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형준 제주패스 창업자 인터뷰

Season 1 | 12번째 | 캐플릭스 | 1 June
3"Questions : 오늘의집, 자주 찾지만 아직은 반신반의... 한샘은 의문의 1패
쫌아는기자들 2호 임경업
 
쫌잘나가는 스타트업의 브랜드 평가인 삼초큐(3" Question)입니다. 오늘의집에 대한 조사 결과입니다. 233명의 구독자가 금요일~일요일까지 브랜드 평가를 클릭했고 이 가운데 141명이 10개 문항에 모두 답하고 제출 버튼을 눌렸습니다. 평가는 141명의 답변입니다. 

 혜성같이 떠오른 인테리어 플랫폼 오늘의집. 오늘의집을 써본 적 있는 구독자는 67% 였습니다. 가구살 때 '최애추천자'가 오늘의집이라는 독자도 45%. 그만큼 오늘의집이 인테리어 플랫폼으로 꽤 자리를 굳혔다는 이야기일텐데요.

 하지만 막상 인테리어를 오늘의집에서 알아보는 것에 대해선 물음표를 던지는 독자들이 많았습니다. 오늘의 집에 올라오는 인테리어 업체와 제품 후기가 '광고 아닐까'라는 의심을 품은 독자가 절반(53.2%)이 넘었습니다. 인테리어 업자를 알아보는 채널도 네이버(44%)가 가장 많았고, 오프라인(동네 점포)도 16% 였습니다. 

 내 여친(또는 남친)이 다니면 폼 나는 회사에선 '이케아'의 벽을 넘지 못했습니다. 이케아가 압도적인 1등(60.3%)을 했습니다. 이케아의 브랜드 파워가 그만큼 강력하다는 이야기겠죠. 오늘의 집도 30.5%를 차지했는데요, 국내 1위 가구 기업 한샘(9.2%)의 선호도는 바닥이었습니다. 
 대한민국 대표 가구업체인 한샘은 의문의 1패이네요.

시즌1 #12 캐플릭스 윤형준 창업자
반지하 PC 2대에서 매출 243억원까지 
쫌아는기자들 1호 성호철

 “카이스트도 서울대도 아닌, 지방대 출신이고, 심지어 고향도 한국에서 가장 인구 적은 곳이잖아요. 그러니까…” 쫌아는 기자들 1호는 본래 질문은 뱅뱅 안돌리는 편이지만, 잠시 멈칫했습니다. 
 “그러니까, 스타트업 창업자라고 해도, 윤 대표님은 아웃사이더 아닌가요.” 자칫 상처가 되는 질문일지 모른다는 생각을 하면서요.

 윤형준 캐플릭스 대표는 다행히 웃습니다.  “제주도 태생이죠. 제주대 회계학과 나왔고요. IT전공도 아니죠. 졸업하자마자 서울로 올라와 동대문 새벽 시장에서 일했죠. 사입삼촌 따라다니면서요. 그게 제일 빨리 돈 번다고들 했어요. 과일장사도 했어요. 그래도요, 법인만 열두번 세웠고요, 망한 것도 많고, 매각 엑싯하기도 했고요.” 
 
 “12번의 창업, 몇 번의 실패와 몇 번의 엑싯 성공한, 연쇄 창업자”라는 그의 서울말에는 제주도 사투리가 묻어났습니다. “몇 번은 복싹 망해찌요”(폭삭 망했어요)라는 식. 
 “지방의 핸디캡이란 게 있죠. 등한시한다고 해야하나. 사실 넥슨이나 카카오가 제주도로 왔다곤 하지만, 세금 아끼려고 왔지, 제주도 스타트업에 별로 도움은 안됐죠. 지방의 불리함은 정보, 연결, 교류, 인맥, 그리고 무엇보다 시장 사이즈가 작다는 점. 
 제주도에서 잘한다고 해봐야, 시장이 기껏 요만큼 밖에 안되는데 뭐가 대단하겠어라는 식이죠. 벤처캐피털이나 액셀러레이터에 제주도 스타트업이 IR 보내면 어떤 분은 ‘보내지 마세요’하기도 하고, 보내도 안 읽는 분도 많아요.” 

 윤 대표는 “솔직히 서울 스타트업하고 지방 스타트업하고 뭐가 다른가요. 쿠팡이츠도 결국 서울의 일부인 강남에서 서비스의 가설 테스트하고 점차 전국으로 확장하지 않나요. 제주도 스타트업이 제주도에서 가설 확인하고, 육지 올라오는게 이상한가요. 충분히 의미있는 가설인데도 단지 지방에서 시작하면 별거 아닌거로 취급받는게 맞는지 모르겠어요.” 

