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픔을 '기억'하는 일

🧡Season 3🧡 Vol 22 . 2024.01.05 ~ 2024.01.11

짧은 머리 여성들의 시간
양육비 안 준 '나쁜 부모', 어떻게 제재 할까요?

짧은 머리 여성들의 시간

지난해 경남 진주의 한 편의점에서 '숏컷 헤어스타일'을 이유로 여성 아르바이트생이 폭행당한 사건, 잘 아실 거예요. 해당 사건이 발생하고 꼬박 두 달이 지났습니다. 피해 여성의 시간은 어떻게 흘렀을까요.

여성의당 주최로 지난 5일 좌담회가 열렸습니다. 진주 편의점 폭행 사건 피해자도 참석했습니다. 김세훈 기자가 취재했는데요. 피해 여성은 분노, 고통, 죄책감 등을 느끼고 있었습니다.😥

가장 큰 분노는 2차 가해입니다. '짧은 머리=페미니즘'이라고 고정해 두고 폭행을 정당화하는 온라인상의 악성 댓글이 문제입니다. 심지어 (오프라인) 검찰 조사에서도 크게 다르지 않았습니다. 피해 여성은 진술조사에서 검사로부터 "여중·여고에 다니면 페미니즘 그런 거 당연히 배우나요?"라는 질문을 받았다고 말했어요.😩 그의 말마따나 "학교에서 페미니즘을 가르치든 말든 사건의 진술과 무슨 상관이 있는지 이해할 수 없습니다."

피해 여성은 폭행사건이 발생하고 보름쯤 지나 X(구 트위터) 계정을 만들고 자신의 상황을 알려왔습니다. 가해자의 강력처벌과 신상공개 촉구에 관한 청원을 진행했고, 강력처벌 탄원서 서명도 계속 받고 있습니다. 이번 좌담회는 이런 당사자의 의지가 있었기에 가능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피해자는 여성혐오 범죄는 '여성폭력'으로 뚜렷하게 규정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폭행의 맥락을 따져 더 엄하게 다뤄져야 한다는 설명입니다.✔️ 그의 목소리에 집중하면서 앞으로 진행되는 재판에 다 같이 관심 가지면 좋겠습니다.

📌짧은 머리 여성이 황당한 이유로 폭행 사건에 휘말리고 있을 때, 프랑스에선 '숏컷' 여성이 미인대회에서 우승하는 일이 있었습니다. 지난달 16일에 열린 '미스 프랑스 2024' 대회에서 이브 질(20)이 우승한 겁니다. 프랑스 최고의 미인대회 103년 역사상 짧은 단발머리 여성이 우승한 건 처음입니다.👏

이번 우승을 두고 일각에선 대회가 요구하는 전통적인 미의 기준을 무시했다는 비난도 나왔다고 합니다.😑 그러나 대세의 흐름을 바꿀 순 없습니다. 획일화한 미의 기준에서 벗어난 다양성이 곧 '아름다움' 입니다. '미스 프랑스 2024' 우승자 질이 국내에서 벌어진 '숏컷 여성 폭행' 사건을 들으면 어떤 반응을 할지 참 궁금해집니다,,🙄

질은 이번 대회를 "다양성의 승리"라면서 "강한 여성의 가치를 수호하겠다"고 약속했습니다.🤩 그러면서 "짧은 머리"로만 알려지고 싶지 않다고도 말했어요.✔️ 단단한 그의 인터뷰 일부를 옮겨봅니다.

"여성은 다양하고, 모두 아름답고, 모두 다르고 독특하다는 것을 사람들에게 보여주고 싶습니다. 저는 제 머리 때문에 특별한 것이 아니라 이브(자신)이기 때문에 특별합니다."

답은 나와 있습니다. '나 자신'을 위해 에너지를 쏟는 거요.✨ 내 선택에 따라 바꿀 수 있는 머리카락에 선 넘는 간섭은 사양합니다. 짧은 머리 여성들의 시간은 중요하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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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랫팀 유선희 기자 yu@kha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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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정 없이 단속·구금…여성수용시설에서 벌어진 인권침해 첫 인정

📌 2기 진실화해위가 1980년대 성매매 종사자들을 단속·수용했던 여성수용시설에서 폭력·감시 등 인권침해가 있었다고 인정했습니다. 여성수용시설에서 발생한 인권침해를 국가기관이 인정한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조사에 따르면 당시 경찰과 보건소, 행정기관은 피해자들을 강제 단속할 법적 근거가 없었음에도 강제 수용했습니다. 진실화해위는 사건 피해자 등 11명에게 사과하고, 이들의 피해와 명예를 회복하기 위한 실질적 조치를 취할 것을 국가에 권고했습니다.

