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양자과학기술과 인간의 실제 생활이 가장 맞닿아 있는 분야는 ‘센서’라고 합니다. 양자기술을 활용하면 아주 미세한 단위까지 측정할 수 있습니다. 때문에 세포 하나의 온도를 재는 온도계에 양자 기술이 활용되기도 합니다. 양자기술을 활용해 시계를 만들면 불과 몇미터 떨어지지 않은 지역 간 시차를 계산할 수도 있습니다. 양자 시계를 지리학 연구에 활용하면 중력을 측정할 수도 있으며 이 기술 역시 현재 연구되고 있습니다.
‘양자 우월성’에 대한 생각도 들을 수 있었습니다. 양자우월성이란 양자 컴퓨터가 기존의 슈퍼 컴퓨터 성능을 능가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케털리 교수는 뜻밖에도 ‘양자 우월성이라는 말 자체가 앞뒤가 맞지 않는다’고 말했습니다.
이유는 양자 컴퓨터와 고전 컴퓨터가 풀 수 있는 문제의 종류가 다르기 때문입니다. 그는 “양자 컴퓨터는 단순 연산이 아닌, 기존의 컴퓨터가 풀 수 없는 ‘랜덤한 상황’을 풀 수 있다”며 “‘양자우월성’과 같은 말이 양자 전반에 대한 노이즈를 만들어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10년 내에 실질적인 계산이 가능한 (양자) 컴퓨터가 나올 것 같진 않지만 언젠가는 특수한 문제를 해결해 제 기능을 할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고 덧붙였습니다.
“살면서 가장 행복했던 순간은 노벨상 수상 아닌 첫 아이를 받아들었던 순간”
케털리 교수가 과학과 삶을 대하는 태도도 엿볼 수 있었습니다. 그는 ‘살면서 가장 행복했던 순간’을 묻는 질문에 ‘첫 아이가 태어나 받아들었던 순간’이라고 말했습니다. 심장 조차 논리와 실험적 지식만으로 가득차 있을 것 같던 물리학자가 따뜻한 인류애를 보이는 순간이었습니다. 학자로서 가장 행복했던 순간도 노벨상 수상이 아닌, 수상을 가능케 했던 과학적 현상을 목격했을 때라고 합니다.
“보스-아인슈타인 패턴을 발견한 순간은, 어떤 인류도 본 적 없는 것을 제가 처음 발견한 순간이었다”고 그는 설명했습니다. 케털리 교수는 보스-아인슈타인 응축 현상을 직접 확인했던 상황을 정확하게 기억하고 있었습니다. 새벽 4~5시 즈음이었는데 오전 8시가 되자 당시 케털리 교수가 모시던 멘토가 실험실에 들어왔다고 합니다. 그는 멘토를 붙잡고 ‘빨리 들어오시라, 보여드릴 게 있다’며 호들갑을 떨 정도로 희열을 느꼈다고 합니다. |