 캐플릭스는 단기 렌터카 공유 플랫폼입니다. 제주패스라는 이름으로, 제주도에서 등장한, 국내 최초의 렌터카 공유 경제 스타트업이죠. 작년 매출은 243억원이고 올해 전망은 800억원 안팎. 많지는 않지만 안착 단계죠. 
 지난 3년간 쏘카, 타다, 콜버스, 반반택시 등 엄청난 유명세의 차량 공유 스타트업들이 등장했지만, 캐플릭스는 생소할 뿐입니다. 투자 유치금도 23억원(누적)에 불과하고요. 
 이유는 의외로 단순할 지도 모릅니다. 
 서울에선 서비스하지 않았기 때문이죠. 캐플릭스는 ‘제주패스’라는 브랜드로, 제주도의 단기 차량 렌터카 공유 시장을 평정한 곳인데, 서울에서 보면 변방인 셈이죠. 캐플릭스는 5개월 전, 제주에서 서울로 확장을 시작했습니다.  제주도에서 가설 확인한 비즈니스모델을 서울과 전국에서 확인하겠다고 합니다.   

 윤 대표는 "과거 수십년간 전화 예약에 의존했던 기존 렌터카 업계의 정보 비대칭성을 2015년 국내 최초로 실시간 예약 런칭으로 깼고, 5년이 지난 지금 누적 거래액 1100억과 누적 매출 800억을 달성했습니다"고 말했다. 
 "요 멘트는 꼭 인터뷰에 들어갔으면 좋겠습니다"라는 말과 함께 그의 엄청난 자부심은 1미터 떨어진 쫌아는기자들 1호에게도 전해졌다. 
대기업이 꽉잡은 장기 렌터카 시장... 30대 남자의 페인포인트
 회원수 120만 명의 공유 경제 스타트업인데도 캐플릭스를 아는 사람은 거의 없습니다. 
 쏘카는 아시죠. 하지만 쏘카는 진정한 의미의 공유 경제가 아니죠. 다른 사람이 보유한 자산을 공유하는 방식이 아니에요. 
 쏘카는 직접 1만2000여 대의 차량을 보유하고, 전국 각 지점에서 24시간 미만의 초단기로 이용자에게 빌려주는 방식이죠. 본래 쏘카도 차량 공유를 하고 싶었지만, 법률의 벽에 막히는 바람에 우회했죠. (국내에선 개인 소유의 차량을 빌려주고 돈을 받는 행위는 불법임. 쏘카도 처음엔 개인의 차량을 다른 개인에게 6~8시간 임대하는 플랫폼을 하려다가 막히자, 직접 차량을 구매했다는 의미.) 

 하지만 캐플릭스는 제주패스와 모자이카라는 2개 브랜드로 각각 제주와 내륙에서 공유 경제를 하고 있습니다. 예컨대 제주도의 렌터카 공유 브랜드인 제주패스는 제주도 렌터카 업체 85곳이 보유한 1만8200여 대의 자동차를 120만 회원에게 빌려주는 방식입니다. 
  제주도이다보니 주로 2박3일 같은 단기 렌터카죠. 제주도의 단기 렌터카 시장 1위입니다.
 모자이카는 제주패스에서 진화해, 전국으로 진출했어요. 서울을 포함한 내륙에서 240여 중소기업들이 참여, 그들이 보유한 1만5000여 대를 공유합니다. 제주처럼 단기렌탈도 있긴 하지만 구독 메뉴는 6개월, 1년 단위의 중장기 기간을 빌려주고 매달 사용료를 받는 구독 방식이죠. 중간에 차를 원하는대로 바꿀 수도 있어요. 
 
 쏘카와 비교하면 명확하지 않나요. 공유 경제가 아닌 쏘카는 매년 엄청난 감가상각과 추가 차량 구매 비용을 떠안죠. 반면 공유 경제인 모자이카는 감가상각이 없어요. 미국 숙박 공유 에이비앤비가 집을 한채도 보유 안하고 집을 빌려주고, 감가상각이 없는 것처럼요. 

