발 하라리의 명상 리추얼

명상 덕분에 제 책들을 완성할 수 있었습니다. 명상을 수련하지 않았다면, 사피엔스, 호모데우스와 같은 책은 쓰지 못했을 겁니다.

유발 하라리의 <사피엔스>를 읽고 저자가 가지고 있는 지식의 방대함과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방식의 탁월함에 놀랐는데요, 더 놀라웠던 점은 사피엔스를 출간했을 당시 그의 나이가 불과 38살이었다는 것입니다. 유발 하라리는 어떻게 자신이 가지고 있는 지식들을 그토록 명료하게 풀어나갈 수 있었을까요?

정답은 명상입니다. 유발 하라리는 매일 아침 1시간, 그리고 자기 전 1시간 매일 두 시간씩 명상을 하는 그만의 리추얼을 가지고 있습니다. 교수로 일하며 책도 저술하고, 수 많은 인터뷰에 컨퍼런스 까지, 눈코뜰새 없이 바빠도 매일 2시간은 빠지지 않고 명상을 하죠. 그의 명상 리추얼은 20년 전 10일간의 위빠사나 명상 코스에 참여하면서 시작되었습니다.

명상 센터에 처음 들어갔을 때 제일 먼저 해야했던 건 저의 호흡을 있는 그대로 관찰하는 것이었어요. 관찰을 시작한지 10초만에 생각이 끼어들어서 관찰을 방해했죠. "나 자신의 호흡도 있는 그대로 관찰하기 어려운데, 어떻게 수 천년의 역사와, 전 세계의 정치, 경제를 있는 그대로 바라볼 수있단 말인가!" 커다란 통찰이 찾아온 순간이었죠.

그는 명상은 일어나는 모든 것을 ‘있는 그대로 관찰하는 법을 배우는 것’ 이라고 이야기 합니다. 지금 이 순간 일어나는 것들을 판단, 분별 없이 관찰하다 보면 ‘진짜 현실'이 무엇인지 알게 되고 현실에 대한 명료함과 통찰력, 그리고 집중력이 생기게 되죠.

삶에 명료함이 부족하다면, 혹은 집중력과 주의력이 필요하다면 명상을 시작해보는 건 어떨까요? 유발 하라리처럼 매일 2시간씩 수련하지 않더라도, 매일 20분 이라도 꾸준히 수련하다보면  삶의 변화를 느껴볼 수 있을 거예요.
힘들지? 고민을 말해봐~~ 🗣 
막세 님의 고민
서른 가까이 되어가는데 아직 취업을 하지 못하고 있어 힘이 듭니다. 제 자신에 대한 믿음이 없어 계속 도전하기를 피해온 것 같아요. 막상 좋아하는 것도 떠오르지 않고, 먹고살기 위해 무얼 해야 할지 전혀 길이 보이지 않습니다. 그리고 사람 사귀는 일이 어려워요. 어떤 대화를 이어나가야 사람들과 친해질 수 있는지 잘 모르겠어요. 조금 친해졌다 해도 스스로 우울함을 내비치며 그 관계를 먼저 떨궈내버리는 제 자신에게 화가 납니다. 서로 좋은 일이 있다면 나누고, 아플 때엔 도움을 청할 수 있는 그런 인간관계를 꿈꾸는 데 말이죠.
밑미 심리 카운슬러 신지윤 님의 답변
내가 스스로를 책임지고 살아갈 수 있다는 것은, 단순히 돈을 버는 경제활동을 한다는 것 그 이상의 의미일 것입니다. 내가 이 사회의 일원으로 살아갈 수 있다는 것을 스스로 증명하기 위해 아마 여러 가지 고민을 하셨을 것 같아요. 하지만 내가 특별히 좋아해서 몰두할 수 있는 것을 찾을 수 없을 때, 내가 무언가를 잘 해나갈 자신이 없다고 느낄 때 마주할 절박함에 아마 점점 더 움추러드신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새로운 사람을 만나 사귀어 나가는 것도 같은 맥락의 일이 아닐까요. 우리가 누군가와 친해진다는 것은 내가 혼자가 아닌 누군가와 연결되어 있고, 그렇게 ‘우리’ 안에 속해있음을 확인하는 방법일 것입니다. 막세님께서 누군가와 친밀감을 느끼기 시작할 때 어떤 우울함을, 왜 내비치며 심지어 밀어내게 되시는지 저는 잘 알지 못합니다. 하지만 분명한 건 막세님에게는 ‘함께’이고 싶은 마음이 크다는 거겠죠. 대화를 이어나가는 게 막막하게 느껴지시겠지만, 오히려 대화의 방식은 모두 다르고 어느 정도는 연습과 경험을 통해 습득할 수 있는 부분입니다. 중요한 건 막세님이 어떤 거리에서 밀어내게 되시는 그 지점, 그 지점에서 막세님의 두려움과 불안을 바라보는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고민상담소에는 다 담을 수 없는 막세님만의 이야기가 있으시겠죠. 관계도, 진로도 말이에요. 괜찮습니다. 이렇게 자신의 이야기를 시작하신 것만으로도 정말 큰 걸음을 옮기셨다는 것을 말씀드리고 싶어요. 일단 이렇게 자신의 마음, 특히 어려움에 대해 이야기할 수 있는 기회를 많이 만드시면 좋겠습니다. 혼자서는 힘들 수 있는 일이기에 전문적인 심리상담의 도움을 받으시는 것도 권유해 봅니다. 일단 이야기를 시작하기만 하면 막연하게 거대했던 어려움은 어느덧 손에 쥘 만큼 작아지고, 그 밑에 숨겨있던 소망과 욕구, 그리고 힘들을 발견하게 될 거예요. 그걸 발견하게 된다면 무엇을 하고 싶은지, 그것을 어떻게 하면 이룰 수 있을지, 또 타인과의 관계에서 어떤 사람으로 서고 싶은지는 명료해질 수밖에 없을 겁니다. 이 모든 건 지금도 막세님이 갖고 계신 것들이니까요.
지금 고민이 있으시면 익명으로 밑미 고민상담소에 고민을 보내주세요. 카운슬러의 답변을 보내드립니다. 
#밑미타임 #MeetMeTime

