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달 15일 농부친구를 소개합니다.
22년 2월 15일 / 웹진 2호
"어머 이게 웬일이야! 벌써 초록이가 올라온 거야?"
따듯한 2월 3일 오후 1시 반, 약속 장소에 일찍 도착했고 문은 잠겨있는데 화장실은 급했다. 인근 농협 공중화장실로 총총 걸어가는 중에 발 끝이 딱 멈춰 섰다. 입춘이 내일인데 벌써 고개를 빤히 내민 초록 풀이라니! 이 아이들의 정체는 다음에 방문하면 알게 되겠지? 사진 한 장 찍고, 목적지로 마저 달렸다.
2022년 1월 1일과 설날, 두 번의 새해 인사를 연달아서 하고 나니 2월 중순이 되었다. 해를 거듭할  수록 시간은 손끝을 떠난 화살촉과 같이 빠르게 느껴진다. 그만큼 시간의 가치를 몸소 체감하게 되고, 그 가치를 잘 분배하여 사용하는 법을 훈련하는 요즘이다. 이 과정이 익숙해지면 삶의 호흡이 꽤 자유로워질 것이다. 

입춘(立春, 양력 22년 2월 4일)이 지나자 밝을 땐 따듯해서 옷차림이 가벼워졌고, 아침저녁 일교차는 더 크다 보니 외투도 항상 챙겨야 한다. 도심에 살 땐 부모님께서 "오늘이 입춘이야. 향주야"라고 말씀을 하셔도 별 감흥이 없었다. 보통 서울 삼성역이 출근길이었는데, 말 한마디, 눈길 한번 주고받지 않아도 서로 같은 방향으로 걸어가는 사람들이 워낙 많았다. 내 관찰 대상 또한 그들이었다. 계절의 변곡점을 옷차림으로 확인했다. '벌써 패딩을 입는다고?', '다들 옷이 가벼워 졌구만!', '색상보소. 세상에 이제 봄이네 봄이야', 혼자 뒷짐 지고 걷는 어르신처럼 '계절이 왔네, 갔네' 속으로 중얼댔다. 

자연 그대로의 흐름, 잎이 피고 지고, 벼가 고개를 내밀고 여물고 숙이는 정도와 빛깔의 달라짐, 다양한 제철 과일의 숙기와 수확시기, 논둑에 콩잎이 가득 차오르는 풍경 등으로 계절을 확인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5월 30일 시골살이를 시작해서, 오늘이 2월 14일이니 사계절을 오롯이 눈으로 익히는 중이다. 작년 12월부터는 시내에서 시골로 아침마다 출근하는데, 그 추운 겨울에 아침 안개가 시골 동네에 잔잔히 올라앉아 있는 걸 보면 "이야~"소리가 절로 나온다. 

자연스러운 계절의 변화를 자연에서 보고 듣고 느낄 수 있다는 기쁨과 설렘,
이 풍요로움을 유지하기 위해 2월 웹진을 쓴다.

Local editer. 박향주
월간[농부친구, 구독]
7가지 약속
1. 매달 15일 15시에 메일로 웹진 발송합니다. 한 달의 반이 되는 나른한 오후 3시, 농부 친구 한 분을 모시고 당신을 찾아갑니다. 

2. 매달 농부 1명의 인터뷰를 오롯이 담습니다. 반복되는 단어와 문장 등 간단한 수정 이외의 동의 된 모든 대화를 최대한 그대로 기록합니다.

3. 그 달에 어울리는 농산물을 담습니다. 제절 생산물 또는 달걀, 감자, 고구마, 양파 등 4계절 꾸준히 찾는 일상 식품 중 선택합니다.

4. 지속 가능한 식탁을 위해 씁니다. 생태계의 선순환을 생각하며 농사짓는 생산자의 이야기를 담습니다. 

5. 농장 체험, 온라인 마켓 등 건강하고 맛있는 온, 오프라인 먹거리 좌표를 안내합니다. 

