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동식품 사재기 열풍, 영향받는 기업은?

2020. 2. 24 월ㅣ구독하기ㅣ지난 레터ㅣ웹에서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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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머니레터 줄거리

코로나19이 점점 확산되면서 냉장·냉동식품 사재기가 한창입니다. / by 효라클
오프라인 쇼핑몰의 최고봉, 백화점의 역사에 대해 짚어드립니다. / by 정인
[안내] 머니레터 설문조사 기간을 오늘까지 연장합니다. 더 나은 머니레터를 위해 의견을 남겨주세요! / by UPPITY

투데이슈

코로나19 확산에

사재기 현상 발생 🚨

무슨 일이 있었냐면요,

주말 동안 코로나19가 빠르게 확산되면서, 국내에서 확진자가 600명을 넘었고 사망자가 6명 발생했습니다.

좀 더 설명하면 이렇습니다.

빠르게 늘어나는 코로나19 확진자 수에, 시민들의 공포감이 커지면서 식료품 사재기가 한창입니다. 2003년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때와 2015년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 때도 라면, 통조림, 즉석밥 등 가공식품 사재기 현상이 나타났었죠.

이번에 사재기가 발생하는 대표적인 물품으로는 냉장·냉동식품이 있습니다. 11번가에 따르면 냉장·냉동식품의 판매량이 지난주 대비 187% 증가해 가장 큰 폭으로 늘어났어요.

가장 많은 확진자가 발생한 대구에서는 대형마트를 중심으로 유통기한이 긴 간편식 매출이 급상승 중이고요.

그래서 님이 알아야 할 것

냉동핫도그의 시장점유율 1위는 우양입니다. 국내 유통 중인 냉동핫도그의 절반 이상이 우양의 제품이에요.

우양은 작년 말에 코스닥시장에 상장한 신규 상장기업으로, 가정간편식 시장의 성장으로 수혜가 예상되기도 했습니다. 식품원료 수입 및 가공, 위탁생산품 개발, 제조까지 식품 사업에 필요한 여러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거든요.

우양 매출의 40%는 가정간편식(HMR)에서 발생하고, 그중 90%는 냉동핫도그에서 발생하고 있습니다.

코로나19의 기세가 사그라지지 않고 장기화되면, 식료품 사재기 현상이 이어지면서 더 큰 매출 상승이 일어나겠습니다.

📌 본 정보는 개별종목에 대한 매수 추천이 아니며 이를 근거로 행해진 거래에 대해 책임지지 않습니다.

💬 효라클's Comment

지난주 금요일, 마스크 제조사의 주가는 상대적으로 주춤한 반면 온라인 교육주로 소개한 아이스크림에듀 +29.89%, 택배 박스 골판지 제조사로 소개한 대림제지 +17.44%, 쿠팡 물류사로 소개한 동방 +15.58% 등으로 상승률 역전 현상이 일어났습니다.

왜 그럴까요? 바로 사람들 인식의 변화 때문입니다. 마스크 제조사의 주가가 오른다는 것은 사람들이 마스크를 쓰고서라도 밖에 나가겠다는 의지가 반영된 것이죠. 그러나 이제는 아예 밖으로 나가는 것 자체를 기피하면서 온라인 교육이나 택배 물류 쪽이 더 강세를 보이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이제는 코로나19 관련주의 양상도 시대의 흐름에 맞게 변화하고 있습니다. 주말 동안 코로나19 확진자와 사망자가 크게 늘었습니다. 여전히 대구 경북이 많긴 하지만 그동안 확진자가 없던 지역에서도 확진자가 속출했습니다. 이에 따른 공포로 식료품 사재기가 한창인데요, 유통기한이 길다는 점에서 냉동식품이 선호되는 추세입니다.

가정간편식(HMR) 시장은 1인 가구의 증가와 출산율 하락 등으로 인해 주목받는 시장이었습니다. 이번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한층 더 성장할 전망이에요. 이번 사태가 얼마나 장기화하느냐에 따라 가정간편식 제조 업체들의 매출 상승폭이 결정될 것으로 보입니다.

지난주 나라경제, 걱정은 이렇게

저물어갈 때 다시 돌아보는

백화점의 황금기 🏬

손님이 아니라 가게 주인이 왕이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매장에 들어가서 "2017년에 샘숭 구미 제2공장에서 4라인 감독자 미스터 리가 모서리 마감을 친 모델명 B-651 검정색 셀룰러폰 주세요."라고 말하면, 매장 직원이 "미스터 리를 아시다니! 서울 백작가신가요, 나주 남작가신가요? 오셔서 가져가셨다고 말씀드릴게요."라고 응대하고 어두침침한 창고로 들어가 물건을 꺼내주던 시절이었습니다.

