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신세계 유니버스 클럽 2.자라 실적 반등
 2023.06.14 23-023호   |   웹에서 보기   |   지난호 보기  

  01 스타벅스 혼자서 신세계를 구할 순 없습니다
  02 고급화 전략으로 자라가 반등한 건에 대하여
  03 뉴스 TOP5 - '범죄도시3 흥행 비결'

   

스타벅스 혼자서 신세계를 구할 순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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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어로가 모여야 어벤저스인데

최근 마블 스튜디오의 영화를 보신 적이 있으신가요? 여전히 이를 즐기시는 분들도 많으시겠지만, 예전 어벤져스 열풍이 불 때만큼의 열기는 확실히 아닌 것 같습니다. 캡틴 아메리카, 아이언맨 등 친숙하던 어벤저스 1기가 공식적인 활동을 종료한 후, 이를 이어나갈 매력적인 히어로가 부재했기 때문입니다. 스파이더맨이 혼자 고군분투 중이긴 하지만, 단독 활약으로 어벤저스 전체의 공백을 메꾸기엔 역부족이고요.

지난 6월 9일, 정식으로 론칭한 신세계 유니버스 클럽을 보면서, 이러한 마블의 위기가 문득 떠올랐습니다. 엄청난 공을 들여 새롭게 개편을 했지만, 고객은 외면하고 있고요. 덩달아 그룹 전체의 위기감은 커져 가는데, 특정 일부 브랜드를 제외하곤 사정이 더욱 어려워지고 있는 것이 상당히 유사했기 때문입니다. 물론 여전히 막대한 제작비를 투자해 만들어지고 있는 마블의 영화처럼 유니버스 클럽의 외관은 화려했습니다. '신세계 유니버스 페스티벌'이라는 대대적인 행사와 함께 공개되었고요. SSG, G마켓, 신세계백화점, 이마트 등 주요 계열사의 홍보력이 집중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문제는 여전히 유료 멤버십 결제까지 고객을 이끌, 매력적인 혜택이 끝내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는 점이었습니다. 이미 사전 예약 시점부터 무료 배송 혜택이 빠지는 등 부실해진 리워드가 약점으로 지목받아 왔는데요. 추가로 공개된 관계사 혜택에서도 반전은 일어나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부정적인 평가들이 쏟아졌고요. 다만 그나마 호의적인 평가를 받은 부분이 스타벅스 브랜드 혜택이었습니다. 무료 사이즈업 2회가 사라진 것은 아쉽지만, 대체로 별 5개 추가 적립이 낫다는 반응이었습니다.

스타벅스가 유니버스를 이끌게 된 이유

솔직히 생색을 내는데 그친 다른 관계사 혜택과 달리, 그나마 스타벅스 혜택이 충실히 갖춰져 있던 건, 그만큼 스타벅스가 신세계 유니버스 클럽이 조기에 안착하는데 큰 역할을 할 거라는 내부의 기대가 있었기 때문으로 추정됩니다. 쇼핑 관련 멤버십에 왜 스타벅스가 등장하는지 의아해하실 수도 있지만요. 스타벅스가 가진 저력을 생각하면, 유니버스 클럽의 대표 선수가 된 건 너무나도 당연한 일입니다.


우선 스타벅스는 오프라인 공간뿐 아니라 온라인에서도 영향력이 큰 브랜드인데요. 스타벅스 앱의 월간 활성 사용자 수는 심지어 G마켓을 능가하며, 신세계 그룹 내 앱들 중에 1등이고요. 자체 멤버십인 스타벅스 리워드 회원 수도 1,000만 명에 달합니다. 무엇보다 무서운 건, 이들 중 80%가 넘는 고객들이 자체적인 기준에 따른 충성고객인 버디로 분류되고요. 전체 고객의 30% 가까이가 주 1회 이상 꾸준히 스타벅스를 찾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온라인 채널 활성 정도와, 가장 열렬한 팬덤을 보유했다는 점에서, 스타벅스는 신세계 유니버스 클럽을 홍보하기에 가장 적합한 채널인 셈이죠.