 렌터카 시장엔 롯데, SK, 현대캐피탈 등 대기업들도 즐비한데, 이용자들이 불편한 ‘페인 포인트’라는게 있나요.
 렌터카 시장이란 표현을 쓰다보니, 많은 분들이 혼동스러워해요. 우리나라 렌터카 시장은 장기(연 단위 계약), 중기(몇 달씩), 단기(일 단위), 초단기(24시간 미만)로 나뉘고 각각 시장이 달라요.
 대기업이 꽉 잡고 있는 시장은 8조원 정도하는 장기 렌터카 시장이예요. 
 대기업이 하는 장기 렌트라는 사업은 대개 새 차를 4년 렌트하고 매월 돈을 내죠. 렌트라기보단 리스에 가까워요. 4년 쓰고, 다시 그 중고차를 인수하는 소비자도 많고요. 

 그 밑에 중기 렌터카와 단기 렌터카 시장이 있어요. 초단기는 쏘카가 잡는 분위기고요. 
 중기와 단기 렌터카 시장은 대략 1조원 안팎인데 1100개 이상의 중소기업들이 경쟁하는 곳이죠. 다들 중소기업들이니, 열악한 상황에서도 각 지역에서 분투하는 업체들요.

 페인포인트는 대기업이 장악한 장기 렌터카에서 발생해요. 40대 소비자들은 자동차를 자산으로 여기고, 대기업의 장기 렌터카 모델에도 불편이 없었죠. 
 요즘 30대는 굳이 보유하지 않고, 좋은 차를 바꿔가면서 구독하고 싶어하는 이용자가 적지 않아요. ‘차는 쓰다 버리는건데, 왜 소유해야하나. 왜 장기로 한가지 모델만 써야하나.', 이런 의문이죠.  '세단 타다가, 여행 갈 때는 SUV를 타고도 싶고,  브랜드도 국산이나 외산, 이것저것 모두 타보고 싶은데’라는 30대의 니즈가 있어요. 
 대기업들은 신차를 판매하는 방식의 하나로 장기 렌트를 바라보니, 이런 고객의 페인포인트에 굳이 투자하려고 하지 않아요. 

 캐플릭스는 제주도에서 제주 패스의 성공을 바탕으로, 이런 페인 킬러를 하려고 모자이카라는 서비스를 내놨습니다. 모자이카는 구독 기반이기 때문에 한달 단위로 차량을 바꿔줘요. 차박을 가는 달에는 SUV로 바꾸면 되죠. 
 물론 단점도 있어요. 신차는 아니에요. 구독은 중고일 수밖에 없죠. 벤츠에서 BMW까지 250종이 있는 건 강점이고요.

렌터카의 야놀자, 독자개발 ERP가 기술 경쟁력 
자동차를 구독한다, 외신에선 많이 봤지만, 정말 한국에 그런 소비자가 등장할까요. 
 초기이긴 하지만, 벌써 꽤 가입했습니다. 특징은 뚜렷해요. 이용자의 절반은 20대 후반, 나머지 절반은 30대 초반입니다. 거의 전부가 남자입니다. 
 대학 졸업하고 이제 직장은 잡았는데, 새차 뽑는데 수천만원을 쓰기보다는, 구독으로 자동차를 타는 이용자들입니다. 
 소유가 아닌, 이용을 하는거죠. 막 시작한 단계라서, 아직 차량을 교체하는 사례는 많지 않고요. 자동차 구독 모델의 부재라는게, 정말 많은 30대 안팎 남자 소비자들의 페인포인트였는지, 현재 가설을 검증하는 단계라고 봅니다. 
 대기업 렌터카 업체들은 현재와 같은 리스와 비슷한 장기 렌터카에서 바뀌려고 하지 않죠. 그게 더 쉽게 돈을 버는 방식이라고 보니까요. 그 탓에 소비자의 페인포인트는 있다고 봅니다.

 뻔히 보이는 페인포인트라면, 그동안 왜 아무도 도전 안 했을까요. 
 중소 렌터카의 열악한 현실이 크죠. 예컨대 1100여 중소 업체들이 50만 여 대의 렌터카를 보유하고, 단기와 중기 렌터카를 해요. 중소기업이다보니 제대로 된 ‘ERP’가 갖춰진 곳이 없어요.
 (ERP는 Enterprise Resource Planning의 약자로, 전사적자원관리라는 뜻. 생산, 물류, 재무, 회계, 영업, 구매, 재고 등 경영 활동에 대한 데이터를 관리, 공유해 의사 결정을 돕는 시스템.) 