구경? 그런 건 없었죠. 제작자와 물건명을 정확히 알고 들어가 받아와야 하는지라, 쇼핑이라는 말도 없었습니다.

그러던 시절, 마음대로 가게에 들어가서 진열된 물건을 구경만 하고 나올 수 있던 백화점은 그야말로 쇼핑의 4차 산업혁명이었습니다.

무슨 일이 있었냐고요?

요새 뭔가 자꾸 망하고, 사라진다는 이야기를 많이 했어요. 지난주에 보내드린 글에서도 백화점 같은 오프라인 쇼핑몰이 쿠팡, 11번가 등 온라인 쇼핑몰에 밀리기 시작했다는 소식을 전했죠.

근데 아무리 그래도 새싹과 만개한 꽃은 다른 법. 이번엔 특별편으로 백화점이 쑥쑥 커나가며 최초의 혁신 중 하나가 되던 시절 이야기를 준비했답니다.

요즘에도 CF에 종종 등장하는, ‘당신의 품격을 아는 00 아파트’ 이런 간지러운 멘트는 1830년대 백화점에서부터 쓰이기 시작했답니다. 일단 2020년의 현실과 1830년의 현실을 단순 비교해볼까요?

2020년

언니: 면접용 정장 사야 하는데 사러 갈 시간이 없네ㅠㅠ
동생: 인터넷으로 사, 그게 더 싸.
언니: 그래도 옷인데 만져보고 입어보고 그래야지…
동생: 사러 갈 시간 없다면서? 후기 잘 찾아보고 그러면 돼. 같이 찾아줘?
언니: 응ㅠㅠ

1830년

언니: 커튼 새로 달아야 하는데 끊어 놓은 천에 곰팡이가 슬어서ㅠㅠ
동생: 천만 있으면 돼? 내가 빌려줄 수 있는데.
언니: 사실 손을 다쳐서 바느질하기도 힘들어.
동생: 그럼 시내에 있는 어피티 씨네 커튼 가게는… 너무 비싼가?
언니: 비싼 건 괜찮은데, 내가 귀족도 아닌데 가게에서 뭘 어떻게 사…
동생: 하긴, 어피티 씨 입장도 있는데 백작님 성에 달 커튼을 막 팔긴 좀 그렇지…
언니: 그래서 말인데, 백화점이란 델 가볼까 싶어. 물건 질이야 떨어지겠지만... 같이 갈래?
동생: 응!!!

돈이 있는데 왜 가게에 못 갈까요? 어피티 씨가 언니에게 커튼을 팔면 왜 곤란해진다는 걸까요?

좀 더 설명하면 이렇습니다.

1830년, 뭐가 문제였냐면요.

① 물건 자체가 귀했습니다.

물건은 10개인데 사려고 하는 사람이 10,000명이면 물건값이 비싸지고, 물건이 10,000개인데 사려고 하는 사람이 10명이면 가게 주인은 재고 처리를 한다고 반값에 1+1 행사까지 열겠죠.

그런데 이 시절이 어떤 시절이냐? 맞춤으로 주문을 하지 않으면 물건이란 게 만들어지질 않았던 시절이에요. 다 손으로 만들다 보니까 수십 년간 스승님 밑에서 베개 만드는 법 하나만 배워온 장인이, 귀족의 주문이 선금과 함께 들어오면(선결제) 베개가 푹신한 정도와 베갯잇에 수놓는 꽃잎 색과 사이즈까지 맞춤형으로 제작을 시작해 납품하던 시절이죠.

② 그러다 보니 웬만한 사람들은 뭐든 직접 만들어 사용했습니다.

보통 사람들은 돈이 없는 것도 문제지만, 장인에게 베개를 주문해 놓고 두세 달을 기다리는 동안 여분으로 쓸 다른 베개도 없는 상황입니다. 다시 말해, 물건을 주문할 만큼 생활에 여유가 있었던 귀족들만 소비자가 되는 거였죠.

그러니까 장인과 판매자들은 귀족의 입맛을 맞추는 게 제일 급한 일이었고, 귀족들은 자신이 베고 잘 베개가 옆 동네 귀족보다 더 예쁘고 편하길 바라는 동시에 가아아아암히 보통 사람이나 돈만 많은 상인이 자신이 쓰는 것과 같은 물건을 쓰면 자존심이 상했습니다.