더욱이 별 하나 추가 적립은 앞서 말씀 드린 것처럼 상당히 직관적인 혜택이라 매력적입니다. 월 5개라는 한도가 있긴 하지만, 그 외 조건 없이 아이디 연동만 하면 바로 이를 누릴 수 있기도 하고요. 과거에는 사이렌 오더로 스마일클럽 관련 혜택을 사용할 수 없었던 것에 비하면 상당히 발전된 부분이기도 합니다. 또한 스타벅스 채널로 가입하면 바로 받을 수 있는 음료 쿠폰 5장도 강력한데요. 일반적으로 스타벅스 쿠폰이 어디서든 범용적으로 쓰인다는 점에서, 가장 큰 약점 중 하나였던 높은 가입비 허들 문제를 해결하는데도 효과적인 대안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그렇기에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는 부정적 평가에도 불구하고, 신세계 유니버스 클럽이 초기부터 소기의 성과를 거둔다면, 여기에는 스타벅스의 지분이 상당할 겁니다. 다만 신세계 유니버스 클럽의 성패와 별개로 스타벅스 내부에선 이번 제휴가 그리 달가운 일은 아닐 듯한데요. 클럽 내 연합군 합류로 신규 고객 확보나 매출 증대 효과를 딱히 기대하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결국 스타벅스 입장에선 마케팅 비용만 증가하는 결과를 얻을 공산이 커 보입니다.

이대로는 정말 안됩니다

그리고 사실 이러한 한계점은 신세계 유니버스 클럽 전체가 반드시 극복해야 할 과제이기도 합니다. 현재처럼 단지 할인 위주의 혜택은 그저 비용만 늘릴 뿐 진정한 충성 고객을 확보하는 도구가 될 수 없기 때문입니다. 그나마 이전에 있었던 스마일 무료 배송 혜택은, 흔히 지옥이라 묶어 부르는 G마켓과 옥션의 충성 고객들을 만들어내는 역할을 하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현재의 신세계 유니버스 클럽은 고객들이 쿠폰만 쓰면 굳이 남아야 되는 이유를 제시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렇다고 혜택 자체가 완전히 파괴적이지도 못합니다. 물론 대한항공과 KT 등 추가적인 외부 파트너십을 준비 중이라고 밝히기도 했지만요. 솔직히 제휴 혜택이라는 건 내 돈만 쓰는 건 한계가 있으니, 외부 힘을 빌리는 정도이지 판을 뒤집을 수단이 결코 될 수 없습니다.

코스트코나 쿠팡의 유료 멤버십이 정말 매력적이고 변화를 만들어낼 수 있었던 건, 그들이 고객에게는 한도 없는 혜택을 주면서 락인 시키는 동시에, 자신들의 비즈니스 모델의 근본적인 체질을 변화시키는 형태였기 때문입니다. 단지 퍼주기식 혜택은 오래 지속될 수 없고요. 그렇다고, 적당히 타협하여 중간 지점을 찾는 것은 이도 저도 아닌 결과 만을 불러올 뿐입니다. 앞으로 신세계 유니버스 클럽이 정말 신세계라는 거대한 생태계 내에서 어떠한 역할을 맡고, 어디서 시너지를 낼지 더 깊은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 아닌가 싶습니다.

   

고급화 전략으로 자라가 반등한 건에 대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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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라는 이제 패션계 빅 4입니다

패스트패션 브랜드 자라를 소유한 인디텍스가 올해 1분기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고 합니다. 여기서 가장 주목해야 할 부분은 역시나 자라의 수익성 성장인데요. 자라의 총마진율이 10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인 60.5%까지 올라설 정도로 급격한 개선에 성공하였습니다.

이러한 연이은 호실적 덕분에 인디텍스의 주가는 올해 들어 이미 30% 넘게 올랐다고 하고요. 이로써 인디텍스는 전 세계 패션업체 중 LVMH, 나이키, 디올에 이은 4위의 자리까지 올랐다고 합니다. 인디텍스보다 앞서 있는 3개의 회사가 모두 프리미엄 의류 브랜드라는 점에서 자라의 질주는 더욱 놀랍습니다.

특히 최근 패스트패션 브랜드들은 이중고에 시달리며 위기를 겪고 있었습니다. 우선 ESG 트렌드가 점차 중요해지면서, 기존 운영 방식에 대한 비판이 거세지는 건 물론이고, 규제가 점차 강화되고 있고요. 쉬인과 같은 초저가 패스트패션 브랜드들이 각광받으면서, 기존 플레이어들의 설 자리는 좁아지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 와중에 유독 자라는 도대체 무엇을 했길래, 경쟁자와의 격차를 벌리고 실적 반등에 성공할 수 있었던 걸까요?