코로나19의 제약이 없다면, 제일 먼저 떠나고 싶은 여행지가 있나요? 에어비앤비가 지난 9월 진행한 설문에 따르면, 새로운 여행지를 온라인으로 찾아보거나, 예전에 다녀온 여행 사진을 찾아보는 것만으로도 대부분의 사람들이 행복한 감정과 희망을 느낀다고 해요. 언젠가 우리에게 또 찾아올 여행의 기회를 떠올리며, 가고 싶은 여행지를 한 번 적어보세요! 여행을 꿈꾸는 것만으로도 긍정적인 감정이 생길 거예요.

*실천하는 모습을 모두가 볼 수 있도록 SNS에 해시태그(#밑미타임 #MeetMeTime)와 함께 올려주세요.
새롭게 오픈한 리추얼을 소개합니다🔥
달리기를 내 삶으로 들어오게 하고 싶은데, 막상 매일 달리는 게 망설여지는 당신! 매일 조금씩, 그리고 함께 하면 할 수 있어요. 파타고니아 앰배서더인 리추얼메이커 민지님과 함께 일주일에 20KM를 달리고, 나에게 솔직한 글쓰기를 할 거예요. 달리면서 몸과 마음을 깨운 후 글을 쓰게 되면, 보다 더 솔직하게 나를 바라보고 판단하지 않는 글쓰기를 할 수 있을 거예요.
내가 지금 가고 있는 이 길이 맞는 건지 도통 모르겠거나, 혹은 괜시리 울적하고 불안하다면..! 리추얼메이커 기완 님과 함께 책 <현존수업>의 내면 여행 프로그램으로 진짜 나를 찾아 떠나보세요. 11주 동안의 리추얼을 통해 출렁이는 감정을 조절하고 나의 의지대로 내 삶을 살아갈 수 있는 힘을 기를 수 있을 거예요.
앞으로 나아가는 게 두렵거나 망설여진다면, 어릴 적 나의 모습을 한 번 돌아보세요. 예술치료사인 희진님과 함께 자서전 쓰기로 나의 어린 시절을 다양한 모습으로 만나고, 나를 이해합니다. 지나간 시간들이 쌓이고 쌓여 지금의 내가 만들어졌다면, 그 시간들을 회고하며 새로운 미래를 만들어가는 시간을 가져보세요.
나 자신이 실망스럽거나 아무도 내 맘을 몰라줄 때, 혹은 관계가 좀처럼 내 맘 같지 않을 때가 있죠. 오래 전 나와 비슷한 고민을 했던 화가들이 그림을 통해 위로를 해줍니다. 리추얼메이커 지연님과 함께 명화에 얽힌 이야기를 나와 연결짓고, 삶 속에 엉켜있는 여러 관계들과 화해하는 시간을 가져봅니다.
이번 주 밑미레터, 어떠셨나요?
여러분의 솔직한 의견은 큰 도움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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