6. 로컬에디터의 한 달 근황도 [사진 세장]과 함께 전해드립니다.

7. 웹진 피드백과 만나고 싶은 농부가 있을 경우 언제든 알려주세요. 구독자 중 농부님의 경우 직접 요청 주셔도 좋습니다. 약속 안에서 내용을 반영하고, 직접 찾아갑니다. 
📝목차 <기록의 흐름>
1. 월간[농부친구, 구독]: 1호 발행 리뷰 & 2호 알림장
2. 갤러리 투어: [사진 세장]
3. 친구야 반갑다: 나오(Nao)가 전해주는 '헬로 엘레팡(hello.elephant, ハローエレファン)
4. 자문자답 : 호흡하는 웹진을 만들자.
월간[농부친구, 구독] 1호 발행 리뷰

22년 1월 15일에 받아보신 1호 웹진, 어떠셨나요? 
총 40명의 구독자 중 90% 웹진을 읽어주셨고, 8개의 정성스러운 설문 후기를 받게 되었습니다. 저를 응원하는 마음으로 구독해주신 분들이 대다수였고, 중복으로 콘텐츠가 궁금해서 신청해주신 분들도 많았습니다. 그와 관련된 피드백이나 아이디어, 지지를 글로 남겨주셔서 감동 매우 많이 받았고 큰 힘이 되었습니다. 1월호는 대부분 저를 아는 분들이기에 설문의 결과도 어느 정도 예상을 했는데, 의외의 답변들도 있어서 '피드백'의 중요성을 새삼 느꼈답니다. 
다시 한번 첫 시작과 첫 후기를 함께 해주셔서 진심으로 고맙습니다!
월간[농부친구, 구독] 2호 알림장

2월호는 변동 사항이 많아 [알림장]을 준비했습니다.
1. 무료구독 전환
1호 발송 후 가장 큰 깨달음은 '가치 있다고 느끼면 더 많이 알리자' 였습니다. 농부님과의 인터뷰가 매우 값지기에 소수의 구독자라도 유료로 해야한다는 마음 컸습니다. 헌데 '발송'버튼을 누르고 나니, 내가 정말 원하는게 뭔지 머리가 아닌 마음으로 느껴졌답니다.

1) 농부의 이야기가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지고
2) 더 나아가 농부의 농산물을 찾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3) 구독자분들에게는 알고 먹는 것에 대한 기쁨이 전달되길 진심으로 바란다는 걸 말이죠.

그래서 1차 구독자 500명이 될 때까지는 무료구독으로 발행될 예정입니다. 이후 유료 전환의 시기가 되면 사전 공지를 드리겠습니다.
1월호를 받아보신 구독자 분들은 2월부터 자동으로 받아보실 수 있습니다. 매월 자동이체를 해두신 분들은 중지해주시고, 정기구독 비용을 한번에 지불해주신 분들은 다시 유료로 전환되었을 때 자동 발송 됩니다. 

2. 깍두기 '형식' 
여기서 '형식'은 월간[농부친구, 구독] 7가지 약속을 말합니다. 게임 할 때 '깍두기' 역할 아시나요? A팀인데 B팀에 사람 모자라면 그 쪽 인원수 맞춰주기도 하고, 팀 점수에 포함 시키기도 하고, 게임은 하되 점수 반영이 안 되기도 하고, 한마디로 게임 시작 전 심판이 정하기 나름이죠.

2월호부터는 '매달 15일 제철에 어울리는 농부 친구를 소개'하는 기본은 최대한 유지하되, 그 외에는 변경될 수 있습니다. 에디터가 더 보내고 싶으면 한 달에 웹진을 두세 번도 받아보실 수 있고, 글의 형식과 길이도 나누어 발송 할 수도 있습니다. 구독하는 분들에게 쉽게 잘 읽히고, 보면 기분 좋아지는 [농부친구, 구독] 웹진을 만들어 가겠습니다. 

