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변화가 경제에 미치는 영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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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염에 공장도 멈춘다
경향신문 뉴스레터
2023.05.26. 금요일
독자님, 혹시 직장인이시라면 점심 먹으러 밖에 나가기가 점점 꺼려지지 않으세요? 날씨는 갈수록 더워지고, 또 기온이 올라가면 오존 농도도 짙어진다고 하더라고요.

올해 여름도 무척 더울 거라고 해요. 아시아, 아메리카, 유럽 등 세계 곳곳에서 이미 기록적인 더위를 경험했다는 뉴스가 전해집니다. 한국에서도 올여름 무더울 조짐이 보이는데, 낙동강에서는 녹조띠가 지난해보다 한 달 일찍 발견됐다고 해요.

기후변화 영향으로 폭염은 더 이상 이례적인 현상이라고 할 수 없게 됐습니다. 곧 '김일성 죽은 해(1994년)가 제일 더웠다'고 추억하듯 말하기도 어려워질 것 같아요. 폭염으로 죽는 사람들이 늘면서 폭염은 적극적으로 대비해야 할 재난으로 자리 잡고 있습니다.

오늘은 폭염이 반도체 공장에 미칠 영향을 다룬 기사를 골랐어요. 기사는 2분 분량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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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해 하반기 엘니뇨 현상으로 기록적인 고온 날씨가 나타날 수 있다.

☑️ 폭염 영향을 받을 수 있는 업종으로는 농업 외에도 반도체가 꼽힌다. 폭염의 전조인 가뭄 때문에 공업용수가 부족해지면 반도체 공장을 가동할 수 없다.

☑️ 폭염 절정기인 8월까지 기후변화 관련 동향을 계속 점검할 필요가 있다.
폭염이 반도체 덮칠까
2023. 05. 23. 박채영 기자
Dan Gold(Unsplash)
올해 여름 예견된 폭염이 산업과 중국 등 글로벌 주식시장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특히 증권가는 폭염 영향을 받을 수 있는 업종으로 음식료, 농업 외에도 반도체를 꼽았다.

현대차증권은 22일 내놓은 보고서에서 올해 폭염 영향 가능성이 있는 중국의 산업 또는 자산군으로 탄소배출권, 유틸리티(수력·원전) 관련 주식, 농업 외에도 반도체 산업을 선정했다. 앞서 세계기상기구(WMO)는 지난 3일 발표한 보고서에서 올해 하반기 엘니뇨 현상으로 기록적인 고온이 나타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정진수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이미 중국 남부지역에서는 뚜렷한 폭염의 전조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며 “최근 중국 남부지역의 건기가 평년(4개월) 대비 긴 7개월간 지속되며 이 지역 전력 공급을 책임지는 수력발전 양이 급감했다”고 밝혔다. 그는 “중국 반도체 산업은 전력난을 이미 한 차례 경험했다. 최근 전력 수급에 비상인 쓰촨성 일대 반도체 공장 가동 상황에 대해 면밀한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쓰촨성은 전 세계 반도체와 태양전지판 산업의 핵심 제조지역이다. 수력발전 의존도가 높은 쓰촨성은 지난해에도 가뭄으로 발전량이 대폭 줄면서 공장 가동이 중단되는 등 전력난을 겪은 바 있다.

정 연구원은 “올해 중국은 적극적으로 석탄 비축을 해놔 극단적인 ‘블랙아웃’ 가능성은 제한적”이라면서도 “경제가 재가동함에 따라 전년 대비 더 많은 전기 수요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하며, 이에 따라 절기상 폭염의 절정인 8월까지 기후변화 관련 이슈는 지속적인 점검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KB증권도 최근 보고서에서 이상기후로 인한 수자원 감소가 산업 지형 변화를 야기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준섭 KB증권 연구원은 “2021년 반도체 공급 차질의 주요 요인 중 하나가 물 부족이었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며 “반도체 생산공정에는 많은 물이 사용되는데, 당시 대만 반도체 기업 TSMC는 대만의 극심한 가뭄에 따른 공업용수 부족으로 반도체 생산량을 맞추지 못한 바 있다”고 했다.