✔'진료 일환'이라고 잡아떼는 의사들, 환자는 '성범죄' 인지도 못했다

📌 경향신문이 2019년부터 지난해까지 의사가 성범죄 혐의로 기소된 사건의 1·2심 판결문 11건을 분석한 결과, 약 70%가 진료 도중 환자를 추행 및 불법촬영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성범죄 장소는 주로 진료실 등 의사와 환자의 신체 접촉이 불가피한 공간에서 발생했습니다. 수면 마취상태로 피해자가 범죄를 인지조차 못하는 상황에서 발생하는 성범죄 대응이 무엇보다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국가가 부추긴 폭력…동성애처벌법 제정 후 테러 급증한 우간다

📌 지난해 최대 사형까지 선고할 수 있는 동성애 처벌법을 제정한 우간다에서 법 제정 이후 성소수자를 겨냥한 테러 행위가 급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지난 3일 우간다의 유명 성소수자 인권운동가인 스티븐 카부예가 신원 미상의 괴한들에게 수차례 칼에 찔리는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우간다 인권단체에 따르면, 법 제정 이후 성소수자를 향한 공격이 140건 이상 발생했습니다. 인권단체들은 "국가가 부추긴 혐오 범죄"라면서 반동성애법 위헌소송을 냈습니다.

🕯️ 이번 레터에 짧은 머리 여성들의 이야기를 쓰다 보니 인도 영화 '당갈'이 떠올랐습니다.😂 인도 여성 레슬링 최초로 국제대회에서 금메달을 딴 선수의 실화를 바탕으로 한 영화인데요. 남녀 성역할이 뚜렷하게 나뉘어 있는 인도에서 여성이 레슬링 선수로서 각종 편견을 깨부수어 나가는 여정을 담고 있습니다.

니테쉬 티와리 감독이 연출을 맡았고, 영화 '세얼간이'로 국내에 잘 알려진 아미르 칸이 주연을 맡았습니다. 전직 레슬링 선수이자 딸 4명의 아빠인 마하비르 싱 포갓(아미르 칸)이 첫째 기타(파티마 사나 셰이크)와 둘째 바비타(산야 말호트라)를 레슬링 선수로 키워낸 성장물입니다.

✔️영화에서 머리카락은 전형적인 기준이 되는 여성성을 탈피하는 상징적 의미가 담겨 있습니다. 막 훈련을 시작한 어린 시절엔 아빠에 의해 강제로 머리카락을 잘랐지만, 선수촌 입촌 후 부진한 경기를 돌아보며 스스로 머리를 자르는 기타 선수의 모습은 여성이 가진 무한한 가능성을 보여주는 것 같아요.

영화에는 여성인권에 대한 뚜렷한 시선이 담겨 있어요. 레슬링을 하기 싫어하는 기타의 투정에 기타 친구는 말합니다. 🗨️"인도에서는 딸이 태어나면 요리랑 청소나 가르치고 집안일을 다 시키고 14살이 되면 시집 보내버리잖아. 난생처음 보는 남자한테. 그리고 애 낳아 키우게 하지. 딸은 그뿐이야. 하지만 너희 아빤 너희를 자식으로 생각하셔. 온 세상과 싸우고 계셔. 미래와 인생을 너희에게 주려고."

2010년 국제대회에서 호주선수와의 결승을 앞둔 기타에게 그의 아빠는 이렇게 힘을 줍니다. "내일 시합이 제일 중요해. 그 이유는 호주선수하고만 싸우는 게 아니라 여자를 열등하다고 여기는 사람들과 싸우는 거니까." 🗯️

영화는 결국 여성을 열등하다고 보는 모든 차별과 편견에 맞서 싸우는 과정을 '레슬링 게임'에 담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어디선가 차별받고 있다면, 그 차별을 깨부수려 고군분투하는 여성이 있다면 꼭 추천하고 싶은 영화입니다.✨ 쿠팡플레이, 유튜브 영화 플랫폼을 통해 보실 수 있습니다.😊

📌한편으론 의미 있는 실화에도 인도 레슬링계에서 레슬링 선수들이 지난 수년 동안 성적 학대를 당했다는 사실이 알려진 건 분노할 지점입니다. '당갈'의 실제 주인공 조카인 비네시 포가트 선수도 동참했다고 알려졌죠. 영화로 위안을 얻는 동시에 현실에 놓인 문제에도 눈을 떼선 안 되는 이유입니다.