3. 설문 영양소 공급 요망
매달 웹진 피드백을 위한 설문 링크 메시지를 보내드립니다. [농부친구, 구독] 웹진이 발전 할 수 있게 발송 된 문항에 솔직담백한 후기 요청합니다. 매우 큰 자양분이 됩니다. 

알림 이상 끝.
 갤러리 투어: 로컬에디터의 근황
1.
설에 부모님 댁에 갔고, 긴장되게 큰 대야에 딱 봐도 많은 당면이 담겨 있었다. 암만 봐도 만두의 시작이었다. 엄마는 올해도 거짓말을 했다. 스스로도 늘 속고 있는 듯하다. "재료 손질 할 땐 만두소가 이렇게 많아질 줄 몰랐지"라고, 다음부터 이렇게 안할꺼라고 말씀하신다. 
1-1.
엄마는 밀가루 만두피를 싫어하고, 나는 건강 생각해서 밀가루를 안 먹고 있다. 그래서 우리집은 늘 굴림만두를 한다. 만두소를 단단하게 뭉쳐서 감자전분에 한 두 번 정도 굴려주면 된다. 그리고 쪄내면 된다. 올해는 만두소가 예전만큼 뭉쳐지지 않아 고생스럽게 완성했다. 그래도 만들어 두면 만두는 금방이다.
올 설의 가장 큰 결과물 "알럽만두(I LOVE MANDU)"
2.
쓰기의 습관을 다양하게 하고 있다. 
1) 일정관리 수첩(TO DO LIST): 컨설팅 일을 할 때 습관이 생겼고, 크기는 한 손에 들고 다닐 수 있도록 한다. 하루에 일정과 우선순위, 지출과 자잘한 메모는 모두 이 수첩에 쓴다. 당진살이를 하며 더 꼼꼼하게 나만의 양식을 만들어가고 있다.
2) 3PW(3 Page Writing), 작년 연말 스승님이 나를 보러 당진에 오셨다. 매일 아침 명상과 요가를 하고, 3페이지 글쓰기를 수기로 하신다고 했다. 핵심은 처음시작부터 끝날 때까지 쉬지 않고 쭉 쓰는 거다. 수기로 쭉 써 내려간 지 800일이 넘었다고 하시기에 나도 시작했다. 2월 14일 기준 37일 차를 이어가고 있다.
3) 감사일기를 쓰고 있다. 하루를 마무리하며 감사한 일들을 쭉 적고 잔다. 돌아보면 다 감사한 일들 뿐이다. 감사한 환경에 있으니 잘 될 수밖에!
3.
12월 26일 일본에 있는 친구가 본인의 근황을 메시지로 보내주었다. 전날인 25일 내가 보낸 월간[농부친구, 구독] 0호 블로그 웹진을 보고, 장문의 카톡을 보낸 것이다. 긴 글을 읽어 내려가는데 눈물이 났다. 해를 거듭할수록 더 깊게 느낀다. 좋은 관계는 살고 있는 거리가 아닌 마음의 거리가 가까울 때, 결이 맞을 때 자연스럽게 닿는다. 그런 순간이 반복되면 '진짜 인연은 인연이다.'라는 말이 자연스럽게 나오게 되는 것이다. 
2월호 '나 일본 시골에서 빵차하고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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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오가즈또시(Nao Kazutoshi)
해외 여행이 쉽지 않은 요즘, '나오(Nao)'와 함께 일본 시골 나들이 어떠세요?😉

* 2월 웹진은 오랜만에 서로의 안부를 알게 된 친구와의 대화를 동의 후에 담았습니다.
21.12.26. / 22.2.1. 연달아 8, 10일에 나눈 세번의 대화를 정리했습니다.
대화하며 마치 여행하는 기분이 들었어요. 짧지만 분명 따듯하고 깊은 시간이 될꺼에요!
나오가즈또시(Nao Kazutoshi)의
일본 시골살이
Photo by @Nao Kazutoshi

한 글자 한 글자 고민해서 첫 0호 웹진을 보내줘서 고마워 당진댁!!!☺️
당진에 가기까지 많은 고민과 결심을 하고 7개월 동안 새롭게 출발하기 위해 한걸음 한걸음 내딛는 모습 간접적이나마 인스타로 잘 보고 있었어 ㅎㅎ
완전 축하하고 알려줘서 고마워!!!