귀족: 미스터 리, 자네 내가 선결제한 돈으로 베개 하나 더 만들어서 바닷가 졸부 미스터 김에게 물건 넘겼다면서?
미스터 리: 아 그게 제가 자식이 아파서, 급전이 필요해서…
귀족: 됐고, 이제 자네와 거래 안 함. 나보고 졸부랑 같은 베개 베라는 거야 뭐야.

이런 식으로 장인은 물건을 비슷비슷한 사회경제적 계층에 속한 고객에게만 팔았죠. 밥줄 끊기기는 싫으니까요.

물론, 민간 시장에서도 물건을 팔긴 팔았습니다. 보통 사람들이 남는 시간에 대충 만든 의자나 옷, 신발 등이었죠. 장인이 만든 물건과는 질 자체가 달랐고, 번듯한 가게에서 거래되는 건 장인의 물건뿐이었습니다.

③ 그런데 1830년대는 산업혁명이 한창이던 시기. 공장이 돌아가기 시작합니다.

아직 기술이 충분히 발달하지 않아 공장제 베개가 장인의 고오급 베개보다는 질이 떨어집니다. 하지만 평범한 사람들이 손으로 만든 하급보단 훨씬 좋고, 빨리 많이 만들 수도 있습니다.

이때 상인 입장에서 고민이 생깁니다. 공장제 중급 베개를 갖다 팔아야 하겠는데… 시장에 내놓자니 평범한 사람들은 돈 더 주고 조금 더 좋은 물건을 살 것 같지 않고, 이 사람들이 주 고객이 되면 우리 중급 베개 이미지 망치고, 가게에 입점시키자니 가게가 중급 베개 따위를 받아줄 것 같지 않습니다.

그래서 생겨납니다. 백화점. 타깃 고객은 귀족은 아니지만 돈 좀 있는 사람들. 돈 좀 있는 사람들의 니즈가 뭔가 하니, ‘귀족은 아니지만 귀족처럼 대우받는 것'이었죠.

백화점 점장: 어머~ 고갱님~ 너무 기품 있으셔서 뒷집 백작님이신 줄 알았어요~
고갱님: (솔깃) 어머 진짜요? 호호호 이분 장사 잘하시네~ (상술인 줄 알지만 기분 좋아짐)
백화점 광고: (당신은 귀족은 아니지만) '백화점에서 산 베개, 당신을 귀족처럼.'

④ 그렇게 만들어진 귀족 체험관, 백화점!

백화점은 결심합니다. 돈만 많을 뿐 교양과 권력은 귀족에 미치지 못하는 중산층의 니즈를 마구마구 자극하기 위해, 백화점을 귀족 체험관으로 만들기로 말이죠. 그러려면 점원들에게도 기품과 자부심이 필요합니다. 귀족들의 집사나 하인처럼 고객님을 교양 있게 모실 수 있도록 하는 게 목표죠.

그런데 사람이 일할 때 고객님에게 우아하게 친절하려면, 회사에 대한 자부심이 필요합니다. 회사가 싫어 죽겠는데 무슨 친절이겠어요. 반대로, 회사가 이번 달에 뽀너스를 200% 줬다? 웃지 말래도 막 웃음이 나옵니다. 애사심이 넘쳐 올라서 고객님이 아주 그냥 우리 회사 물건을 하나라도 더 사셨으면 좋겠죠.

그래서 백화점은 고민에 고민을 거듭하다 직원들에게 월급을 당시 기준으로 어마어마하게 줍니다. 물건을 하나 팔 때마다 인센티브도 주기로 하죠. 이때 최초로 인센티브라는 제도가 시행됩니다.

고객님이 신발을 사러 와서는 ‘바로 내가 어제 보러 간 공연에서 베토벤의 운명교향곡을 연주한 피아니스트가 삑사리를 내더라'라고 말씀하시면 ‘오호호호 요새 교향곡은 현악보단 기악이 중요한데 피아니스트가 그렇게 실수하다니 저런!’이라고 대답할 수 있도록 사내 학교도 만들어 줍니다.

맞습니다. 이게 바로 백화점 문화센터의 시작이랍니다.

⑤ 그런데 예상치 못했던 재미가 있네? ‘쇼핑’!

그런데 중산층이 점점 늘어나고, 백화점을 찾는 고객님이 늘어나면서 이 고객님들은 이전에 모르던 재미를 알게 됩니다. 쇼핑이죠.