 중소 렌터카 기업들은 ERP가 없으니, 예약은 모두 전화로 받아야만 해요. 만약 앱으로 올리면 어떻게 되겠어요. 한 대의 멋있는 벤츠를 올려놨고 이용자 10명이 보고 있어요. 한 명이 클릭해 렌트 신청을 하면, 나머지 9명한테는 ‘마감’이라고 실시간으로 고지해야죠. 
 그게 쉽지만 않은 게 ERP입니다. 이조차 없다보니, 지금도 중소 렌터카에서 차를 이삼일 빌리려면 전화로만 가능한 곳이 적지 않아요. 인공지능의 시대라지만, 기술이 아무리 발달했다고 하지만, 중소기업들로선 막대한 투자금을 지불하기 어렵죠. 

 ERP는 대략 10억~20억원 정도 투자해야하고, 1~2년정도 걸립니다. 또 여러 중소기업이 참여하다보니, 대기업 한 곳에서 쓰는 ERP보다 더 복잡하고요. 예컨대 현재 시스템에선 240여 중소기업이 보유한, 수만대의 차량을 무작위로 누군가 선택하면, 실시간으로 다른 사람에게선 닫혀야하죠. 

 모자이카는 수십억원하는 ERP를 독자 개발했기 때문에 수백 곳의 중소기업 차량을 하나로 묶는 플랫폼을 할 수 있는거구요. 
 말하자면 각각의 중소 렌터카 업체는 영세하다보니, 독자 앱도 없고, ERP도 없고, 마케팅할 여력도 없고, 연구개발(R&D)도 없었고, 반면 이런 모든 능력이 있는 대기업들은 돈되는 장기 렌터 시장을 본인들 입맛에 맞게, 소비자의 니즈에 둔감한 채로 장악하고 있었죠. 
 모자이카는 중소 기업을 하나로 모아, 대기업과 경쟁하려는 시도고요.

 캐플릭스가 대기업 못지않은 ERP 기술력 확보했다는 말씀인데요. 
 12개의 법인을 세웠다고 했잖아요. 그 중에 신라호텔과 인연이 있었어요. 아고다와 같이 한창 호텔 예약 서비스가 등장할 때 신라호텔이 자체 투숙 서비스 이외에 이런 글로벌 호텔 서비스에도 방을 올리려고 했어요. 그러니까 온라인 호텔 부킹 서비스요.
 당시 신라호텔이 찾아보니, 국내에 마땅한 개발사도 없었고 운 좋게도 저한테 프로젝트가 왔죠. 덕분에 ERP라는걸 꿰뚫게 됐고, 이후에 롯데호텔 등 다른 호텔에도 공급했어요. 

 모자이카도 이런 ERP 기술 기반으로, 렌터카 ERP를 확보한 셈이죠. 흠, 더 쉽게 보자면, 야놀자 아시죠. 전국의 모텔을 하나로 묶고 있잖아요. 마찬가지예요. 
 각각의 모텔은 열악한 자본력으로, 독자 ERP는커녕, 제대로 마케팅도, 연구개발도 못하죠. 야놀자가 하나의 플랫폼으로, 이런 중기의 약점을 보완하는데, 모자이카는 같은 모델을 중기와 단기 렌터카 시장에서 적용합니다. 
 참, 애초에 ‘제주패스’라는 아이디어도 신라호텔 부장님한테 얻은거예요. 
 어느날, 그 부장님이 “윤대표, 제주도 출신이지? 렌터카를 예약하려는데 이게 왜 전화로만 예약하라는거지. 너무 낙후했다. 그래서 제주도가 욕먹는거 아냐.”라고 하더라구요. 알아보니, 제주도 렌터카 업계는 다소 기형적인 상황이었습니다. 

 제주도 바가지 요금 같은 거요?
 수백개 업체가 난립하니, 딱히 마케팅도 못하잖아요. 직접 전화온 곳만 받는데다가, 성수기때는 바가지 요금이 판을 쳐요. 렌트 요금은 하루에 몇천원으로 거의 공짜라고 해놓고, 막상 제주도 내려와서 차량을 인수하려고 하면 보험료가 하루 9만9000원이란 식이죠. 
 어쩔 수 없이 결제하지만, 제주도를 얼마나 욕하겠어요. 심지어 그때 청와대 국민청원에까지 제주도 렌터카 문제가 올라왔어요. 

 렌터카하는 고향 선후배에게 “이건 바꾸자”고 했더니, “네가 서울에서 사업해서 그렇다. 한철 장사인데 성수기 때 제대로 못 벌면 운영이 안된다”는 답이 오더군요. 
 고향 욕먹지 않게 하자고 렌터카 플랫폼 사업을 시작했고, 가격표에 보험료를 공개했어요. 처음엔 제주도 업체들은 아무도 참여하지 않았고, 동창과 친구들 5곳이 도와주는 셈치고 플랫폼에 들어왔어요. 
 근데 플랫폼에 보험료 정가로 올리자, 예약율이 급증하고 소위 대박이 났어요. 그러자 다른 렌터카 분들도 참여했고요. 지금은 제주도가 렌터카 때문에 욕 먹는 일이 부쩍 줄었죠. 