첫 웹진 보고 너무 감명받았어. 농업의 “농”자도 신경도 안 쓰고 감사함을 실감하지못하고 사는 나를 포함 수많은 사람에게 다시금 생각해보고 소중함을 일깨워주는 좋은 웹진이 될 거라 믿어.👍
🙋‍♀️editor: 언제 일본에 가게 된 거야? 전혀 몰랐어.

🙋‍♂️Nao: 난 한국 서울에 살면서 도시가 자연을 잡아먹은 듯한 삶을 살았어. 일에 미쳐 지내다 보니 2017년부터 공황장애를 겪고 힘든 시기를 보냈고, 2019년 초에 일본에 왔어. 내가 살게 된 일본 *가나가와현(神奈川県) 히라츠카시(平塚)라는 곳은 도쿄(東京)에서 2시간 떨어진 태평양이 보이는 바닷가 소도시야.
한국에 있을 때 자연이 너무너무 그리웠는지 가끔 일본에 올때면 넓고 맑은 하늘, 그리고 붓으로 그린듯한 하늘이 정말 아름답고 힐링이 되더라. 옆에는 강이 있고 걸어서 10분도 안걸리는 곳에 바닷가가 있고, 일본에 오게 되면 꼭 이곳에 와서 살고 싶어서 정착하게 된 것같아.🙂

*가나가와현(神奈川県)은 일본 간토 지방 남서부에 위치하며 도쿄도 남쪽에 인접하는 현이다. 
🙋‍♀️아름다운 곳에 정착하게 됐다니 다행이야. 지금은 어떻게 지내고 있어?

🙋‍♂️지금은 친동생이 일하던 *빵집(ハローエレファン(할로 엘레팡)에 소개받아서 2019년부터 다마스 같은 작은 빵차를 운행하고 있어. 아침에 갓 구운 식빵, 사장님 어머니가 만드시는 건강식 샌드위치나 반찬 우유 등을 싣고, 매주 화요일부터 토요일까지 아침 9시부터 저녁 7시까지 정해진 요일에 각각 다른 지역을 돌아다니는 중이야

* 빵집ハローエレファン(hello.elephant 헬로 엘레팡) 
 : 매일 아침 구운 빵과 샌드위치을 메인으로 우유와 다양한 반찬, 친환경 농가의 농작물도 일부 판매하고 있다. 현재 7개의 빵차가 매일 정해진 소도시와 시골 마을을 찾아다니며 그곳에 사는 지역 주민들을 만나고 있다.
🙋‍♀️그럼 매일 출퇴근 시간은 같은 거야?

🙋‍♂️아침 6시 50분에 집에서 나와서 7시 10분에 빵 공방 도착해. 빵이랑 반찬이랑 과자랑 우유 등을 싣고 8시 10분에 조례하고, 그날 도는 지역에 도착하는 시간이 9시 전후고, 그 때부터 시작하지. 매일 쉬는 시간이 정해져 있진 않아. 진짜 바쁜 날은 화장실 잠깐 가는 정도?

그리고 저녁 7~7시 30분까지 집마다 돌다가 (대부분 한 집씩 도는데, 한 곳에서 이웃들이 같이 나와서 사기도 해. 요양 시설 가서 30분동안 차 세워두면 장 보러 못 가시는 분들이 많이 사가셔) 회사 돌아가서 남은 빵이랑 매출 정리하고, 다음날 영업 준비하고 퇴근하면 8시에서 8시반!
🙋‍♀️ 와 엄청 바쁜 하루네! 동네에 가면 찾는 분들이 많은 편이야?