반도체는 음식료, 원자재 채굴 등과 함께 지속가능성회계기준위원회(SASB)가 꼽은 물 사용 민감 업종이다. 반도체 생산공정에서 물은 화학물질을 씻어내는 세정 작업과 세밀한 연마 작업 등에 쓰인다.

김 연구원은 “기후변화 관련 재무정보공개협의체(TCFD)와 같은 단체들은 물 사용에 민감한 업종들은 ‘기후탄력성’을 구축하기 위한 전략이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다”며 “또한 투자자들은 이를 잘 활용해야 한다고 말한다”고 덧붙였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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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폰, 자동차, 냉장고, 세탁기… 일상적인 폭염에 반도체 산업이 타격을 입는다면, 줄줄이 영향받을 산업들이 대략 꼽아봐도 아주 많습니다. 기후변화가 마치 "바보야, 문제는 경제야"라고 말하는 듯해요.

'재난'이라는 렌즈로 역사를 들여다본 경제학자, 송병건 성균관대 교수는 책 <재난 인류>에서 17세기를 전후해 기후변화가 경제적 궁핍, 정치적 혼란, 나아가 국제적 충돌로 연결됐다고 이야기합니다. 지구의 평균 기온이 2도 떨어졌던 이 시기를 '소빙하기'라고 불러요.

지금보다 농업 의존도가 훨씬 높던 때 농사를 포기하는 작물들이 생겨났고, 운하가 얼어붙으면서 무역과 어업이 마비되는 일들이 일어났다고 해요.

비슷한 시기에 유럽의 30년 전쟁, 명나라의 이자성의 난, 오스만 제국의 반란, 조선의 정묘호란·병자호란 같은 세계사적 사건들이 일어났습니다. 송 교수는 기후변화가 이런 혼란상과 연결됐을 가능성을 주장해요.

특히, 당시 유럽에서 마녀사냥이 횡행했다는 점을 지적합니다. 마녀사냥의 피해자는 주로 결혼하지 않은 여성 혹은 남편이 없는 여성이었습니다. 사회적으로 온갖 편견을 받아 취약한 지위에 있었던 사람들을 희생양 삼은 거죠.

이제는 점점 더 뜨거워지는 지구. 전문가들이 제시한 최소한의 목표치는 '1.5도'였습니다. 얼마 전 5년 내 이 수치에 다다른다는 전망도 나왔어요. 먼 훗날, 중국·대만의 반도체 공장이 멈춘 사건을 기후변화에 따른 환란의 전조로 기록하게 될까요?

'-2도'의 역사를 아는 현세대는 '+1.5도'의 세계를 그때와는 다르게 만들 책무가 있는 게 아닐까 하고 생각해봅니다.

산업화 이전보다 표면 온도가 1.5도 올라간 지구에서는 무엇을 보게 될까요? 점선면팀이 시나리오를 한번 써봤습니다.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가 내놓은 전망에 따르면, 올해 태어난 아이들이 미처 성인이 되기 전에 1.5도 상승의 벽이 깨질 거라고 해요. 내 아이, 그리고 다음 세대의 미래를 생각하는 마음으로 함께 읽어보세요.

무더위에 그대로 노출돼 일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건설현장 노동자, 비닐하우스 노동자, 그리고 뜻밖에도 실내에서 일하는 물류센터 노동자들도 그렇다네요. 최초의 완전 냉방 시스템은 노동자들이 여름에도 일하게 만들려고 도입했다고 해요. 음, 더울 때는 좀 쉬면 안 될까요? 폭염에도 일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은 기사입니다.
국회의원은 한심한 존재인가?

정치는 항상 우리를 실망시키곤 합니다. 뉴스에 나오는 국회의원들의 면면은 가끔 어찌나 부끄러운지요. '이들 월급으로 나가는 세금이 아깝다'는 생각을 독자님도 한번쯤 해보셨을 거라고 생각해요.

어떻게 뽑아야 더 유능한 국회로 만들 수 있을까요? 지금 선거제 개편 논의가 한창인데요. 국회의원 선출 방식에 대한 독자님의 의견을 나눠주세요! 다음주 점선면에 반영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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