 아직도 제주도 렌터카 시장의 상당 부분은 여행사를 통한 계약이에요. 여행사에서 패키지로 고객을 확보하면서 렌터카도 제공하는 식이죠. 열악해서 ERP가 안 갖춰져 있다보니, 여전히 전화 예약만 받는 곳도 많아요.  

제주도 아웃사이더의 열두번 창업,
"스타트업 창업, 이거 평생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제주도에서 성공했네요. 제주도가 행운을 준 셈이네요.
 아니에요. 실은 한번 실패했죠. 제주도의 렌터카 브랜드가 왜 제주패스겠어요. 본래는 렌터카가 아니라, ‘제주도라는 도시를 커버하는 관광 패스’로 시작했어요. 
 호텔 ERP로 서울의 사업이 안정됐을때쯤 일본 오사카를 갔다가 오사카 패스를 봤어요. 여행객이 오사카패스 한 장만 들고, 버스도 타고 30여 곳의 관광지도 들어가고 할인도 받는 편리한 방식이죠. 

 알고보니 유명 관광지마다 이런 패스가 하나씩 있더군요. 제주도에서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고, 서울에서 모은 돈도 있고, 제주도로 내려왔어요. 그게 8~9년전쯤요. 
 버스회사 사장님 만나고, 민간 관광명소 사장님, 맛집과 카페 사장님, 이렇게 다 만나면서 한 곳씩 제주 패스에 넣었죠. 

 근데 실패했어요. 제주도청이 ‘노(NO)’했어요. 성산일출봉, 한라산과 같이 유명 관광지는 대부분 공영관광지이고, 제주도청이 관리해요. 2015년에 망하고 접었어요. 10여 억원 손해봤죠.
 피벗한게, 그때 제주패스를 렌터카 플랫폼으로 바꿨죠. 
 교훈요? 다시 창업할 때 절대 공공과 연관된 아이템은 하지 않는다. 불확실성이 너무 크기 때문예요. 소비자가 원한다고 해도, 공공은 (문제 해결에) 관심이 전무할 수도 있다는 사실을 배운거죠. 

 법인을 12번이나 세운 연쇄 창업자이니, 이젠 좀 쉬고 싶지 않나요.
 과거에 세운 법인 중에 큇존닷컴과 과일박스는 폐업했고, 쭈니닷컴과 블루웨이브컨설팅, 윤앤컴퍼니은 엑싯 성공했어요. 회사 망하면 쉽지 않습니다. 
 1999년에 인터넷으로 신청하면 아침에 과일 박스를 가정집에 배달하는 사업을 했어요. 요즘으로 치면 새벽배송 같은 콘셉트요. 3만원 주면 계절 과일 4종 배달해주는 식이죠. 
 새벽에 가락동에서 과일 떼와 포장하고 6시부터 서울의 삼성동, 역삼동 이런 곳에 배송했어요. 딱 망하니까, 논현동 반지하에 PC 2대가 남더라고요. 

 전봇대에 ‘홈페이지 10만원 제작' 전단지를 붙였어요. 오징어다리에 전화번호 뜯어가는거요. 그때 웹디자인 학원 다니면서 개발을 배우고, 홈페이지 만들어주고 했어요. 
 좋은 창업아이템을 캐치하는 것보다, 실행이 빠른게 노하우라면 노하우예요. 관찰을 많이 하고요. 쉬고 싶지 않냐고요. 지금도 월화수는 서울, 목금토는 제주도에서 일해요. 
 돈을 벌려고만 했으면 이런게 힘들겠지만, 이게 재밌으니까, 고객이 열광하는걸 보면, 뇌에서 도파민이 나와요.  그 쾌감이 너무 좋아서 안 지쳐요. 스타트업 창업, 이거 평생할 수 있을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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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캐플릭스 윤형준 대표에게 질문하세요.
 런드리고 조성우 대표, 퍼블리 박소령 대표, 고피자 임재원 대표, 센시 서인식 대표, 스푼라디오 최혁재 대표, 스티비 임호열 대표, H2K 홍창기 대표, 모토브 임우혁 대표, 뉴닉 김소연 대표, 수퍼빈 김정빈 대표 트레바리 윤수영 대표 [12번째 캐플릭스 윤형준 대표] 뤼이드 장영준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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