🙋‍♂️ 빵은 심플하게 먹을 수 있어서 좋고, 반찬도 엄청 많이 판매되고 있어. 유통기한이 긴 반찬과 염분이 적은 가벼운 뻥튀기 같은 과자 종류가 제일 많이 팔려. 지금은 말린 고구마가 엄청나게 팔리는 시기야. 그리고 일본은 1월 1일 신정에 떡을 꼭 주문해서 먹어.

고령화 시대에 점점 장을 보러 가기 힘드신 분들이 엄청나게 늘고 있거든. 그래서 그분들을 위해 집 앞에까지 찾아가는 빵집을 하고있는 거야. 동네 어르신들이 좋아하거나, 건강에 좋은 것들, 장 보러 직접 못가지만 직접 보고 사고 싶었던 것들이 잘 팔리는 것 같아.  가볍게 부업으로 해보는 것도 나쁘지 않은 것 같아. 이곳도 이동 판매 빵집이 진짜 손에 꼽혀. 그러다 보니 찾아가면 많이들 좋아하셔.
🙋‍♀️ 그렇게 하루를 보내고 나면 컨디션이나 기분은 어때?

🙋‍♂️ 피곤하지만 뭔가 뿌듯해. 오늘도 나를 기다리는 손님이 많았어. '매주 언제 오나~' 하면서 기다리는 빵집이라는게 느껴질 정도로 다들 정말 좋아하셔. 나도 진짜 좋아. 매일매일 손님들의 기쁜 일, 슬픈 일 다 듣게 되거든. 그분들의 삶의 일부분이 된 느낌이랄까? 하루가 끝나면 만감이 교차하기도해.  컨디션은 온종일 추운 밖에서 응대하니까 잠깐 이동할 때 빼곤 거의 밖이야. 추울 땐 하루 종일 춥고, 비도 맞고, 눈도 맞으면서 일하니까 목욕 한번 싹 하고 눕죠.🤣
🙋‍♀️ 만났던 분들 중 소개해주고 싶은 분이 있을까?

🙋‍♂️ 요일마다 정해진 지역을 일주일에 한 번만 돌다 보니까 하루하루가 달라서 내일은 어떻게 더 많은 손님을 만날까. 몸 안 좋으시던 할머니는 이번 주 만날 수 있을까? 그런 생각도 들어. 내가 힘들어할 때, 엄마라고 생각하고 얘기하고 들어주시던 어머니가 지병으로 돌아가셨어. 그달, 그 요일, 그 시간은 그분을 생각하면서 추모를 하고 힘을 내곤 해.

🙋‍♀️ 그 분과 나눈 시간이 정말 좋았기에 그달, 그 요일, 그 시간에 더 큰 힘을 낼 수 있을 것 같아. 너랑 이야기를 나눌 때마다 감동이다. 한번 따라 다녀보고 싶다~
🙋‍♂️ 나도 일본 오자마자 한 달 정도 운전 연습할 겸 내 동생 따라다니다가 시작해버렸어! 태풍이나 눈비 추위 더위 다 정면으로 부딪치면서 일해야 되지만, 산도 들도 논밭에 바다도 보면서 자연의 아름다움과 시골 사람들의 삶에 스며들어서 살아가는 일주일에 한 번은 만나는 가족 같은 즐거움으로 일을 하고 있다랄까.

🙋‍♀️ 후자(자연의 아름다움과 시골 사람들의 삶의 스며드는, 가족 같은 즐거움)의 보상이 정말 클듯해~!