예전엔 장인을 불러다가 주문을 해서 맞춤형 물건을 받는 게 최고였는데… 이 방식의 가장 큰 문제는 주문자의 수준이 높지 않으면 웬 이상한 결과물이 튀어나올 수도 있다는 점입니다.

장인의 스타일과 내 스타일이 맞지 않을 수도 있고요.

귀족: 화려하면서도 심플하고, 차가우면서도 열정적인 봄과 겨울의 우아한 콜라보레이션이 느껴지는 모던한 17세기 풍으로 부탁드려요.
장인:

그런데 백화점에서 이것저것 구경하다 고르면 내 맘에 딱 드는 걸 살 수 있지 뭐예요.

그 후 200년… 세계는 점점 더 잘살게 됐고 귀족은 사라졌습니다. 그리고 백화점은 남았죠. ‘당신을 귀족처럼 만들어 드립니다’라는 광고카피도 남았습니다. 현대인에게 백화점 물건은 최고급 물건 중 하나죠. 이제 온라인 쇼핑에 밀리고 있지만요.

그래서 님이 알아야 할 것

롯데백화점이 200곳이나 문을 닫는 2020년에 이 이야기가 무슨 의미가 있냐고요? 세상이 변하더라도 좋은 건 계속 살아남으니까요. 1830년이면 우리나라는 무려 조선 말, 순조와 철종이 있을 때인데요. 그랬던 시절에 인센티브니 문화센터니 마케팅을 위한 고급 이미지 전략이니 하는 판매기법들이 나온 건데, 이게 너무 괜찮았기 때문에 아직도 쓰이고 있는 거예요.

그런데 이게,
사람들에겐 꽤 스트레스입니다.

이렇게 시장 자체가 혁신적으로 변해버리면 일자리도 따라서 변하게 됩니다. 1830년의 베개 장인은 어떻게 됐을까요? 아마 베개 장인의 자식이나 제자들은 주문해줄 귀족이 없어 어쩔 수 없이 아무 공장에나 취직하게 되었을 거예요.

하지만 당시 백화점 직원이나 백화점 지점장, 백화점 사장님들은 어떻게 됐을까요? 아직 백화점은 고급 시장에서도 최고급입니다. 그니까 자손들이 현대판 귀족으로 살고 있겠죠.

초기에 백화점 사업에 참여한 사람들은 물건이 너무 귀해 생산자와 판매자가 소비자의 갑이었던 시절이 역전된다는 걸 깨닫고 백화점에 취직했을 수도 있고, 운이 좋아서 살다 보니 그렇게 됐을 수도 있습니다.

이렇게 세상이 바뀔 땐 ⓐ정보를 빨리 얻어야 하고 ⓑ그 정보가 ‘나’한테 무슨 의미인지 알아야 합니다.

만약 베개 장인이 평소에 정보에 빠삭해서, 시대가 변하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고 백화점에 납품을 시작했다? ‘아랫동네 백작 집에 납품하던 고급 베개(feat. 플로럴 향)’라며 중산층에게 무진장 많이 팔았다? 그 브랜드는 지금쯤 200년 역사의 베개 명가라며 다시 맞춤형 주문만 받고 있을지도 모릅니다.

📚참고 자료

가시마 시게루, 백화점의 탄생, (뿌리와이파리, 2006년)

💬 정인's Comment

200년 역사의 베개 장인이 뉴스만 열심히 보고 자신의 경제적, 사회적 위치에 대해 고민해보지 않은 채 ‘오호, 공장이 많이 지어지는구먼’이라고만 생각하고 끝냈다면 동료들과 함께 일자리를 잃었을 거예요.

그래서 정보는 얻기만 하면 안 되고 나한테 이 정보가 무슨 의미인지 항상 고민을 해봐야 합니다. 내가 이 사건에서 소비자인지, 노동자인지, 생산자인지, 어느 지역 사는지, 남자인지, 여자인지, 몇 살인지… 모든 사람의 입장을 다 대변해주는 글은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에요.

개인적으로 그런 걸 하나하나 따지지 않아도 먹고살 만한 시대에 살면 참 좋겠다고 바라고 있지만, 요새 너무 많은 게 변해가고 있네요. 이 변화 속에서 어떻게 살아남아야 할지 늘 고민하고 있답니다. 진짜 좋은 건 시대가 변해도 살아남으니까, 대체 뭐가 진짜 좋은 걸까 따져보면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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