가격은 올리고, 매장은 효율화했습니다

자라의 최근 성공, 특히나 수익성 개선의 근간에는 아이러니하게도 고가를 지향하는 프라이싱 전략이 자리 잡고 있었습니다. 기본적으로 패스트패션 브랜드들이 중저가를 지향하는 것과는 사뭇 다른 접근법을 펼쳤던 건데요. 전부터 자라는 H&M 등 경쟁 브랜드 대비 보다 고가의 가격 포지셔닝을 유지해 왔고요. 코로나 팬데믹으로 인하여 공급망 이슈가 발생했던 2021년 하반기에도 무려 23%나 가격을 상승시킬 정도로 공격적으로 이를 운영해 왔습니다. 


특히 최근에는 지역별 가격 차등화 정책을 강화하며, 추가적인 마진 확보에 나섰는데요. 유로존과 이 외 지역을 분리하여, 유로존 밖에서는 더 높은 가격을 유지하는 전략을 차용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미국이나 사우디아라비아 같은 일부 국가에서는 최대 91%까지 더 비싸게 판매한다고 하는데요. 이와 같은 방법이 성공을 거두면서, 타 기업들과의 매출총이익률 격차는 점차 더 벌어지고 있습니다.

또한 이와 동시에 자라는 매장 운영 효율화 작업에도 집중하고 있습니다. 이들의 기본 전략은 선택과 집중으로, 소규모 매장은 폐쇄시키고 주요 위치에 있는 대형 매장은 확대하는 것인데요. 매장 수는 6,400개 이상에서 최근 5,801개까지 감소했지만 총 공간 면적 자체는 3% 늘릴 계획이라 합니다.

이러한 자라의 글로벌 전략이 잘 담긴 곳 중 하나가, 최근 리뉴얼을 마친 자라 여의도 IFC몰점인데요. 매장 면적 자체는 1.5배 확장하였고, 팝업존을 통해 고객 경험은 개선하고, 온라인 몰과의 연결성도 강화했습니다. 이렇듯 효율성 좋은 대형 매장 위주로 내실을 다지며, 비용도 줄이고 있으니 이익 규모가 성장할 수밖에 없습니다.

고급화는 자라니까 해낸 겁니다

특히 이러한 대형 매장들은 브랜딩 관점에서도 주요한 역할을 담당합니다. 고객들에게 자라라는 브랜드가 지닌 가치와 스토리를 끊임없이 전달하며, 자라에 대한 고객들의 호감도를 높이고 있는데요. 결국 앞서 말한 자라의 고가 포지셔닝이 진정 통하려면, 이러한 브랜딩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그래야 고객에게 더 높은 가격을 지불해야 하는 당위성을 제시할 수 있으니 말입니다.

그리고 자라는 이를 가장 잘 해내기에, 현재의 입지까지 올라설 수 있었습니다. 자라는 다른 패스트패션 브랜드 대비 매년 3배 이상의 품목을 생산하는데요. 이처럼 다양한 스타일 제안을 통해 가장 독창적이고, 차별화된 브랜드로 고객에게 인식될 수 있었습니다. 최근 지속적으로 가격을 올리는 과정 속에서도 프리미엄 컬렉션 비중을 늘리고, 하이엔드 라인인 자라 아틀리에를 선보이는 등의 노력을 통해 무분별한 인상이 아니라는 인식을 주는 데 성공하였고요.

이제 자라는 유럽 대비 영향력이 낮은 미국 시장을 본격적으로 공략하며 새로운 성장 모멘텀을 준비 중에 있는데요. 흥미롭게도 미국은 초저가 기반의 패스트패션 쉬인이 한창 위세를 떨치는 시장이기도 합니다. 과연 미국에서 자라와 쉬인의 대결은 또 어떤 양상으로 펼쳐질지 벌써부터 궁금해지네요.

  
비록 투박했지만, 본질에 집중했던 점이 돋보였습니다

스토어 디자인 책임자에게 직접 들어봤습니다

다양성으로 고객을 사로잡았습니다

은행의 대체 공간으로 자리 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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