🙋‍♂️ 맞아. 우리 손님 한 분 한 분 가족 같아. 아버지, 어머니 같고, 동생들 같고, 우리 집안은 할아버지, 할머니 다 일찍 돌아가셔서 뭔가 그리움과 아쉬움에 더 잘해드리고 싶은 맘이 커. 매주 도시락 싸주시는 분도 계시고 과일에 채소에, 이 분들로부터 너무 많은 사랑을 받아 가지고, 열심히 하고 있어. 맛있는 빵과 반찬들 가득가득 담아서, 아이들에겐 마술도 보여주는 빵집 마술사 형, 아저씨 그리고 아들 같은 사람이 되어 사는 중이야. 나도 베푸는 사람이 되어야지.😊👍💪🏻
🙋‍♀️ 좋다! 같이 배푸는 삶을 살아보자구~
그리고 빵이나 반찬 외에 지역 농산물도 함께 판매하니?
🙋‍♂️ 응. 우리 빵집은 2주에 한 번 *코마키팜(Komaki Farm)이라는 아주 큰 농가에서 계절에 따라 신선한 야채를 받아서 배달도 하고 있어. 얼마 전 야채 사주시는 손님들을 모시고 수확 체험을 하러 같이 갔었거든.

그곳 코마키(Komaki) 농부님은 일본의 토종 야채 재래종을 살리기 위해 3년간 일본 전역을 돌면서 씨앗을 물려 받거나 얻어와서 일본에서 아주 옛날부터 전해져 내려 온 일본인에게 맞는 영양이 가득한 야채를 유지하고 늘려가기 위해 노력하시는 농부님이야. 그런 모습을 가까이에서 보니까 진짜 너무 즐겁고 감사함을 느꼈어. 그리고 농사가 나라의 근본이 되는 산업이라는 걸 나도 더 느끼게 되더라.
🙋‍♂️ 농사로 땅 갈아엎을 때, 땅속 이산화탄소가 배출되어서 인간이 자동차나 산업으로 배출되는 이산화탄소만큼 좋지 않아서 *자연재배농법(무경운, 무농약, 무제초제)을 쓰더라고. 동물성 비료, 화학비료, 농약도 안쓰고 낙엽들로 비료를 써서 씨앗도 자연스럽게 날려서 자라는 방식이더라고. 1년에 두 번인가 밭을 갈긴 하는 것 같지만 기후 변화를 위해 농업도 바뀌어야 할게 많더라. 놀라움의 연속이야. 흙에 탄소를 가두는 '무경운 농법' 주목(https://youtu.be/xJePPkOtUec , KBS전북 뉴스) 이 농법이야. 저 농법 잘 알아보고 웹진에 소개해줘도 좋을 것 같아. 꼭 봐봐.

*코마키팜(Komaki Farm): 코마키상 부부가 400종 정도 되는 야채농장 운영 중이며
*자연재배농법으로 농사를 짓고 있다. www.shonan-komakifarm.com
Q. 자연재배농법(자연농법)에 대해 간단히 알아볼까요?
'자연농법'은 자연의 도, 무지, 무위의 길이다.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가 출발점이고 결론이고 수단도 된다. 즉 편하고 즐거운 농부의 길이다. 아무것도 하지 않을 뿐더러 전혀 인위적인 것이 없는 달마 농법이기 때문에, *땅을 갈지 않고(무경운), 비료를 안주며(무비료), 농약을 안 치고(무농약), 잡초를 뽑지 않는 것(무제초)이 4대 원칙이다.
자연농법 p.36 / 후쿠오카 마사노부 지음, 최성현 옮김