📢 '빅토르 바자렐리 회고전' 전시회 티켓 증정 이벤트가 입주자분들의 설레는 관심 속에서 잘 마무리됐습니다. 신청해주신 모든 분께 감사 인사드립니다.😀 당첨자분들은 오늘 발표할 예정입니다. 신청하실 때 적어주신 이메일로 플랫팀에서 직접 연락을 할 예정입니다. 즐거운 관람하셨으면 좋겠습니다.💞👏

🗨️ 현 정부의 저출생 정책에 대한 한마디

저출생 대책으로 신혼부부 증여세 줄여준다는 기사를 본 적이 있는데 정말 황당했어요. 증여세를 낼 정도로 부유한 사람들은 결혼이나 출산 문제를 이렇게까지 고민하지 않지 않을 텐데요. 그 정도의 부를 가진 사람들만 정책을 만드는 걸까요? 국민들의 생각, 특히 여성들의 생각을 아예 배제한 채 만들어지는 정책에 늘 한숨만 나옵니다. 가임기 여성 지도 같은 게 왜 나왔는지 알겠더라고요. 이럴수록 여성들은 더욱 더 결혼을 하지 말아야겠다, 아이를 낳지 말아야겠다고 다짐하게 된다는 걸 아직도 모르나봅니다.💬

🤔[궁금해요]양육비 안 준 '나쁜 부모', 어떻게 제재 할까요?

👀 지난해 국회는 혼인·출산 때 부모 등으로부터 받는 1억5000만원(부부 합산 3억원)까지는 별도의 증여세가 부과되지 않는다는 '상속세 및 증여세법' 개정안을 통과시켰습니다. 세법 개정안은 올해 1월1일부터 시행됐습니다. 그러나 해당 법 개정안은 입주자분께서 적확하게 지적해 주셨듯, '자산 격차, 부의 대물림'✔️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비판이 나옵니다.

비용 부담으로 결혼, 특히 출산 엄두를 내지 못하는 청년들은 부모의 도움도 받지 못하잖아요. 이들을 위한 지원책이 더 필요하다는 지적이 가장 먼저 제기됩니다. 윤석열 정부가 '약자'를 앞세우겠다고 공언한 장면이 겹칩니다. 자연스럽게 이 법 개정안이 누구를 향한 정책인지 재차 묻게 됩니다.😑

📌이번주 백일장 질문은 "양육비 안 준 '나쁜 부모', 어떻게 제재 할까요?" 입니다. 대법원은 지난 4일 양육비 미지급자들의 얼굴·직장명 등을 공개해 온 '양육비해결하는사람들(구 배드파더스)' 대표 구본창씨의 유죄를 확정했습니다. 대법원은 양육비 미지급 이슈는 공적 관심사이지만, 미지급자 개인의 신상을 과도하게 공개하는 것은 사적 제재에 해당해 위법하다고 봤습니다.

구씨가 활동을 벌인 배경엔 제도권으로 보장받지 못하는 양육비 미지급 문제가 있습니다. 구씨가 2018년 7월부터 이혼 후 자녀의 양육비를 지급하지 않은 부모의 얼굴·직장명·전화번호 등 신상정보를 공개한 이후 사회에 여러 변화가 있었습니다. 2021년 7월 '양육비 이행법'이 개정됐고, 양육비 미지급자들의 출국금지와 형사처벌까지 가능해졌습니다. '사적 제재' 논란에도 구씨가 양육비 미지급 부모 문제를 공론화한 것은 평가받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입니다.

그렇다면 양육비를 받아내는 일은 해결이 됐나요? 여전히 어려움이 있습니다. 양육비 지급을 강제할 제도는 없습니다. 사적 제재만큼이나 마땅한 의무를 다해야 하는 '나쁜 부모'들에 대한 '제대로 된' 제재도 필요합니다. 일상생활에 불편함을 주는 것들부터 찾아봐도 좋지 않을까요. 저는 전기나 가스를 사용하지 못하게 된다거나.. 하는 것도 생각해 봤어요.😂 미국과 캐나다, 노르웨이 등에선 미지급자의 급여 징수, 여권 무효 등 강력하게 개입하고 있습니다. 입주자분들이 생각하는 '제대로 된 제재'는 무엇인지 궁금해요. 자유로운 의견 부탁드립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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