* 에디터 코멘트
이렇게 글로만 보면 '편하고 즐거운 농법'으로 나와 있지만, 이 시기까지 가는 건 정말 대단한 일입니다. 기존 관행 방식의 농사도 어렵지만, 자연농법은 친환경의 끝판왕인 농사 방법입니다. 농부님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말 그대로 자연을 믿고 농사를 짓는 거라 '긴 기다림'이 필요합니다. 땅을 믿고 농사를 한다는 건 '땅이 비옥해야 한다는 전제조건'이 만들어져야 합니다. 숨 쉬는 땅, 건강한 토양이 만들어졌다는 것은 그 안에 유기물들과 주변 생태계와의 선순환이 이루어진 상태를 말합니다. 일반적인 땅이 이렇게 건강해지려면 최소 4, 5년은 필요하고, 그 시기 동안은 작물의 상태를 장담할 수 없습니다. 예로, 직장을 다니는 사람에게 5년간 일 금지령을 내리고 기다리라는 말과 같은 거죠. 시작에는 큰 용기와 긴 호흡이 필요합니다. 자연농법으로 농사를 이어가는 농부님들 대부분 한 고집하십니다. 전 그분들이 좋고 존경스럽고 오래 농사를 지으셨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그 이야기가 알려져 많은분이 그 가치를 알고 먹을 수 있길 바라는 마음으로.. 그래서 웹진을 쓰고 있습니다. 📝🙋‍♀️
🙋‍♂️ 그리고 일본의 포도는 야마나시현(山梨県)이 정말 유명해. 사장님 여동생 부부가 뽕잎차 만드는 사업을 해서 여러 번 갔었어. 곶감이랑 샤인머스캣, 베리A, 거봉 등을 농사짓고 계신 포도농장 농부님 소개받아서 '나도 귀농을 하면 어떨까?' 해서 직접 찾아가 상담도 받고 왔었어. 근데 학교를 3년간 다니고 연수받고, 직접 농부님 옆에서 배우는 기간까지 하면 당장 하기엔 고민이 너무 되더라고.
🙋‍♀️ 농사는 정말 쉽게 결정하기 어렵지. 나도 농부님들을 직접 만나 뵐수록 배우는 시간도 앞으로 농사를 계속 이어가는 것도 정말 보통 일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어. 성실함을 직업군으로 표현한다면 '농부' 일거야. 정말 대단하고, 가치있는 직업이라고 생각해.

🙋‍♂️ 맞아. 향주가 당진댁이 되어서 그 이야기 하나 하나 웹진으로 전하는 거 기대되고 응원할게.

🙋‍♀️ 나오 고마워!

🙋‍♂️ 나도 일본 와서 관심 가지기 시작했어. 더 많은 사람이 우리가 경험하고 있는 감사함을 직접 느껴보면 좋겠다.
자문자답: 호흡하는 웹진을 만들자
2022년 2월 15일 2호를 매듭지으며,

2호는 또 어떻게 써야 하지? 고민했습니다. 농부의 겨울 컨셉으로는 봄이 왔고, 생각한 농부님들과 대화를 나눠보니 현재는 보여드릴게 없다고 하셔서 혼자 여기 갔다, 저기 갔다. 책도 봤다가 또 괜히 농부님들께 전화했다. 혼자 그랬습니다. 1호를 보내고 이불 없는 이불 킥도 했지만, 받은 설문도 보며 다양한 시도를 계속하자는 마음입니다.

나오(Nao)와의 대화를 통해 제가 잠시 잊고 있던 꿈의 한 장면이 되살아났습니다. 이 이야기는 좀 더 정돈되면 웹진을 통해 소개해드리겠습니다. [농부친구, 구독] 2호 웹진을 시작했기에 옛 친구와 다시 연락을 주고받을 수 있게 되었고, 그 일상을 구독자분들께 소개 시켜드릴 수 있어 참 기쁩니다.

이번달도 함께 해주셔서 정말 고맙습니다.😊
방심하고 계실 때! 2월호에 대한 설문링크로 인사드리겠습니다. 
월간[농부친구, 구독]
어떠셨나요?

2호를 구독자 여러분, 함께 동행해 주셔서 고맙습니다.
3월 15일에 함께 찾아올 '농부친구'도 함께해 주세요.

점점 더 풍요로움을 안겨 줄 수 있는 곳으로
오래 볼수록 더 사랑스러운 웹진으로 만들어 가겠습니다.
"지속가능한 식탁을 위해 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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